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15학번 전정국이라고 합니다"
"아..네!"
"저 좋아해요?"
"예...?"
너무 단도직입적이었어. 좀 당황스럽게...?
"좋아하면 사귈래요? 전 사실 선배같은 스타일 좋아해요. 선배 맞죠?"
"선배는 맞죠..."
"나는 썸 이런거 딱 질색이예요. 1일 만들어놓고 천천히 알아가는거지~"
"...난 지금 조금 당황했어요...너무 적극적이시니.."
"난 원래 좋아하는 사람한텐 바로 들이대요."
"전 근데..."
"혹시...남자친구 있어요?"
"그게...남자친구는 아닌데..."
"썸?"
아니 내 나이에 약혼자가 있다고 초면의 남자한테 어떻게 설명하지?
"아...저 집에 가야돼요! 늦었다..."
"선배 번호 주세요!"
번호 따였다...
"전 가볼게요."
"말 편하게 하세요~"
"친해지면!"
"빨리 친해져야겠다! 잘가요~"
나는 수줍게 인사를 하고 바로 집으로 돌아왔어
"어머니! 죄송해요 많이 늦었죠"
"어서 와. 지금 짐 챙겨서 미국에 잠시 다녀와야겠다."
"예...?"
"태형이랑 미국에 다녀와야 돼. 빨리 준비해서 내려와 기사가 대기중이니까"
이건 또 무슨 얘기래.
일단 어머니가 재촉하시니 옷가지 몇개랑 세면도구정도 챙겨서 급히 내려와서 차에 탔지.
차는 김태형씨 회사로 갔고, 김태형씨도 기다리고 있더라고.
"왜 이렇게 늦었어요?"
"학교에서 뭣 좀 보고 오느라구요..."
"요즘 학구열이 대단한데요?"
왠지 살짝 찔리는 감이 있었는데...일단 공항으로 출발했지
"미국은 왜 가요?"
"만찬이 있대요. 아버지가 바쁘셔서 우리가 가는거예요. 가서 내가 후계라고 얼굴도 알리고"
"나는 왜 가요?"
"우리 결혼할 거 아니예요? 파혼 준비중인가?"
"무슨 말을 그렇게 해요~"
"미리미리 얼굴 좀 알려놓으려고 데리고 가는거예요"
"그전에도 이런거 자주 다녔었나봐요?"
"아버지 대신 해서 여러번 간 적 있었죠."
"만찬에서는 뭘 하는데요?"
"그냥 대충 가서 인사 몇번 하고 방명록에 이름 쓰고 음식 몇개 집어먹으면서 자리에 있다가 호텔 들어가는거죠"
"재미 없네요"
"사교계가 그렇죠 뭐"
"우리 정확히 미국 어디로 가요?"
"라스베가스 가요. 카지노가 유명한 곳 알죠?"
"저랑...한판 할래요?"
내가 또 열혈승부사야..
꼭 가보고 싶었던 카지노에 김태형씨랑 가게 되다니!!!!! 너무 신난다.
우리는 그렇게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를 탔어.
재벌집에서 정말 좋은 것 하나는 뭐든 다 준비가 되어있다는 사실이야.
공항가자마자 비서아저씨가 여권 비자 티켓 다 준비해놓고.
우린 바로 플랫폼 거쳐서 승강장 들어갔지.
라스베가스 가는데 너무 설레서 11시간 동안 뒤척이고, 게임이름 다적어놓고 내 지갑에 얼마 있는지 확인하고 하면서 잠을 못잤어.
옆에서 김태형씨가 짜증낼 정도로 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