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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여름 휴가기간 오사카성에 관광차 방문한 직장인 서두원(32) 씨는 성 앞에 위치한 도요쿠니신사(豊國神社)를 둘러보다 마음이 답답해졌다. 바로 임진왜란을 일으킨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기리기 위해 건설된 이 신사에 봉납된 에마(馬ㆍ소원을 빌거나 빌었던 소원이 이뤄진 사례로 말 대신에 신사나 절에 봉납하는 말 그림 액자)들 때문이었다. 이곳에 있는 에마 가운데선 자신과 가족의 건강ㆍ취업ㆍ재물운은 물론, 남북통일 등의 소원을 비는 내용이 한글로 적힌 것들이 많았다. 서 씨는 “무고한 수백만명의 조선 양민들을 학살한 도요토미를 기리는 신사라는 것을 제대로 알지 못한 한국인 관광객들이 에마를 봉납하는 것은 물론이고 신사 입구에 위치한 도요토미 상을 보고 ‘멋있다’를 연발하며 셀카를 찍는 것도 보기에 좋지 않았다”며 “단순히 일본 풍습이라 쉽게 여기기 보다 역사적인 의미를 제대로 알고서 관광을 즐겨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사카 도요쿠니신사와 비슷한 경우는 다른 곳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후쿠오카에 위치한 구시다신사(櫛田神社)는 명성황후를 시해할 때 사용된 ‘히젠토(肥前刀)’라는 칼이 보관된 곳으로 한국인들에게는 일제 침략의 아픈 상처가 남아있는 곳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후쿠오카를 여행하는 한국인들이 이곳을 많이 찾고 있다. 하지만, 이곳에 담긴 역사를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에마를 봉납하거나 기도를 하는 한국인들도 많다. 지난 2월 가족들과 함께 이곳을 방문했던 대학원생 송모(25) 씨는 “심지어 한국 국가대표 선수로 선발되게 해달라는 소망을 담은 에마가 이곳에 걸려있기도 했다”며 “일본 풍습을 체험하고 본인의 소망을 비는 것은 문제가 없겠지만, 이같은 행동을 한 곳이 담고 있는 역사적 의미에 대해 한번 정도 생각해봤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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