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들은 취미 활동을 통해서,
결핍을 채우기도 하고, 의미나 즐거움을 추구하기도 합니다.
결핍이나 의미, 행복 등의 요소는 인간의 성격과 매우 밀접한 관계에 있기 때문에,
취미 활동의 결을 관찰함으로써, 누군가의 성격적 요소를 유추할 수 있기도 하죠.
특히, 외향 vs 내향의 구분은 직관적으로도 매우 명료한 차이를 보여주기 때문에,
이러한 성격적 속성이 외향인 vs 내향인의 취미 생활에서도 명확히 드러나게 됩니다.
그렇다면, 외향인의 취미 패턴과 내향인의 취미 패턴은 어떤 방식으로 다른 것일까?
자극 추구 경향성
내향 vs 외향은 사람들을 얼마나 좋아하느냐? 혼자 있는 걸 얼마나 선호하느냐?로 구분되지 않는다. 이러한 측면은 결과적 모습일 뿐, 내향 vs 외향의 본질은 "얼마나 많은 자극을 추구하느냐?"에 달려 있다. 내향인은 외향인보다 기저 피질의 각성 수준과 자율신경계의 활성화 수준이 높기 때문에 이미 내부적으로 자극에 대한 텐션이 많이 상승해 있는 상태라고 볼 수 있다. (내면 활동/과잉사고를 많이 하기 때문) 따라서, 사회 생활을 하며 자극을 추구하려는 경향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게 된다. 조금만 자극이 과해도, 금방 과자극 상태에 도달함으로써 긴장 상태에 접어들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에너지가 빨리는 상태를 뜻함) 반면, 외향인들은 내부적으로 자극에 대한 텐션이 저조한 상태에 가깝다. (내면 활동이 별로 없기 때문) 따라서, 외부에서 자극을 충당함으로써, 각성 수준을 올려줄 필요가 있는 것이다. 즉, 내향인들은 이미 내면 활동만으로도 자극이 충분한 상태기에, 굳이 외부에서 자극을 필요로 하지 않으며, 외향인들은 내면 활동만으로는 저 자극 상태이기 때문에, 외부에서 자극을 충당해야 한다. 이러한 차이가 결과적으로는 혼자 있기를 선호하거나,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하는 것처럼 비치는 것이다.
외향인 : 자극 미달 상태 (바이오리듬 저조)
내향인 : 자극 충분 상태 (바이오리듬 최적화)
외향인 : 자극 미달 상태 → 자극 충분 상태 (바이오리듬 최적화)
내향인 : 자극 충분 상태 → 자극 과다 상태 (바이오리듬 폭주)
내향인들의 경우, 이미 각성 수준이 올라와 있기에 더 많은 자극은 필요치 않지만,
외향인들은 각성 수준이 저조하기에 더 많은 자극을 필요로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향인들은 자극이 별로 없는 집 안을 선호하는 것이며,
외향인들은 자극이 무수히 많은 집 밖을 선호하는 것이죠.
취미 활동의 방향성도 마찬가지입니다.
똑같이 여행을 떠나도,
내향인들은 자극이 덜한 활동을 선호하는 반면,
(ex. 온천, 하이킹, 휴양 등)
외향인들은 자극이 강한 활동을 선호하게 돼요.
(ex. 워터파크, 해양스포츠, 관광 등)
인체의 바이오리듬은 각성 수준이 적절하게 올라와 있는 상태에서 최적화되기 때문에,
내향인과 외향인은 본인에게 맞는 취미 활동의 결이 완전히 다를 수밖에 없는 겁니다.
러닝 크루에 들면, 러닝이라는 자극 플러스 타인이라는 자극까지 더해지게 된다. 인간에게 타인이란 굉장히 고강도의 자극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뛰는 걸 좋아하는 내향인들은 있어도, 러닝 크루에서 뛰는 걸 좋아하는 내향인들은 찾아보기 힘들다. 바이오리듬의 최적화를 위해 러닝하는 것이지, 바이오리듬의 폭주를 위해 러닝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닌데요? 저 MBTI하면 완전 I 나오는데,
러닝크루에서 뛰는 거 엄청 좋아하는데요?
만약 그렇다면,
내향인이 아니라 자신을 내향인이라고 착각하는 외향인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즉, "내성적인 외향인"인 거죠.

내성적인 사람과 내향적인 사람의 차이
학부모님들과 소통을 하다보면, 내성적인 또는 내향적인 아이들에 대한 고민거리와 걱정들이 많은데, 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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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성-외성은 사회성의 발달 정도를 뜻하고,
내향-외향은 자극 추구 경향성을 의미합니다.
이 둘은 서로 다른 개념이기 때문에, 얼마든지 교차된 쌍이 존재할 수 있어요.
가령, 내성적인 외향인은 더 많은 자극(관계)을 필요로 하지만,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게 어려워 결국 혼자 있기를 선택하는 유형에 해당합니다.
외성-외향의 경우엔 심플합니다.
자극이 필요하니, 고강도의 자극에 해당하는 타인을 만나면 바이오리듬이 최적화돼요.
반면, 내성-외향의 경우,
자극은 필요한데, 최고 가성비 자극인 타인과 어울리기가 너무 힘든 거예요.
결국, 내성-외향인들이 현실 세계에서 혼자 있기를 선택할수록,
자극의 결핍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가 생겨나는 것이죠.
하지만,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내성-외향인들의 자극 결핍 문제가 많이 개선되었다. 익명으로 교류하는 온라인 세상에서는 사회적 기술(Social skill)의 문제에서도 비교적 자유로울 뿐더러, 관계에서 내가 거부당하면 어떡하지 등의 사회적 불안 요소 또한 많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즉, 내성-외향인들의 자극 결핍은 온라인 교류에 집중함으로써 일정 부분 해소될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온라인 세상에 익숙한 사람들도 아래와 같이 두 부류로 나뉜다는 겁니다.
내향인 vs 내성-외향인
커뮤니티 활동을 예로 들자면,
내향인들은 특정 주제(ex. 농구, 야구, 축구 등)의 "정보 교류"에 포커싱이 가 있는 반면,
내성-외향인들은 "교류 자체"에 더 많은 의미를 두는 경향이 있습니다.
즉, 내향인들의 커뮤니티 활동 목적이 "정보 습득"에 있다면,
내성-외향인들은 정보 습득보다는 "소속감 획득" >쪽에 더 포커싱이 맞춰져 있는 거죠.
이 패턴은 오프라인에서도 마찬가지인데,
가령, 동호회 활동의 경우,
외향인들은 염불보다 잿밥에 관심이 더 많을 수 있고,
(ex. 독서 모임인데, 모임 끝나고 술 먹는 것이 더 신남)
내향인들은 염불만 외다 끝나는 모임만을 찾게 되는 식으로 구분될 수 있는 겁니다.
(ex. 오직 독서 토론만 하는 모임을 원함)
물론 관계를 벗어나서도 더 많은 자극을 추구할 수 있다. 내성-외향일지라도, 관계 말고도 얼마든지 자극을 충당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은 결국 "취미 부자"의 삶을 살게 된다. 외향인들에게 필수 요소는 관계가 아니다. 관계는 단지 자극의 한 종류일 뿐, 관계를 제외하고서도 우리 주변엔 얼마든지 고강도의 자극이 산적해 있다. 내성-외향인들이 취미 부자의 인생을 살게 되면, 내성적인 나의 성격 특질은 더이상 내 삶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못하게 된다. 관계 말고도 얼마든지 내 자극 결핍을 충족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덕질도 마찬가지이다. 사람들은 흔히 내향적일수록 오타쿠나 매니아가 되기 쉬울 거라고 생각하지만, 어느 하나에 꽂혀서 극도의 자극을 추구하는 덕질이야말로, 실은 외향인들에게 적합한 취미 형태에 가깝다. 특히, 인간관계를 힘들어하기 때문에 자극 결핍에 시달리기 쉬운 내성-외향인들이야말로 뜨거운 심장을 지닌 본투비 매니아들이라고 볼 수 있다. 반면, 내향인들 역시 덕후로 가는 길을 걸을 수 있지만, 항상 자극을 조심하고 조절해야 하기에 라이트한 덕질이나 샤이 덕후에 머무를 가능성이 높다.
인간은 취미 활동을 통해서 결핍을 해갈하고, 에너지를 재충전합니다.
이러한 취미 활동은 성격의 영향을 많이 받게 되므로,
내 성격 정체성을 정확히 알고 있어야지만,
나에게 맞는 취미 활동을 통해 결핍 없는 인생을 살 수 있게 돼요.
요즘 내 인생이 뭔가 허하고, 잘못 굴러가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면,
그건 결핍을 해소하고 즐거움을 선사할 나의 취미 생활에서 문제가 생겼다는 징조일 수도 있습니다.
아무리 한국 사회가 돈과 스펙, 생산성을 중시하는 사회라 한들,
그 모든 걸 이루기 위해 필요한 건,
결국, 나의 정서적 안정과 심리적 에너지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러니, 여러분의 취미 생활을 항상 즐기고 사랑해 주시길 바랍니다.
※ 무명자 블로그 : https://blog.naver.com/ahsu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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