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결혼 2년차 주부입니다. 이번 추석에 양가 가족여행을 준비하다가 시댁 식구들 뻔뻔한 태도에 진짜 오만정이 다 떨어졌네요. 남편하고도 이걸로 대판 싸우고 지금 각방 쓰고 있어요.
사실 원래 계획은 친정이랑 한 번, 시댁이랑 한 번, 따로 따로 가는 거였는데요. 일정이 꼬이고 꼬이다 보니 결국 양가가 한꺼번에 제주도로 가기로 했어요. 우선 저희 친정은 저랑 남편, 그리고 부모님 포함해서 5명이 여행 인원의 전부입니다. 그에 비해 시댁은 어른아이 합쳐 총 12명이 동행하는 상황이에요. 처음에 아버님께서 시부모님네 근처에 혼자 사시는 작은아버님도 같이 가도 되겠냐고 물으시기에 대수롭지 않게 그렇게 하시라 했더니 저도 모르는 새 여행 인원이 이만큼 늘어나버려서 솔직히 당혹스러웠어요. 어쩌다 보니 시댁 단체 여행에 친정이 얹힌 꼴이 되어버린 느낌이라 기분도 썩 좋진 않았고요. 그렇지만 부모님께서 그때 말고는 도저히 시간을 내실 수 없는 상황이라 처음에 생각했던 것과는 좀 달라도 일단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양가의 사람 수 차이가 많이 나는데도 시댁 쪽에서는 비용을 반반 부담하자고 한다는 겁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인원수가 두 배가 넘다 보니 이동부터 숙박까지 모든 비용에서 차이가 크거든요. 공항 이동만 해도 시댁 쪽에서는 가족 전부가 같은 시간대에 움직이는 게 좋겠다고 하셔서 콜밴을 불러야 하는데 대형 차량을 예약하려니 금액이 꽤 나가요. 친정 식구들은 자차로 이동 예정이고요. 제주도 가서도 승용차 여럿 빌려 따로 따로 움직이는 게 더 일이겠다 싶어서 이 인원이 단체로 이동할 수 있는 전세 버스 알아보자 했고, 전세 버스 중개 플랫폼에서 버스 대절 예약 견적 비교해보면서 알아보고 있어요.
게다가 시댁은 아이들도 있고 인원도 많다 보니 이것저것 제약이 많아서 결국 시댁 가족 취향에 맞춘 전형적인 관광지 코스+투어로 여행 일정을 짜게 됐는데요. 이건 저도 어쩔 수 없다 생각하고 당시 참고 넘어갔어요. 그런데 본인들 입맛대로 일정 다 짜고 사람 바리바리 다 데려와서 전체 여행 비용이 훨씬 더 많이 들어가게 된 상황인데도 여행 경비를 양가 집안이 똑같이 반반씩 부담하자는 게 말이 되나요??
남편한테 이건 아닌 것 같다 시댁이 인원수가 많은 만큼 비용을 더 부담하는 방향으로 당신이 잘 좀 이야기해달라고 했더니, 오히려 남편은 이런 제가 너무 야박하게 느껴지고 서운하다는 식으로 말하더라고요. 그러면서 덧붙이는 말이 “장인어른께서 돈 잘 버시잖아~”였는데.. 솔직히 저는 이 말이 너무 충격적이었어요. 제 편을 들어주거나 시댁 가족들을 설득해줄 생각도 없고, 오히려 남편도 내심 저희 친정이 돈이 많으니 그냥 내주면 되지 뭐가 문제냐는 생각을 하고 있을 줄은 몰랐거든요. 굳이 말하자면 저희 부모님께서 부동산 쪽에서도 오래 해오셔서 시댁에 비하면 돈이 넉넉한 편은 맞습니다. 하지만 저희 부모님이 자선사업가도 아니고, 두 분이 평생 열심히 벌어 모으신 돈을 왜 시댁 가족 여행 비용 내주는 데 써야 하나요? 심지어 이렇게 일방적인 타의에 의해서요.
예를 들어 친구와의 점심 약속에 친구가 일방적으로 본인 지인 2명을 더 데려와 4명이 밥을 먹고 “너가 이 중에서 돈을 가장 잘 버니까 돈 좀 더 내줘”라고 말한다면 이걸 불공평하다고 생각 안 하고 납득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요? 저는 누가 돈이 더 많고 적고 이런 문제가 아니라, 이건 그냥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예의의 문제라고 생각해서요.
이런 상황에서 친정 부모님은 너무 그러지 마라, 우리가 조금 더 내면 된다, 괜찮다 하세요. 하지만 저는 이렇게 그냥 넘어가면 앞으로도 이런 구조가 당연하게 굳어질 게 불 보듯 뻔히 보입니다. 백번 양보해서 까짓꺼 반반 비용 낼 수 있다 치더라도 시댁 쪽에서 저렇게 뻔뻔하게 나오니까 그나마 있던 마음도 싹 사라지는 느낌이에요.
어제도 이 문제로 이야기하다가 남편이 “장인어른 장모님도 괜찮다고 하시는데 당신도 그냥 이해하고 넘어가주면 안 되냐. 우리집 사정 당신도 알면서 자꾸 돈 돈 거리니까 솔직히 기분 안 좋다”길래 저도 진짜 참다 참다 솔직하게 얘기했어요. 누가 같이 가달라고 빈 것도 아니고 본인들이 원해서 가는 여행 아니냐. 그럼 여행 경비는 본인들이 알아서 내야지, 어쩜 다들 이렇게 염치가 없을 수가 있냐. 돈이 없으면 여행에 돈 안 쓰고 안 가는 게 맞지 사돈집안 보고 돈 좀 더 내달라고 하는 게 상식적으로 맞느냐. 조목조목 따졌더니 남편이 거지 같은 집안이라 미안하다 소리를 꽥 지르고 본인 화를 못 이겨서 식탁이랑 의자 쾅쾅 치면서 일어나더니 차키 들고 휙 나가버리더라고요. 연애 때부터 결혼 후 지금까지 남편의 이런 모습은 처음 봤는데.. 진짜 이 사람의 바닥을 본 느낌이었고, 처음으로 결혼이 후회될 정도였어요. 앞으로도 시댁과 비슷한 문제를 반복적으로 겪게 된다면 저는 너무 스트레스 받을 것 같은데, 이번 일을 겪으면서 느낀 게 다른 문제 상황이 생겼을 때 제가 과연 이 남자를 믿고 의지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도 하게 되더라고요. 아직 아이도 없으니까 더 늦기 전에 이혼을 고려하는 게 맞을까 싶기도 하고.. 즐겁자고 시작한 여행 준비였는데 어쩌다가 이렇게 됐는지…
혹시 양가 가족 모아서 함께 여행 다녀오신 분들 계시다면 비용 분담 어떻게 하셨나요?
어떤 경우라도 반반이 맞다고 생각하시나요? 아니면 가족 인원수에 따라 다르게 내는 게 맞다고 생각하시나요?
그리고 남편 말대로 제가 너무 돈 문제로 시댁한테 야박하게 구는 건지도 궁금하네요.


사실 읽기전이라 검증안된거 가꼬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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