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를 그냥 죽여주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21편에 수열이고 현성이고 야동이고를 꾸역꾸역 넣으려다가ㅋㅋㅋㅋㅋㅋㅋㅋ
수열이 생각보다 엄청 길어져서 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놀랐어요.
네 그렇습니다. 분량 조절 실패는 제가 항상 하는거죠..
게다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괜히 객기 부려서 포토샵 가지고 끄적거리고 난리 부르스를 추다가 이래 됐네욬ㅋㅋㅋㅋㅋㅋㅋㅋ
네.... 투표까지 해놓고 이런 말씀 드리는건 정말 면목 없습니다.
이번 편에는.. 여장대회가 음슴.. 네..
게다가 여장대회 편에 비지엠을 두개 넣으려고 했는데 난항을 겪어버렸..네요..
새로운 수를 찾으러 저는 떠납니다 네..
하지만 여장대회편을 오늘 꼭! 꼭! 꼭! 업뎃 시킬거라는걸 약속드립니다. 꼭! 꼭! 꼭!
진짜 레알 진짜임. 진짜로. 정말 약속.
제가 오늘 안올리면 강남역에서 인피니트 추격자 춤 추는거 UCC로 올림...
심지어 인티영상에 제가 그걸 올리겠음.. ㅋㅋㅋㅋㅋㅋㅋ궁서체는 아니지만 진지합..니다 흡ㅜㅜ
부족한 생김이지만 기다려주시는 착한 그대분들이 계셨기에 ㅜㅜ 저는 진짜.. 면목이 없어서 고개를 못들겠으요..
Hㅏ.. 제가 그냥 죽일 놈의 작가죠? ㅜㅜ
그런 의미로 제가 그동안 일주일동안 한 짓 중 하나인
생김 아가들의 뇌구조를 올리고 다음편을 정리하러 갑니다 흡..
bgm은 Big Runga - A Day Like Today입니다 ㅜㅜ
+교장 선생님 얼굴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찰리와 초콜렛 공장에 나오는 움파룸파를 .. 네, 제갘ㅋㅋㅋㅋ 비루한 실력으로 허허참..
+명수야 미안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보기 힘드실까봐 엔터키의 사용을 늘려보았..었는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모바일로 보고 식겁했어요. 완전 흐름이 딱딱 끊..기네.
다른 방법을 찾아볼게요... ㅁ7ㅁ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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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하는 김성규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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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가 벌써부터 기승이다. 사실 더위도 더위지만 성열은 바로 이 곳, 명느님의 공간에 당도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만 했던가? 숨이 목 끝까지 턱막혀오는 것을 애써 무시하며 100m 달리기를 감행해서 버스를 잡은 행동에 대한 대가는 결국 무엇으로 돌아왔는가? 버스 좌석 위에서 평화롭게 엉덩이를 비비적거린지1분도 채 되지 않아 자신이 버스를 원래 반대편에서 타야했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의 기분은 얼마나 신나고 주옥같았던가? 그 뿐만 아니라 잠시 숨을 돌리는 새에 내려야 할 정류장을 놓치는 등 반나절도 되지않아 온갖 우여곡절의 곱절의 곱절을 경험한 성열은 이 찌는듯한 폭염 속에서 지옥을 맛보았다. 자신이 찬양하다 마지않는 명느님에게 아낌없이 마음도 주고 정도 주고 입술...은 이미 줬고 땀도 줄 뻔한 성열이 지금 제 엉덩이를 부대끼고 앉아있는 곳은 바로 명수의 침실 바닥 위였다. 배고프지? 조금만 기다려. 땀에 젖어 끈적끈적한 앞머리를 조심스럽게 넘겨주는 손짓에는 성열도 바로 눈치챌 정도로 크나큰 애정이 넘쳐흘렀다. 초여름의 무더위에 너갱이를 헐값에 팔아넘긴 것 뿐만 아니라 있던 기운까지 다 빼앗겨버린 제 앞에 선풍기를 틀어주는 작은 배려에 아이는 소리없이 얼굴에 불그스름한 빛을 띄웠다. 덜덜 거리며 돌아가는 선풍기 날개에 얼굴을 바짝 대고 그 선선한 바람을 느끼던 성열이 고개를 정신없이 돌려대며 자신이 지금 들어앉아있는 방 안을 이리저리 훑어본다. 평소의 옷차림처럼 전체적으로 무채색으로 딱 떨어지는 방 분위기를 살피던 성열이 열린 문 틈새에 고개를 삐죽 내밀고 약간은 분주해보이는 명수의 뒷모습을 멀뚱멀뚱 바라보았다. 아잌, 요리하는 명수 형이라니. 후라이팬을 잡은 명느님이라니! 장소 불문하고 신이 줄 수 있는 모든 간지를 몰빵해준 것 같아보이는 뒷태를 뽐내고있는 명수를 오랜 시간 동안 제 두 눈에 가득 담아내던 성열은 입까지 벌리고 있었다. 침인지 땀인지 모르는 액체가 입가에 맺혀있어 자신이 더욱 관음증 환자 같아보이는걸 알긴 아는지 제 입을 훔쳐낸 성열의 눈에 어느새 장난기가 서려있었다. 아잌,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가면 예의가 아니겠지? 흐흐흐. 오히려 가만히 있는게 예의인게 당연한데도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이상한 웃음소리로 더욱 완벽한 변태룩을 완성시킨 성열이 조심스럽게 문을 닫는다. 입구가 봉쇄됨과 동시에 후세포를 기분좋게 자극하던 고소한 냄새도 차단되었다. 무거운 제 몸을 지탱하고 있는 발들을 조심조심 움직여대던 성열이 드디어 자신의 목표물에 당도했다. 책장 앞에서 큰 눈동자를 데구르르 굴려대는 성열의 표정이 꽤 비장해보인다. 어? 형도 무한 남고 출신이네? 영차, 망설임 없는 손놀림으로 두꺼운 사진 앨범을 꺼내든 성열은 곧 있으면 3살짜리 고등어 명수와 떠날 과거 여행이 기대되서 콧노래까지 흥얼거리고 있었다. 책장을 술술 넘기던 아이의 눈에 익숙한 얼굴이 들어왔다.
아, 교장 선생님.. 성열은 악성 탈모에 시달리기 전이라 그런지 더욱 안색이 좋아보이고 젊어보이는 교장 선생님의 사진과 덜컥 맞닥뜨리고 말았다. 움파룸파와 200 퍼센트 판박이라고 할 수 있는 그 얼굴이 자신을 또렷하게 응시하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어 성열은 어색한 미소를 띄울 수 밖에 없었다. 저, 절 그렇게 보지 마세요! 죄송하다고 했잖아요! 제 한순간의 실수가 선생님을 스트레스의 구렁텅이로 넣게 될 줄은 저도 몰랐다구요! 전교생이 윌리웡커송을 부르짖게 만든 장본인인 자신을 책망하는 듯한 부리부리한 눈매에 주눅이 들어버린 성열이 그 죄책감에 중풍에 걸린 환자로 빙의해서 손을 덜덜 떨어대며 그 출구가 없는걸로 보이는 페이지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을 했다. 그런 성열의 피와 땀이 묻어나는 노력을 하늘이 알아주시기라도 했는지 아니면 성종의 단짝 친구 별들이 형인 성열이의 앞길에 가호를 빌어주기라도 했는지 한꺼번에 책장을 뭉텅이로 넘겼는데도 불구하고 성열은 바로 명수의 자체발광하는 졸업 사진을 찾을 수 있었다. 아, 역시 잘생겼어! 평소에 성열이 믿어 의심치 않았던 졸업사진은 우리 모두의 흑역사라는 말은 명수의 은혜로운 이목구비 아래에서 깔려뭉개지고 으깨진 것 같았다. 방년 19세 명느님의 앳된 얼굴을 쓰다듬는 것을 가장한 더듬는 손길로 오랜 시간 동안 보배로운 이목구비를 양껏 음미하던 성열이 다시 책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2006 제 14회 울림 중학교 졸업 앨범. 귀공자 같이 고귀한 모습으로 자신을 맞이할 중학생 명수를 상상하기만 해도 저절로 피어오르는 미소를 애써 숨기지 않은 채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넘기던 성열의 손이 그 움직임을 멈췄다.
허? 낯설기 그지 없는 타인의 얼굴에 한번, 익숙하기 그지 없는 초록색 이름표에 한번 시선을 멈춘 성열의 목에서 바람 빠진 소리가 나왔다. 제 눈을 단번에 사로잡아버린(여러 의미가 있겠지만) 이상한 헬멧을 쓰고있는 '김명수'라는 남학생의 얼굴은 마치 몇일 전에 급식 메뉴로 나와 성열과 친구들의 입을 즐겁게 해주었던 꼴뚜기를 연상하게끔 했다. 뭐야, 머리는 꼭 이상하게 부풀어올라가지고는 왜 우리 명수 형이랑 이름이 같아서 사람을 잠시 헷깔리게 해? 성열은 이 참을 수 없이 묘한 머리털을 소유하고 있는 남학생이 자신이 앓다 못해 자다가도 부르짖는 명느님과 동명이인일 뿐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 상태로 잠시동안 고개를 갸우뚱했던 자신을 반성했다. 0.1초 동안이라도 꼴뚜기와 형을 혼동한 나 자신을 매우 치는게 좋겠어. 심지어 명수에게 면목이 없는 마음에 고개를 푹 숙이고는 자신의 머리통을 힘껏 내리치는 자학행위까지 감행했다. 와서 밥 먹어. 문을 열고 어느 때와 같은 무미건조한 목소리로 자신의 용건을 전한 명수가 제 앞에 벌어진 요상한 상황에 고개를 갸웃했다. 양손 장구라도 치고 있는 것 처럼 신명나게 제 머리통을 리드미컬하게 쳐대는 자신의 꼬맹이. 그리고 그 앞에 펼쳐져있는 두꺼운 앨범 속의 익숙한 교복의 향연과 불과 몇년 전만 해도 거울 속에서 질리게 봤던 그 얼굴.... 잠깐만, 그 얼굴? 예상치 못하게 들킨 자신의 치부에 정신이 아득해진 명수의 얼굴이 보기 드물게 다급한 기색을 띄웠다. 이런 시발? 진작에 그 당시에 발행되었던 743개의 앨범 속에서 자신의 얼굴을 오려내지 못했던게 평생의 후회가 되었다. 아니다, 지금 현재 인생에서 가장 후회되는 일들을 순위로 매긴다면 그걸 하나하나불태우지 못했던 것을 단연코 1위로 뽑을 수 있을 것이다. 밑도 끝도 없는 양손 장구 장단을 멈추고 마하의 속도로 빠르게 갈무리하는 손놀림을 멍한 눈빛으로 쳐다보던 성열이 그제서야 적막을 깨고 입을 열었다. 형, 혹시 제가 말도 안하고 펴봐서 화났어요? 아냐, 그런거 아냐. 그렇게 말하면서도 자신 쪽으로 시선도 돌리지 않은 채 앨범을 제자리에 가져다놓기에만 급급한 명수를 바라보던 성열의 눈꼬리가 추욱 내려갔다. 죄송해요, 그래도 아직 형 사진 못봤어요. 형이랑 이름만 똑같은 이상한 꼴뚜기 같은 애는 봤지만.. 이름으로 사기를 치더라구요. 하마터면 속을 뻔 했네! 성열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무서운 정적이 내리앉았다. 자신의 임무를 모두 수행한 뒤 한숨을 푹푹 내쉬며 이마를 손등으로 훔쳐내던 명수의 입이 열렸다 다시 다물렸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성열은 명수가 답지 않게 머뭇거리며 내뱉은 말소리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 이상한 꼴뚜기 같은 애가 난데." "아......" "....." "......" "......" "....거, 거짓말이었어요! 꼴뚜기가 아니고 꼴뚜기 왕자.. 아, 아니, 그게 아니고! 그냥 농담이구요! 아잌, 농담 아시죠? 저 그런 실없는 소리 잘하잖아요! 혀, 형도 잘 알잖아요! 그리고 형이 이상하다는게 아니고 제가 이가 상해서 치과를 가야... 아니, 이게 아.. 아니구.....요..... 죄송합니다." "......" "........." "...밥 식겠다. 가자." ".....네"
***
돌이킬 수 없는 꼴뚜기 발언 이후 밥 먹는 내내 명수의 눈치를 보느라 제대로 음식의 맛을 음미하지 못했던 성열이 괜시리 더부룩하게 느껴지는 뱃 속 사정에 인상을 찌푸렸다. 봐도봐도 와닿지 않던 중딩 명수의 생경한 비쥬얼에 대뇌에 존재하는 모든 세포에 빈틈없이 충격을 받은 것은 사실이었으나 그렇다고 해서 제 명느님에 대한 마음이 변질된 것은 아니었다. 아무 말 없이 군더더기 없는 젓가락 놀림만을 장기자랑하듯 뽐내던 명수를 떠올리던 김명수 빠돌이 1호의 표정이 눈에 띄게 시무룩해졌다. 형이 아무래도 자신의 폭탄 발언에 화가 났나보다. 그렇게 생각 없이 입을 놀리는게 아니었는데.. 평소에 제 친구들의 심장에 비수를 찍어돌리는 행동을 아무런 죄책감 없이 해오던 성열이 생전 처음으로 자신의 못된 입을 질책하기까지에 이르렀다. 내 입은 대체 왜 달려있는거지! 쓰잘데기가 전혀 없는데 왜 내 얼굴은 입을 달고 있는 사치를 누리고 있는거지! 성열은 아까처럼 제 머리 위에 강약약 중강약약으로 양손 장구 장단을 다시 시작할 기미를 보였다. 끝없는 자기 비하 버프를 받고 우리 민족의 소리의 전통을 이어 무형 문화재까지 될 기세인 아이를 힐끗 바라보는 명수의 시선은 꽤나 복잡했다. 미친, 쪽팔리기 그지 없었다. 매점 안의 명느님도 다 옛말이지 이제는 자신을 오징어를 닮은 연체동물로 전락시켜 연상할 아이의 머릿 속이 안봐도 네이버 기사 제목만으로도 결말을 다 유추할 수 있는 인기 드라마의 마지막화였다. 아기 공룡 둘리에 나오는 꼴뚜기 왕자 같겠지. 걔는 그래도 비록 흐물거리지만 왕자의 신분이라도 가졌지, 나는 이름으로 사기치는 이상한 꼴뚜기 같은 애니까.. 그래, 나는 사기꾼 중에 악질이니까. 이름으로 사기치는 이상한 꼴뚜기 같은 애. 이름으로 사기치는 이상한 꼴뚜기 같은 애. 이름으로 사기치는 이상한 꼴뚜기 같은 애. 어린 애처럼 계속 물고 늘어지고 싶지 않았지만 내용은 잔인하기 짝이 없었으나 얼굴만은 해맑았던 성열의 한방이 자꾸 귓가에 웅웅거렸다. 에이, 뭐, 지금 현재가 중요한거니까 다 잊자! 성열은 가뜩이나 청결한 상태인 자신의 뇌를 자체 초기화를 시켜버리려 노력했다. 성열이 머릿 속을 지우개로 빡빡 지워버리고 싶다, 다 잊어버릴 수 있게.. 명수는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가 졸업 앨범들을 찢어발기고 동네 뒷산에서 소각시켜버리고 싶은 충동을 강하게 느꼈다. 같은 공간 안에서, 같은 소파에서 저마다 다른 생각에 빠져 걱정 아닌 걱정을 하고 있는 두 사람을 아는지 모르는지, 이미 TV 스크린에서는 영화의 첫 장면이 재생되고 있었다.
아까의 어색했던 분위기는 온데 간데 없이 여자 주인공이 연기를 발가락으로 하니 손가락으로 하니, 눈물 연기를 남자 주인공이 제 앞에서 코를 후벼도 자신이 더 잘하겠다는 둥 성열은 신랄하게 화면에 나오는 여자 연예인을 고나리질 해댔다. 자신이 영화를 감상하고 있는지 성열이의 감상평을 듣기 위해 텔레비젼 앞에 앉아있는지 모르는 지경까지 된 명수는 그저 고개를 끄덕이기에 바빴다. 뭐, 저 비주얼만 번지르르한 여자가 제 어머니가 사고로 죽은 씬에서 웃는지 우는지 감조차 잡을 수 없는 얼굴로 방방 뛰어댈 때부터 이게 멜로 영화로 둔갑한 코미디 영화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찰을 했지만 말이다. 성열아, 이성열. 영화 중반부가 넘어감에 따라 더욱 무거워진 내용에 알맞게 입에 추라도 달고 있는 것처럼 조용해진 제 옆에 의아해진 명수가 성열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아이는 어느새 누가 업어가도 모를 정도로 곤히 잠이 들어있었다. 새액 새액 규칙적으로 울려퍼지는 숨소리를 들으며 느리게 눈을 깜빡이던 명수가 입가에 포근한 미소를 띄웠다. TV 속에서 재생되고 있는 영화의 불빛에만 의존하고 있어 어둑하게 보이는 이목구비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사랑스러움을 가득 품고 있었다. 성열의 목을 조심스럽게 제 어깨에 내려 놓은 명수의 시선이 진득하게 아이의 옆얼굴에 따라붙었다. 가지런하고 길다란 속눈썹에 시선 한번. 모난데 없이 매끄럽게 선이 떨어지는 귀여운 코에 한번. 그리고 언젠가는 제가 물어본 적이 있던 입술에는 한번 더. 참으로 맹랑한 꼬맹이가 아닌가? 건장한 성인 남성의 집에 겁도 없이 냉큼 날아들어오다니. 비현실적이긴 하지만 평소의 파드득 파드득 거리며 금방이라도 날아갈 것 같은 움직임을 봐서는 날아들어온다는 표현이 가장 적절할 것 같았다. 흑심 반 장난 반으로 명수가 그 매끈한 코 끝을 앙 하고 물자 성열의 속눈썹이 파르르 떨렸다. 영화 보는 중에 자는건 같이 보는 사람에게 예의가 아니지. 웃음기 섞인 명수의 숨소리가 성열의 얼굴에 적나라하게 와닿았다. 그 뜨거운 입김에 성열은 자신의 몸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댑혀지는 것 같은 착각을 느꼈다. 실은 머리를 명수의 어깨에 기댈 때부터 깨어있었지만 눈을 뜨자마자 보일 숨 막히는 명느님의 용안 때문에 눈을 그저 접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어떻게 형 집까지 왔는데 심장마비로 비명횡사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조금 찌질해보일 수도 있겠지만 그건 성열에게 최선의 선택이었다. 작게 웅얼거리는 목소리로 성열이 답했다.
"....별로 깊게 안잤어요." "그럼 눈은 왜 감고 있어?" "모, 몰라요. 형은 왜 그.. 그런거에 관심 있어요? 그냥 영.. 영화나 봐요!" "그러는 너도 안보고 있잖아." "그렇긴 하..지만! 혀, 형은 재미있게 보고 있던거 아니에요?" "난 저거보다 니 얼굴 보는게 더 재밌는데."
아, 진짜! 쫌! 제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는 것도 모잘라 크게 소리까지 내며 웃는 명수에게 성열은 저도 모르게 언성을 높여버렸지만 자신의 마지막 자존심이라도 된다는 듯 눈꺼풀만큼은 절대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골이 났음에도 불구하고 쓸데없이 제 눈알의 지조를 지키는 아이의 모습을 애정 섞인 시선으로 응시하던 명수가 말했다. 눈 좀 떠봐. 넌 눈이 제일 예쁜데. 아, 물론 눈 감고 있는 것도 귀엽지만 이왕이면 날 좀 봐줬으면 좋겠다. 어머나, 세상에! 이 형이 이제는 못하는 소리가 없다. 말수가 적다 못해 입을 여는 것 자체가 신기하게 느껴졌던 처음의 모습은 새벽 평화시장에 떨이로 팔아넘기기라도 했나보다. 게다가 느끼한 작업멘트로 뻐꾸기까지 날린다! 옴므파탈 페로몬 덩어리로 변신해 자신의 영혼을 갈구하는 제 명느님에 어안이 벙벙해진 성열이 입을 뻐끔거리다가 겨우 말소리를 내었다. 왜, 왜, 왜 이러세요. 이러지 마세요. 이제는 더더욱 제 눈알을 봉인 해제 할 수가 없었다. 명수의 목소리만으로도 심장이 뼈와 살을 뚫고 나갈 정도로 거세게 달음박질 치는데 이 상황에서 명느님의 은혜로운 페이스까지 망막에 담기라도 해보자. 그러면 제가 어떤 폭탄 발언을 할지, 어떤 상상을 초월하는 행동을 할지 저 자신도 알 수가 없었다. 쑥스러워 미치겠다는 얼굴 표정을 은은한 스크린 불빛에 완전히 내보이고 있는 아이에게 다시금 작은 웃음소리를 내던 명수가 대꾸했다.
"아, 혹시.." "뭐, 뭐, 뭐요?" "이렇게까지 했는데 눈을 감고 있다는건." "뭐.. 뭐가요..? 빠, 빨리 말해봐요."
명수의 미소가 더욱 진해진다. 뽀뽀 해달라는건가, 지금? 성열의 대답을 듣기도 전에, 사실은 명수가 말을 다 끝맺기도 전에 명수의 입술은 이미 성열의 것을 삼키고 난 뒤였다. 아이의 입술을 살짝 깨물고 열린 입 속으로 제 혀를 밀어넣은 명수의 움직임은 거침이 없었다. 기습적인 입맞춤에 깜짝 놀라 허둥대는 성열의 혀를 느릿느릿하지만 정성스럽게 자신의 것으로 쓸어올린 명수가 아이의 혀 밑을 자극했다. 핫. 제 입 안을 침투한 달콤한 이물질에 정신을 못차리던 성열이 짧은 신음을 낸 것이 신호탄이라도 된 것인지 부드럽게 아이의 속을 유영하던 명수가 비교도 안되게 빨라진 속도로 성열을 밀어붙였다. 계속 밀리고 밀려 어느새 소파에 등을 대고 누운 성열이 자신을 자꾸 압박하는 명수 때문에 헥헥 거리며 힘에 부치는 숨소리를 내면서도 제 형의 뒷목을 감싼 팔에 힘을 풀지는 않았다. 젤리 같이 오동통한 입술을 한번 강하게 빨아들였다 촉 하고 떨어지는 것을 마지막으로 짧으면서도 긴 키스를 마친 명수가 제 밑에 놓인 아이의 얼굴을 조심스러운 손길로 쓸었다. 사실 내 말이 맞지? 뽀뽀 때문에 그런거. 장난스러운 자신의 말에 잔뜩 붉어진 얼굴로 연신 고개를 끄덕이는 성열은 정말 사랑스러웠다. 사실 아니었는데 형 말 들어보니까.. 그런 것도 같네요. 눈을 살포시 접으며 웃다가 아까의 복수라도 된다는 듯이 제 코 끝을 잘근잘근 애교스럽게 씹는 성열은 정말, 아니 눈에 넣어도 안아플 정도로 도가 지나치게 사랑스러웠다.
"성열아." "네?" "이성열." "네에..?"
명수가 누워서 자신을 올려다보고 있던 아이를 일으켜 앉히고 같은 눈높이에서 눈을 지그시 맞췄다. 진득하게 자신을 사로잡는 그 깊은 눈매에 또 다시 얼굴에 열이 확 달아오른 성열이 괜시리 자신의 손을 만지작 거렸다. 손톱 깎아야겠다. 아잌, 이러다 돼지 멱이라도 따겠네... 는 개뿔! 이성열, 너 이거밖에 안되는 놈이었냐! 이런 진지한 상황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생각을 하는 자기 자신을 히말라야 산맥 정상에서 이리저리 굴리다가 패대기 쳐주고 싶은 충동을 느낀 성열이 제 앞의 명느님을 애써 의식하며 표정 관리를 했다. 말씀하세요, 형.. 맞물려있는 입술을 뗀지 얼마 되지 않아 제 침으로 번들거리는 성열의 촉촉한 입술을 보고 있자니 다시 씹고 핥고 맛보고 즐기고 싶었으나 명수는 현재 자신의 목적만을 생각하며 초인적인 인내심을 발휘했다.
"신중하게 대답해야 해. 내가 생각보다 집착도 심하고 외골수적인 면모가 있어서 너 중간에 도망 못가." "네...?" "오케이 하는 순간 니 인생 나한테 저당 잡히는거야." "....?" "형이랑 연애 하자, 찐하게."
부끄러운 듯 발갛게 달아오른 제 귀를 그대로 내보인 채 고개를 푹 숙인 성열이 조심스럽게 명수의 손을 잡았다. 제 위에서 꼬물거리는 손의 온기와 촉감에 몸과 마음이 훈훈하게 댑혀지는 기분을 느끼던 명수는 그 다음에 들려오는 성열의 조그마한 목소리에 넘쳐흐르다 못해 폭발할 것 같은 행복감을 느꼈다. .. 믿고 한번 저당 잡혀보죠, 뭐. 계약서도 쓸까요? 여느 집과 다를 바 없이 무더위가 기승인 초여름의 평범한 하루였지만, 이제 막 서로에게 발걸음을 떼기 시작한 두 연인의 가슴 속에는 포근한 봄 바람이 살랑살랑 내리앉았다. 내가 이 순간을 위해 얼마나 많은 고난과 역경을 겪었는지! 버스 안에서 무참히 말도 씹히고! 처음 보는 개새끼한테 엉덩이도 물어뜯기고! 이제야 결승선을 넘은 기쁨에 성열의 손을 제 밑으로 오게 꽉 고쳐잡은 명수의 귓가에 아까 틀어놓은 영화의 남자 주인공이 여자 주인공에게 "사랑해" 라고 속삭이는게 들리는 것도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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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30명있는 단톡방에서 폭언 욕설당한 보배인..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