이 이야기는 알까?
1894년 어느 늦은 밤
쪽머리를 한 20대 여성이 하인을 앞세우고
당시 유일한 여성 근대 교육기관인
이화학당의 문을 두드려
똑똑...

누구세요?

저...
이화학당에 입학하고 싶어서 왔습니다.

우리는 금혼학칙이 있어 안 되겠네요.
당시 이화학당엔 금혼 학칙이 있었어
기혼자에 딸까지 있었던 그가 받아들여질 리 없었지

가정을 이뤄 풍족하게 사는 당신이
왜 소녀들과 똑같이 순종하며
여기에 다니기를 원하는지 알 수 없네.
입학 반대!
그러자 그 말을 들은 그는
하인이 들고 있던 등불을 입으로 끈 뒤 이렇게 말해

우리가 캄캄하기를 이 등불 꺼진 것 같습니다.
어머니들이 무엇인가 배우고 알아야
자식을 가르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우리에게 밝은 빛을 줄 수 없겠습니까?
그렇게 입학하게 된 그의 이름은
김 란 사
이화학당에 입학해 세례를 받은 뒤
영어 이름 ‘Nancy’(낸시)를 음역해
‘蘭史’로 부른 데서 비롯되었어
그는 결국
이화학당의 총교사,
지금으로 치면 교감의 자리까지 가게 돼
우리나라 최초 여성 대학교수의 탄생이었지

그는 이화학당의 학생 동아리
이문회(以文會)
의 지도 교사로 활동하며
일제강점기 때도 포기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학생들의 민족의식을 고취시키는 데 힘썼는데
김란사는 이문회의 회원이었던 한 학생에게
아래와 같은 말을 하며 부탁해

부디 조선을 밝히는 등불이 되어다오
그 이문회의 회원이 누구였냐고?
바로

유관순
그의 스승이자 여성교육의, 독립운동의 역사

김 란 사 (1872~1919)
역사 속에서 너무나도 많이 잊힌 여성 독립운동가들
한 장면의 조명일 뿐이지만
김란사라는 이름도 기억해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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