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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팩트FBIll조회 461l
이 글은 6년 전 (2017/12/13) 게시물이에요


나는 그녀들에게 무척 관심이 많았다.


한창 피어나는 걸그룹 연습생들을 가까이서 보다 보면, 누구라도 나와 같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녀들에게 무관심한 척 했고(가끔은 일부러 무시하기도 했다), 그게 오히려 내가 그녀들을 계속 관찰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왜냐면, 내가 그녀들의 '합숙소 관리인'이었기 때문이다. 
내가 이곳에 배정받기 전에 있던 관리인이, 그녀들에게 과도한 관심을 표출하다가 교체되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여자가 어려웠던 내 성격이, 전화위복으로 나를 합격점에 놓이게 했다.


합숙소 관리인이라는 거창한 명칭과는 다르게, 내가 하는 일이라고는 단순 보안 업무가 다였다. 한가한 만큼, 그녀들에게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물론, 겉으로는 무관심한 채로.


현재 이 합숙소에서 숙식하고 있는 연습생은 총 9명이었다. 그들 모두가 데뷔할 수 있는 건 아니었으니, 그들 모두가 알게 모르게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었다.
게다가 그들의 사정은 여타 소속사의 연습생들과는 달랐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 'ㅁㅁ그룹'에서 처음으로 걸그룹을 런칭하는 것이었고, 데뷔만 하면 'ㅁㅁ그룹'에서 어마어마한 지원이 이루어질 거란 소문이 파다했다. 
그녀들이 이 합숙소에서 걸그룹으로 데뷔만 할 수 있으면 탄탄대로가 펼쳐지는데, 어찌 치열하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그래서 그녀들을 관찰하는 건 재밌었다. 


가장 재밌는 건 역시, 연습생 '임여우'였다.
그녀는 21살로 9명 중 가장 나이가 많았고, 가장 처음 이곳으로 캐스팅된 친구였다. 
분위기상 이미 그녀는 데뷔할 그룹의 리더로 내정되어 있었다. 그래서 모두가 암묵적으로 그녀를 리더로 인정했고, 그녀와 친해지고 싶어 했지, 일부러 그녀에게 거스르려는 사람은 없었다.
내가 재밌는 건, 그 모든 분위기를 만든 것이 바로 그녀 본인이라는 점이었다.


그녀는 외모도 딱히, 가창력도 딱히, 춤도, 매력도, 딱히 특출나는 게 없는 친구였다. 다만, 그녀는 정치가 대단했다.
합숙소 내에 파다하게 퍼져있던, 그녀가 리더로 내정되어 있다는 소문도 전부 그녀의 손으로 만들어진 것이었다. 회사에서는 단 한 번도 그런 말이나 뉘앙스를 보인 적이 없었다.
그녀가 어떻게 그것을 이루어냈는지를 보자면, 정말 감탄이 나왔다.


그녀는 자신의 많은 나이를 단점이 아닌 장점으로 생각했다. 오히려, 일부러 더 늙어 보이는 '큰언니'라는 롤을 잡았다. 
고작 21살 주제에 그녀가 입에 달고 사는 말들은 이랬다.


" 아유~ 내가 나이가 많아서 참~. . . "
" 아유~ 젊어서 좋겠다~! 난 나이가 많으니까~. . . "
" 어휴~ 이 나이 먹고 이런 걸~. . .


여기에 더해서 그녀가 사용한 방법이 바로, '리더를 떠넘기는 질문'이었다.


" 와 이걸 벌써 다 했어? 넌 정말 똑부러지게 잘한다! 너처럼 똑 부러지는 애가 리더를 해야 하는데 말이야.. 그렇지? "
" 어쩜 그렇게 말을 재밌게 하니? 비결이 뭐야? 에휴~ 너처럼 말 잘하는 애가 리더를 해야 하는데...안 그래? "
" 우리 혜화는 보면 볼수록 예뻐. 너처럼 예쁜 애가 리더를 해야 하지 않을까? 그렇지 않아? "


그녀가 이렇게 말해오는데, 상대가 뭐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덥석, '예~ 제가 리더해야죠~!'라 말할 수 있을까? 그럴 수 없다. 백이면 백,


" 아니에요~! 언니도 똑부러지게 잘하시는데요 뭐~ "
" 에이~ 언니가 더 말 잘하시잖아요~! "


이렇게 대답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녀는, 나이를 이용해 '평가하기'를 자연스럽게 했다. 본인도 같은 연습생 신분인데도 불구하고.


" 혜화야 춤이 좋아졌네? 골반만 좀 더 연습하면 되겠다. "
" 진주는 이번에 머리 잘됐네. 그 스타일이 제일 낫다. "


단순히 나이가 많으니 할 수 있는 말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경쟁 상대인 연습생끼리 할 말이 아니다. 그런 것들이 은연중에 분위기를 만들었다.
거기에 더해, 그녀는 '대표'로 나서는 걸 자처했다. 연습생들의 불만 사항 같은 게 모이면, 무조건 그녀가 총대를 메고 나섰다.


그중 내가 기억하는 결정적인 사건이 있다.


내가 정수기를 고치기 위해 식당에 있을 때, 주방 아주머니와 임여우의 대화를 듣게 되었다.
그 당시 주방 아주머니는 위생관리가 안 좋아서, 해고를 당하게 생긴 모양이었다. (실장이 어렵게 모셔온 보컬 트레이너 앞에서, 벌레 나온 국을 대접하게 만든 바람에..) 
아주머니는 친분을 유지하고 있던 그녀에게 자신을 부탁했다.


" 여우야! 네가 한 번만 말해줘! 응? 나 여기 잘리면 진짜 안돼! 우리 애들은 누가 키워! "


그녀는 알겠다고, 자신이 꼭 말해보겠다며 안심하라고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한데, 그날 오후 보게 된 그녀의 모습은 내 눈을 의심하게 했다.
연습생들을 모아놓은 자리에서 그녀는 말했다.


" 우리 식당 좀 너무하지 않아? 주방이 훤히 보이는데~ 그렇게 더럽게 하고 있으니까 밥맛도 떨어지고! "


그동안 위생관리에 불만이 있었던 연습생들은 "맞아요! 그래요!" 호응했고, 그녀가 말했다.


" 안 되겠다. 내가 가서 말하고 올게! 실장님한테 가서 주방 문제 좀 고쳐달라고 똑똑히 말해야겠어! "


그녀의 말에 연습생들은 놀랐다. 슈퍼 을인 연습생이, 지금 데뷔 엔트리에 들기 위해 안간힘을 써야 하는 이 상황에서 감히 불만을 토로한다??
그녀는 곧바로 실장실을 방문했다. 그곳에서 그녀가 무슨 말을 했을지 의미 없는 노가리를 깠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돌아온 그녀는, 자신이 멋지게 교섭을 이루어낸 것처럼 당당하게 말했다.


" 내가 해결하고 왔어! 실장님이 식당 아줌마 바로 해고하신대! "
" 정말이에요? 와~ 언니 대단하다! "


이 사건으로 연습생들은 그녀의 존재감을 새삼 느꼈을 것이다. 실제로 당장 식당 아줌마가 교체되었으니까.
이렇게 조금씩 조금씩, 연습생 사이에서 '임여우 리더 내정설'을 기정사실화 하는 데 성공한 임여우는, 자신의 위치를 공고히 하기 위한 다음 스텝을 밟았다.


홍혜화와 장진주. 이 두 연습생을 곁에 둔 것이다.


그 둘은 나도 주목하고 있는 친구들이었다. 만약에 내가 데뷔 멤버를 결정할 수 있다면, 무조건 저 둘은 넣어야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예쁜 친구들이었다.
홍혜화는 꽃이었다. 9명 중 독보적으로 아름다운 외모를 가지고 있었고, 현재 현역 아이돌 중 누구를 갔다 대도 절대 꿀리지 않을 외모의 소유자였다. 홍혜화를 데뷔 엔트리에 넣지 않는다는 건 상상할 수 없었다. 그것은 회사도 그럴 것이고, 연습생들도 똑같은 생각일 것이다.
장진주는 매력적인 친구였다. 홍혜화처럼 전형적인 미인상은 아니었지만, 보면 볼수록 사람을 끌어당기는 부분이 있었다. 흔하지 않은 미인상이라고 할까? 게다가 행동거지가 귀여운 구석이 있어서, 사랑스러운 포지션을 훌륭하게 소화해낼 친구였다.


임여우는 이 둘을 노골적으로 편애했다. 항상 셋이서 무리를 이루어 다니며 후광효과를 톡톡히 봤다. 
다른 연습생들이 보기에는 사실상, 데뷔 확정 멤버를 보는 기분이었을 것이다. 만약 데뷔 엔트리가 다섯이라면, 저 셋과 + 두 명. 일곱이라면 저 셋과 + 네 명. 이런 식으로 말이다.


반면, 임여우가 노골적으로 무시하는 연습생도 있었다. '송서선'이라는 친구로, 굳이 따지자면 외모보단 보컬계인 친구였다.
객관적으로 따지자면 9명 중에 가장 노래를 잘하긴 했지만, 그게 소름 끼칠 정도의 차이는 아니었다. 내 기준으론 탈락 후보 1순위로 예상되는 친구였는데, 그것은 임여우의 눈에도 그랬을 것이다.
물론 대놓고 무시하지는 않았지만, 임여우가 먼저 말을 거는 일은 드물었다.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 느낌?
임여우의 태도는 다른 연습생들에게도 전염되었고, 송서선은 항상 홀로 있는 시간이 많았다. 
그리고 그 무시가 괜한 무시가 아니었다고 생각할만한 사건이 벌어지고 말았다.


어느 날 아침, 연습생들이 아침에 안무실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한쪽 거울벽에 붉은 글씨가 커다랗게 쓰여 있었다.


[ 임여우 ! 실장한테 몸 팔고 들어왔다며? 더러운 년! 그렇게 아이돌이 되고 싶었어?? ]


임여우라는 여왕에 대한 첫 반란이었다. 출입이 자유롭지 않은 이 합숙소에서, 누구의 소행일지는 뻔한 일이었으니까.


내가 안무실에 도착했을 때, 연습생들은 모두 임여우의 눈치만 살피고 있었다.
반면 임여우는, 놀라울 정도로 침착했다.


" 지워주세요. 연습해야 하거든요. "
" 아 네.. "


나는 거울벽의 문구를 지우며 임여우를, 그리고 연습생들을 관찰했다.
임여우는 아무렇지도 않게 춤 선을 점검하며 아이들에게 말을 걸고 있었고, 연습생들은 자연스러운 척하지만 경직되어 있었다.
그때, 나는 포착해냈다. 임여우의 차가운 눈빛이 멀리 송서선을 자꾸 힐끔거리는 것을.
송서선의 표정은 불안정했다. 제 발이 저린 것 같기도 하고, 억울하게 당할까 봐 겁을 내는 것 같기도 하고.


이 일로 송서선에 대한 무시는 더욱 노골적으로 되어갔다. 다른 연습생들은 마치, 스스로가 범인이 아님을 증명하려는 것처럼 송서선을 무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구 하나 네 짓이냐고 묻지 않았기에, 송서선은 변명도 할 수 없었다.


누굴까? 정말 송서선이 범인일까?
사실 난, 문구를 지우자마자 곧바로 합숙소 내의 휴지통을 다. 붉은 라카는 찾을 수 없었지만, 붉은색을 닦아낸 흔적이 있는 '안경닦이'는 발견할 수 있었다.
내가 알기로 안경을 쓰는 연습생은 몇 없었고, 송서선은 안경을 쓰는 연습생이었다. 그러나 순간적으로 소름이 끼쳤던 내 생각은, 임여우 역시 안경을 쓴다는 점이었다.
설마 그럴 이유가 있을까 싶었지만, 얼마 뒤에 난 그럴 이유가 있을지도 모른단 생각이 들었다.


" 내가 얘기 들었는데, 여우가 나랑 뭐? 이상한 소리를 누가 썼는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불쾌하다. 나를 어떻게 보고? "


소문이 실장의 귀에 들어가서 연습생 집합이 일어난 것이다.
모두가 고개 숙여 면목 없어 할 때, 오직 임여우만이 당당할 수 있었다. 
나는 그때, 임여우와 실장 사이에 어떤 유대감이 형성되는 걸 느꼈다. 
송서선을 희생시켜서 이것을 노렸을까? 만약에 정말 그녀의 계략이었다면, 그녀는 역시 엄청났다.


어쩌면 그런 소문 때문에 실장이 일부러 임여우를 더 멀리하게 될지도 모를 일 아닌가? 보통 사람의 생각이라면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임여우는 실장을 정확히 판단했다. 정말로 그녀의 계략이었다면 말이다.


임여우는 독보적인 여왕의 자리를 공고히 했고, 이후 그녀는 은연중에 실장 발 정보를 퍼트렸다.


" ㅁㅁ그룹이 6명이잖아. 보니까 실장님이 ㅁㅁ그룹을 롤모델로 잡으시려는 것 같던데... "
" 만약에 6인으로 구성한다면, 보컬은 몇이나 넣지? "
" 우리 이번 안무는 6인 버전으로 연습해보자. "


공식적인 이야기도 아니었지만, 어느새 연습생들은 데뷔 멤버 6인 설을 믿고 있었다.
9명 중 3명이 떨어진다. 송서선을 제외한다 쳐도 2명은 낙오. 그것은 그녀들을 불안하게 했고, 더욱더 여왕 임여우에게 매달리게 했다.


" 언니! 오늘 너무 예쁜 거 아니에요? "
" 진짜 언니가 내 친언니였으면 좋았을 텐데.. "
" 이거 핀 귀엽죠? 언니도 하나 가질래요? "


임여우는 거부하지 않고 누렸다. 그러면서도 그 누구도 일방적으로 편애하지 않았다. (물론, 홍혜화와 장진주는 제외하고.)
단 하나의 반골, 송서선만이 임여우에게 알랑방귀를 뀌지 않았다.
어차피 공기나 다름없었던 그녀였고, 사실상 거울벽 테러 사건의 의심으로 왕따 상황이었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송서선은 포기하지 않았다. 누구보다 연습을 열심히 했고, 아무도 없을 밤에도 홀로 연습하는 장면이 종종 보이곤 했다. 


그리고 여왕을 향한 그녀의 반란.


" 언니 왜 이렇게 춤이 안 돼요? 언니 때문에 자꾸 진도가 안 나가잖아요. 헛연습하는 것 같아요 정말. "
" 뭐...? "


송서선이 대놓고 임여우를 적대했다. 저번 일과는 달리 아주 직접적으로 말이다.
임여우의 눈빛은 황당했지만, 송서선은 노려보는 눈을 피하지 않았다.
할 말을 잃은 임여우 대신, 추종자들이 얼른 나섰다.


" 너 무슨 말을 그렇게 해? 다 똑같이 하는데 무슨- "
" 내가 틀린 말 했어? 다시 시작을 몇 번을 하는 거야 도대체? 굳이 한 명한테 맞춰줘야 해? "
" 어머어머어머! "


그녀의 이런 행동이 자포자기였는지 뭐였는지는 모른다.
한데, 반전이 일어났다.


" 아 아. 공지할 게 있다. 이번에 오디션 출신 연습생이 3명 합류한다. 너희도 슈퍼케이팝에서 봤으려나? "


유명 오디션 프로의 인지도 있는 참가자들이 연습생으로 중간 합류했다. 재밌는 것은, 그들 중에 송서선의 동창생 '길궁경'이 있었다는 거다.


" 반가워 서선아! 너 여기 있다는 얘기 듣고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 "


그녀를 통해 송서선은 자연스럽게 오디션 그룹에 합류했다. 
곧바로 임여우를 중심으로 한 기존 멤버 8인과 오디션 그룹 4인간의 신경전이 펼쳐졌다.


기존 멤버들로서는 특채처럼 중간 합류한 그들이 마음에 들지 않았고, 오디션 출신도 굳이 적대심을 보이는 상대에게 잘해볼 생각이 없었다. 무엇보다 그동안 송서선이 받아왔던 대우가 그들을 빡치게 했으니까.
한성격하는 길궁경은 오디션 그룹의 리더였고, 동창 송서선이 당한 일을 절대 참고 넘어가지 않았다. 


" 시대가 어떤 시대인데 왕따질이야? 요즘 아이돌은 인성 보고 뽑는다던데~ 누구들은 글렀네 글렀어. "


그녀는 노골적으로 거친 말을 내뱉고 다녔고, 임여우 파도 가만있지 않았다.


" 흥! 이상한 헛소문이나 퍼뜨리고 다니니까 그렇지! 성접대라니? 머릿속에 그런 생각만 있는 사람 인성은 좋고? "


초반에는 두 세력이 하루가 멀다 하고 충돌하기만 했다. 노골적인 욕설이 오가기도 했고, 옷을 찢어놓는다거나 껌 테러 등, 악의 섞인 짓들이 난무했다.
하지만 얼마 뒤, 합숙소의 분위기가 묘해졌다. 실장의 태도 때문이었다.


" 궁경아. 너가 오디션에서 했던 팝들 있지? 우리 컨셉을 약간 그런 쪽으로 잡아보려고 하는데, 걸그룹 버전으로 가능할까? "
" 얼마든지 가능하죠. 해볼게요! "


합숙소 생활 1년 만에 처음으로 실장이 원하는 걸그룹의 그림이 공개되었고, 그 중심에 길궁경이 있었다.
합숙소의 분위기가 묘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이렇게 되면 누가 봐도 길궁경은 데뷔 멤버 확정이었다. 
사실, 내가 보기에도 길궁경은 뛰어난 연습생이었다. 인지도부터 외모와 가창력, 시원시원한 성격. 거기에 싱어송라이터의 재능까지. 괜히 중간에 스카우트해왔겠는가?


그녀의 귀에 데뷔 멤버 6명 소문이 들어가자마자, 그녀는 말했다.


" 흥! 데뷔 멤버 6명이라고? 그럼 이제 2자리가 남겠네 그래? "


" ... "


연습생들은 고민했을 것이다. 길궁경에게 그런 권한까지 있을까? 컨셉이야 전적으로 맡긴다 쳐도, 데뷔 멤버 선택권까지?
나는 이 돌아가는 상황이 너무나 흥미로웠다. 절대 무너지지 않을 것 같았던 임여우의 왕국에 금이 가고 있었다.


" 딴 건 몰라도 리더는 여우 언니겠지? "
" 글쎄.. 요즘은 나이가 어려도 리더하는 경우가 있잖아. "
" 근데 길궁경이 여우 언니를 완전 난감하던데.. 여우 언니는 어쩌지? 이번에 연습하는 노래가 중간평가라는 말도 있던데.. "
" 글쎄? 근데 어차피 여우 언니 뭐, 춤이나 노래나 좀 안 되긴 했잖아. 파트가 적게 나오더라도 뭐.. "


임여우가 없는 자리에서의 대화를 훔쳐 듣는 건 너무나 재밌는 일이었기에, 나는 합숙소 곳곳에서 그녀들의 여론을 수집했다.
그 과정에서 재밌는 존재를 발견했는데, 바로 송서선이었다. 
의외로, 송서선이 임여우파에게 먼저 다가가고 있었던 것이다.


" 지혜야. 너 기타 칠 줄 알지? 경이가 기타 치는 사람 있나 물어보던데, 한번 가봐. "
" 응? 어어...그, 그래? "


" 민지야. 너 허스키 톤이 원곡자랑 비슷하잖아. 나랑 후렴구 화음 맞춰볼래? "
" 어? 응...그럴까? "


" 소영아, 너랑 궁경이랑 둘 다 키가 제일 크니까, 같이 춤 좀 맞춰보면 좋지 않을까? "
" 그래? 길궁경이 그렇게 말했어? "


나는 송서선이 거의 모든 연습생에게 접촉했다고 예상했다. 딱 3명, 임여우 홍혜화 장진주를 제외하고 말이다. 
송서선의 목적은 그들의 고립일 게 뻔했고, 그 결과는 식당에서 나타났다.
4명뿐이던 오디션 그룹의 식탁이 7명으로 늘어 있었다.


" 그래서 어떻게 됐냐면-...깔깔깔! "
" 궁경아! 너 연예인들 다 만나 봤을 거 아니야~ 실물로 보면 어때? "
" 세상에! 그거 정말이야? 어머어머~! "


시끌벅적한 그 테이블은 화기애애했다.
나는 그때, 임여우가 식당으로 들어왔다가 굳은 얼굴로 나가는 모습을 목격했다. 그 뒷모습을 보며 나는 무척 기뻤다.
시간이 흐를수록 임여우의 왕궁은 더욱 빠르게 무너질 것이다. 과연 그녀가 가만히 당하고만 있을까? 그 임여우가??
내가 아는 임여우라면, 분명히 재밌는 일을 벌일 것이다. 그 사실이 나는 너무나도 기대됐다.


그때까진, 설마 내가 그 계획의 출연자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으니까...


하지만 아직, 그녀는 상황을 반전시킬 힘이 없었다. 그녀의 손발이었던 홍혜화와 장진주마저, 


" 여우 언니. 그래도 다 같은 소속사인데 언제까지 이럴 순 없잖아? 우리가 먼저 다가가야 하는 게 아닐까? "
" 맞아. 우리가 먼저 적극적으로 나서면 오해도 다 풀리고 그럴 거야. 서로 미워해서 남는 게 뭐가 있겠어? "


" ... "


그 아름다운 얼굴만큼이나 아름다운 말들이었지만, 임여우에게는 얼마나 속이 뒤틀리는 말이었을까?
하지만 역시 임여우. 그녀의 얼굴은 화사한 미소를 띠고 있었다.


" 서로 미워하고 말고 할 게 뭐가 있니? 나 궁경이 팬이야~! 프로그램 얼마나 챙겨봤는데! "
" 아~! "
" 가서 사인 해달라고 하면 언니가 좀 없어 보일까? 후흐 "
" 역시 여우 언니는 참 착해! 헤헤 "


임여우는 셋 중 가장 먼저 길궁경에게 다가갔다.
자신이 진작부터 팬이었음을 자처하며, 저자세로 분위기를 맞췄다.
길궁경은 확실히 성격이 시원시원했다.


" 21살이라고 했죠? 말 편하게 하세요. 앞으로 언니라고 부를게요. 여우 언니! "
" 그래 궁경아! "


임여우는 송서선에게도 먼저 말을 걸며 신경을 썼고, 겉으로 보기엔 드디어 12명 모든 연습생이 하나로 화합한 듯한 모습이었다. 그 웃음 속에 숨겨진 각자의 생각이야 알 수 없었지만 말이다.
그리고 이때, 임여우가 내게 접근했다.


" 항상 감사드려요. 이거 좀 마시세요. "
" 예? 아..예에..감사합니다.. "


그녀가 건네주는 음료를 받으며 나는 몹시 당황했다. 사실, 이 합숙소에서 나는 정말로 투명인간 같은 존재였다. 나는 그냥 경비 NPC일 뿐이었고, 누구도 사적으로 말을 걸지 않았었다. 당연한 일이었다. 남자와 엮이는 일 자체가 그녀들에겐 마이너스였으니까. 
그녀들에게 과한 관심을 보이다가 잘린 내 전임의 사례만 보아도, 회사의 방침은 명확했다.
그런데도 임여우는 계속해서 나에게 말을 걸며 신경 써주었다. 알만한 임여우가 왜 그럴까?


그녀의 눈에 내가 어떤 사람으로 보였을지는 모르겠다. 어떤 일에 사용할만한 하나의 도구처럼 보였을까? 
그렇지만 나는 절대로 그녀가 생각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녀들의 일에 전혀 무관심한 척을 해왔지만, 누구보다 상황을 잘 파악하고 있는 게 나였다.


나는 그래도 상황을 관조하며 임여우가 하는 양에 맞춰주었다. 그녀가 내게 원하는 반응을 상상하며 행동했다. 
웃음을 요구하는 것 같을 땐 웃어주었고, 때론 감격하는 얼굴을 지어 보이기도 했다. 친밀감을 요구할 때는 나도 일부러 친밀해진 척을 해주었고, 몰래 그녀에게만 특별한 편의를 봐주는 모습까지 보여주었다.
겉으로, 그녀와 나는 무척 가까워졌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는 서로 편하게 말을 하기까지 했으니까.


" 오빠! 오늘도 고생이 많아요~ "
" 어~어 여우야 너도 고생해라. "


나는 사람 좋아 보이는 오빠의 얼굴로, 냉정하게 임여우를 관찰했다. 도대체 목적이 무엇일까?
그것은 며칠 뒤에 밝혀졌다. 


" 오빠 있잖아요.. 우리 술 좀 들여와 줄 수 있어요? "
" 뭐? 술?? "


합숙소에서 절대 금기인 술을 들여와 달라?


" 곧 민지 생일이거든요. 좀...안 될까요? "
" 으음.. "


나는 고민하는 척하다가, 승낙했다. 그녀의 요구대로 소주를 준비해주었다. 
만약 들킨다면 내게도 문제가 생길 거란 걸 알고 있었지만,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임여우가 무슨 일을 벌일지 너무나도 궁금했다.


그 결과는 며칠 뒤 새벽에 알 수 있었다. 경비실 창을 두드리는 소리에 놀라서 보니, 임여우가 있었다.


" 너, 어떻게? 이 시간에 돌아다니면 안 돼 너. "


임여우에게선 술 냄새가 풍기고 있었는데, 그녀는 잔뜩 취한 톤으로 말했다.


" 오빠~! 우리 시청각실에서 술파티 했는데 뒷정리 못해거든요.. 오빠가 뒷정리 좀 해주면 안 되까? 들키면 큰일나 우리~ "


그녀는 제대로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풀려있었다. 
나는 알겠다고 그녀를 숙소로 돌려보낸 뒤에 시청각실로 향했다.
쓰레기 봉지를 챙겨 들고 시청각실의 문을 열자마자, 나는 내가 함정에 빠졌음을 직감했다.


술냄새로 가득 찬 시청각실 안에는, 길궁경이 술에 취해 뻗어 있었다. 다 벗은 상태로 말이다.


나는 그때 스스로도 이상하지만, 이렇게 고민했다. 


임여우의 계획이 뭘까? 내가 지금 길궁경을 덮쳐줘야 하나?


나는 일단 방 안으로 들어가 길궁경의 근처에 앉았다.


" ... "


임여우는 나의 성욕을 그렇게 판단했을까? 그럼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어쩌려고?
나는 잠깐이지만, 임여우의 계획대로 움직여볼까 싶은 충동이 들었다. 하지만 그럴 순 없었다. 나는 얼른 내 겉옷을 벗어 길궁경을 덮어준 뒤, 그녀를 조용히 깨웠다.


" 이봐요. 이봐요. "
" 으으음~ 뭐야아아~ "


술을 얼마나 마셨는지 정신이 없어 보이는 그녀. 나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다가 화들짝 놀랐다.


" ! "


나는 소리를 지르려는 그녀를 손짓으로 제지하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 집중하세요.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당신과 나는 오늘 만난 적이 없는 겁니다. 난 오늘 당신은 본 적도 없고, 이렇게 얘기를 한 적도 없습니다. 아시겠습니까? "
" ... "


그녀는 떨리는 눈동자로 나를 올려다보았다. 나는 최대한 침착하게 말했다.


" 트레이닝복을 가져다 드리겠습니다. 날이 밝으면 나와서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행동하세요. 다시 한번 말하지만, 저는 오늘 당신을 본 적이 없습니다. "


그녀는 침을 꿀꺽 삼키더니,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체육복을 가지러 가면서 생각해봤다. 앞으로 어떻게 될까? 길궁경이 바보가 아닌 이상 임여우의 함정이었음을 알게 될 것이다. 그럼 대놓고 따질 수 있을까? 그녀에게 아무 잘못이 없다고 해도, 이런 상황이 알려지는 것 자체가 그녀에게 피해가 간다.


내가 다시 돌아왔을 때, 그녀는 조금 정신을 차린 듯 보였다. 나는 체육복을 건네준 뒤, 나뒹구는 술병들을 모두 챙겨서 방을 나섰다.
문을 닫기 직전, 그녀의 모기만 한 목소리가 내 귀에 들렸다.


" 고마워요.. "
" ... "


그날 밤, 나는 쉽게 잠이 들지 않았다. 이걸로 끝일까?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음으로써 임여우의 목적은 실패한 걸까?
나는 불안했고, 다음날 그 불안은 현실이 되어 다가왔다.


" 자네 어젯밤에..시청각실에 갔었나? "


실장에게 불려간 나는 딱딱하게 굳었다. 입이 열리지 않았다. 어디까지 알고 하는 말일까? 사실대로 다 말해야 하는가?


" 자네를 보았다는 목격자가 있는데...길궁경과 함께 말이야. "
" 그건! "
" 정말인가 보군. 나가보게. 조만간 다시 얘기하지. "


나는 이를 악물고 고민했다. 지금 임여우 이야기를 해볼까? 장황하게 설명을 늘어놓을까?
그럴 수 없었다. 조리 있게 나를 변호할 자신이 없었다.


나는 일단 방을 나섰다. 실장이 무슨 얘기를 들었는지도 모르고, 아직은 내게 직접적인 피해가 온 것도 아니니까. 
안일한 생각이었다.


" 저 경비가 말이야-. . . "
" 그러니까 길궁경이-. . . "


이 좁은 합숙소에서 소문은 너무나 빨랐다. 평소 나를 투명인간 취급하던 그녀들의 노골적인 시선이 느껴졌다.
임여우가 소문의 진원지일까? 그녀의 목적은 이것이었을까? 
내가 일을 벌이든 말든 소문만 있으면 됐다. 사람들은 소문만으로 수많은 이야기들을 상상해낼 테니까.


나는 길궁경의 위기를 걱정했다. 어제 들었던 그녀의 마지막 말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한데, 걱정해야 할 것은 길궁경이 아니라 바로 나였다.


길궁경의 나체 사진이 실장에게 보내진 것이다.


나는 그것이 임여우의 짓임을 직감했다. 하지만 실장의 생각은 달랐다.


" 목적이 뭐지? 돈인가? "
" 무슨...! "


나를 불러낸 실장은 차가운 얼굴로 추궁했고, 나는 필사적으로 결백을 호소했다. 임여우가 술을 가져와 달라고 한 일부터 밤의 일까지 모든 사실을 고백했지만, 실장의 반응은 하나였다.


" 그래서, 다른 사진들은 어딨지? "
" 사진을 찍은 적이 없다니까요! 없습니다! "
" ...솔직하게 말하게. "
" 아니, 정말로 저는-! "


나는 삼자대면을 요청했지만, 실장은 일을 키우고 싶은 생각이 없어 보였다. 그가 원하는 것은 내가 가졌을 것이라 추정되는 길궁경의 누드 사진뿐이었다.
나는 정말 필사적으로 주장했고, 실장은 반신반의하는 얼굴로 나를 풀어주었다. 
하지만 이미 나는 내 직업이 끝났음을 예감했다.
머리가 차갑게 식으면서, 임여우의 계획이 선명하게 보였다.


이제 실장은 길궁경을 중용하기가 어려워진 것이었다. 아이돌 데뷔 후에 사진이 퍼진다면? 그런 폭탄을 안고서 굳이 길궁경을 밀어줘야 할까?


나는 솔직한 마음으로 임여우에게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역시 대단한 여자였다.


다음날, 합숙소의 분위기는 다시 묘해져 있었다.
길궁경이 임여우와 한바탕 한 뒤라, 둘이 공존할 수 없다는 사실이 명확해졌기 때문이다.
임여우는 굳이 본모습을 숨기지 않았고, 길궁경은 소문 때문에 그 당당하던 성격이 완전히 꺾여있었다. 


연습생들은 곤란해졌다. 이상한 소문이 무성한 길궁경과 친해져야 하나? 아니면 임여우와 친해져야 하나?
저 둘이 함께 데뷔할 일은 없으니, 한쪽을 선택해야 했다. 어느 한쪽과 친하게 지냈다간 낭패 보기 십상이었다.


걸그룹의 컨셉을 맡고 있는 길궁경은 무성한 소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데뷔 가능성이 있었다.
그렇지만 정말로 누드 사진 때문에 데뷔가 무산된다면? 그때가 되면 홍혜화와 장진주를 단단히 잡고 있는 임여우가 가능성이 크지 않을까?


이런 복잡한 사정들 때문에 합숙소의 분위기는 붕 떠 있었는데, 유일하게 임여우만이 활동적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나는 거기서 여왕 임여우의 저력을 확인했다.
그녀는 최우선으로 '송서선'에게 접근했고, 애교까지 떨어가며 마음을 잡으려 했다.


" 난 한 번도 네가 안무실 낙서의 범인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어. 정말이야. "
" ... "


다른 연습생들에게도 마찬가지. 그녀는 철저하게 길궁경을 고립시켰다.
그녀는 걸그룹 데뷔라는 대의를 내세우며 화합을 강조했고, 그 역할을 자처하는 그녀의 모습은 확실한 '리더'였다. 그녀는 본래 자신의 롤을 찾아간 것이다.
나는 그 흐름 속에서 길궁경의 위치를 쫓았다. 다른 오디션 출신들, 심지어 송서선의 태도에서도 미묘한 변화가 있었다.
마치, 예전에 송서선이 당했던 것을 이번엔 길궁경이 똑같이 당하고 있는 느낌.


나는 그녀가 안타까웠지만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그런데 그때, 나는 실장을 재평가하게 됐다. 나는 그가 그냥 대기업 샐러리맨인 줄만 알았는데 아니었다.


" 갑작스럽겠지만, 걸그룹 데뷔 멤버를 발표하겠다. "


연습생들의 분위기가 붕 떠 있다는 것을 감지하자마자 깜짝 발표에 나선 것이다. 그리고 가장 놀라웠던 그의 첫 말.


" 그룹의 리더는 길궁경이다. "
" !! "


충격적인 결과였다. 모든 연습생이 놀랐지만, 특히 임여우의 표정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얼굴이었다. 
나는 그녀의 그 표정을 보며 어딘가 짜릿해지는 전율을 느꼈다. 그 그녀가 패배하다니! 그 그녀가 무너지다니!


한데,


" 데뷔 멤버는... 12명 전원이다. "
" 네?! "
" 모두요?! "


눈이 휘둥그레진 그녀들은 곧, 미친 듯이 함성을 내지르며 좋아했다. 얼싸안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그중에는 임여우도 포함되어 있었다.
어린 소녀처럼 펑펑 눈물을 흘리며 아무나 얼싸안고 통곡했다.


그 모습들을 보는 내 기분은 복잡했다. 이게 소녀들의 본모습인 걸까, 아니면 경쟁 관계 속에서 암계와 배신, 시기와 뒷담화가 난무하던 그 모습이 본모습인 걸까?







[ 오늘의 게스트는 요즘 대세, 12인 걸그룹 '나르' 입니다~! ]


토크쇼의 사회자는 걸그룹 나르를 소개한 뒤, 질문했다.


[ 정말 잘 나가는데요. 비결이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춤? 노래? 외모? ]


그 질문에 맏언니 임여우가 대표로 마이크를 잡았다.


[ 팀워크죠! 저희는 정말 팀워크 빼면 시체거든요. 연습생 시절부터 한 번도 싸운 적이 없는 걸요! ]


소녀들은 하나같이 맞아맞아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들의 모든 사정을 속속들이 알고 있었던 나로서는, 너무나 우스운 말이었다.
하지만 비웃을 순 없다. 나는 그녀들의 매니저니까.


실장은 확실히 대단했다.


[ 네가 사진이 있건 없건, 불안한 건 사실이다. 그렇다면 차라리 너를 한배에 두겠다. 앞으로 데뷔하는 걸그룹을 네가 메인으로 맡아라. ]


그의 판단은 참 현명했다. 
내게 사진은 없었지만, 내가 그녀들을 관찰하기 위해 합숙소 곳곳에 설치해두었던 몰래카메라 영상들은 영원히 묻히게 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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