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느 아침과 같이 꽉 막힌 도로에 갇혀 있었으므로, 더즐리 씨는 이상한 옷을 입은 수많은 사람이 주변에 몰려 있는 것을 알아차릴 수밖에 없었다. 망토 입은 사람들이라니. 더즐리 씨는 우스꽝스러운 옷을 입은 사람들을 도저히 참아 줄 수 없었다. 요즘 젊은 애들 옷 입는 꼴하고는! 더즐리 씨는 이것도 웬 몽총한 새로운 패션일 거라고 생각했다. 운전대를 손가락으로 탁탁 두드리던 더즐리 씨의 시선이 그 괴짜들 중에서도 꽤 가까운 곳에 서 있던 사람들에게 향했다. 그들은 잔뜩 흥분해서 서로 귓속말을 속삭이고 있었다. 더즐리 씨가 보니 그중 몇몇은 결코 젊다고 할 수 없는 나이였다. 울화가 치밀었다. 뭐야, 저 남자는 나보다도 나이가 많을 것 같은데 에메랄드색 망토를 입고 있잖아!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하지만 다음 순간 더즐리 씨는 문득 이것이 사람들의 눈길을 한번 끌어 보려는 몽총한 수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슨 모금을 하고 있는 게 틀림없었다.
중략
점심시간 전까지만 해도 더즐리 씨는 매우 기분이 좋았으며, 점심시간이 되자 기지개를 켜고 길을 건너가 맞은편 빵집에서 번빵이나 하나 사 먹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망토 입은 사람들이 빵집 앞에 모여 있는 걸 보기 전까지만 해도 더즐리 씨는 그들에 대해 완전히 잊고 있었다. 그 곁을 지나며 더즐리 씨는 화난 눈초리로 그들을 쏘아보았다. 왠지는 몰라도 그 사람들 때문에 불편했다. 이 사람들도 흥분해서 수군대고 있었는데 아무리 봐도 모금함은 보이지 않았다. 그들이 하는 말 몇 마디가 들린 건 커다란 도넛이 담긴 봉투를 움켜쥐고 그 옆을 지나쳐 갈 때였다.
“포터네래, 맞아. 나도 그렇게 들었어…….”
“……그래, 그 집 아들 해리가…….”
더즐리 씨는 우뚝 멈춰 섰다. 두려움이 밀려왔다. 그는 뭔가 할 말이라도 있는 것처럼 속삭이는 사람들 무리를 돌아보았지만, 곧 생각을 고먹었다.





더즐리 씨는 그날 오후 드릴에 집중하기가 더 힘들었고, 5시가 되자 깊은 수심에 잠겨 건물을 나서다가 바로 문 앞에 있던 누군가와 정면으로 부딪치고 말았다. “미안합니다.” 조그만 노인이 휘청거리며 넘어질 뻔하자 더즐리 씨는 툴툴대듯 말했다. 그러고 나서 잠깐 시간이 지난 뒤에야 그는 그 노인이 보라색 망토를 입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땅바닥에 나동그라질 뻔했는데도 노인은 전혀 언짢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함박웃음을 지으며, 지나가던 사람들이 모두 쳐다볼 만큼 꽥꽥거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미안해하지 않아도 됩니다, 선생. 오늘은 무슨 일을 당하더라도 기분 나쁘지 않을 테니까요! 기뻐합시다, ‘그 사람’이 마침내 사라졌거든요! 오늘처럼 행복하고 또 행복한 날은 선생 같은 머글들도 축하를 해야지요!”
그러더니 노인은 더즐리 씨의 허리를 한번 꽉 끌어안고는 가 버렸다.더즐리 씨는 그 자리에 붙박인 듯 서 있었다. 방금 생전 처음 보는 사람에게 포옹을 당했다. ‘머글’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그 사람이 더즐리 씨를 그렇게 부른 것 같기도 했다. 당혹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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