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까지 하숙24번지 촬영을 하고 숙소로 돌아가는길 피곤한탓에 더 마른것처럼 느껴지는 눈때문에 인공눈물을 찾느라 주머니를 뒤적거렸다
어디서 떨어트린것일까 주머니를 아무리 뒤집어봐도 나오지 않는 인공눈물에 재환은 신경질적으로 머리를 긁적이더니 렌즈를 거칠게 빼면서 가방에서 렌즈통을 찾아냈다
따가운 눈을 찡긋거리며 대충 렌즈를 정리하고 눈을 감는다
'내 세상도 나중에는 눈감은것처럼 아무것도 보이지 않겠지'
스며나오려는 눈물을 가리려 한쪽팔을 눈위로 올리는 재환. 한참을 그렇게 있었더니 어느새 연습실 앞에 도착했고 재환은 터덜터덜 멤버들이 있을 연습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문을열자 후끈한 공기가 밀려오고 재환은 인사를 받으며 탈의실로 가서 옷을 갈아입고 렌즈대신 안경을 끼고 나갔다
"형 안경꼈네요?"
"어?그러네 형 연습할때 거슬린다고 맨날 렌즈끼더니"
재환은 어색하게 웃으며 눈이 너무 아파서 그렇다 대답했다 재환이 자리를 잡고 다시 연습이 시작되었다
긴 새벽 연습을 마치고 모두 연습실에 널부러져 쉴때 학연이형이 이번 시상식무대에 스페셜무대가 있다며
내일부터 안무를 맞춰보자고 말하는걸로 연습을 마무리 지었다숙소로 돌아와 씻고 3시간쯤 잤다일어나 모두들 비몽사몽한 상태로 스케줄을 갈 준비를 하고있다 나 역시도
여전히 뻑뻑한 눈이지만 방송을 나가야 하는탓에 어쩔수없이 렌즈를 집어들었다 하지만 어제 차에서 대충 정리를 한 탓일까 오른쪽 렌즈가 렌즈통 뚜껑에 집혀서 찢어져있었다 결국 시간에 쫒겨 왼쪽만 끼고 숙소를 나섰다
사녹무대에서 리허설을 할때부터 한쪽만 낀 렌즈탓인지 어지러워 동선을 이탈했다 이래서는 안될것같아서 왼쪽렌즈마저 빼버렸다 뿌연세상 사녹을 무슨정신으로 마쳤는지 모르겠다
사녹때 바라봐야 하는 카메라에는 불이 들어오는데 흐려져서 알아보기도 힘들었다 무대에서 내려와 관계자분들께 인사를 하고 빨리 빠져나가려고 하다가 앞에서있는 어떤 사람과 세게 부딪혔다
"죄송합니다"
정신도 없었을뿐만아니라 온통 뿌연세상에 어지러워 누군지 구분도 가지 않아 90도로 고개를 숙이며 사과를 하고 지나갔다 아니 지나가려했다
상대방은 내 손목을 꽉 잡아왔다 초점이 흐려진 눈을 찡그려 누군지 확인하려 할때
"형...?"
눈앞에 손을대고 흔드는듯한 원식이의 실루엣을 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