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야근 마치고 집에 갔더니 치킨 상태가 | 네이트 판
결혼/시집/친정 : 30대 직장인이고 룸메랑 둘이 살고 있어요 둘 다 여자고 같이 산 지는 3년 넘었습니다 며칠 전 저녁에 퇴근 앞두고 룸메랑 대화하는데 룸메가 본인 회사에서 승진을 했다네요 ...
pann.nate.com
모배)
30대 직장인이고 룸메랑 둘이 살고 있어요
둘 다 여자고 같이 산 지는 3년 넘었습니다
며칠 전 저녁에 퇴근 앞두고 룸메랑 대화하는데
룸메가 본인 회사에서 승진을 했다네요
너무너무 축하한다고 했고,
룸메가 승진 턱을 쏜다며 퇴근 10분 전에 치킨이랑 스파게티를 시키겠다고 했어요. 둘 다 각자 회사에서 집까지 20분 안에 도착 가능하거든요.
이상하게 그날따라 너무너무 배가 고팠는데 룸메도 그렇다고 했었어요. 그래서 저녁 맛있게 먹을 생각에 신나 있었는데, 퇴근 5분 전에 갑자기 일이 좀 꼬여 팀 전체가 야근을 하게 됐어요.
급하게 룸메한테 저녁 같이 못 먹겠다고 미안하다고 연락을 했는데 이미 시켰다고 하네요. 그래서 정말 미안하지만 혼자 먹고 있으라고 했어요. 최대한 빨리 가보겠다고 했고요.
나 왔다고, 치킨 혼자 먹게해서 미안하다고 말하다 주방 쪽을 봤는데 치킨은 박스가 덮혀있었고 옆에 치킨 무가 뜯기지 않은 상태로 놓여있었어요. 룸메 치킨 무 없음 치킨 못 먹는데.... 뭔가 이상해서 박스를 열었는데 치킨이 손도 안댄 새거더라고요.
너무 놀래서 룸메를 깨웠어요. 룸메가 왔어? 늦었네. 힘 들었지? 하면서 일어났고 저는 왜 치킨을 안 먹었냐고 물었죠. 근데 룸메가 웃으면서 같이 먹으려고 시킨 치킨을 혼자 무슨 맛으로 먹어, 너 오면 같이 먹으려고 기다렸어. 하는데... 갑자기 얼굴이 뜨거워지면서 눈물이 났어요. 퇴근 전에 분명 둘 다 배고파 죽겠다고 그랬었는데... 뜨거울 때 맛있게 먹지... 그러니까 룸메가 휴지로 눈물 닦아주면서, 왜 우냐, 같이 먹으면 식은 치킨도 맛있다? 몰랐어? 하면서 그만 울고 이제 먹으러 가자! 이러더라고요.
그날 다 식은 치킨과 불어터진 스파게티를 먹는 내내.. 이런 친구라면 오히려 결혼하는 것 보다 얘랑 사는 게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어요. 룸메는 비혼이고, 전 비혼은 아니지만 남친이 없고. 둘 다 직장있고 집도 있고 서로 엄청 잘 알고.. 사는 동안 한 번도 싸운 적 없고... 오히려 웬만한 남자보다 얘랑 살면 사는 동안 마음 다칠 일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강하게 드네요..
결혼 하신 분들, 사실 남자랑 결혼해도 이 정도는 흔한 일인데 제가 괜히 오바해서 감동한 걸까요. 아니면 정말 결혼보다 이런 사람이랑 같이 사는게 나은 걸까요..
추가)
와 ㅜ 이렇게 많은 분들이 공감해 주실줄 몰랐어요
저 혼자 괜히 감동 받아 몇날 며칠을 기분 좋은 건가 했는데, 저 같이 생각한 분들이 많다는 걸 알았네요.
룸메랑은 사회초년생 때 회사에서 만났어요. 3년 정도 같은 팀에서 일하다가 룸메가 퇴사를 했고, 이후 1년 동안 자주 만나며 친하게 지내다가, 아예 살림을 합쳤어요. 그러고 3년이 흘렀으니 룸메를 알게된 지는 벌써 7년이네요. 서로 오래 알고 지내 그런가 여러모로 맘이 참 잘 맞아요. 좋은 말씀 다들 감사합니다.
무튼! 좋은 말씀 정말 감사합니다.
다들 좋은 주말 보내세요!

인스티즈앱
직장인들 반응 갈린다는 선택.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