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 오늘따라 시끄럽다. 리바이는 굳이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았지만 그렇게 생각했다. 다름이 아니라 저를 끌어안은 채 뒷목에 얼굴을 묻은 엘런이 그러했다. 평소엔 병장님, 피곤하시죠? 어서 주무세요, 하며 숨소리를 내기도 꺼려하던 놈이였는데 말이다. 밤은 이미 깊었고 어둠에 익숙해지는 눈을 따라 쥐오줌이 묻은 막사의 벽이 눈에 들어왔다. 무섭도록 고요한 방 안에서 웅얼 거리는 것이라곤 잠에 반 쯤 취한 엘런 혼자였다. 엘런은 리바이를 안은 팔에 조금 더 힘을 주곤 새로운 주제로 말을 이어갔다. " 벽 밖에는, 바다라는 곳이 있다고 합니다. " " ... ... " " 파랗고 반짝 거리는 소금물이 한 없이 넓고 깊은 평야에 가득 차있다고 했습니다. 또 물이 바람을 따라 소리를 내고... " 엘런은 입술이 말랐는 듯 혀로 입술을 한번 축였다. 이 곳에서 소금 한 줌이면 내놓으라 하는 보석과 가격을 얼마든 부를 수 있었다. 리바이는 초콜릿 케이크 마냥 단내가 진동하는 엘런의 연설을 한 마디 꼬집어 주려 한 것을 그만 두었다. 굳이 뺨을 붉혀가며 열심히 설명하는 얼굴을 찌를 마음이 없었기 때문이였다. 한참 물이 가득한 세상을 설명하던 엘런이 문득 리바이의 어깨에서 고개를 들었다. 가만히 엘런의 이야기를 듣던 리바이는 갑자기 마주친 엘런의 눈에 조금은 동요한 눈치였다. 엘런은 짐짓 진지한 어조로 말했다. " 저는 병장님께 바다를 꼭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 " .... 그런가. " 네, 반드시 말입니다. 눈가에 힘을 주어가며 대답하는 엘런의 초록색 눈동자가 달빛에 번뜩이고 있었다. 리바이는 별 다른 말을 하지 않은 채 고개를 살짝 끄덕이곤 다시 벽쪽으로 몸을 돌렸다. 엘런을 신뢰하지 않기 때문이 아니였다. 워낙 불 같은 그의 성격을 알고 있었기에 어련히 엘런이 알아서 하겠지 싶었기 때문이였다. 엘런은 자신의 품에 담긴 리바이의 마른 등을 쳐다보다 한동안 입을 꾹 다물었다. 그러니 어디론가 가심 안됩니다. " 제가 꼭, 바다에 모셔 드릴테니까요. " " .... 어이, 애송이. 분수를 넘었어. " " 아... 그랬나요. " 엘런이 무안한 듯 웃었다. 그러다간 이내 작은 인류최강의 입에 입술을 겹쳤다. 내일은 벽외조사가 있는 날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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