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없을 때 만나주면 안돼?”
청소 중 뜬금없게도 오연서가 말한 이 한마디는 가상 남편 이준은 물론이고 시청자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그리고 오연서의 돌발고백은 진심이든 아니든 가상과 현실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해야 하는 ‘우리 결혼했어요’(이하 ‘우결’)가 원하는 장면이었다.
오연서는 지난 1일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우결’에서 이준의 어머니의 급작스러운 방문을 앞두고 청소를 하다가 느끼한 눈빛을 발산했다. 그리고 내뱉은 한마디는 큰 파장을 몰고 왔다.
오연서는 진지하게 “나 좀 만나주면 안돼? 일 없을 때. 내가 자꾸 만나자고 해도 왜 안 만나주는 거야? 내가 문자 보내고 전화해도 그래도 말야”라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갑작스러운 오연서의 투정은 이준을 크게 당황하게 만들었다. 이준은 곳곳에 숨어있는 무인 카메라를 바라보면 안되는 ‘우결’ 속 철칙을 어기고 두리번거리기 시작했다.
이후 그는 평정심을 애써 찾으려 하며 “왜 갑자기 고백을 하고 그러느냐. 청소 중 고백하면 어떡하냐”라고 말을 더듬었고 “지금은 일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미의 해명을 덧붙였다. 물론 오연서의 도발은 장난에 가까웠다. 뒤늦게 장난을 눈치 챈 이준은 진짜 결혼을 하자는 오연서의 말에 맞장구를 치며 다시 방송으로 돌아왔다.
앞서 이준과 오연서는 지난 달 ‘황금어장-라디오스타’에서도 스캔들의 위험을 무릅쓰고 촬영이 아닌 날, 그것도 야심한 시각에 연락을 주고받는다는 고백을 해서 안방극장을 쫄깃하게 만들었다. 두 사람이 진짜 사귀는 것이 아니냐는 시선과 진짜 사귀길 바라는 응원의 목소리가 많은 것은 저절로 발생한 일이 아니다.
사실 ‘우결’은 남녀 스타가 가상 결혼을 통해 주고받는 미묘한 감정변화가 재미를 안기는 프로그램. 결혼생활의 적나라한 현실 보다는 환상을 심어주며 시청자들을 끌어당기는 로맨스 드라마와 가깝다. 즉 얼마나 많은 시청자들에게 결혼생활에 대한 판타지를 충족시키느냐가 가상부부로서 성공관건인 것이다.
때문에 가상부부들이 펼치는 진심인지, 이 또한 연출인지 알 수 없는 감정의 줄타기가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재미다. 그런 점에서 봤을 때 현재 출연 중인 줄리엔강·윤세아, 광희·선화를 제치고 이준·오연서 커플이 가장 기획의도를 충실하게 지키고, 제작진이 원하는 즐거운 그림을 만드는 커플이라고 할 수 있다.
오연서의 의중을 알 수 없는 고백과 이준의 흔들리는 눈빛이 진심이었는지는 시청자들은 알 수 없다. 기분 좋은 추측과 상상을 하게 만드는 이준·오연서 커플이 안방극장에서 줄타기를 제대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