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엄청난 이웃
by. Aby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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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게 인터넷의 위엄이란 건가.
"오빠! 나무 오빠랑 친해요?"
불과 이틀 전만 해도 평범한 일반 시민이었던 내가.
"오빠! 진짜 우현 오빠랑 같이 살아요?"
대로변에서,
"오빠! 나무 오빠랑 잠도 같이 자요?"
소녀 떼들에게 둘러싸인 채
"우현 오빠랑 진짜 잠만 같이 자요?"
질문 폭격을 받고 있다.
"오빠! 나무 오빠 오늘 팬티 색깔 뭐예요?"
나도 몰라!!! 남우현 어제 오늘 못 봤어!!!! 그리고 팬티 색깔은 왜 궁금한 건데?? 좀 꺼져1!! 꺼지라고 이것들아!!!!!!!
여자애들에게 차마 이렇게 욕을 할 순 없기에 억지로 웃으며 한 명 씩 밀쳐내고 있다. 그런데 애들이 어찌나 힘이 센지, 그리고 어찌나 많은지....이것들아...날 놔줘....나 가야돼ㅠㅠ명수가 기다린단 말이야ㅜㅠㅠ 마침 내 폰에 전화가 왔다. 소녀떼들은 저희들의 우상 남우현인 줄 알고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그런 애매한 적막 속에서 난 디게 뻘쭘해하며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어디야. 왜 이렇게 늦어."
아ㅠ명수다ㅜ
"명수야아ㅠ나 여기.."
내 위치를 설명하고 있는데 빠순이들(소녀떼들에서 정정. 얘들은.. 왜 나한테까지 이럴까ㅠ)이 웅성웅성거린다.
"뭐야. 나무 오빠 아니네. 친한 거 맞어?" "왜, 같이 산다니까. 나무 오빠 지네 멤버들하고도 방 같이 안 쓴 사람이야. 근데 저 오빠는 자기가 데리고 들어왔대며." "그 때 구해가는 사진 못 봤어? 쟤네 둘 완전 찐한 사이라니까."
...온간 억측과 헛소문이 난무하는 현장에서 난 견디다 못해 명수에게 도움을 청했다.
"명수야ㅜ나 좀 구해줘ㅠ나 여기서 못 가겠어." "무슨 일이야?" "지금 여기 남우현 빠ㅅ....아니, 팬들이 무지 많아서 못 움직이겠어." "기다려. 금방 갈게."
아, 우리 믿음직한 명수. 비록 발음은 싸지만. 기다리라니까 닥치고 기다리고 있어야 할 거 같은 그런 느낌^^! 그 와중에도 빠순이들은 날 쥐어뜯고 흔들면서 자기네 우현 오빠한테 전화를 걸어라 어째라 난리였다. 명수야 언제와ㅜ 거의 울기 직전일 때, 한 줄기 구원의 음성이 들려왔다.
"이성열!!" "명수야ㅠ" "아 씨발 야 이 미친년들아 절루 안 꺼져? 왜 길 가는 사람 붙잡아 놓고 행패야. 이거 놓고 안 꺼지지, 어?"
명수가 인상을 구기며 빠순이들을 하나씩 때릴 듯 밀쳐내자 모세의 기적처럼 빠순이 떼가 두 갈래로 갈라졌다. 끝내 내 옷 끝자락을 쥐고 놓지 않던 빠순이 하나는 명수가 직접 거칠게 떼놓고 나서야 나에게서 떨어져 나갔다. 명수가 내 손목을 잡고 그 하이에나 같던 빠순이떼에게서 벗어난다. 이 상황... 또 있었던 것 같은데. 좀 한적한 곳으로 오자 명수가 내 손목을 놔준다. 그리고 눈을 빤히 바라보며 묻는다.
"쟤들, 뭐야. 왜 저래. 남우현 팬들이 왜 널 더러 그러고 있어." "그게 있지..."
난 명수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얼마 전에 있었던 일과 남우현이 했던 말을 이야기하자 왜 진작 말 안 했냐며 뭐라고 했다.
"이렇게 될 줄 몰랐지이." "남우현이 나가지 말랬다며. 얼굴 다 팔렸다는 게 그 뜻이잖아. 지 빠순이들한테 니 얼굴 다 알려진 거라고." "그런가?" "끄래. 이 바보야. 진작 말하지. 그럼 내가 남우현 집으로 갔지." "우현이 언제 올 줄 알구." "며칠 안 들어온다면서." "아, 그렇지." "바보야."
주변을 둘러 본 명수가 자기 모자를 내게 씌우더니 내 손을 잡고 걸어가면서 말했다.
"이래선 어디서 밥도 못 먹겠다. 어디야, 남우현 집."
"여기야?"
내가 고개를 끄덕이며 집안으로 먼저 들어갔다. 어색하게 신발을 벗고 안으로 들어선 명수가 이리 저리 둘러보더니, 좋은 데 사네 이성열. 한 마디 했다. 곰팡이와 동거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한순간에 레벨 업해서 서울에서도 가장 비싸다는 빌라 중 한 곳에서 살게 되다니. 신데렐라가 따로 없구만. 비록 고용인으로서지만. 명수를 소파에 앉히고 오렌지 주스 한 잔을 따라서 명수에게 건네고 성열은 자신의 방으로 가 시끄럽게 울리는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어디야?"
남우현이네. 아까 있었던 소동을 생각하니 괜히 남우현이 밉다. 얘 때문에 간만에 외식하려고 했는데. 이게 뭐야! 툴툴거리며 대꾸했다.
"집이지 어디야." "그래? 나 지금 올라간다." "어?" "지금 올라간다고." "며칠 안 들어온다며??" "뭐 필요한 거 있어서. 온 김에 자고 가려고 그러는데 왜. 내가 내 집에 오는 게 불만이냐?" "아...아니..그건 아닌데.." "엘리베이터 탄다. 끊어."
헐! 남우현이다!! 어떡해!! 발을 동동 구르다가 거실에 앉아 있는 명수를 떠올리고 방 밖으로 뛰쳐나갔다. 어울리지 않게 개그 프로그램이나 보면서 시시덕거리는 명수를 일으켜 재촉을 했다.
"왜 그래, 성열아?" "아, 남우현!! 남우현 지금 온대!! 집 앞이래!! 어떡해?"
남우현 안 그래도 김명수 엄청 싫어하는 눈치던데!!! 내가 자기 허락 없이 멋대로 데리고 들어 온 거 알면 나도 쫓아내려고 할 지도 모른다. 안 그래도 그제 일 때문에 화나서 돌아다니던데. 코에서 불을 뿜으며 흥분해 날 뛸 남우현을 생각하니 골치가 아파졌다. 더 시끄러워지기 전에 미안하지만 명수랑 나가야 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김명수야... 왜.. 발을 떼질 않니.
"뭐해? 나가자, 얼른." "왜?" "왜긴. 남우현 온다니까?" "그게 뭐. 죄 졌어?"
....그, 그건 아닌데. 그래도 고용주 집에 친구를 데려오는 건..
"죄 진 거 아니면 그냥 있어. 너 아까 그 꼴 겪고도 밖에 또 나가고 싶냐? 너 어디서 마음 놓고 밥 한 끼 못 먹어."
그렇긴 해도... 남우현이 진짜 싫어할텐데. 어떡하지? 한 쪽 발은 신을 신고 한 쪽 발은 마루를 밟은 어정쩡한 자세로 현관에 서 있었다. 남우현 금방 올텐데. 아씨, 진짜. 답이 없는 고민을 마구 하고 있을 때, 띵동. 경쾌한 벨소리가 울렸다. 힉! 남우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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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공지
안녕하세요 에비입니다~ 나이웃 첫 공지인듯ㅋㅋ
먼저 그간 <나의 엄청난 이웃>을 꾸준히 읽어주시고 사랑해주신 독자 여러분께 감사하다는 말을 드리고 싶습니다
마이너 커플링으로서 재미도 감동도 없는 이따위 글 재밌다고 칭찬도 해주시고 격려도 해주시고..ㅜㅜ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았습니다 감사해요 그대들♡
매번 댓글 달아주신 한익 그대, 쭈구리 그대, 수달 그대, 피트리 그대, 비엔나 그대 그 외 꾸준히 방문해주신 다른 많은 그대들ㅜㅠ께... 죄송스런 말씀을 올리게 되었네요..
연재 중단해요^-^......ㅠ....애초에 연재를 하는 게 아니었어..ㅜ..죄송합니다
나의 엄청난 이웃은 사실 엄청나게 오래된 플롯이에요
애들 첫 단콘 시즌부터 계획했던 거니까... 2월이던가요 그 때가
아무튼 그 즈음에 1회부터 각 회별 에피소드 정리하고 완결까지 딱 계획해놓고 연재 시작한 거ㅎ....
전 이렇듯 계획성이 짜장인 녀성입니다ㅋㅋㅋ
근데 이게 너무너무 오래되다보니까ㅜ늘어지고...갈수록 재미도 떨어지고...내 글이 너무 부끄러워져서 제가 포기해요ㅠ 이거 여기까지 끌고 오면서 수많은 자아성찰과 자괴감에ㅋㅋ
공커로 연재를 했어야 했나.... 불마크를 달아야ㅋㅋㅋ 했나.... 내가 글을 참 재미 없게 쓰는구낰ㅋㅋ..ㅋㅋㅋ...보시는 분들도 고역이시겠다... 이 정도에서 내가 끝내야지ㅋ 싶었어요..
미리 끊었어야 하는데 괜한 미련에 질질 끌어온 점 죄송합니다... 말 없이 끝내는 건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 요즘 트렌드인듯한ㅋㅋㅋㅋ연중공지를ㅋㅋㅋㅋㅋㅋㅋㅋㅜㅠㅠㅠ
또 제가ㅎㅎ원래 백수였거든욬ㅋㅋㅋ근데 알바 시작함....강제 취업 당해서 종일 서서 일해요... 얼굴에 경련일게 웃고ㅠ...사장 오빠한테 붙들려서 맨날 술처먹고...집에 오면 쓰러져서 자기 바쁨..ㅠㅠ..그런 연유로 나이웃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었따ㅠㅠㅠ 미안하고 죄송합니다.... 욕하세영... 돌도 던지시고 발로 밟으시고.. 이깟 게 뭐라고ㅠ내가 뭐라고 이런 거 쓰는 지 모르겠네ㅜㅜㅠ
다시 한번 죄송합니다 사죄합니다 대역죄인이에요 석고대죄합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