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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군대감 전체글ll조회 377
댓글 하나도 안달릴 줄 알았는데 신기하네.. 

잘 됐으면 좋겠다는 사람들, 고마워. 

우리 사귀고 있어. 

그럼 편하게 시작해볼게. 

형이랑 나랑 카톡하면서 더 친해졌잖아. 

그날 이후부터 형이랑 연락하는게 좋고 설렜어. 

게이라고 하니까 편하기도 했고 내가 커밍아웃 안한게 신경쓰이고 미안했지만 나중에는 알게 될거니까 그냥 숨기고 지냈지. 

형이 단 둘이 만나자고 한 그날에 나는 평소보다 더 신경쓰고 나갔어. 

머리도 세우고 옷도 정성 들여 입고 나갔어. 

신발에서 거의 10분은 소요했던 것 같아. 

로터리에서 만나서 좀 어색하게 인사도 했고 맞담도 했잖아. 

무스탕 입은게 왜 그렇게 멋져 보였는지. 

나는 남자가 무스탕 입은거 별로라고 생각했었는데 형이라면 괜찮은 것 같았어. 잘 어울렸거든. 

나는 형이 담배 피우는 줄 몰랐는데 조금 충격이었어. 

근데 누누이 말했지만 형은 담배피는 모습이 제일 섹시해. 

내가 처음에 형의 모습을 보면서 정말 멋있다고 느꼈고 설렘도 느꼈어. 

형은 나보고 보고싶었던 영화가 있다고 영화관으로 끌고 갔잖아. 

나 영화 별로 안좋아하는데 그냥 형이랑 본다는 생각에 마냥 싫지만은 않더라. 

액션영화라 다행이었지 로맨스 영화였으면 잤을지도 몰라. 

영화 볼때는 집중하면서 봐야한다고 팝콘도, 음료도 안 사고 입장하는걸 보면서 뭔가 다르다는걸 느꼈어.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는데 그렇게 느꼈어. 이상하지? 

영화를 보면서 집중하는 형의 손을 그렇게 잡고 싶었는데. 

손을 꾸물거리다 슬쩍 스쳤을때 손이 막 떨리더라. 

얼굴이 빨개지지는 않았나, 멍청해 보이는 표정을 짓고 있었을까 걱정도 되고. 

야속하게 형은 그냥 영화만 보고 있었지만. 나는 그랬어. 

떨리고, 두근거리고. 그랬었어. 

형은 몰랐지? 난 형 때문에 영화도 집중하고 못봤어. 

영화 보고 나오면서 그 배우 칭찬하고 영화 잘 만들었다고 신나서 떠드는데 귀엽기도 하고. 

영화를 보고 나니까 할게 없었잖아.  

이른 시간이라 술 마시기도 그렇고 남자끼리 할것도 없고. 

형이 영화관에 있는 게임이나 하면서 시간 때우자고 했었던거 기억해? 

나 게임 진짜 좋아하잖아. 

게임 하는 내내 형이 집중하는 모습이 진짜 멋있었어. 

형이 뭐에 몰두하는 모습은 다른 누군가가 봐도 설렐거야. 

형 잘생겼잖아. 형은 모르지? 자존감 좀 키워. 

게임 하면서 나 이기려고 아등바등 하는게 보이더라. 

존나 귀여워서 욕이 절로 나왔어. 형도 나한테 욕 했잖아ㅋㅋ 

우리 농구 게임 했을때 자기가 농구는 정말 잘한다고 의기양양해 했었는데 나한테 졌던거 기억해? 

당황하면서 내가 져본적이 없는데... 나 농구 잘하는데. 라고 말하는데 너무 귀여웠어. 

그래, 형 농구 잘하잖아. 나보다 더. 

운이 안 좋았던 거지. 농구 게임에서 지니까 기가 죽어서는 밥이나 먹자고 하면서 또 나 끌고 갔잖아. 

말이 끌고 가는거지, 앞장 서서 간거지만. 

닭갈비집에 가서 술 마시면서 내가 물어 봤었지. 

민찬형이랑은 원래 친했냐고.  

같은 반인 줄은 몰랐지. 내가. 

같은 반이었고 내가 민찬형 보러 종종 찾아갔을때 날 봤다고 했었잖아. 

나 그때 어땠었어? 그때 형이 보던 나는 어땠어? 

나도 고등학생때 형을 보고싶어. 교복입은 모습 보고싶다. 

나중에 입어줘. 교복 버렸댔지만 꼭 보고싶네. 

실 없는 이야기 하면서 신나게 웃고 떠들고. 

시간 가는 줄도 몰랐어. 일분 일초가 좋았으니까. 

형이 로터리 근처 학교라는거 알고 나 많이 놀랐잖아. 

형 공부 잘하는 줄 몰랐거든.  

나는 공부 안해서 그냥 그렇게 다니는데 다른 세계 사람 같더라. 

대학 얘기하고, 게임 얘기 하고. 별거 아닌 이야기 인데도 그게 그렇게 좋더라고. 

느꼈어. 그때. 내가 형을 호감으로만 생각한게 아니라는걸. 

호감 이상이었다고. 형이 웃었을때 그렇게 생각했어. 

성격 부터가 잘 맞아서 그랬는지 형이 너무 좋더라. 

오래 있고 싶었는데 버스 끊기면 집 가기 힘드니까 아쉽게 헤어졌었잖아.  

별 하는 얘기는 없어도 오래동안 같이 있고 싶었어. 

그날 버스 정류장에서 헤어지면서 내가 커밍아웃 안한게 존나 후회가 되는거야. 

내가 왜 그랬을까, 왜 좆같이 굴었을까. 

나 버스타고 가면서 내가 너무 밉고 야속하더라. 

그리고 형 생각이 자꾸 나서 행복했어. 

형 취업 준비한다고 바쁘지? 

너무 스트레스 받지마. 잠도 늦게 자면서. 

몸 아끼고 나랑도 좀 만나주고. 

보고싶어. 사랑해. 전화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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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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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사귄다니ㅠㅠ진짜 잘됐다 애인이 편지 받고 감동받을거 같아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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