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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조회 761l 4



동백꽃

w. 김유정


 

 

 

오늘도 내 책상이 교실 한 가운데에 푹- 하고 고꾸라져 있었다. 내가 학교에 막 도착하여 교실문을 열으려 할 참이었다. 교실문을 슬쩍하고 열으니까 눈에 띄도록 엉망진창이 되버린 내 책상이 한눈에 보이었다. 깜짝 놀라서 주위를 살펴 보니 아니나 다르랴, 또 녀석들이 나를 보며 킥킥 대고 웃고 있었다. 

 

깔끔히 정리되었던 내 노트장은 조각조각 찢겨 이리저리 바닥을 뒹굴고 있었으며 교과서는 물에 밴 건지 온통 축축할 다름이었다.

 

이 일은 틀림없이 박찬열의 무리들이 벌인 일일것이다, 아니 그럼에 틀림이 없었다. 녀석들은 멍청하게도 그런 모습을 보고서도 가만히 서 있는 내 모습을 보며 킥킥하고 저들마다 더욱 크게 웃어대기 시작했다, 이로써 나의 생각은 더 더욱 확고해졌다. 저 녀석들이 분명했다, 박찬열, 그리고 박찬열의 친구들.

 

틀림없이 이번에도 나를 괴롭히려거나 그런 저들을 봄에도 가만히 당하고 만 있는 우스운 내 꼴을 보기 위함이었을 것이 분명했다. 요새로 접어들어 왜이렇게 나를 못 잡아 먹겠다고 고렇게 안달들인지 모른다.

정정한 사내 녀석들 여섯이 사내 놈 하나 놀려 먹겠다고 낄낄 거리는 꼴이 여간 눈에 거슬리었다.

 

 

일주일 전, 음료수 사건 외에 나는 분명 저에게 조금도 잘못한 것은 없다.

그냥 저 마실 것이면 끝까지 저가 쳐 마실 것이지, 그 놈의 음료수를 마시다 아주 자암깐 눈이 마주쳤다는 이유로 내게 덜컥 저가 마시던 음료수를 내미는 건은 다 뭐냐? 그것도 얼굴이 아주 시뻘겋게 달아 올라서는,

 

" 밖에 완전 덥지 않아? "

하고 긴치 않은 수작을 하는 것이다. 분명 어제까지도 저와 나는 서로 눈이 마주쳐도 이야기도 잘 않고 짝지임에도 서로 아침에 만나면 본척만척하고, 이렇게 점잖케 지내던 터이련만, 오늘로 갑작스레 마주보게 될 일은 웬일인가. 홍당무마냥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오른채로.

 

" 그렇게 덥진 않은 것 같은데. "

내가 이렇게 내뱉는 소리를 하니까,

" ‥ 그래?, 넌 더위를 많이 안 타나 보네. " 또는,

" 난 더위 많이 타는데, 신기하다, 너. "

 

한창 저 혼자 이리저리 수다를 떨어대다 이내 머쓱해졌는지 살짝 머리를 긁적이다 이내 베시시 웃어 보인다. 이랬다가 저랬다가, 머쓱해했다가 수줍어했다가, 정정 저의 말대로 더운 날씨에 고만 미쳐버리기라도 한걸까? 하고 의심하였다. 그리고 이내 저의 오른손에 달랑달랑 들려있던 음료수병을 냉큼 내게로 건내는 것이다. 조금 마신건지 음료수가 반까지 찬 채로 병안에서 찰랑이고 있었다.

 

" 난 이제 필요없으니까 너 마셔. "

하고, 생색 있는 큰소리를 하곤 이내 제가 준 것을 다른 애들이 보기라도 하면 저와 나를 두고 놀려대기라도 할 테니 얼른 마셔 버리란다. 그리고 또 하는 소리가,

" 이번에 새로 나온 음료순데, 맛있더라. "

" 나 목 안 말라, 나 줄 바엔 차라리 너 친구들한테나 주던가. "

 

나는 고개도 돌리지 않고 관심 없다는 듯 그 음료수병을 도로 박찬열에게로 쑥 밀어 버렸다.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내 손에 들린 음료수 병은 떠나갈 생각을 하지 않았다. 이건 또 뭐야 싶어서 비로소 그때야 박찬열을 바라 보았다, 두 눈께 가득히 어이없다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더니 나중에는 작게 욕짓거리를 하는 듯 했다. 그리곤 자신의 음료수병을 신경질적으로 다시 내게서 뺏어 들더니 나를 한번 째리곤 내 책상을 툭- 밀치고 가는 것이 아닌가.

 

평소에 서글서글 하기로 소문났다면 소문난 박찬열이었다, 호리호리, 생긴것과는 다르게 꽤 성격이 좋은 편이라 주위에 친구들도 많았다. 그런데 그 성격 좋다던 박찬열이 욕을 했다는 건 내가 이 학교에 진학하여 생겼던 놀라운 일 중, 단연컨데 제 1위로 손 꼽힐 만할 대단한 일이었다.

 

여튼 그 고약한 꼴을 하고 가더니 그 뒤로는 나를 보면 잡아먹으려고 기를 복복 쓰는 것이 아닌가, 설혹 주는 음료수를 안 받아먹은 것이 저의 호의에 대한 실례라 하면, 주면 그냥 주었지 " 난 이제 필요없으니까 너 마셔. " 는 다 뭐냐. 그러잖아도 저는 평소 사교성 좋고 활발한 곁에 친구가 많은 아이였고 나는 조용히 겉을 맴도는 그저 그런 아이에 불과했으니. 거의 대부분의 아이들은 박찬열과 친해지고 싶어 했지만 나는 달랐다, 왜냐하면 겨우 나같은 아이가 그 아이와 친해지려 긴치않은 수작을 부리려 할테면 오히려 그 애의 주윗아이들이 노할터이고 괜히 나 혼자 이상한 꼴이 되버릴테니 그것이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까닭이라면 까닭이었다. 그런데 이런 박찬열이, 겨우 나깟 애 하나때문에 어울리지 않게 까닭없이 기를 복복 쓰며 나를 말려 죽이려고 드는 것이었다.

 

내게 잔뜩 욕짓거리를 내뱉고 간 담 날 아침이었다.

그날도 어김없이 너무 늦지도, 빠르지도 않은 시각에 학교에 도착하여 교실문을 열 참이었다.

어디서 여럿 무리들의 낄낄 거리는 웃음 소리가 들린다. 무슨 재미난 일이라도 생긴건가, 하고 교실문을 열고 들어오다가 나는 고만 두 눈이 뚱그래졌다. 내 자리 주윗께를 정정한 남자 여섯들이 가득 둘러싼 채로, 모두들 한 두번씩 내 책상을 발로 밟거나 차며 왁자지껄 떠들고 있었다. 아주 책상서랍께의 교과서들이 와르르 온통 튀어나오도록 말이다.

 

나는 눈에 쌍심지가 오르고 온 몸이 부들부들 떨렸으나 사방을 한 번 휘둘러보고야 깨달았다, 아, 이 교실안에는 내 편인 사람은 아무도 없구나, 하고. 그도 그럴것이 박찬열은 모든 아이들의 선망의 대상이었으며 친해지고 싶은 존재로 가히 이름을 전교생에게 떨칠만한 위대한 위인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런 아이들의 눈에는 내가 감히 그런 위인의 호의를 무시한 희대의 쌍놈으로 비추어질 것은 안 물어도 뻔했다.

 

나는 그것을 한참을 멍하니 바라보다 이내 책상께에서 차곡차곡 쌓아놨던 내 교과서뭉치가 와르르하고 바닥에 떨어지고 나서야, 그제서야 참고 참았던 분노를 터뜨려 내었다.

 

" 너희, 지금 뭐하는거야?! "

하고, 있는 힘껏 소리를 빽 질렀다.

 

그러나 박찬열은 조금도 놀라는 기색이 없고, 그대로 의젓이 앉아서 바닥에 떨어진 내 교과서들을 지긋이 밟아대는 것이다. 미소 지으며. 이걸 보면, 틀림없이 박찬열이 의도했다는 것이 분명했다. 그러나 그렇다고 박찬열이 있는 곳으로 뛰어가 내가 박찬열하고 싸울 수도 없는 노릇이고, 형편이 썩 불리함을 알았다.

그도 그럴것이 박찬열은 저를 포함한 여섯, 그리고 우리반 전체의 아이들. 그리고 나는 나 혼자 뿐이었으니. 아무리 생각하여도 나만 밑지는 노릇이다.

 

" 너, 내 교과서에서 발 떼. "
내가 도끼눈을 뜨고 다시 꽥 호령을 하니까, 그제서야 교과서를 밟아대던 발길을 잠시 멈추곤 차가운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 겨우 이까짓 일가지고 왜 그렇게 호들갑 떨고 그래. "

" 겨우 이까짓 일?, 넌 이게 겨우 이까짓 일로 밖에 안 보여? "

하고 기다렸다는 듯이 톡- 쏘아 붙이자, 이런 내 대답이 썩 저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박찬열은 이내 얼굴표정을 깡통마냥 찌푸려뜨리곤 이내 다시금 내 교과서를 발로 차대기 시작했다. 발차기가 계속 되면 될수록, 교과서는 온통 검은 발자국들로 너덜너덜해져만 갔다. 아마 보기에, 저 교과서는 이미 다신 사용 할 수 없을만큼 망가진 듯 해보였다.

 

그리고 나의 숙인 고개를 향하여 나에게만 들릴 듯 말 듯한 음성으로,

" 멍청한 새끼. "

" 좆만한 개새끼. "


그만도 좋으련만,

" 혼자 다니는 새끼 불쌍해서 관심 가져 줬더니. "
" 뭐? 내가 불쌍해? "

할 양으로 열벙거지가 나서 고개를 홱 돌리어 바라봤더니, 이내 그런 내 모습이 웃기다는 듯 다시금 저들끼리 킥킥 대며 웃는 꼴이었다. 온갖 수모와 욕을 이토록 먹어 가면서도 대거리 한마디 못하는 걸 생각하니 양 손등이 손톱에 찢겨 피가나는 것도 모를 만치 분하고, 급기야는 두 눈에 눈물가지 불끈 내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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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 좋다.....재밌어요 우와앙앚디함댤ㅈ
11년 전
독자2
헐대박ㅠㅠ 정말 재미있어요 아직 찬열이의 마음을 잘 모르겠어요 ㅠㅛㅠ 다음에 또 올게요!
11년 전
독자3
머야박찬열ㅜㅜㅜㅜ왜그러는거야ㅜㅜ나중에후회하지말고 정신차려ㅜㅜ
11년 전
독자4
헐 재밌어요!!
11년 전
독자5
헐퓨ㅠㅠㅠ다음편도 보고 싶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ㅜ
11년 전
독자6
뭐지.. 찬열이의 속이 궁금하네여!! 동백꽃 점순이처럼 츤데레인가여..ㅋㅋㅋㅋㅋ 여튼 백현이한테 너무하네 진짜.. 다음편 기다릴게여ㅠㅠㅠㅠㅠ
11년 전
독자7
다음편기다릴께요 ㅠㅜㅠㅜㅜㅜㅜㅜㅜ츤데레니 ㅜㅜㅜㅜㅜㅜㅜ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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