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음반가게 알바생
문 열고 들어가자마자 나를 째려보면서
"왜 또 공부안하고 왔어? 오빠가 그렇게 보고 싶었어?"라며 인사함
친해지고 나서 알게 된 사실인데 실용음악과 학생에 작사작곡까지 할 줄 암
그래서 작곡한 곡이 있으면 내가 오기만을 내내 기다렸다가
자기 옆에 앉혀놓고 나에게 작곡한 곡을 들려줌
얼마전 내 생일엔 작사작곡한 노래를 직접 불러서 CD로 구워줌.
근데 내가 자기한테 관심 있다는 거 알고 맨날 놀림. 심하게 놀림

2. 펜션집 아들
일년에 한번씩 가족들이랑 여름휴가 가는데
매년 예약하는 펜션집 아들임
자기 말로는 회사 다니기 싫어서 알바중이라고하는데 무슨 알바를 5년이나 함?
아무튼 나랑 나이차이가 꽤 나서 아저씨라고 부름
아저씨라 하면 "왜?" 하면서 내 머리를 쓰다듬는데
그때마다 왜 난 가슴이 설레는지 모르겠음
얼마전엔 면접때문에 서울 올라왔다가 밥 사줬음
사람들이 이상한 눈길로 쳐다보니까 신경쓰지말라면서 안심시켜주는데
뭔가 멋있고 든든하고 아무튼 하루종일 신경쓰였음

3. 맥도날드 알바생
미국에서 살다와서 한국말을 잘 못함
근데 이 오빠가 알바하는 곳이 외국인들이 자주 오는 곳인데
그때마다 폭풍영어로 주문 받음. 영어할 땐 사람이 완전히 달라보임.
그래서 외국인을 포함한 많은 여자들이 번호 달라고 함
근데 끝까지 죄송하다며 안 줌
얼마전에 테이블 정리하고 있길래 용기내서 번호 물어봤더니
나에게 알 수 없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번호를 줌
그리고 항상 치즈버거만 먹으라고 나한테 자꾸 강요함. 이상함
가끔 자기 비보잉 공연하는데 데리고 가서 구경시켜줌

4. 옷가게 알바생
옷, 신발, 안경이 갈때마다 맨날 바뀜. 진짜 옷 잘입음
아마 옷가게에 있는 옷보다 이 오빠 옷장안에 있는 옷이 더 많은 것 같음
내가 밖에서 기웃거리면 안으로 끌고 들어옴
그래서 여름엔 덥다하면 부채질 해주고 겨울에 춥다고 하면 담요 덮어줌
얼마전엔 친구들이랑 쇼핑갔다가 내 생각나서 옷 하나 샀다면서 쇼핑백을 던지는데
상의, 하의, 신발, 악세사리까지 전부 사줌
근데 맨날 나만보면 얼굴도 못생겨서 누구한테 시집갈 지 걱정이라면서 혀를 참

5. 동네슈퍼 아저씨
슈퍼에 들어가면 "베이비 왓썹"하며 인사를 건냄
이때 "내가 왓썹"하고 안 받아주면 하루종일 삐쳐서 말도 안함
여름에 땀 뻘뻘 흘리면서 지나가면
슈퍼에서 가장 싼 쭈쭈바 하나 건내면서 먹으라고 함
시험 보는 날엔 또 귀신같이 어떻게 알아서
초콜렛이나 사탕 같은 거 검정비닐봉지에 가득 담아서 건내줌
또 성적표 나와서 엄마한테 혼나고 우울해하면
날 위로해준답시고 동네 꼬마들이랑 내 앞에서 장기자랑함
뭔가 이 아저씨랑 있으면 알 수 없는 훈훈함이 느껴짐

6. 피씨방 알바생
나이는 스무살인데 하는 짓은 영락없는 초딩임
집에 컴퓨터가 고장나서 과제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
일주일 내내 피씨방에 갔더니 아예 눌러 사신다며 시비 걸어옴
그래서 과자셔틀, 라면셔틀, 자장면셔틀로 복수하다가 친해짐
우리 둘이 카트 뜨는 날엔 피씨방 점령하는 날임
내가 이기면 졌다고 소리지르고 내가 지면 이겼다고 미친듯이 웃어댐
좀 늦은 시간에 집에 가면
여자 혼자 밤에 위험하다면서 집까지 데려다주는데
이상하다가도 이럴 땐 또 남자같고 멋있음
7. 카페 알바생
카페에 커피를 마시러 가는건지 알바생을 보러 가는건지 모르겠음
항상 이 카페엔 여자손님이 넘쳐남
몰래 훔쳐보다가 눈 마주칠때가 한두번이 아니라 제대로 못 쳐다보겠음
비 오는 날에 우산 없어서 지하철역까지 막 뛰는데
누군가 우산을 씌워줬음. 고개를 들어 올려다보니 이 남자였음.
그리고 우산 씌워줬으니 고마우면 저녁 한번 같이 먹자며 내 번호 따갔음
8. 치킨집 사장님
우리동네 치킨집 사장님임. 직접 배달도 옴
배달 주문 전화 받고 끊을 땐 항상 "쌩↗유 베리 감사"하면서 끊음
월드컵 할 때 배달왔다가 자기도 축구 보고 싶다면서
우리집에서 전반전까지 보고 감.
배달와서 바로 돈 준비 안해놓으면 빨리 돈 내놓으라고 호통침
말 안해도 치킨무는 항상 많이 줌. 가끔 콜라도 두캔씩 줄 때도 있음
가끔 야자끝나고 집에 갈 때 나랑 마주치면 "배고프지?"하면서
가게에 데리고 와서 치킨 한마리 먹으라고 줌
그리고 나중에 우리집에 외상값 받으러 직접 옴.
그거때문에 엄마한테 혼나서 가게가서 울고불고 난리쳤더니
이번엔 진짜라면서 반반무마니 포장해서 손에 쥐어줌
생긴건 벼멸구 같이 생겨도 알고보면
기부도 많이하고 배달 오토바이에 자기 딸 사진을 붙히는 훈남임.


인스티즈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