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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vy. 전체글ll조회 4899

 

 

 

 

 

"이번 주 일위는... 인피니트 입니다! 축하드립니다!"

 

 

MC의 말과 함께 관중석에서 비명에 가까운 함성이 터졌다. 멤버들은 무슨 말을 하기도 전에 눈물부터 쏟았다. 어느 때와 같이 울지 않는 성규형이 두 손으로 마이크를 부여잡고 수상소감을 전했다. 우선 저희 일곱명의 부모님들... 사장님, 수윗튠 작곡가님.. 회사식구들...이번 앨범에 도움을 주셨던 분들을 띄엄띄엄 나열했다. 나는 무언가 잘못됨을 느꼈다. 노래를 부른 가수에게는 감이 있다. 이 곡 대박칠수 있겠구나 하는 그런 감. 유난히 감이 좋은 호원이 이번곡으로는 일위 못할것 같다고 속마음을 밝혔고 그것에는 모두 동의했던 것이었다. 아. 순간 뒤통수를 세게 얻어맞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번곡이 일위한 이유는 곡이 좋아서가 아니다. 팬들 때문도 아니었다. 눈이 성규형을 찾았다. 멀리서 허리굽혀 인사하고 있는 형의 뒷모습을 보았다. 형은 온몸으로 울고있었다.

 

앵콜곡이 시작됬고 내 볼은 축축해진지 오래였다.

 

 

---

 

 

대기실에 들어았을 때 형은 이미 없었다. 이 뒤로 우리들의 스케줄이 없었으니 형이 어디간 것인지는 쉽게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다들 모르는 척 굴었다. 형이 없는게 당연한 것처럼 형이 원래 없었던것 처럼 굴었다. 그 날 이후로 달라진건 아무것도 없었다. 형은 계속 스폰을 뛰었고 우리는 모르는 척 했다. 차마 그만두라고 할 수 없었던 것도 맞다. 형이 그만두면 우리 팀이 어떻게 될 지는 우리가 더 잘 알았다. 우리는 여전히 비겁했다.

 

 

"더럽다. 더러워."

 

 

성열이 혀를 차며 말했다. 누구한테 하는지 모를 말이지만 누구에게나 할 수 있는 말이었다. 이기적이고 비겁한 우리도 더러웠고 상을 준 방송국도 더러웠다. 이상한 모순이다. 그렇게 형을 죽이기 싫다고 진저리를 쳐댔지만 결국 우리는 형을 죽이고 그 위에 올라섰다. 제일 깨끗한 건 형이었다.

 

 

 

---

 

 

 

그 날 이후로 달라진 건 없었다. 형은 '그 일'을 계속 했고 우리는 모르는 척 했다. 형이 일을 계속 함으로서 우리에게 피해주는게 있느냐 하면 전혀. 아무것도 없었다. 오히려 개인 스케줄이 많은 명수가 더 자주 빠졌다. 형이 새벽을 밖에서 지새고 들어온 날에도 형은 어김없이 연습을 했다. 허리가 아플것이 분명한데도 형은 우리보다 열심히 했다. 리더라는 직책이 한 몫 했고 남을 나무라기 위해서는 자신이 더 열심히 해야한다는 제 소신 또한 한 몫 했다. 무엇보다 형은 우리에게 티내기 싫을 터였다.

 

어느 때와 같이 평화롭게 흘러가던 연습 도중 성열이 폭발했다. 워낙 다혈질에 참지를 못하는 성격이라 한번 쯤은 이럴 것이라고 다들 예상해왔었다. 우리는 성열이에게 고마워해야 했다. 모두가 주저하던 일을 그가 총대를 메고 앞장 섰으니. 그는 형이 연습실로 들어오자마자 달려들어 멱살을 잡고 연습실 바닥에 쳐박았다. 그리고는 형위에 올라타서 소리쳤다.

 

 

"...이성열 지금 이게 뭐하는..."

"우리는!"

 

 

일순간 공기가 굳었다. 공기가 굳었다기 보다는 우리가 멈췄다. 숨을 쉴 수가 없었다. 나 뿐만 아니라 다른 멤버들도 그랬다. 숨이 막히고 몸이 무거워 움직일 수가 없었다. 연습실이 물에 잠긴듯한 느낌이었다. 나는 차가운 심해를 느꼈다.

 

 

"우리는 우리보다 형이더 중요해!"

"......"

"형이 그 일을 그만둔다고 해서 나무라거나 실망하는 애들 없어!"

"......"

"근데 형은!"

"..너..."

"형은 왜 그걸 몰라!"

 

 

절규와도 같은 비명이었다. 굳어있던 공기는 성열이 형을 추궁하며 소리지를때 박살났다. 박살나는 그 순간에 이질감이 들었다. 그 이질감은 무엇일까. 곰곰히 생각해 봤지만 답은 나오지 않는다. 떠오를듯 말듯 하는게 괴롭다.

 

연습실에는 정적이 맴돌았다. 일곱쌍의 눈은 모두 형을 향해있었다. 형은 인상을 쓰며 제 멱살을 잡은 성열의 손목을 떨구어 냈다. 형은 화가 나있었다.

 

 

"나 하나로 인피니트 망하는 꼴 못봐. 너희는 떠야돼."

"......"

"그냥 계속 모르는 척 해. 너희, 망하기는 싫잖아?"

 

 

다들 침묵했다. 정곡을 찔렸다. 형을 걱정하는 것도 팀이 존재해야 할 수 있었다. 형은 착하다. 형이 화가 나서 말이 엇나간것 뿐이지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잘 안다. 형은 우리 입으로 스스로 비겁한것을 인정하고 자괴감에 빠지는게 보기 싫은 것이다. 아까 떠오를듯 말듯 했던 답을 지금 찾은 것 같다. 형은 어느새 성열이를 밀어버리고 자리에서 일어나 거울 앞에 섰다. 이 고요 속 연습하는 사람은 형 혼자였다. 형은 허리가 불편해 보였다.

 

 

 

---

 

 

 

떡볶이와 순대를 싸들고 숙소로 들어왔다. 매니저 형이 우리끼리 조촐하게 회포나 풀라며 사다준 것이다. 우리는 자동적으로 가운데에 떡볶이와 순대를 펼치고 둥그렇게 둘러 앉았다. 형은 없었다. 차안에서 돌아오는 내내 우리는 수많은 생각을 나눴고 오래전과는 다른 결정을 내렸다. 우리는 이기적이고 비겁하지만 형을 아꼈다. 최상의 선택은 아니지만 가장 형을 위하는 결정을 했다. 형이 와야했다. 몇시간이고 형이 올때까지 기다리는것. 우리가 내린 결정의 첫번째였다.

 

늦게 올 것이라는건 알았지만 성규형은 기어코 3시를 넘겨서 들어왔다. 떡볶이와 순대는 이미 식어버린지 오래였다. 형은 그 때와 똑같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기시감이 들었다. 형 여기 앉아봐요. 눈을 동그랗게 뜬 그를 내 옆자리에 앉혔다. 형은 식은 순대를 하나 집어먹었다. 에이 다 식었네. 안먹고 뭐했어. 쫑알거리는 형을 마주볼 수있게 몸을 틀었다. 심호흡을 한 번 하고 말을 꺼냈다. 형, 우리는. 목소리가 심하게 떨려왔다.

 

 

"형을 이해하기로 했어요."

 

 

형을 이해하는 것. 우리가 내릴 수 있는 가장 형을 위한 결정이었다. 무턱대고 책임지지 못할 말을 내뱉어 형을 더 힘들게 할 바에야 차라리 이 편이 나았다. 우리는 온 마음으로 그를 이해하기로 했다. 그게 수많은 생각의 끝이였다.식은 순대를 몇번 더 주어먹던 형은 무너졌다. 그게 너무도 쉬워서 소름이 돋았다. 우리는 오열하는 형을 쳐다보려 하지도 위로하려 들지도 않았다.

우리는 모르는체 했다.

 

김성규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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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ㅠㅠㅠㅠ아다들이렇게서로서로위하고그러는거너무훈훈하고조아여ㅠㅠㅠ분위기짱맘ㅁ에드뮤ㅠㅠ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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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vy.
엉헝허허어ㅠㅠㅠㅠ 감사해요ㅠㅠㅠㅠㅠ 엉엉진짜ㅠㅠㅠㅠㅠㅠㅠㅠ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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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제한 댓글
(본인이 직접 삭제한 댓글입니다)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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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vy.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감사합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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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ㅠㅠ 진짜 슬프다 ㅠㅠ 결국 에는 성규혼자 아파하는건가요 ㅠㅠ 스폰....,ㅠㅠ 성경 ㅠ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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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vy.
흐뷰ㅠㅠㅠ 어떻게 손을 대봤자 댈수록 더 아파지고 힘들어지는걸 아니까 애들도 못말려주고 그걸 안 성경이 혼자 짊어지고 가네여ㅠㅠㅠㅠ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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