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생A의 홀로 서는 재수 일기 ; 01 0206

 

 

 

 

 

 

오늘의 계획은 초과 달성이다. 계획표에 기재할 공간이 딱히 마땅치 않고, 또 수정하기가 조금 귀찮아서(...) 적지는 않았지만, 미적분원의 미분계수와 도함수 파트를 혼자 개념을 모두 설명하고 바이블에 수록된 문제를 풀이과정을 설명하는 방식으로 전부 다 푸는 데까지 걸린 시간이 약 5시간이었다. 

 

오늘은 집에 깜빡하고 타이머를 두고 와서 시간을 정확히 재지는 못했다. 그래서 버림 식으로 계산했기 때문에 아마 실제 공부한 시간은 12시간 10분보다 조금 많을 것 같다. 

 

아무튼 남은 30분은 집합 부분의 문제를 풀었다. 집합 부분을 만만하게 보는 경향이 없잖아 있는데, 그래서 그런가 단순 계산 실수가 자주 나는 것 같다. 앞으로 문제를 해결함에 있어 계산 실수 만큼은 줄이기 위해 노력하자. 

 

그런데 정말 신기한 게, 수학은 정말 푸니까 되는 것도 같다. 처음에는 분명 별표를 치고 넘어갔던 문제인데, 이번에는 술술 풀리는 문제가 있었다. 이럴 때의 쾌감은 정말... 이루 말할 수 없다. 이래서 이과 친구들이 수학을 하나보다. 

 

 

아직은 개념을 잡아나가는 때다. 조심조심, 신중하게, 오개념이 생기지는 않도록 차근차근 터를 닦자. 성급하게 굴지 말자. 아직 시간은 충분히 많이 남았다. 그날그날 배운 것, 그날그날 복습하고, 최대한 잉여 시간을 줄여보자. 

 

이렇게 하면 뭔가 보이지 않을까? 

 

 

오늘 집에 오며 가로등을 보고 거리에 즐비한 수백 개의 달들이 참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다. 잔상으로 지친 내 심신을 개운하게 닦아주는 것 같아서 행복했다. 

 

 

내일 아침에는 차가운 달들의 평행선을 보지 못할 것이다. 학교에 가니까. 솔직히 조금은 두려운 마음도 든다. 여전한 학생 신분으로 합격한 친구들의 달라졌을 모습을 마주하기란, 참... 비참한 일이라고 생각이 든다. 

 

 

 

내년에는 꼭 가자. 서울대학교 역사교육과. 

 

 

 

오늘 하루도 수고했어, 나. 그리고 수많은 재수생A들. 다들 자기 전에 복습 한 번 하고 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