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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오후 일곱 시. 날이 어두워지고 있었다. 이때쯤이면 늘 분위기가 어수선했다.
일탈을 위해 귀가에 서두르는 사람이 적지 않다. 검은 아스팔트 위로 급한 발걸음이 많았다. 요즘은 불금이다 뭐다 해서 일탈을 뭐라 하지 않는다. 모두 저마다의 방식으로 일주일의 보상을 꿈꾸고 있었다. 분위기 조성에 한몫 하려는 듯 네온사인하며 간판 불빛들도 바빴다. 약속이라도 한 듯 여기저기 불빛들이 껌뻑껌뻑 켜졌다. 불빛들은 낮을 자기네 구역에서 몰아내고 도시를 순식간에 은밀한 밤으로 만들어 놓았다.
개중에는 본의 아니게 거기에 참여한 학원이나 사무실 창문에서 나오는 빛도 있었다. 유독 밝아 보이는 창문은 위안의 학원이었다. 창 안쪽에서는 몸이 근질근질한 학생들이 질세라 뜨거운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불타는 금요일 밤에도 일탈이 허락되지 못한 사람들이 있었으니, 그들은 바로 수험생이었다. 원래 주말에도 실컷 못 노는 사람이 수험생이라지만, 그래도 아직 어른이 되지 않았다 뿐이지 못지않게 뜨거운 피를 가진 한창 때의 청소년들은 이미 수업 따위 포기한 채 노는 생각에 여념이 없었다.
위안은 참다못해 책상을 탕탕 쳤다. 멍한 학생들의 시선들이 위안을 향했다. 시선이 밀집되자 위안은 집중, 이라는 짧은 말을 내뱉은 후에 다시 수업 내용을 칠판에다 적어 내려갔다. 그래도 학생들은 여전히 수업에 집중하지 않았다. 딴 짓을 하거나 자기네들끼리 킥킥대거나 했다. 말도 지지리도 안 들었다. 위안은 한숨을 푹 내쉬곤 단정하게 걷어 올린 와이셔츠 소매로 이마의 땀을 문질러 닦았다. 여름도 아닌데 어쩐지 덥게 느껴졌다. 말 듣지 않는 학생들을 다루는 것만큼 힘든 일도 없을 것이다. 퇴근 전 마지막 수업이라 그런지 더 기운이 빠지는 것 같다. 어렵게 들어온 학원 강사라는 직업은 꽤 힘들었다. 하루 종일 아이들을 상대하는 것도 힘들었고 아침 일찍 시작해서 저녁 늦게 끝나는 업무도 힘들었다. 그래도 이정도면 꽤 양반에 속하는 편이었다. 위안을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또 따로 있었다.
숨을 가다듬은 위안이 뒤를 돌았을 때, 후웅, 공기를 가로지르는 소리와 함께 뭔가가 귓가에 쑥 날아왔다.
그것은 위안의 옆 벽면에 큰 소리를 내며 부딪쳤다. 바닥에 떨어진 유리의 파열음이 사방으로 튀어 귀에 들어왔다. 위안은 산산 조각난 그것을 집어 들었다. 학원에 있을 물건으로는 맞지 않을 작은 액자였다. 액자를 들고 그것이 날아온 쪽을 보니, 놀란 표정의 남학생들이 무리지어 앉아 있었다. 금방 장난을 치고 있었는지 어수선한 모습이었다. 아까 보니 가장 소란스럽게 떠들었던 무리들이다. 주동자로 보이는 평범한 외모에 모자를 거꾸로 쓴 한 명이 입을 열었다.
“헐...”
주변의 남학생들이 웃음을 참으며 키득대기 시작했다.
“선생님, 죄송해요. 그냥 살짝만 갖고 놀려고 했는데 오늘따라 힘 조절이 안 돼서.”
이내 능청맞은 웃음을 지으며 말하는 남학생에 위안은 눈썹이 씰룩였다. 이 반 중에서도 최고 문제아로 염동력이라는 꽤 강한 능력을 갖고 있는 학생이었다.
“내가 교실 안에서 초능력 쓰지 말라고...”
혼을 낼 틈도 없이 시키지도 않았는데 다른 남학생들이 줄줄이 말하기 시작했다.
“에이- 한 번만 봐 주세요. 어차피 수업시간 거의 다 끝났잖아요.”
“설마 이런 거 가지고 엄마한테 전화하실 생각은 아니죠? 너무 쪼잔하잖아.”
“선생님 쫄았나 보네요? 많이 놀라셨어요?”
그러고 또 저희들끼리 키득댄다. 위안은 치미는 화를 참았다.
위안을 가장 괴롭히는 한 가지라면, 그것은 비능력자로서 초능력자인 아이들을 감당할 수가 없다는 거였다. 이 학원은 학교 중에서도 명문 학교 학생만 다닌다는, 꽤 잘 나가는 학원이었다. 그건 초능력자 학생들 중에서도 꽤 한다는 아이들만 모아놓은 학원이라는 얘기였다. 이곳의 학생들은 거의 모두 미래의 엘리트로 자라날 실력 있는 능력자들이었다. 그리고 위안은, 이 학원에서 유일한 비능력자 강사였다. 중국어 강사는 딱히 능력자일 필요가 없었다. 덕분에 선생님이 꿈이었던 위안이 앞서 많은 초능력자들에게 일자리를 뺏기고 겨우겨우 이곳에 채용될 수 있었던 것이었다.
아이들은 비능력자가 선생으로 들어오자 살판이 났는지 날뛰기 시작했다. 원장은 알아주는 산화능력자(녹이는 능력)였고 다른 선생님들도 모두 명문 학원의 선생답게 강한 능력자였다. 그러니 무서워할 이유도, 딱히 무서워 보이지도 않는 위안을 막 대하게 된 것이었다.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침 뱉는다고나 할까. 정말로 대응할 능력이 없었던 위안은 이때껏 어찌하지 못하고 있었다. 성격상 끊임없이 지도하고 바로잡지 않으면 참을 수가 없다보니, 자꾸 지적하는 위안을 좋지 않게 보는 학생들도 많았다. 특히 액자를 던진 이 무리들은 특히 그랬다. 수업 분위기를 망치는 것도 모자라 기분 나쁜 농담까지 던지니 막을 수가 없었다.
하필 능력도 염력, 전기, 금속 조종... 분위기 어수선하게 만들기엔 딱 좋았다.
이젠 땅이 꺼질 정도로 한숨을 푹푹 쉬는 위안에게 모자 쓴 학생이 웃으며 말했다.
“진짜 죄송해요. 오늘따라 그러니까 이제 그거 돌려주실래요?”
“...뭘...?”
“선생님 책상에 있는 그거요.”
그거..? 위안은 책상을 쳐다봤다. 깨진 액자가 아무렇게나 널브러져 있었다. 위안은 짜증스럽게 말했다.
“네 능력으로 가져가면 되잖아.”
“안 돼요. 리미트 걸려요.”
“...아깐 잘도 쓰지 않았니?”
리미트란 지나친 초능력 사용을 제한하기 위해 기관에서 시행하는 제도였다. 리미트는 몸에 특별한 문양을 새겨넣고, 구역별로 설치된 탑에서 특별한 전파를 쏘는 방식으로 제한할 수 있었다. 탑은 ‘절대가속’ 초능력이 담긴 핵을 리미트 걸어 만든 것으로 전파가 닿지 않는 범위는 없었다. 스스로가 느낄 수 있는 한계만큼 초능력을 사용하면 그 즉시 리미트가 걸려 일시적으로 능력을 사용할 수 없었다. 학원이나 공공기관 같은 장소에서는 리미트가 더욱 강화되었다.
하지만 아까는 액자를 벽에다 메다꽂아 깨뜨릴 정도로 능력을 사용했던 녀석이 이것 하나 손 안 대고 가져가지 못한다는 건, 순 억지였다. 위안을 놀리기 위한.
“에에이, 선생님.”
“...됐다, 갖다줄게.”
위안은 말이 통하지 않는 대화를 포기했다. 눌러도 눌러도 계속 올라오는 이 잡초 같은 녀석과 애써 실랑이를 벌일 생각은 없었다. 액자를 집어 들고 남학생에게 다가가자 그가 위안을 쭉 훑으며 싱글거렸다.
“고마워요.”
위안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불만으로 꿍얼거리며 자리로 돌아갔을 뿐이었다. 뒷모습을 보던 남학생이 돌연 한 마디 했다.
“하여튼 존나 귀엽다니까.”
다시금 남자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커졌다. 위안은 소름이 끼치는 느낌에 홱 뒤를 돌아보았다.
성희롱에 가까운 발언이었다. 툭 내뱉은 그 말이 위안의 귓가를 타고 내려가 온몸을 달구는 듯 했다. 약을 먹은 듯 온몸이 화끈거렸다. 이제는 참아줄 수가 없다. 강한 능력자고 뭐고, 호되게 혼을 내려는 그때, 조금 강한 바람이 일순간 불었다.
위안은 갑작스레 닥쳐오는 바람에 눈을 감았다. 한참 감고 있다 다시 떴을 땐, 그의 눈앞에는 눈을 의심할 만한 광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위안을 놀린 남학생 전부는 어떠한 힘으로 공중에 매달린 채 허둥대고 있었다. 회오리에 휩쓸린 듯 그들의 몸은 시계 반대방향으로 천천히 돌아가고 있었다. 처음과는 다르게 주변엔 부드러운 바람만이 살랑살랑 불었다. 학생들은 지면으로 되돌아가려고 노력했으나 무용지물이었다. 정신없는 움직임에 애꿎은 책장만 날렸다.
덕분에 그들 뒷자리에 앉아 가려 있던 인영이 드러났다. 이 광경을 보고도 태연히 앉아 있는 것으로 보아 이 상황을 벌인 범인임이 확실했다. 검은 머리가 세련되게 정리된, 그들 또래의 소년이었다. 딱히 위협적으로 보이지도, 문제아 같지도 않아 보였다.
앳된 목소리가 타이르듯 말을 걸었다.
“얘들아, 수업 시간엔 조용히 해야지.”
그러고 그는 마냥 해맑은 미소를 씩 지었다. 위안은 그 미소가 꼭 달 같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느끼기까지엔 머릿속에 어떤 생각의 흐름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냥 딱 보자마자 느껴졌다. 흰 얼굴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미소를 지으면 얼굴에 달 하나를 띄워놓은 것처럼 그 자체서 빛이 뿜어져 나왔다. 커다란 광원을 눈앞에서 마주한 듯 한 기분이었다.
왜인지 그가 웃자마자 공중에 매달려 그를 향해 씩씩대던 문제아들도 잠잠해졌다. 소년은 조금 더 그들이 부유하게 두다가, 연기가 휘어지듯 매끄러운 움직임으로 각자의 자리에 도로 앉혀 놓았다. 다시금 센 바람이 머리카락을 간지럽혔다. 위안은 타쿠야의 입모양을 보았다. 문제아들을 향해 언뜻 얘기하는 듯했다.
시끄럽게 하면 안돼-
설마 지금 나를 도와 준 건가, 이 초능력도 없는 선생님을. 타쿠야는 이 소란을 일으켜 놓고 다시 원래 제가 있던 그대로 가만히 앉아 있었다.
위안은 소년을 보았다. 곱상하게 생긴 용모에 저 잘했죠, 하는 표정이 들어 있었다. 위안은 무심코 고개를 끄덕였다.
작은 소란이 지나가고 난 교실은 이제껏 없었던 고요함이 감돌았다. 문제아들이 떠들지 않아 주니 훨씬 더 수업하기 수월했다.
위안은 문득 그의 명찰을 보았다. 소년의 이름 여섯 글자가 까만 글씨로 적혀 있었다. 테라다 타쿠야. 얼마 전 새로 들어온 신입생이었다.
그것도 엘리트 중의 아주 엘리트로 유명한.
“선생님!”
퇴근 준비를 서두르는 위안의 뒤에서 누군가 불렀다. 뒤를 돌아보자 타쿠야가 급히 달려오는 것이 보였다. 위안은 잠시 손을 멈추고 그를 기다렸다. 그가 달려와 가까이 서기까지 마냥 기다려주었다. 성격상 못 들은 척 밖으로 나가버리는 매몰찬 짓은 할 수가 없었다.
“아, 하마터면 놓칠 뻔했네.”
머리를 긁적이는 타쿠야를 위안은 들키지 않게 올려다보았다. 멀리서 의자에 앉은 모습으로는 눈치 채지 못했지만, 저보다 훨씬 키가 크고 마른 소년이었다. 어쩐지 부러워 잘 빠진 기럭지의 정수리 부분을 응시하고 있었다.
“오늘 선생님 약속 없죠. 없으면, 지금 어디 가서 밥이라도 같이 드실래요?”
조심스레 물어오는 게 어쩐지 데이트 신청하는 청년 같았다.
‘특이한 애네...’
안 그래도 방금 전 일을 고맙게 생각하고 있었다. 온 지 얼마 안 돼서 적응도 힘들 테고, 뭐 궁금한 거라도 있어서 그러나 싶었다. 다른 것도 아니고 그저 밥 한 끼 먹자는 건데 학생끼리 뭐 대수냐. 위안은 가방을 어깨에 메며 고개를 끄덕였다. 소년의 얼굴이 단번에 환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많이 배고팠나봐?”
학원 엘리베이터로 향하며 묻자 타쿠야가 당황했다. 왜 그러지.
“네? 아, 저요? 어..뭐,네. 배고팠죠. 배고팠던 거겠네요.”
“무슨 대답이 그래?”
위안이 핀잔을 주자 타쿠야가 헤헤 웃었다. 평소 수업 시간엔 가려서 잘 보이지도 않던 소년이 오늘따라 웃음이 헤픈 것 같다. 얘도 명문고 학생이라던데, 원래 성격은 밝은 걸까.
밖을 나서자 쏟아지는 건물의 하얀 빛들 위로 큰 달이 어른거렸다. 그 위론 리미트 탑이 검게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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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어때?”
바삐 움직이다 동태를 살피는 자신의 선배에게 시경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하얀 가운과 마스크를 쓴 시경은 검은 머리카락과 눈에 쓴 뿔테안경을 제외하고 온통 눈사람처럼 새하얬다. 덕분에 가운에 튄 선혈이 물감을 뿌린 듯 이질적으로 느껴졌다. 붉은 색 종이를 오려 붙여 놓은 것 같은 피는 우윳빛 장갑에도 맺혀 바닥으로 뚝뚝 떨어졌다. 선혈의 주인은 그 옆에 누워 미동도 하질 않는 것이 전부였다.
시경은 피가 묻지 않은 손목으로 땀을 닦으며 말했다.
“상처가 앞서 본 것과 거의 같아요. 부위는 다르지만, 뭔가 큰 충격으로 몸을 갈라놨어요. 무슨 종이 찢듯이”
선배는 고개를 돌려 왼쪽을 보았다. 비슷한 모습의 시신들이 가지런히 바닥에 정리돼 있었다. 그 주변에도 흰 가운을 입은 사람들이 바삐 움직였다.
“동일범이란 얘긴가.”
“거의 확실하죠. 게다가 상당한 실력의 초능력자.”
“..그런 놈이 왜 기관에 들어와서 이 지랄을 떨고 갔을까.”
10분 전만 해도 관내는 잠시 후 있을 참사를 예상하지도 못했다는 듯 평범했다. 사람들은 일을 하거나 잡담을 나누었고, 고위급 선배와 시경은 따로 저녁을 먹고 들어올 참이었다. 결코 기관의 방어수준이 약한 곳도 아닐뿐더러, 밤 시간대라 경계가 강하면 강했지 약하지는 않을 때였다. 그런 때에 예고도 한치의 낌새도 없이 그것은 들이닥쳤다. 그것은 어떠한 선전포고도 하지 않은 요원들을 가차없이 짓밟고 헤집어서 아수라장을 만들어 놓았다. 그렇게 되고 그것이 홀연히 사라지기까지는, 두 사람이 연락을 받고 급히 돌아왔을 때와 그리 멀지 않았다. 언제나 하얗게 유지되던 관리실은 덧댄 듯 핏빛이 더해졌다.
“잦은 공격은 이미 일상생활인 곳이라고 해도, 이런 피해는 처음이란 말이지.”
이곳의 터주대감인 시경의 선배는 이미 잘 알고 있었다. 기관에서 일한다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를. 초능력을 거의 홀로 관리한다고 볼 수 있는 이 곳은 항상 위기상황에 신경을 바짝 세워야 하는 위치에 있었다. 조금이라도 실수를 저지르면 큰 문제로 번지게 된다. 정치적으로 어느쪽에도 속하지 않는다지만 여러 군데에서 연락이 들어오기도 하고 때론 협박을 해 오기도 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은 터치를 받는 사람들이 있다면 단연 리미트 요원들이었다.
리미트 요원들은 초능력이라는 강력한 에너지를 제한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사람들이었다. 리미트 기술이란 것도 사실 이들의 능력에서 나온 것이었고 기관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존재들이었다. 기관의 설립 때부터 이 능력을 가진 사람들은 기관의 요원으로 장래희망이 확정되어 일찍부터 스카웃되었다. 좀 위험하긴 해도 수입 좋고 평생을 보장하는 직장을 준다는데 능력자들은 사양하지 않고 기관으로 모여들었다. 본래 희귀한 능력도 아니니만큼 요원들은 그 숫자도 적지 않았다. 그런데.
“..리미트 요원만 거의 전부를 죽였어요. 그 많은 사람들을. 생존자들도 사경을 헤매고 있고요. 이게 뭘 말하는 걸까요?”
“넌 범인이 노리는 게 뭔지 알겠냐?”
선배의 눈이 반짝 빛났다. 모르던 해답을 찾았다기보단 두루뭉술하던 무언가가 수면 위로 불현 듯 떠오른 듯한 느낌의 눈빛이었다.
“대충은요..”
시경은 선배를 보았다. 그의 눈동자에는 숨길 수 없는 불안감이 스치고 있었다.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그 불안감은 분명 자신에게도 서려있을 것이다. 애써 말해오는 선배의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
“복구까진 얼마나 남았냐.”
“최대한 노력해도 한 달.”
이어 입에 담기에도 겁난다는 듯 말머리를 흐리며
“붕괴....가 일어날 때 까지는?”
“오래 버텨 봐야 일주일이겠지요.”
말이 끝나자마자 선배는 몸을 일으켰다. 가방을 들고 자리를 옮기는 그를 시경이 잰걸음으로 따라나섰다.
“피난이라도 가시게요?”
“이제 와서 가 봐야 어딜 가겠냐.”
“그럼요?”
급한 발걸음은 참사가 일어난 공간을 벗어나 끊임없이 어딘가를 향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데까지 노력해보자. 최대한 피해를 줄일 수 있도록.”
“제가 뭐 별 수 있겠나요, 선배 가는 데 전 따라가야죠.”
비꼬는 듯 해 보여도 시경의 말투에는 강한 신념을 숨길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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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프롤로그에 많은 관심 감사합니다ㅠㅠㅠ
댓글 달아주시고 신알신 눌러주신 아벨라들 사...사...좋아합니다...
2. 사실 일주일 동안 최소 5화 분량 정도는 쌓아두고 업로드하려고 했는데
문제는 예상외로 많이 못 썼어요..ㅠㅠ
이것도 거의 아슬아슬하게 분량 채운 건데 생각보다 적네요ㅜㅜ
스토리도 급전개인 것 같고
그래도 많은 격려와 관심 부탁합니다ㅠㅠ열심히 할게요
3. 이 픽은 타쿠안이지만 줄로, 에니엘 비중 꽤 있습니다.
일단 이번화는 타쿠안 등장...!
시경도 등장이지만 비중은 글쎄요ㅋㅋㅋ...
다른 비정상들은 좀 오래 있다 나올 것 같네요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주시길...!
문제아 중 모자 쓴 남학생은 스눅스가 아닙니다 그냥 엑스트라 조무래기일 뿐
4. 일단 짧은 분량 내에 많은 이야기를 담아내야하다보니 급전개일 수 있습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아슬아슬한 스토리;;
5. 다시 한 번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요즘 바쁘기도 해서 다시 언제 들고 올지는 모르겠지만...일주일에 한 번씩은 꼭 찾아뵐께요
글 쓰는 속도가 느려서 아슬아슬해요..
그럼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