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열 본인 스스로가 생각해도 어이없었다. 대학교 1학년이 퀵보드를 타다 다리가 부러져 병원신세라니. 옆에 같이 있던 백현도 놀리기 바빴다.
병신새끼. 동기들도 한마디씩 했다.
6인실에 초연히 누워있자니 이제 20살, 피끓는 비글, 박찬열은 좀이 쑤셔 견딜 수 없었다. 생각했다. 심심하다. 뭐 재밌는거 없나.
정신을 차렸을 때 찬열은 이미 복도를 어슬렁거리고 있었다. 간호사 누나가 뼈 늦게 붙는다고 돌아다니지 말랬는데.
차마 병원밖으로 나가지는 못하겠고, 다른층이야 뭐 똑같을것 같으니.
이거이거, 이러다가 이 병원에 어느 예쁜 간호사랑 눈맞게되는거 아니야?
그런 생각을 하니 웃음부터 나왔다. 직원휴게실쪽으로 가볼까.
"뭐해요? 아까부터. 할일 더럽게 없나."
이거 지금 나보고 한 소린가. 에이 설마. 이렇게 잘생긴 사람을 보고 먼저 시비를 걸 리가 없지.
"다리 뼈 나간 사람들은 돌아다니면 더 망한다던데. 혹시 보험사기범?"
찬열은 주위를 살폈다. 나 말고 다리를 다친 사람이 있나? 없네?
이새끼가!
빡친 찬열이 고개를 돌리자 창문에 걸터앉아있던 세훈이 피식, 웃는다.
"아니, 아까부터 계속 돌아다니길래."
돌았나! 딱 봐도 고딩같은게. 내가 지금 목발짚고 있다고 무시하는거야? 와. 목발어택 보여줘?
화나서 허우적 거리는 찬열을 본 세훈이 막 웃는다.
"다리 아프신분이 그러면 쓰나. 넘어져요~"
...세훈과 찬열의 첫만남이었다.
세훈은 찬열의 병실 바로 옆호실의 환자였다. 간호사들에게 물어 세훈의 이름과 병실을 알아낸 찬열은 그를 찾아갔다. 문 앞에서 왼쪽으로 몇 발자국만 걸으니 바로다.
여기 맞나?
병실 앞에 붙은 환자명렬. 어디보자, 강명희(56) 관절염, 이경해(62) 당뇨...,
오세훈(17) ...백혈병? ..까고있네.
어쩐지 애가 비썩마른게 부실해 보이더라니. 그래도 6인실쓰는거 보면 별로 아프지는 않나보다. 찬열은 내심 가슴을 쓸어내렸다.
목발을 짚고 천천히 세훈의 병실안으로 들어가자, 창가쪽에 누워 밖을 바라보고있는 세훈이 바로 보인다.
일부로 읐쌰읐쌰 소리를 내며 다가가니 세훈이 고개를 돌려 자신쪽을 바라본다.
그게 또 민망해 찬열은 헛기침만 내뱉다가 그냥 앉지? 하는 세훈의 말에 머쓱하게 옆에 앉았다. 아니 근데 이새끼는 왜 반말이야 아까 보니까 17살이더만.
17살? 와. 되뇌어보니 참 어리네. 난 17살때 어땠지. 혼자 회상해보는 찬열을 세훈이 뚫어져라 쳐다본다
왜? 엉아가 좀 잘생겼냐?
" 왜 밥풀 묻히고 다녀?"
헐. 나보고 한 소리임? 어떡해! 아까 다희누나랑 마주쳤는데! 어쩐지 날 보고 너무 해맑게 웃더라니.
" 거울있어? 거울!"
" 화장실가면 있겠지."
그 말을 듣고 불편한 다리로 다급히 화장실로 향하는 찬열을 보며 세훈은 또 웃었다.
" 뻥인데. 바보."
병신새끼. 동기들도 한마디씩 했다.
6인실에 초연히 누워있자니 이제 20살, 피끓는 비글, 박찬열은 좀이 쑤셔 견딜 수 없었다. 생각했다. 심심하다. 뭐 재밌는거 없나.
정신을 차렸을 때 찬열은 이미 복도를 어슬렁거리고 있었다. 간호사 누나가 뼈 늦게 붙는다고 돌아다니지 말랬는데.
차마 병원밖으로 나가지는 못하겠고, 다른층이야 뭐 똑같을것 같으니.
이거이거, 이러다가 이 병원에 어느 예쁜 간호사랑 눈맞게되는거 아니야?
그런 생각을 하니 웃음부터 나왔다. 직원휴게실쪽으로 가볼까.
"뭐해요? 아까부터. 할일 더럽게 없나."
이거 지금 나보고 한 소린가. 에이 설마. 이렇게 잘생긴 사람을 보고 먼저 시비를 걸 리가 없지.
"다리 뼈 나간 사람들은 돌아다니면 더 망한다던데. 혹시 보험사기범?"
찬열은 주위를 살폈다. 나 말고 다리를 다친 사람이 있나? 없네?
이새끼가!
빡친 찬열이 고개를 돌리자 창문에 걸터앉아있던 세훈이 피식, 웃는다.
"아니, 아까부터 계속 돌아다니길래."
돌았나! 딱 봐도 고딩같은게. 내가 지금 목발짚고 있다고 무시하는거야? 와. 목발어택 보여줘?
화나서 허우적 거리는 찬열을 본 세훈이 막 웃는다.
"다리 아프신분이 그러면 쓰나. 넘어져요~"
...세훈과 찬열의 첫만남이었다.
세훈은 찬열의 병실 바로 옆호실의 환자였다. 간호사들에게 물어 세훈의 이름과 병실을 알아낸 찬열은 그를 찾아갔다. 문 앞에서 왼쪽으로 몇 발자국만 걸으니 바로다.
여기 맞나?
병실 앞에 붙은 환자명렬. 어디보자, 강명희(56) 관절염, 이경해(62) 당뇨...,
오세훈(17) ...백혈병? ..까고있네.
어쩐지 애가 비썩마른게 부실해 보이더라니. 그래도 6인실쓰는거 보면 별로 아프지는 않나보다. 찬열은 내심 가슴을 쓸어내렸다.
목발을 짚고 천천히 세훈의 병실안으로 들어가자, 창가쪽에 누워 밖을 바라보고있는 세훈이 바로 보인다.
일부로 읐쌰읐쌰 소리를 내며 다가가니 세훈이 고개를 돌려 자신쪽을 바라본다.
그게 또 민망해 찬열은 헛기침만 내뱉다가 그냥 앉지? 하는 세훈의 말에 머쓱하게 옆에 앉았다. 아니 근데 이새끼는 왜 반말이야 아까 보니까 17살이더만.
17살? 와. 되뇌어보니 참 어리네. 난 17살때 어땠지. 혼자 회상해보는 찬열을 세훈이 뚫어져라 쳐다본다
왜? 엉아가 좀 잘생겼냐?
" 왜 밥풀 묻히고 다녀?"
헐. 나보고 한 소리임? 어떡해! 아까 다희누나랑 마주쳤는데! 어쩐지 날 보고 너무 해맑게 웃더라니.
" 거울있어? 거울!"
" 화장실가면 있겠지."
그 말을 듣고 불편한 다리로 다급히 화장실로 향하는 찬열을 보며 세훈은 또 웃었다.
" 뻥인데. 바보."
화장실에 도착해 거울을 확인하던 찬열은 깔끔한 자신의 얼굴에 열이 뻗쳤다. 이게, 감히 형을 놀려?
다시 찾아가서 보복을 할까. 하다가 찬열은 그냥 자신의 병실로 향했다. 하, 걍 포기. 심심해서 병원에 동생한명 만들어놓으려고 했더니. 너무 싸가지가 없어서 안되겠다.
간신히 침대옆에 목발을 세워두고 누운 찬열은 눈을 감았다. 지금자면 밤에 잠 안 올텐데. 너무 심심하다. 핸드폰도 사고날때 같이 부숴졌다. 아.
...의식이 흐려진다.
눈을 뜨자 눈이 보였다. 아주 깊고 잘생긴 눈. 찬열은 자신만큼이나 잘생겼다고 생각했다. 찬열 기준에서 그건 엄청난 미남이란 의미다.
" 일어났네."
그 눈이 말을 했다. 잠시 멍때리던 찬열은 곧 그게 옆 병실 싸가지없는 고딩이란걸 깨달았다. 그 고딩의 눈이다. 잘생겼다. 그리고 슬프다.
" 왜 말이 없어?"
고딩이 또 말했다.
그냥. 갑자기 말이 안나온다. 쟨 왜 저래생겼지.
찬열이 대답이 없자 고딩이 다시 입을 연다.
" 아까, 화났어..?...요?"
그게 존댓말이야 반말이야. 순간 웃겼다.
" 그냥 형이랑 친해지고싶어서 그런거예요."
그랬구나. 알만하다. 원래 어린애들이 좀 그래.
" 그냥 장난이었어요."
" 그래. 임마."
멋있는 형이 봐줄께.
그날 이후 둘은 맨날 붙어다녔다. 알고보니 세훈은 13살때부터 4년이나 입원해있던 나름 고참이었다. 그는 찬열에게 병원에서 할 수 있는 각종 놀이와 병원시설들을 소개해주었다.
특히 할머니들과 치는 고스톱은 꿀잼이었다. 비록 돈은 많이 잃어도 둘러앉아 치다보면 할머니들 입담에 배가 찢어질것 같이 웃었다.
병원 3층에는 컴퓨터가 있었다. 세훈말에 의하면 처음에는 계속 이용할 수 있었는데 초딩들 때문에 1인당 하루에 2시간 이상 이용 할 수 없다고 한다.
둘은 점심을 먹고나면 항상 그리로 갔다. 세훈이 인터넷강의를 들으면 찬열은 그 옆에서 가볍게 인터넷기사를 보거나 세훈을 가르치거나 했다. 처음엔 옆에서 게임을 했었는데, 공부하는 애 옆에서 할 짓이 아니다싶어 내린 결정이었다. 찬열은 이래뵈도 꽤 알아주는 학교 학생이었다.
밤이 되면 그들은 각자의 병실로 가기전에 병원꼭대기 층으로 갔다. 병원에서 가장 하늘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장소였다. 옥상은 자살방지를 위해 막아져있었다.
세훈은 밤하늘을 보는것을 좋아했다. 자유로워지는 느낌이라고. 찬열은 웃었다. 역시 어리네. 애기다. 그래봤자 3살 차인데.
밤바람은 차다.
" 근데 너 이렇게 막 돌아다녀도 되?"
백혈병이라며. 괜히 나랑 이렇게 돌아다니다가 나빠지는건 아니야? 사실 처음부터 묻고싶었던 얘기였지만 왠지 그럴수가 없었다. 어딘가 미안해서.
" 이제 거의 다 나아가요."
세훈의 대답에 가슴이 진정된다. 그래. 그렇겠지.
" 그럼 너 퇴원은 언제하냐?"
" 모르겠어요. 한 5개월 정도 경과를 더 봐야한대요."
그렇구나. 난 이제 얼마 안있으면 퇴원하는데.
" 너 그럼 퇴원하면.. 학교 다니는건가? 고등학교?"
" 네. 그럴것 같아요."
" 너 중학교 졸업은 했나?"
" 검정고시 봤어요."
그렇구나. 짜식. 착실하네. 병마와 싸우기도 힘들었을텐데, 공부도 열심히하고. 물론 난 고딩때 저거보다 많이 했지만.
" 나 퇴원해도 계속 찾아올께."
찬열의 말에 세훈이 장난스레 웃는다.
" 그러시던가~"
어휴~ 제발 그렇게 해 주세요!해도 모자랄판에. 정말 싸가지없는 고딩이다.
다시 찾아가서 보복을 할까. 하다가 찬열은 그냥 자신의 병실로 향했다. 하, 걍 포기. 심심해서 병원에 동생한명 만들어놓으려고 했더니. 너무 싸가지가 없어서 안되겠다.
간신히 침대옆에 목발을 세워두고 누운 찬열은 눈을 감았다. 지금자면 밤에 잠 안 올텐데. 너무 심심하다. 핸드폰도 사고날때 같이 부숴졌다. 아.
...의식이 흐려진다.
눈을 뜨자 눈이 보였다. 아주 깊고 잘생긴 눈. 찬열은 자신만큼이나 잘생겼다고 생각했다. 찬열 기준에서 그건 엄청난 미남이란 의미다.
" 일어났네."
그 눈이 말을 했다. 잠시 멍때리던 찬열은 곧 그게 옆 병실 싸가지없는 고딩이란걸 깨달았다. 그 고딩의 눈이다. 잘생겼다. 그리고 슬프다.
" 왜 말이 없어?"
고딩이 또 말했다.
그냥. 갑자기 말이 안나온다. 쟨 왜 저래생겼지.
찬열이 대답이 없자 고딩이 다시 입을 연다.
" 아까, 화났어..?...요?"
그게 존댓말이야 반말이야. 순간 웃겼다.
" 그냥 형이랑 친해지고싶어서 그런거예요."
그랬구나. 알만하다. 원래 어린애들이 좀 그래.
" 그냥 장난이었어요."
" 그래. 임마."
멋있는 형이 봐줄께.
그날 이후 둘은 맨날 붙어다녔다. 알고보니 세훈은 13살때부터 4년이나 입원해있던 나름 고참이었다. 그는 찬열에게 병원에서 할 수 있는 각종 놀이와 병원시설들을 소개해주었다.
특히 할머니들과 치는 고스톱은 꿀잼이었다. 비록 돈은 많이 잃어도 둘러앉아 치다보면 할머니들 입담에 배가 찢어질것 같이 웃었다.
병원 3층에는 컴퓨터가 있었다. 세훈말에 의하면 처음에는 계속 이용할 수 있었는데 초딩들 때문에 1인당 하루에 2시간 이상 이용 할 수 없다고 한다.
둘은 점심을 먹고나면 항상 그리로 갔다. 세훈이 인터넷강의를 들으면 찬열은 그 옆에서 가볍게 인터넷기사를 보거나 세훈을 가르치거나 했다. 처음엔 옆에서 게임을 했었는데, 공부하는 애 옆에서 할 짓이 아니다싶어 내린 결정이었다. 찬열은 이래뵈도 꽤 알아주는 학교 학생이었다.
밤이 되면 그들은 각자의 병실로 가기전에 병원꼭대기 층으로 갔다. 병원에서 가장 하늘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장소였다. 옥상은 자살방지를 위해 막아져있었다.
세훈은 밤하늘을 보는것을 좋아했다. 자유로워지는 느낌이라고. 찬열은 웃었다. 역시 어리네. 애기다. 그래봤자 3살 차인데.
밤바람은 차다.
" 근데 너 이렇게 막 돌아다녀도 되?"
백혈병이라며. 괜히 나랑 이렇게 돌아다니다가 나빠지는건 아니야? 사실 처음부터 묻고싶었던 얘기였지만 왠지 그럴수가 없었다. 어딘가 미안해서.
" 이제 거의 다 나아가요."
세훈의 대답에 가슴이 진정된다. 그래. 그렇겠지.
" 그럼 너 퇴원은 언제하냐?"
" 모르겠어요. 한 5개월 정도 경과를 더 봐야한대요."
그렇구나. 난 이제 얼마 안있으면 퇴원하는데.
" 너 그럼 퇴원하면.. 학교 다니는건가? 고등학교?"
" 네. 그럴것 같아요."
" 너 중학교 졸업은 했나?"
" 검정고시 봤어요."
그렇구나. 짜식. 착실하네. 병마와 싸우기도 힘들었을텐데, 공부도 열심히하고. 물론 난 고딩때 저거보다 많이 했지만.
" 나 퇴원해도 계속 찾아올께."
찬열의 말에 세훈이 장난스레 웃는다.
" 그러시던가~"
어휴~ 제발 그렇게 해 주세요!해도 모자랄판에. 정말 싸가지없는 고딩이다.
헤헿. 봐주셔서 감사합니당.
모든 시리즈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공지사항
없음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현재글 [세찬] 내 옆에 위아래모르는 놈 하나 있다. 1 2
11년 전공지사항
없음

인스티즈앱
이거 누구 잘못같아? 하 너무 억울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