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OO
"우쭈쭈."
하..
"우쭈쭈. 내새끼 대답안함?"
하..
차 버릴까? ㅎㅎ..
"야."
진지하게 솔로욕구를 돋구어 주시는 내 앞의 사내 아이는 내 남자친구야.
내가 어쩌다가 이 놈 자식의 여자친구가 된 지 모르겠지만, 아니. 내가 여자친구가 맞는지도 모르겠지만
제일 의심할 수 없는 사실 하나는 생각하는 내가 있다는 것.. 이 아니라 내가 이 놈의 공식 개새끼다~ 이거지.
"오빠가 부르면 빨랑빨랑 대답을 해야지."
"오빠는 무슨.. 십팔세 주제에."
"십팔? 그런 나쁜 말은 어디서 배웠어, 엉?"
한 손으로 턱 밑을 잡고 흔드는 구준회 때문에 반고리관이 흔들리는 기분이었어. 어지러워 이놈아.
"아 어지러워 하지마아."
"아 어지러워엉 하지뫄앙"
"아 미쳤어 정말 따라하지마"
"미텨쪄 정말 따라하지뫄~"
1절을 모르는 구준회씨. 오늘부로 당신에게 솔로판결을 내립니다. 탕탕.
턱 밑에있는 구준회 손을 탁 치우고 불쾌해진 마음을 다스리며 반으로 들어가려는데
머리카락을 잡아끄는거야. 그래. 넌 내 남자친구야. 난 니 여자친구고 우린 연인이야.
매일 가슴속에 새기며 잊지 않으려는 내 노력을 넌 알아주기나 할까.
"매점가자. 빵 사줄게."
"빵?"
"그래. 빵순아."
"오예! 나 카카오빵 사줘. 스티커 모으고 있는데 갖고싶은게 아무리 해도 안나와."
"그래 그래. 카카오 빵인지 뭐시긴지 니가 다 쳐먹고 뚱개되라 뚱개."
-
준회
"아줌마아! 카카오빵 주세요."
내가 준 돈으로 쫄랑쫄랑 꼬리를 흔들며 아줌마에게 빵을 사달라고 하는 내 개새끼를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으고 있는데
옆에서 기웃기웃 내 새끼를 훔쳐보는 놈들이 있었다.
빵을 받으며 행복한 듯 나한테만 보여주는 귀여운 웃음을 흘리며 빵껍질을 뜯는데 그걸 보며 귀엽다고 난리다.
"꺄악!!! 주네야, 주네야!!"
"왜에."
"내가 갖고 싶던거 걸렸어. 짱 기분좋아. 으헤헤헤. 아싸리~"
한쪽에서 난리법석 깜찍한 소리를 지르며 부르기에 조금 퉁명하게 대답해줬더니 들리는지 마는건지
뛰어와서 팔짱을 낀다. 올라가는 입꼬리가 신경쓰이긴 했지만 굳이 낮추지는 않았다.
자기가 갖고싶었던 스티커라면서 자랑을 해대는데.. 하..진짜..
진짜 너무 사랑스럽다.. 아 진짜..
내가 항상 부끄러워서 말 못하지만 진짜 니가 내 여자친구가 아니었으면 .. 상상도 하기싫다.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좋아? 라고 해주니 응! 하고 웃는데
눈웃음과 함께 입 옆에 조그만한 보조개가 생긴다. 하.. 그냥 결혼해버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