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들을 쳐다보는 종인의 눈빛이 무심하다, 싶을 정도로 굳어있다. 방금 포토존에서의 인터뷰 때까지만 해도 방긋 웃었었는데, 뭔가 마음에 들지않는게 생긴걸까. 직접 발로 뛰며 모델들을 런웨이에 세운 백현이 종인의 옆에서 안절부절한다. 날카롭게 모델과 옷을 뜯어보는 종인때문에 제 다리가 다 후덜거린다고 생각하며 백현이 꿀꺽 침을 삼켰다. 제 앞을 지나가는 모델을 눈동자만 움직여 위아래로 훑어본 종인의 고개가 갸우뚱했다. 그 작은 행동에 백현의 몸이 굳었다. 패션쇼를 볼 때 종인은 말을 많이 하지않는다. 그래서 더 무섭다. 방금 지나간 모델의 워킹을 머릿속으로 곱씹으며 종인이 쯧, 혀를 찼다. 변백현이 캐스팅한 것 치고 엉망이군, 실망하며 찬열에게 말한다. 방금 걔, 다음부터 빼. 찬열은 또 뭐가 그렇게 마음에 안드냐는 표정으로 픽 웃었다.
"수고하셨습니다!"
"..."
패션쇼가 끝나고 수십명의 스텝들과 모델들의 인사를 받은건 디자이너도, 패션쇼를 후원한 회사의 회장님도 아니었다. 김종인이였다. 고개를 한번 끄덕이며 종인이 쓰윽 주위를 둘러보았다. 이미 쇼가 끝난 런웨이는 허전하다. 무표정으로 잠깐 런웨이를 응시하던 종인이 이내 백현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백현아.
"네?"
"모델 리스트 내 책상에 갖다놔."
"알겠습니다.."
"그리고,"
"..."
"무대 별로다."
고요한 적막 속에서 종인이 미련없이 발걸음을 옮겼다. 모델답게 잘빠진 뒷태에 빠져있던 모델들의 얼굴이 이내 사색이 됬다. 리스트를 제 책상에 갖다놓으라는 종인의 말은, 곧 가까운 시일 내에 모델들을 싹 갈아치우겠다는 말이다. 게다가 무대까지 별로라니.. 이번 쇼는 완전 망했다라는 생각에 백현의 어깨가 추욱 쳐졌다. 매번 '잘했네'라던가, '수고했어'라는 말은 존재하지않았다. 종인이 아무 말도 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정도는 최고로 양호한 상태였고, 오늘같은 식이라면 변백현, 자신도 언젠간 내쳐질 것이다. 버림받은 강아지같은 백현의 뒷모습을 보던 찬열이 슬핏 웃음을 흘리며 백현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후보로 뽑아놓은 리스트 있죠? 그것 좀 갖다줘요.
"아, 알겠습니다.."
찬열의 부탁에 꾸벅 허리를 숙이곤 총총총 뛰어가는 백현이다. 종인의 한마디에 이미 런웨이는 분해되고있었다. 아마 오늘 밤이면 런웨이의 새로운 디자인이 나올테고, 변백현은 이게 김종인이 좋아할만한 스타일인가 끙끙대다 결국 내일 새벽이면 런웨이는 아주 새롭게 바뀌어져 있을 것이다. 김종인의 영향력은 일반인들의 생각보다 훨씬 많이, 크다.
ㅇㅇ2 진ㅇ징이들아 노네 보고있ㅅ니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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