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2/2013시즌 EPL 최고의 히트상품 중 하나인 미추 (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
[풋볼리스트] 서호정 기자= “얼마 전까지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선수였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스완지시티를 상대하게 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상대팀의 핵심 선수인 미추(26)에 대해 꺼낸 얘기였다. 풀네임 미구엘 페레스 쿠에스타, 일명 미추는 2012/2013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를 뒤흔들고 있는 핫이슈다. 미추는 당시 리그 1위를 달리던 맨유와의 경기에서 동점골을 넣으며 리그 13호 골을 터트렸다. 1-1로 끝난 그 경기는 맨유의 올 시즌 리그 첫 무승부였다. 이후에도 미추는 아스널(FA컵), 첼시(리그컵)를 상대로 골을 넣었다. 특히 아스널은 리그에서도 이미 2골을 허용하며 패배한 상황이었다.
1부 리그 승격 후 두번째 시즌을 맞고 있는 스완지는 지난 시즌에 이어 올 시즌에도 성공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브랜든 로저스 감독, 조 앨런, 스캇 싱클레어 같은 주요 인력이 빠져 나갔지만 미카엘 라우드롭 감독은 새롭게 팀을 정비해 잘 이끄는 중이다. 현지 스완지는 리그에서 9위를, 리그컵인 캐피탈원컵에서는 4강에 올라 있다. 그 중심에는 역시 미추의 경이로운 활약이 가장 주목을 모은다. 미추는 지난 10일 열린 첼시와의 캐피탈원컵 4강 1차전에서도 선제골을 넣으며 팀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퍼거슨 감독이 미추에 대해 했던 이야기를 조금 길게 풀어본다.
“전세계의 재능 있는 선수는 우리 팀의 스카우팅 리포트에 총망라돼 있다. 그런데 나는 우리 스카우팅 팀으로부터 미추의 이름을 전해들은 적이 한번도 없다. 이적료가 겨우 200만 파운드(약 34억원)라니! 라우드롭 감독이 체리-피킹(Cherry-picking, 최고의 상품을 골라서 영입하는 것)을 했다. 이건 정말 대단한 비즈니스다.”
퍼거슨 감독의 평가는 미추를 향한 EPL 전체의 반응을 가장 잘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불과 4개월 전만 해도 거의 주목 받지 못한 채 스페인에서 영국으로 건너 온 미추는 이제 언론에 의해 가장 많은 이름이 거론되는 선수 중 한명으로 부상했다. 리그 득점 랭킹에서는 로빈 판 페르시(맨유)와 루이스 수아레스(리버풀, 이상 15골)에 이어 3위에 올라 있다. 리그 전체에서 가장 위협적인 선수 중 한 명이다. 스페인 대표팀의 비센테 델 보스케 감독은 2월 있을 우루과이와의 친선전에 미추를 부르겠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미추는 단 한번도 각급 대표팀에 선발된 적이 없는 선수다.
그 전까지 미추는 하부리그에서도 단 한 차례만 두 자리 수 득점을 기록했던 선수다. 3부 리그인 세군다 디비전 B 소속이던 셀타 시절의 얘기라 그리 높이 쳐 줄 기록도 아니다. 그런데 지난 1년 6개월 사이 라요와 스완지에서 총 33골을 기록 중이다. 그야말로 불쑥 솟아난 무명의 스타다. 특히 눈길을 모으는 것은 그의 포지션과 움직임이다. 라요 시절 그는 자신에게 최적화된 전술을 만났다. 산도발 감독은 미추를 묵직한 원톱 디에고 코스타(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아래의 공격 2선에 배치했다. 186cm의 장신인 미추는 최전방에서도 뛸 수 있는 선수지만 그가 가진 유려한 움직임과 치고 들어오며 보여주는 완벽한 볼 터치, 그리고 최소한의 기회를 골로 살리는 임팩트를 극대화하기 위해 미드필더로 내린 것이다.
![]() 미드필더인가, 스트라이커인가? 미추는 미드필드의 포지션에서 스트라이커의 움직임과 마무리로 득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
라우드롭 감독은 지난 여름 미추를 데려올 당시 대부분이 그냥 스쳐 지나간 이 계약에 대단한 확신을 내비친 적이 있었다. 그는 “이건 여러분이 모르는 환상적인 영입이다. 작은 팀에서 15골을 기록했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공을 지켜낼 줄 알고, 골을 넣을 줄 아는 선수다. 200만 파운드는 바겐세일이다. 스페인 경제가 굉장히 나쁜 탓에 이렇게 적은 금액으로 데려올 수 있었다”고 말했었다. 무엇보다 과거 스페인 라 리가에서 선수(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와 감독(헤타페, 마요르카)으로서 생활했던 라우드롭의 네트워크와 안목이 작용한 영입이었다. 미추는 조나단 데 구즈만, 치코 플로렌스, 앙헬 랑헬, 파블로 에르난데스 등 라우드롭 감독이 팀을 재편하는 데 주축으로 활용하고 있는 스페인 커넥션의 일원이기도 하다.
미추의 가공할 득점 행진과 맨유, 첼시, 아스널 등 강팀들을 상대로 한 킬러 본능은 그의 가치를 계속 높이고 있다. 영국 언론들은 그가 EPL에 온 지 채 6개월도 되지 않았음에도 벌써부터 높은 레벨의 팀으로의 이적설을 언급하고 있다. 이적료 200만 파운드에 스완지로 온 그는 현재 3000만 파운드(약 510억원) 가치로 평가 받는다. 그 사이 가치가 15배가 뛰어올랐다. 미추를 데려오며 3년 계약을 맺은 라우드롭 감독은 여유가 넘치는 모습이다. 1월 이적시장에는 절대 미추를 팔지 않겠다며 최소 6개월은 기다리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미추를 둘러싼 여러 팀들의 움직임에 대해서도 라우드롭 감독은 실체화 될 수 있는 경우는 많지 않을 거라고 말했다.
“미추가 모든 팀들의 영입 타깃이라는 걸 안다. 그는 원샷원킬이고 톱클래스 공격수다. 그런 선수는 비싸다. 실제로 그를 사 갈 수 있는 팀은 그리 많지 않다. 그는 3,000만 파운드 정도의 가치가 있다. EPL에서 그 정도 돈을 지불할 팀은 얼마 없다. 스페인에서는 오직 두 팀만 가능하다.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다. 하지만 그들에겐 미추가 필요하지 않을 거다. 그 밖에는 바이에른 뮌헨 정도다. 이탈리아에도 미추를 담당할 팀은 없다. 그런 팀들이라면 미추도 가서 행복할 거다. 그 밖에 팀은 고려하지 않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라우드롭 감독의 이런 자신감과는 달리 최상위권 팀들이 미추의 가치를 그렇게까지 높이 평가하진 않을 거라는 의견도 있다. 최근 두 시즌 동안 미추의 활약은 그를 위해 최적화된 전술에서 바탕이 된 결과물이었다. 리그와 클럽대항전에서 우승을 노리는 최상위권 팀들은 이미 충분한 선수 자원을 보유하고 있고 한 개인을 위한 맞춤 전술이 어렵기 때문이다. 현재의 흐름을 이어간다면 올 시즌이 끝난 뒤 미추는 확실히 스완지보다 높은 레벨의 팀으로 갈 확률이 높지만 그 곳에서의 도전은 또 한번 자신의 능력을 증명해야 하는 과정이 동반될 수 밖에 없다. 자신의 축구 커리어에서 최고의 순간을 만들고 있는 미추지만 그 지속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야말로 후반기의 숙제다.
서호정기자..또르르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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