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주소 복사
공지가 닫혀있습니다 l 열기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이준혁 샤이니 온앤오프
한겨울 전체글ll조회 1112l 1

 

 

 

김한빈은 아버지가 제일 무섭다. 물론 이런 말을 하면 친구들은, 넌 아직 어려서 가장의 힘든 모습을 못 봤다느니. 네가 철이 없다는 거니. 이러쿵저러쿵하며 이런 말을 서슴없이 한다. 그럼 말을 들으면 한빈은 왠지 억울해진다. 시험기간에 컴퓨터 좀 늦게 했답시고 아버지한테 키보드 자판이 다 나갈때 까지 자판으로 맞고, 친구들이랑 찜찔방에서 외박하고 좀 놀러 녔을 뿐인데 어딜 싸돌아다니냐고 아버지한테 운동화로 쳐 맞았다. 회사에서는 높은 직책을 달고 계시는 고아한 분이 왜 집에만 들어오면 하나밖에 없는 아들내미한테 분을 푸는지 모르겠다. 이건 맞은 것도 아니었다. 대학생이 되고 자취한다던 여자 동기 자취방에 놀러갔다. 그랬는데, 일이 그렇게 됬다. 원래 여자 일에는 그렇게 관심도 없었는데, 그랬는데! 내가 어쩌다 이렇게 됬지. 아기를 품에 떠넘기다 시피 아기를 넘겨준 여자 동기는 들리는 후문에 의하면 한빈에게 네가 키워, 이 짤막한 한마디만 남기고 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고 한다. 결론은, 김한빈. 이 나이에 애아빠 됬다. 그것도 싱글파파.

 

 

" 너 뭐라고 그랬냐? "

 

" 말씀 드린대로예요. "

 

 


아버지는 가죽 의자에서 일어나 한빈에게 걸음에 달려오셨다. 한빈의 품에는 눈도 제대로 뜨지 못 하는 아기가 한빈의 가슴팍에 얼굴을 묻고 색색거리는 작은 숨소리를 내고 잠들어 있었다. 판단미스였나. 솔직하게 말하면 덜 혼날 줄 알았는데. 그 날, 한빈은 아버지에게 골프채로 온몸으로 나이스샷을 체험해 볼 수 있었다. 근데, 조그만한 아기가 뭘 안다고, 제 아빠가 할아버지한테 골프채로 쳐맞는 단 걸 알았는지 뭔지, 소파에서 세상모르고 자던 아기가 한빈이 맞자 얼굴이 새빨게지도록 우는 것이다. 한빈은 머리를 감싸고 아버지에게 골프채로 맞으며 소파에서 우는 아이를 보고 코끝이 찡해졌다. 저게 내새끼 맞구나, 싶어서.  그 날 밤, 한빈은 혼자서 신파극을 찍는 것도 아닌데 아이를 데리고 짐을 바리바리싸서 집에서 나와야했다. 물론 아버지 몰래 골프채도 챙겼다. 언제 집에 들어갈지는 몰랐지만, 집에 들어갔다가 골프채로 또 맞을 지도 모르는 노릇이었다. 집에서 나온 한빈의 모습은, 아버지에게 여자와 사고친 후 아기와 함께집에서 쫓겨난 것 보다는, 막둥이 동생 하나 데리고 가출한 영락없는 고등학생처럼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한빈은 스냅백을 푹 눌러쓰고, 눌러쓴 모자 사이로는 염색한 머리가 삐죽삐죽 튀어나와있었다. 게다가 캐리어는 외국으로 수학여행가는 전형적인 고등학생의 모습이다. 뭐, 동정표라도 얻어야 친구네 집이든, 어디든 눌러살텐데 한빈은 심히 멋스럽다. 한 손은 캐리어를 끌고, 한 손은 아기를 품에 안고 꾸준히 걷다 한빈은 무심코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시린 날씨에 걸맞게 별도 하나 없이 하늘은 검푸르기만 하다. 하늘이라도 맑으면 기분이 상쾌할텐데, 한빈은 살짝 인상을 썼다.

 

 

" 나..., 잘 키울 수 있을까. "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 간절한 혼잣말이었다.

 

 

 

***

 

 

 

불쌍한 어린 양이 정처없이 애만 안고 떠돌아 다닐 무렵, 같은 시각. 미국에서는 한 남자가 부모님 앞에서 무릎을 꿇고 있었다. 남들이 보면 고행성사하나 싶을 정도로 분위기가 무거웠다. 어색하고 무거운 기류를 끊어 낸 것은, 무릎을 꿇고 있는 남자였다.

 

 

" 할 수 있다니깐요, 저 음악으로 성공할 수 있어요. "

 

" 앉아라. 음악으로 성공하고 집나서는 사람, 엄마는 여럿봤지만 성공한 사람은 못 봤다. 당장 뒷바라지도 못 해줘. 네 형만 봐도 학비에 식당일이며, 배달일이며 온갖 아르바이트 하는 거 모르니? 엄마는 반대다. "

 

" 뒷바라지 안 해도 되요. 저도 알바하면서 돈 벌 수 있어요. 음악으로도 성공할 수 있다는 거, 제가 보여드릴게요. "

 

" 김지원! "

 

 

음악을 하고 싶다는 이 남자의 이름은 김지원인가보다. 마른 체형에, 조금 날카로워보이는 쌍커풀없는 눈은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이 매력적인 남자는 한빈과는 조금 다른 갈등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뭐, 한빈보다는 어른스럽다면 어른스럽고 우울하다면 우울한 갈등이다. 지원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제 머리를 마구 헝클며 현관으로가 제 신발을 찾아 마구 구겨신었다. 아니, 엄마. 음악으로 성공 못 한다는 생각 너무 고지식한 생각인 거 알아요? 저는 같이 언더에서 활동하는 형한테 충분히 인정받았고, 부모님몰래 버스킹도 해봤는데 나름 성황리에 마쳤어요. 게다가 안되는 공부하며 학비댈바에 저는 하고 싶은거 하면서 살고 싶어요....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지원은 그렇게 능수능란하게 말할 수 있는 충분한 말주변이 없었기에 그저 오늘도 집을 나와, 공연하는 형들 무대를 지켜보다가 공터에서 대충 자리잡고 밤을 샐 예정이다. 현관문을 열려는 지원의 손을 멈추게 한 건, 형의 무거운 목소리다.

 

 

" 김지원, 너 지금 나가서 계속 음악 할 거면. 우리 가족 말 거스르는 걸로 알고 너 다시는 우리 볼 생각하지 않는 게 좋을 거다. "

 

 

지원의 손이 잠시 주춤했지만, 망설일 새 없이 문을 박차고 열다시피 집에서 뛰쳐나갔다. 그날 새벽, 지원은 새벽행 비행기를 타고 한국으로 와야했다. 애초에 집에 들어갈 생각도 없었고, 음악은 한국에서 성공해보고 싶은 욕망이자 야망이 컸다. 아, 근데. 나 어디가야 하지. 정말 가진 거라곤, 몸뚱아리 하나가 전부인 지원은 애초부터 갈 곳이 없었다. 한국에서 냉면집 하는 이모한테나 가볼까, 싶었는데 집에서 쫓겨난 조카를 곱게 받아 줄 리도 없었다. 이렇게 국제적으로, 비공식적으로 호적에서 파인 지원은 어디 가야 할지 조차 몰랐다. 지원은 신경질적으로 돌맹이 하나를 발로 찼다. 돌맹이가 딱, 소리가 나더니 아앙, 하고 울음을 터뜨리는 가녀린 울음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곧이어 거칠게 다가오는 남자의 인영이 보인다.

 

 

아, 처음부터 일 꼬였네.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습니다


 
비회원55.109
김한빈어쩌면좋죠ㅠㅠㅠㅠㅠ귀여ㅇㅝ요!!!!!!
비회원이지만 암호닉가능한가요?가능하다면
111이요!!

9년 전
한겨울
앗 비회원님 감사합니다!! 마음같으면 초대버노를 드리고 싶네요ㅠㅠ
9년 전
비회원111.224
헐..육아물이라니ㅠㅠ육아무류ㅠㅠㅠ제가 이런거 좋아하는건 또 어찌알으셔서ㅠㅠ 한빈이도있고김지원도있고 아기까지있으니 이제
결혼할일만 남았네요 워후!!

9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분류
  1 / 3   키보드
필명날짜
      
      
      
      
      
기타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엄빠주의 11.22 20:30
아이콘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38 11.22 20:26
아이콘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44 깐새우 11.22 18:38
엑소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58 용이조화 11.22 18:00
아이콘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65 11.22 14:40
비정상회담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3 83시 16분 11.22 14:29
빅스 [VIXX/엔총] 물망초 두송이 별도 11.22 14:10
비정상회담 [비정상회담] 십삼간지(十三支神) 이야기 -1-17 보그리 11.22 13:43
엑소 [iKON/바비아이] 이것은 육아 일기라 카더라. 003 한겨울 11.22 12:57
아이콘 [iKON/준환] secondary planet 3416 글쓰는미대생 11.22 03:56
비정상회담 [비정상회담/줄로] let us love 01 25 어니연 11.22 02:21
위너 [위너/강남] 노크 노크(Knock Knock) 프롤로그5 윈태현 11.22 01:40
비정상회담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39 illoo 11.22 01:11
기타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9 콩집 11.22 01:04
하이라이트 [두준/요섭] 축구부 주장x축구부 감독 아들 015 시몬트 11.22 00:41
아이콘 [iKON/준환] 백야 2 비상 11.22 00:28
빅스 [빅스/학연재환택운] 봄날이 우리에게도 왔다 01화 핑퐁핑퐁 11.22 00:23
비정상회담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32 백란 11.22 00:02
비정상회담 [줄로] OH, MY DOLL! 38 ㅣㅏ 11.21 23:52
엑소 [엑소/카디] 카페 01화 포근포근 11.21 23:51
엑소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50 도됴콤 11.21 23:40
빅스 [VIXX/랍켄] 특종 (1)1 스머프켄 11.21 23:34
아이콘 [iKON/준환] 보통의 존재 최악아님보통 11.21 23:31
아이콘 [iKON/김지원] 김지원과의 공개연애19 (부제: 이쯤되면 화해하도록)149 공개연애PD 11.21 23:28
샤이니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푸링 11.21 23:25
기타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7 치즈볼 11.21 23:06
엑소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23 찬베르만 11.21 22: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