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스포츠 엄동진] '아이돌 잡는 '아육대'는 누굴 위한 대회란 말입니까." MBC 설 특집 프로그램 '아시아 육상·양궁 선수권 대회'(이하 '아육대')이 11일 방송된 후 관련 검색어가 포털사이트를 뒤덮었다. 아이돌 스타들이 춤과 노래가 아닌, 달리기와 높이뛰기를 하며 색다른 겨루기를 하니 지켜보는 시청자들에겐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하지만 20시간이 넘게 달리고 부딪혀야 했던 아이돌 스타들은 여기저기 깊은 골병이 들었다. 장시간 이어진 강도 높은 촬영에 부상자가 속출했다. 왜 춤추고 노래 부르기도 바쁜 아이돌들이 넘어지고 멍들고 까지면서도 굳이 육상을 해야할까. 아파도 뛰어야 하는 가수들의 '아육대' 출연 속사정을 들여다 봤다. ▶부상자 속출, 쥐꼬리 출연료 지난달 '아육대'녹화장에서는 여러 명의 가수가 부상을 당했다. 씨스타19의 보라는 발목이 꺾여 눈물을 흘렸다. DMTN으로 이름을 바꾼 달마시안 다니엘도 달리기 경기 도중 무릎을 다쳤다. 육상 종목의 강자 샤이니 민호는 허들 경기를 펼치다가 허리 통증을 호소했다. 지난 2010년 9월 추석특집 방송 후 매해 명절 특집으로 방송될 때마다 다친 가수들의 모습은 어김없이 전파를 탔다. 워낙 몸을 심하게 쓰는 육상종목을 겨루다 보니 부상은 어느정도 예견가능한 일. 특히나 부상이 잦은 건 오랜 촬영과 그룹 간의 경쟁 때문으로 보인다. 촬영이 거의 24시간 진행돼 체력은 바닥난다. 그 상태에서 시합을 하다보니 부상은 따라올 수 밖에 없다. 또 현장에서 수 천명의 팬들이 지켜봐 자연스럽게 그룹 간 경쟁이 심해지니 예기치 않은 사고들이 벌어진다. 한 아이돌 그룹의 매니저는 "팬들 사이에선 늘 인기를 두고 타 팬클럽 회원들과 자존심 경쟁을 한다. 가요 프로그램에서 1위를 하는 것도 아니지만 팬들이 보는 앞이라 달리기도 1위를 해야한다는 생각을 하더라. 가수들이 과욕을 부리다 보니 다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한다. 이렇게 부상을 감수하고 오랜 시간 촬영을 하며 스타들이 받는 출연료는 30~50여만원 수준이다. 한 걸그룹의 매니저는 "보통 쇼프로그램 보다는 출연료가 조금 높다. 데뷔 연차에 따라 차등지급된다. 3~4년차 정도면 50만정 정도가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멤버수가 5명만 돼도 시급은 2000원 수준. 법정 최저 시급 4860원에도 턱없이 부족한 액수다. 또 한 매니저는 "사실 멤버들에겐 돌아갈 돈이 없다고 봐야 한다. 스타일리스트 한 명 출장 비용 주고 나면 남는게 없다"고 앓는 소리를 냈다. ▶그런데 왜 출연하나 가수들이 쥐꼬리 만한 출연료에 부상까지 감수하고 '야육대'에 출연하는 건 당장 급한 방송사·PD와의 관계 문제 때문이다. 한 소속사 관계자는 "사실 팬덤이 자리를 잡은 3~4년차 그룹은 '아육대'에 나와서 얻어갈 것이 별로 없다. 방송 출연을 두고 방송국 눈치를 볼 것 없는 대형 기획사 정상급 아이돌들이야 출연을 거절할 수 있지만 보통 기획사는 그럴 수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번에 대형기획사의 톱스타들은 모두 쏙 빠진 걸 보면 알 수 있지 않냐"고 속내를 밝혔다. 특히 신인들에게는 '다쳐서라도 검색어를 올려야 한다'는 생존의 문제가 달렸다. 한 방송 관계자는 "온 가족이 모여 시청하는 명절 프라임 시간대에 출연하는 것인데 출연료를 문제 삼는 경우는 없다. 출연료 문제는 그냥 관례라고 보면된다. 특히 '아육대'의 경우 시청률 10% 이상은 항상 담보한 인기 프로그램이다. 2010년부터 이어져 이젠 전통도 제법 생겨, 출연시켜달라고 사정하는 그룹도 굉장히 많다"고 전했다. 실제로 씨스타 보라는 신인시절 달리기 대회에서 연달아 우승해 건강한 이미지를 얻는데 큰 도움을 받았다. 2AM 조권·샤이니 민호 등도 '아육대'의 도움으로 인기를 끈 케이스. 소속사 관계자는 "흥행 효과를 기대할 때 신인 가수들의 경우 다리가 부러져도 뛰고 보자는 친구들이 많다. 수십 팀 신인의 경쟁 속에서 뭐하나라도 튀어야 검색어에라도 올라가지 않겠나. 인기가수들에겐 절대 나가고 싶지 않은 프로그램이지만, 신인들에겐 그마저도 감지덕지"라고 전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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