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All about ㅡ (이재환)
처음이었다. 우리 빅스가 신문 1면을 장식한 것은, 그게 좋은 일이었으면 참 좋았을텐데 택운이 형.
사건은 일파만파 메스컴을타고 퍼지기 시작했다. 그 조명탑, 세트를 맡았던 모든 스탭들이 작은 징계만을 받고 대대적인 사과문만 올라왔을뿐,
여전히 택운이 형이 깨어나지 못한것에 대한 어떠한 보상도 개인적인 사과도 받지 못하였다.
심지어 병원안으로 몰래 들어오는 극성스러운 팬들때문에 다들 극도로 예민해졌다.
일주일 정도가 지나자 대중의 관심도 시들시들해졌다. 우리형은 아직도 중환자 실에서 산소마스크를 끼고 거추장 스러운 기계들을
온몸에 주렁주렁 달고 깨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그때부터 학연이 형은 우리가 가져다 주는 옷을 입고 잘 먹지도 않으며 그 유리벽 너머를 지키고 있다.
모든 스케줄을 거부한 채로, 끼니도 걸러가며 언제 택운이 형이 눈을뜰까 밤,낮으로 기도만 하고있다.
다른 멤버들이라고 크게 다를바 없지만 학연이 형을 대신해서 스케줄을 하며 처음으로 책임감 없는 모습을 보인 학연이 형을 조금 원망하는 듯 싶었다.
"학연이형 이젠 좀 정신 차릴때도 되지 않았어요?"
혁이가 투정부리듯 뚱한 표정으로 내뱉은 말이었다. 그런 혁이에게 반응없이 눈을 마주치자 눈을 피하고 만다.
가만히 지켜보던 홍빈이도 더이상은 못 참겠는지 혁이의 말에 살을 덧붙였다.
"솔직히 학연이형 저러고 있는거 보는것도 고역이에요. 걱정은 혼자만 하는게 아닌데.."
나는 다른 아이들이 하는 말에 동조도 공감도 해줄수가없었다. 그런 내모습조차 불만이었는지 하나,둘 제방으로 들어갔고 나는
방으로 들어가서 나갈채비를 한 다음 원식이만 살짝 불러 좀 나갔다 오겠노라고 말했다. 불안한 눈빛을 숨기지 않았지만
걱정하지 말란듯이 말을하니 알았다며 한숨을 쉬곤 조심히 다녀오라 말을 하고서 방으로 들어가는 원식이다.
숙소 근처 편의점에서 맥주 몇 캔을 사고 조금 떨어진 공원으로 갔다.
맥주를 마시며 이틀전의 그날을 조용히 떠올렸다. 미안하다며 내게 눈물 보이던 학연이 형을,
아이들이 모두 숙소로 돌아가고 그 날도 아무것도 먹지않은 학연이형이 걱정 되서 내가 끝까지 형 옆을 지키고있었다.
형의 손에 억지로 삼각김밥 하나를 쥐어주자 형은 의자에 앉은채로 고개를 떨구곤 울먹이며 말했다.
"미안.."
"뭐가요"
"내가, 못나서 미안해 재환아... 이거 다 나때문이야, 택운이가 그날..나 구하려 들지만 않았어도 이런일 없었을텐데, 차라리- 차라리 내가.."
목이 메이는 듯 말을 잘 잇지 못하는 형의 양 어깨를 붙잡고 내쪽으로 돌려 앉혔다.
"형, 그런소리 하지말아요. 혼자만 전전긍긍 앓고있지 말라고요! 형이 저렇게 되버렸으면요? 지금하고 좀 달랐을것같아요? 그냥 다른건 하나에요.
저기 누워있는건 형이고 이렇게 걱정하는건 택운이 형이었겠죠, 나 솔직히 지금 택운이 형 조금 미워지려고해요. 형이 이렇게 까지 기도하는거 알면서
일어나지도 않는 형이 너무 원망스러운데, 형까지 그러면 어떡해요. 형, 공든 탑은요 절대 무너지지 않아요. 제가아는 차학연은 이렇게 안무너져요."
"..미안해.."
"미안하다고 하지말아요. 형 마음 이해못하는거 아니니까, 그리고..택운이형 꼭 일어나요, 무슨일이있어도."
우는 형을 꽉 끌어안고 소리 죽여 울었다. 혹시나 내가 우는 걸 들켜 더 속상해 할까봐.
이런일이 한차례있었던 터라 혁이의 말에도 홍빈이의 말에도 공감해줄수가 없었다.
그저 찬바름을 쐬며 쓰디쓴 맥주로 메말라서 갈라져 버린 목을 축일 뿐.
ㅡ유난히도 수줍음 많던 우리 형,
형은 무대 위에서도 무대 밖에서도 너무나 빛이나는 사람이야
지금은 잠시 그 빛을 충전하고 있는거라 생각할게.
어서 '충전완료'라고 떴으면 좋겠다.
글솜씨가 많이 모자람에도 불구하고 봐주시는 착한 분들 고마워요
더 좋은글 못써서 미안합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