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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비밀의늪

 

 

 

 

 

 

 

 

 

 

 

리디 평균 별점 4.5기록한 소설 | 인스티즈

 

자신의 몸에 상처를 입히는 소년이 있다. 수영장. 수영장 위에 떠 있는 소년은 익사체 같다. 나는 그 소년을 두려워하면서 동시에 미워한다. 악마 같은 애새끼다. 고통을 모르고 생명의 귀중함을 모르는, 악덕 무역상의 핏줄이다. 나는 아이를 일부러 거칠게 치료하고, 환부에 연고를 찍어 누르듯이 바른다. 소년은 신음한다. 그럴 때마다 나를 보며 웃는다. 즐거워하는 표정으로. 입으로는 고통을 내비치며. 나는 같이 웃어준다.

 

 

 

 

 

 

 

 

 

***

 

 

 

리디 평균 별점 4.5기록한 소설 | 인스티즈

 

그러니, 내가 할 수 있는 건 고작해야… … 소년의 벌어진 환부에 보다 쓰린 약을 거칠게 바르는 것, 치료를 빙자한 고통을 주는 것, 그뿐이었다. 사소하다 못해 보잘것없는 복수. 소년은 매번 아파하며 신음했다. 나는 조금도 다정히 대하지 않았다. 눈치 빠른 소년은 그게 나만의 응징이라는 걸 알았을 것이다. 그는 고통스러워하면서 웃었다.

 

(…) 문득 셔츠 깃 너머로 메마른 등이 비쳤다. 어깻죽지에도 칼로 벤 듯 길쭉한 상처들이 몇 개씩이나 자리했다. 나는 별생각 없이 그 상처들을 보기 위해 셔츠를 벗어보라 말했고, 소년 역시 덤덤히 셔츠를 풀었다.

 

과산화수소수로 환부를 소독하던 나는 스치듯이 물었다. 어깨나 등은 닿기도 힘들 텐데 참 부지런히 그어댔네요.

 

대신 그날은 조금 부드럽게 연고를 발라주었다. 소년이 오늘은 손에 힘이 없나봐? 하고 비아냥댔다. 나는 웃지 않았다.

 

 

 

 

 

 

 

 

 

 

 

***

 

리디 평균 별점 4.5기록한 소설 | 인스티즈

 

소년이 내게 바짝 얼굴을 붙여 왔다. 손목을 붙잡고, 귓가에 짓궂은 목소리를 흘려보냈다. 나는 그때 그가 한 말을 얼마가 지나서야 온전히 이해하게 되었다.

 

"아버지는 내가 죽일 거야."

 

 

 

 

 

 

 

 

 

 

 

***

 

 

 

리디 평균 별점 4.5기록한 소설 | 인스티즈

 

 

"한 번에 똑바로 말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네가 괴로워."

 

소년의 아버지가 다그치듯 말했다. 그의 손에는 잘 갈린 의료용 메스가 들려 있었고, 소파 앞의 고급스러운 대리석 원탁 위에는 핏방울이 말라붙은 노트와 청옥으로 만든 만년필이 놓였다. 나는 당최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어째서 갑자기 나타난 붉은 소파 위에 이 집주인의 외아들이 결박되어 있는지, 왜 그가 적군에게 붙잡혀 고문받는 포로처럼 헐벗은 채로 피를 흘리고 있는지.

 

소년의 아버지가 메스를 내려 쥐었다. 그러고는 간다, 하고 말하며 고급 양식집에서 하듯이 소년의 오른쪽 바깥 허벅지를 매끄럽게 쓱 베어냈다. 비명이 되지 못하고 억눌린 신음이 한발 늦게 귓전을 때렸다. (…) 몸에 힘이 들어가자 환부에서는 울컥대며 피가 흘렀다. 소년의 피가 붉은색 벨벳 소파에 차분히 스며들었다. 이제 보니 소파는 기억 속의 것보다 한결 짙어 보였다.

 

 

 

 

 

 

 

 

 

 

 

 

***

 

리디 평균 별점 4.5기록한 소설 | 인스티즈

 

소년이 가까이 오라는 듯 손짓했다. 그의 입에 귀를 가져다 댔다.

 

"조금 이따 땅콩빵 좀 사다 줘."

 

들어주지 않을 수 없는 부탁이었다.

 

소년은 땅콩빵을 좋아했다. 태어나서 먹은 음식 중 가장 맛있는 음식이라고 했다. 그 애는 내가 사 온 땅콩빵을 식탁 위에 늘어뜨려 놓고는, 꼭 수를 세고 먹었다. 왜 수를 세느냐고 물어도 답해주지 않았다. 딱 한 번 풀빵을 사 간 적도 있는데, 눈에 띄게 서운해해서 그 뒤로는 헛된 모험을 하지 않았다.

 

 

 

 

 

 

 

 

 

 

 

***

 

 

 

리디 평균 별점 4.5기록한 소설 | 인스티즈

 

 

언젠가 소년이 속삭였던 말이 스쳐 지나갔다. '아버지는 내가 죽일 거야.' 그때였다. 소년이 왼손을 제 오른팔로 가져가더니, 애써 처치해놓은 상처를 손가락으로 후벼 팠다. 매끄러운 얼굴이 고통으로 일그러졌다. 눈동자는 정확히 나를 향했다. 나는 당황해 그를 붙잡아 왼손과 오른팔을 떼어냈다. 뭐 하는 짓이냐고 외치자 소년은 속삭였다.

 

"잠깐 들여다봤어. 당신은 이 집에 살게 될 거야."

 

 

 

 

 

 

 

 

 

 

***

 

리디 평균 별점 4.5기록한 소설 | 인스티즈

 

 

"이건 준영과 나 사이의 약속이야."

 

다음 순간, 고통이 찾아왔다. 날카로운 도구로 배를 가르는 끔찍한 날 것의 고통이. 마취없이 하는 수술. 난도질. 지하실에서 행해진 고문과 같이. 아무 소리도 내지 못한 채 눈을 홉떴다. 한참을 헐떡이다 가까스로 고개를 숙여 복부를 확인했다. 미색의 셔츠에 검붉은 피가 번져갔다. 그제야 밭은 숨과 비명이 동시에 터져 나왔다. 피범벅인 내 배에 머리를 기댄 소년이 눈을 맞추며 나긋이 말했다.

 

"보는 것의 대가는 고통이고."

 

 

 

 

 

 

 

 

 

 

 

 

 

 

 

 

 

 

 

 

 

 

 

 

 

 

 

 

 

 

 

 

 

 

 

 

 

 

 

 

 

리디 평균 별점 4.5기록한 소설 | 인스티즈적산가옥의 유령 - 조예은(현대문학)

 

 

어그로 아님

날조 하나도 없음

다 책에서 나오는 문장임

 

 

 

리디 평균 별점 4.5기록한 소설 | 인스티즈

 

 

 

찐이라니까요

난 결백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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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인1
이게 현대문학이라고요? 대박
1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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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인2
헐 이런 내용이었아요? 봐야겠다 당연히 또 문학등장했군st 리디비엘인줄
1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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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인3
긍정적으로 포타감성이다
1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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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인4
24명 평가로 4.5인게 먼 의미
1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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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인5
222222
1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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