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시 등업된지 일주일도 안 되어서 글 쓰려니 매우 떨린다.
일단 내 소개를 하자면 준강간미수(하지만 몽총한 경찰때문에 기소는 준강제추행, 경찰 전체 욕하는 것 아니야 지인 경찰들도 욕했음. ) 피해자야. 현재 형사는 끝났고 변호사님 도움받아 준강간미수 민사진행하고 있어. 내 상황이 이렇다보니 성폭행에 관한 책을 많이 읽게됐는데 '제가 왜 참아야 하죠?'라는 책을 읽고 거기에 설명되어있는대로 매뉴얼 정리를 해봤어.
성폭력은 누구에게나 언제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는 일이기에, 미리미리 대처방법을 알아두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사건 이후라도 도움됐음 좋겠다👍
아래 글은 내거 블로그 글 복붙이라 말투가 건조할 수 있어. (블로그 홍보 아니야. 검색해도 안 나와... 신생블로그라서 ㅋㅋ)
가독성 떨어지더라도 읽어줘😅
어떤 범죄나 그렇듯 소송이란 증거싸움이다. 일반 범죄의 경우 기소율이 85%인데, 성폭력의 경우 절반밖에 미치지 않는다고 한다. 다른 범죄보다 훨씬 더 증거확보가 중요하다. 증거를 잘 수집하여 기소도 성공하고 유죄판결까지 성공하길 바란다.
상황기록
사건에 대한 정확한 기록을 남겨야한다. 일기장에 쓰든 메모장에 쓰든 뭐든 좋다. 음성녹음도 좋으니 당시의 기록을 세세하게 남겨야한다(당시 입고있던 옷, 만난 시간, 모텔 구조, 침대 어느 쪽에 누웠는지, 결제수단, 결제한 사람, 모텔 호실까지). 양식을 갖출 필요도 없다. 사건을 생각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당신에게 부담이 될 터이니, 여유가 될 때마다 기록해두자.
뉴스에는 자극적으로 ‘피해자의 일관된 진술’만으로 유죄판결이 가능하다고 하지만, 실로 그러하다면 세상에 억울한 피해자 한 명도 없을 것이다. 피해자의 일관된 진술과 이 진술을 뒷받침해줄 수 있는 증거가 필요하다.
- 핸드폰 시계가 나와있는 화면을 캡쳐하여 사건 발생 시각 기록(타임스탬프 어플로 탈출시간 등 이후 행적 기록)
- 핸드폰 카메라로 현장기록 (범죄장소가 모르는 장소라면 주변 간판 촬영, 카톡GPS전송기록)
- 현장 보존 ( 가해자 특정이 안 됐을 경우 현장의 정액, 모발, 지문 등 필요)
- 찢어진 옷, 몸의 상처 등을 회복 전에 얼굴 보이게 전신 사진촬영 · 근접사진 촬영.
- 친구들에게 카톡이나 문자로 사건에 대하여 고지하고 캡쳐
- 현장증거가 최고의 증거. 한 번 성추행한 자는 계속 성추행하기 때문에 카메라를 키고 재범을 기다리자. 또 그 다음에 “어머, 부장님, 지금 제 엉덩이를 만지셨어요! 두번째예요!” 소리지르고 주변에 웅성대는 소리까지 녹화되면 완벽 증거다.
- 음부나 기타 가해자 DNA가 묻었을 확률이 높은 곳은 천이나 휴지로 닦아 종이봉투에 보관한다. 질 검사를 해도 DNA가 전부 나오지 않는다. 따라서 분비물을 최대한 많이 모아야한다. 종이봉투에 보관해야 DNA가 오래 보존가능.
해바라기 센터 방문
전국 곳곳 병원에 해바라기 센터가 존재한다. 여기서 성폭행 피해자에 대한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한다. 365일 24시간 상담, 의료, 법률, 수사 지원을 제공해주니 최대한 빨리 방문하길 바란다. 사건 직후 씻지 말고! 옷도 그대로 입은 채로! 해바라기 센터에 방문하는 것이 좋다. 해바라기 센터에서 DNA채취할 수 있으니 말이다. 또 강간 사건의 경우 성폭력 응급키트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해바라기 센터에 상주경찰관이 있으니 이 곳에서 고소진행할 수도 있다. 강간사건만 해바라기 가는거 아니고 강제추행 유사강간 다 가도 된다. 만약 주변에 해바라기 센터가 없다면 산부인과나 응급실로 향한다. 병원에서 임신검사 성병검사 사후피임 가능하다.
- 환복 또는 씻지 않기(샤워,세안,양치,가글,음식물 섭취 등)
- 질내 상처의 경우 범죄사실로 인한 상처임을 확인받으려면 48시간 내로 병원방문 필요, 진단서 발급(상해인정)
- 해바라기 센터 또는 성폭력 응급키트가 있는 병원 방문
- http://www.help0365.or.kr/
증거 수집
만약 즉시 고소를 하지 않고 고민중이라면, 이 시간동안 고민만 하지 않고 증거수집도 하길 바란다. 이해가 되지 않지만 고소를 늦게하면 할 수록 피해자에게 불리해지기 때문이다. 경찰이 알아서 다 해줄거란 기대 말기! 그러기엔 지금 수사인력 너무 부족하다. 게다가 지금 수사권 조정된지 얼마 얼마 안 되어서 경찰수사가 매우 혼란한 상태다. 경찰은 수사만 하지, 공판은 하지 않기에 경찰이 보기엔 중요하지 않더라도 공판검사가 보기엔 중요한 증거일 수 있다. 경찰이 반기지 않는 증거라도 무조건 제출하자!
- 사건 당일 옷가지 세탁하지 않고 보관
- 습기가 차지 않도록 옷가지는 플라스틱, 비닐에 보관하지 않고 종이봉투에 보관
- CCTV가 자동으로 삭제되기 전에 미리 확보.
- 병원가서 진단서 받기 (정신과 치료도 상해인정)
- 사건에 휘말리기 싫어서 증인이 되어주기를 거부하는 사람들이 많다. 말을 바꾸지 못 하도록 증거를 만들어두자. 음성녹음이나 카톡캡처 필수! 아이폰은 녹음 안되니 웬만해선 안드로이드 이용 추천
- (예시 - 피해자 : 목격자야, 너도 어제 봤지? 가해자가 나 억지로 안고 뽀뽀했잖아 진짜 화났어
- 목격자 : 맞아 피해자야 진짜 더럽고 화나더라)
- 가해자가 범죄사실을 인정하는 기록을 각서, 음성녹음, 카톡 어떠한 형식으로든 만들자. 참고로 대화 당사자간 녹음은 불법이 아니다. 또 카톡 도중 ‘ㅋㅋ’와 같이 장난스러운 분위기를 조성하지 말자. 아직 감정정리가 안 되어서 일단 좋게좋게 넘어가려는 그 마음 알겠는데, 가해자측은 무죄근거로 사용할 것이다. 위와 같이 안드로이드로 음성녹음 추천.
- (예시 - 피해자 : 너 어제 내 옷 강제로 벗긴거 사과 안 하니?
- 가해자 : 어.. 미안해 술 마셔서 그랬어)
- 1366 상담 후 녹음 (고소할까 말까 고민을 많이 했다는 증거)
- 무료법률상담 내용 캡처 (고소할까 말까 고민을 많이 했다는 증거)
- 가해자와의 카톡방을 나가지 말고 그대로 보존.(불법촬영 관련된 것 아니면 포렌식 잘 안 해준다. 추후 돈 들여 포렌식 하지말고 카톡방 보존해두자)
- 가해자 통화 카톡 메시지 차단하지 않기
‘피해자다움’에 대한 확증편향성
‘확증편향성’이란 자신의 평소 상식이나 신념에 어긋나는 정보는 잘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단어다. 성인지감수성이 떨어지는 우리나라 사회는 정말 어이없지만 피해자가 피해자답지 않다는 이유로 가해사실을 부정하는 경우가 꽤 있다. 만약 당신이 증거가 없다면, 우리는 이것을 역이용할 필요가 있다. 당신이 패닉상태에 빠져 사태의 심각성도 깨닫지 못하고 관성에 따라 평소 행동대로 ‘무탈해보이게’ 행동하는 것은 알겠지만, 공격에 흠집 하나 나지않는 철인인 것은 알겠지만 사회정서는 피해자답지 못하다고 주장할 것이다. 필자는 ‘피해자다운 모습’을 보이는 것이 가해자에게 ‘진 것’이라고 생각하여 괜찮은 척 엄청나게 했는데, 하마터면 위험할 뻔했다. 당신이 증거가 없다면 피해자다운 모습을 보여줘 판사를 설득시키자.
- 가해자에게 평소대로 ‘ㅋㅋ’같은 말로 친근한 대화를 하지말자.
- SNS에 즐거운 일상을 업로드하지 말자.
- 심리상담(경찰에선 '범죄피해자지원센터', 검찰에선 '스마일센터', 성폭력상담소, 해바라기센터, 성폭력위기센터 등에서 무료 심리상담 지원)
- 정신과 진료(범죄피해자지원센터, 성폭력상담소, 해바라기센터, 성폭력위기센터 의료비 지원)
전문가의 도움
‘법’이란게 우리 실생활과 가까운듯 하면서도 매우 전문적인 분야라서 전문가의 도움이 매우 필요하다. 상담사나 변호사의 도움을 받을 때 행동을 잘못 했다고 비난받을 것을 걱정하지 말고 일단 전문가를 찾아가서 있었던 일을 전부 그대로 털어놓자. 창피하다고 피해사실을 축소하지 말고, 자신에게 불리한 증거가 있다 하더라도 털어내야한다. 상대측의 주장에 미리 방어준비해야하니까.
고소
2021년 1월 1일자로 검찰청에서는 일반 민원을 받지 않는다. 따라서 성폭력은 무조건 경찰을 통해서 고소접수해야한다. 고소 경로는 여러가지가 있다.
또 미리 수집한 증거를 정리해서 제출하면 편리하다. 위에 단계에서 기록해둔 당시상황 정리한 기록을 함께 USB에 넣어서 제출하자.증거로도 쓰이고 막상 경찰 앞에서 말하려면 까먹기도 하니까.녹음기록은 속기사한테 녹취록 받아서 제출하자. 꼭 속기사 자료일 필요는 없다. 재판부 성향에 따라 달라진다. 필자는 직접 워드쳐서 제출했다. 하지만 워드 인정 안 해주는 재판부는 있어도 속기록 인정 안 해주는 재판부는 없다.
- 경찰 민원포털 사이트(minwon.police.go.kr) - 고객센터 메뉴 - 수사 탭으로 들어가서 고소장 양식을 다운로드
- 미리 고소장을 작성 후 경찰서 방문 또는 방문 후 고소장 작성
- 변호사를 선임했으면 변호사와 함께 고소장 작성
- 고소장 작성만 변호사 대행 가능
- 해바라기 센터에 방문하여 고소장 작성
- 미리 수집한 증거 usb 제출
- 당시 상황정리해서 출력 또는 usb제출
- 고소장 가해자가 확인할 수 있으니 고소장은 담백하게, 피해자진술을 상세하게.
- 단순 신고 말고 '고소'해야한다. 단순신고자는 제3자를 넘어 제4자로 치부되어 형사포털사이트 열람 불편 초래
- 가명시스템이 있으나 가해자가 지인이 아닌 경우에만 이용하자. 가명쓰는 경우도 형사절차에서 불편 초래. (가명써도 형사포털사이트 조회하는 방법은 수사기관도 모른단다ㅋ)
피해자 진술
21년도부터 경찰에서도 수사종결이 가능해졌다. 피해자 진술 할 때 담당 수사관에게 자신의 고통을 최대한 어필해야한다. 눈물도 흘려라.('피해자의 눈물이 증거다' 이 말에 대해 이 엄청 비꼬아대는데 가해자들도 억울하다며 눈물 흘린다.)필자는 고소장을 받아주지 않는다는 수사관과 엄청난 말싸움을 한 뒤에 고소장 접수할 수 있었다.
피해자는 여성수사관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또 진술조서 작성시 수사관이 가해자의 입장에서 피해사실을 의심하는 질문을 할 수가 있다. 하지만 이는 각자의 진술을 확인하는 과정이지 피해사실을 의심하는 것이 아니다. 당시 입었던 옷차림을 질문하는 것은 ‘니가 단정하게 입었는데 왜 성폭행을 당해?’가 아닌 기억력 확인차 하는 질문이다. 기분 상하지 말길 바란다. 또 이런 질문들은 검찰에서도 받을 수 있으니 미리 완벽한 대답을 준비하도록하자. 만약 2차가해를 당했다면 국민신문고, 인권위원회, 기관민원실 에서 문제제기 할 수 있다. 진술내용을 기록하기 위해 음성녹음도 가능하고, 후에 진술 조서 사본을 요청할 수도 있다.
피해자 국선 변호사제도가 있으니 잘 이용해보자. 피해자 국선변호사 매뉴얼을 첨부한다. 변호사 변경도 가능. 증거가 확실하고 가해자가 범행인정하는 경우 변호사가 크게 필요하지 않다. 몇몇 사선의 경우 피해자는 변호사가 할 일이 딱히 없다고 먼저 벽치기도 한다. 하지만 사건이 복잡하고, 가해자가 부인하는 경우 사선도 답이다.
용서
준강간 피해자가 먼저 가해자에게 연락하여 용서해주는 경우를 본 적이 있다. 술김에 발생한 일이니 술로 털어버리자고 술 사주라며 연락했다가 그 날 또 준강간을 당했다. 이처럼 가해자를 1:1 대면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또 성폭력을 당할 수도 있으며 이것이 무죄의 증거가 될 수도 있다.
그리고 내 사건의 경우 미안하다고 반성하고 있다며 눈물로 사과하던 가해자는 고소 이후 태도를 바꾸고 필자를 허위고소자로 몰았다. 가해자의 눈물나는 사과는 ‘반성’이 아니라 ‘본인 인생 걱정’이라는 것을 알아두어라. 또 많은 경우 ‘남자 인생 망쳐서 너가 얻는게 뭔데?’라는 말을 들을텐데 남자 인생 망친건 피해자가 아니라 남자 자신이라는 것을 명심하라. 내가 원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정의수호다.
또 이 글을 일고있는 당신이 성폭행 피해자가 아니다 하더라도, 언제 어디서 당신 또는 당신의 지인이 성폭행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이 글을 꼼꼼하게 읽어주길 바란다.
+)
위에도 말했다시피 '제가 왜 참아야하죠?'라는 책 읽고 작성한 매뉴얼이야. 책도 추천해!!
만약 피해자가 읽고있다면 혼자서 끙끙 앓지말고 친구에게 털어놓길 바라. 당신 잘못 하나도 없고 오직 가해자 잘못 100퍼센트인거 알잖아. 그리고 피해사실이 흠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흠이라면 한국 사는 여자인게 흠인거지 뭐ㅠ 나중에 여유 생기면 피해자지원제도, 민형사후기 들고 올건데 기다리던가....말던가......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고소할까 말까' 이것부터 고민 엄청 하는데, 나는 저 시기가 제일 힘들었어. 고소하고 나니까 저 고민은 안 해도 되더라ㅋㅋ다행이지 내가 만약 그 때 고소 안 했으면 10년 뒤에 고소했을지도 몰라. 성폭력 이후 한ㅡ참 지나서 고소하는 사람들 많잖아? 증거고 기억력이고 다 날라가고 난 뒤에 말야. 그렇게 되면 더욱 힘들어지니까 후딱 고소하고 후딱 끝내고 후딱 잊어버리는게 나을 것 같다고 생각해!
그리고 성범죄 재범율 엄청 높은거 알지? 처벌받은 사람도 재범 저지르는데, 만약 고소도 안 되었다면 100퍼센트 계속 저지르고 다니겠지? 나의 용기는 타인의 구원이라고 생각해! 그니까 우리 용기내자! 용기낸 타인은 함께 연대해주고!
혹시나 '나도 그런적 있는데 뭘 그냥 잊어' '남자인생 망쳐서 뭐해' 이런 소리하는 사람은 없길 바라. 똑같은 일 있어도 상처받는 수준은 사람마다 다르고, 애초에 가해자가 잘못한거니까 자기 잘못 책임지는게 당연한거야! 고소는 피해자의 당연한 권리고! 나는 내 친구들이 얼굴도 모르는 가해자새끼 편들어 주는게 제일 상처였어
피해자는 사건일부터 피해자의 삶이 시작되는데, 가해자는 고소일부터 가해자의 삶이 시작해. 유죄까지 안 가더라고 고소만으로 타격 올거야. 고소 못 할거라고 생각하고 저지른거니까. 만약 고소 당할거라고 생각하고 저질렀는데 고소 안 당했으면... 이거 너무 자존심 상하는 일이라고 생각해.
그리고 만약 당신이 고소하지 않겠다고 결심했다면 나는 이것도 존중해. 우리나라 수사기관에서 피해자보호는 엿 바꿔 먹었거든!
그럼 모두 ㅂㅂ2
manual.pdf
1.93MB

인스티즈앱
AAA 지금까지 뜬 여배우들 기사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