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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SAEll조회 376l 1
이 글은 6년 전 (2018/3/19) 게시물이에요

http://m.news.naver.com/read.nhn?oid=032&aid=0002843213&sid1=102&mode=LSD

ㆍ뛰는 보증금, 높은 가맹점비…모든 부담 짊어진 점주

[최저임금갈등의진실은] 불로소득엔 관대하고 노동소득엔 인색한 사회 | 인스티즈

도모씨(33)는 지난해 5월 서울 마포에 46㎡(약 14평) 남짓 되는 작은 상가를 임차해 고깃집을 열었다. 월세는 260만원. 세가 비싼 편이었지만 테이블 8개가 모두 차면 버틸 수 있다고 생각했다. 아르바이트생들의 시급은 1만원으로 책정했다. 도씨는 “나도 공사장 인부부터 자동차 정비, 엑스트라 단역도 해봤다. 시급이 높아지면 일하고 싶은 마음도 들고 열심히 하게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지원자가 몰렸다. 30명 중 추려 같이 일하고 싶은 아르바이트 노동자 2명을 구했다. 이들은 각각 평일과 휴일에 5시간씩 일했다. 그는 “아르바이트생들이 일을 잘했다. 손님들에게도 밝게 대하고 무엇보다 능동적이었다”고 말했다. 초기 매출은 월 900만원이었다. 식자재 비용, 인건비, 월세 등을 제하고 나니 손에 쥐는 돈이 월 150만원 수준이었다. 월세와 인건비가 부담됐지만 입소문이 퍼져 자리만 잡으면 문제없다고 판단했다.

그런데 인근 지역 음식점들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월 매출액이 600만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매출액에서 43%를 차지하는 월세를 건들 수는 없었다. 도씨는 시급을 8000원으로 내렸다. 도씨는 “임대료는 건물주가 하는 일이니 손을 댈 수 없고 결국 조정할 수 있는 건 인건비밖에 없었다”고 했다. 도씨는 그래도 힘들어 아르바이트생을 1명만 고용해 일주일에 이틀만 하루 5시간 일하도록 했지만 은행 대출금 이자를 갚고 나면 사실상 적자가 됐다. 도씨는 최근 가게를 내놓았다.

올해 16.4% 인상된 시간당 최저임금(7530원)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일부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자영업자들이 아르바이트 노동자를 해고하는 등 오히려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경향신문이 9일 자영업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본 결과 임대료와 프랜차이즈 본사 납입금 등이 과도한 상황에서 영업이 어려워지면 할 수 있는 일은 인건비를 줄이는 것뿐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을’(자영업자)과 ‘을’(노동자)이 부담을 떠안아 ‘갑’(건물주와 프랜차이즈 본사)을 지탱해 주고 있는 형국이다.

박모씨(45)는 지방의 한 중소도시에서 10년째 커피 프랜차이즈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매장을 열었을 당시에는 인근에 커피전문점이 없었는데 지금은 도보로 10분 거리에 5곳이 영업 중이다. 매출은 매년 줄어들어 현재 월 1800만~2000만원 수준이다. 반면 임대료는 껑충 뛰었다. 보증금 1억원에 월 200만원이던 임대료는 몇 년 전 보증금 1억8000만원에 월 330만원으로 올랐다. 박씨는 은행에서 추가 대출을 받아 겨우 보증금을 채웠다.

회사에는 로열티와 재료값을 지불한다. 이렇게 나가는 돈이 매출액의 30%, 매달 600만원이다. 박씨는 “우유 가격이 다른 커피전문점에 비해 높게 책정돼 있는 등 필수품목이라는 명목으로 구입해야 하는 것들이 과도하다”고 말했다. 본사에서 진행하는 할인행사에도 점주가 일부 금액을 부담한다. 남는 돈으로 전기료, 보안서비스비, 보험료 등도 지출한다.

박씨가 이런 ‘고정비용’을 지출하고 나면 남는 건 인건비다. 박씨 매장에는 매일 2명의 아르바이트생들이 일을 한다. 박씨는 지난달 450만원을 인건비로 지출했지만 최저임금 인상으로 이달부터는 70만원이 추가로 들어간다. 그는 “아르바이트생들 일하는 시간을 줄이고 대신 내가 뛰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경기도에서 편의점을 하는 이모씨(38)는 2014년 사업을 시작했을 때는 매출액이 월 5200만원 수준이었다. 2년 전 인근에 같은 브랜드 편의점이 문을 열더니 지난해에는 그 옆에 또 다른 편의점이 생겼다. 이씨는 “편의점이 하나 생길 때마다 매출액이 하루에 20만~30만원씩은 빠진다”고 했다. 이제는 월 매출액이 4000만원으로 줄었다.

편의점 본사는 월 매출액 중 75%를 물품비로 빼간다. 이씨와 본사는 나머지 25% 매출액을 7 대 3 비율로 나눈다. 본사가 가져가는 30%는 ‘로열티’다. 카드수수료로 빠져나가는 금액도 100만원에 달한다. 이씨 역시 최저임금 인상이 부담이다. 이씨는 “주 15시간 이상 일하는 노동자들에게 지급해야 하는 주휴수당이 부담이라 시간을 쪼개 초단시간 근무자를 쓰기 시작했다. 나머지 시간에는 내가 일한다”고 말했다. 이씨는 평일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편의점을 지킨다. 이씨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본사가 전기료를 일부 지원해주지만 턱없이 부족하다. 대부분의 부담을 점주가 짊어지고 있다”며 “카드수수료 인하, 본사 납입 비율 축소 등 비용을 분담할 수 있는 정책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기도의 중소도시에서 10년째 프랜차이즈 빵집을 운영하는 권모씨는 한 달 매출이 3000만원이다. 로열티는 따로 없지만 본사가 재료비 명목으로 매출액의 60%를 가져간다. 임대료는 월 400만원이다. 그는 “임대료가 2년에 한 번씩 오른다. 여기서 더 오르면 도저히 장사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권씨 빵집은 평일 오전 1명, 오후 1명, 주말 1명 등 총 3명의 아르바이트 노동자를 고용했다. 최저임금을 적용하면 이달 지급해야 하는 인건비는 60만원 늘어난 270만원이다. 권씨는 “주휴수당까지 포함되면 여기에 54만원이 추가된다. 재료비에 임대료를 빼고 나면 정말 남는 게 없다”고 말했다.

<이재덕·이유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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