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에 Mnet ‘고등래퍼’를 보면서 Mnet ‘쇼 미 더 머니 6’이 어떤 방향성을 취할 지 궁금했다. 성공 궤도에 오른 쇼가 본인들이 만들어 놓은 일정한 포맷 안에서 안전하게 운영되다가 재미를 놓치는 경우를 많이 보았기 때문에, 어떤 방식의 새로움을 보여줄 것인지가 중요했다. 첫 방송부터 지금까지 본 결과 확실히 전과 같은 재미는 없었다. 하지만 이전 시즌과 확연히 다른 점 몇 가지가 보인다.
‘쇼 미 더 머니 6’의 제일 큰 특징은 프로듀서를 비롯한 모든 참가자가 이 쇼의 룰에 대해 너무나 잘 파악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 힙합의 브랜드인 타이거JK, 다이나믹 듀오는 같이 음악을 만드는 동료 프로듀서라기보다는 스스로를 멘토로 상정하고, 그러다 보니 꽤나 독하게 맺고 끊는 도끼도 이번 시즌에서는 심사기준이 너그러워졌다. 참가자들도 이전 시즌에서 화제가 된 참가자와 기성 뮤지션들이 대거 참여했고, 룰이나 편집에 의해 쓸데없는 희생자가 되지 않으려 본인을 연출한다. 그래서 누군가 우스꽝스러운 롤이 되지 못하고 유례없이 서로를 ‘리스펙’한다. Mnet 서바이벌의 필살기인 ‘악마의 편집’이나 참가자들 간의 도발과 갈등 같은 것은 ‘쇼 미 더 머니’의 동력이자 모든 것이었고, 설령 누가 지적을 해도 힙합문화의 고유 속성이라 말해버리면 됐던 과거 시즌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2차 예선 심사 중, 개코가 ‘힙합이 이제 주류음악이 됐으니까’라고 하는 장면과, ‘고등래퍼’ 우승자 양홍원을 향해 “자기가 원치 않더라도 (영향력이 생기면) 책임을 지며 살아야 한다”라고 말하는 장면은 무거운 책임감이 되어 돌아온 이 쇼의 부작용을 본인들이 책임지겠다는 의사처럼 보였다.
여전히 부정적인 시선이 많지만 어쨌든 ‘쇼 미 더 머니’는 씬의 구조를 조금씩 바꿔놓았고, 프로그램 역시 변하고 있다. 이전까지는 장르로서의 인정투쟁적인 성격이 더 강했다면, 이번 시즌에서는 장르 내에서 어떤 변주가 가능한지를 보여주듯 다양한 스타일의 래퍼들을 주목한다. 아직도 많이 부족하기는 하지만, 전 시즌들의 ‘쇼 미 더 머니’가 내내 지적 받아온 성비불균형 문제에 대해서도 프로듀서들이 직접 여성 래퍼 참가자들의 실력을 독려하고, 공정하게 심사를 하려 노력하는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5년간, 방송 바깥의 모진 원성들에도 귀를 막고 눈을 감았던 제작진들과, 수많은 참가자들이 치열하게 싸워가며 쌓은 아주 작은 변화라고 볼 수 있겠다. 이런 방향으로 계속 전개된다면, 이번 시즌이 크게 재미없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6년이 된 장수예능이 좀 더 쇼 보다는 소재의 본질을 추구하면서 자신들이 지적 받아온 것에 귀를 여는 것도 괜찮은 발전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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