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로스해에서 가장 큰 황제펭귄 번식지인 쿨먼섬(Coulman Island)에서
새끼 펭귄 70%가 사라지는 비극이 벌어졌다.
알이 부화하기 전 수개월간 먹이를 찾아 떠난 어미가 돌아오기 직전에
거대한 빙산이 떠내려와 바다와 번식지를 잇는 길을 가로막은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어미 황제펭귄은 6월경 번식지에서 산란한 후 수컷에게 알을 맡기고 사냥을 나선다.
새끼가 부화하는 7월 말에서 8월 초에 돌아온다.
어미가 사냥을 떠날 때만 해도 없었던 커다란 빙산이 복귀 직전에 떠내려와 길을 막은 것이다.
수컷 황제펭귄은 새끼가 부화하면 뱃속에 저장해 둔 영양분으로
'펭귄 밀크'를 만들고 새끼에게 먹이며 어미가 올 때까지 버틴다.
어미 펭귄이 돌아오지 않고 저장한 영양분이 다 떨어지면
이미 알을 품느라 2달 이상 굶은 수컷 펭귄들은 생존을 위해 새끼를 버릴수 밖에 없다.
김 책임연구원은 "살아남은 30%의 새끼는 어미가 빙산으로 막히지 않은
다른 경로를 찾아 먹이를 공급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빙산이 내년까지 경로를 틀어막고 있으면 황제펭귄의 대규모 서식지 이동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신형철 극지연구소장은 "이번 사태는 기후변화가
남극 생태계에 일으키는 예측 불가능한 위험성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내년 번식기까지 위성 관측과 현장 조사를 강화하고
기후변화가 남극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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