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 150 " 결국 꾸셨네요. 앉아요. " 해가 뜨자, 차학연이 있는 그 병원을 찾았다. 그도 내가 오길 내심 기대했는지 미소를 띄며 준비한 차를 대접했다.내가 병원을 다시 찾은 것은 어제 밤의 악몽때문인지, 대화할 상대가 필요해서 인지 이유는 중요하지 않았다.난 '그냥 발이 이끌려서' 라고 표현하고 싶다. 아무런 의미가 없진 않았으니까. " ... 어제랑은 분위기가 다르네요? " 아무 말없이 바닥만 보며 앉아있는 나를 보던 차학연이 말을 건네 왔다.어제는 어떤 분위기였는데요 라고 되묻자, 그가 종이와 펜을 들며 곰곰이 생각하듯 말했다. " 음-, 평생 말 안하던 사람의 성대가 빵 하고 열린 느낌? 하하. " 그게 뭐냐며 내 입꼬리가 올라가자, 차학연이 의자에 풀썩 앉더니 나를 똑바로 보고 말했다. " 자! 오늘도 성대 한번 열어봐요. 원한다면 손을 써도 좋구요. 이 종이에 꿈을 아주 자세하게 표현해보는거예요. "" .. 저 그림 못 그리는데. "" 에이. 잘 그리셨으면 제가 어제 말만 주구장창 안들었었겠죠. 시작합시다. " 난 펜을 들고 어제의 꿈을 되새겼다. 어떻게 설명해야 좋을까, 그린다고 해서 내 생각이 다 전달될까?한참을 멍하니 있는데, 차학연이 웃으며 말했다. " 무슨 생각해요? "" ... 어제 그 꿈이요. 평소하곤 달랐는데, 이걸 어떻게 표현할지를 모르겠어요. " 차학연이 여전히 웃더니, 펜을 잡은 내 손을 겹쳐 잡고 종이 위에 한 사람을 그렸다. " 이 사람은 ㅇㅇ씨 예요. ㅇㅇ씨는 꿈 속에서 어떤 표정을 하고 있었죠? "" 아마-, 혼란스럽고 당황한 표정이였겠죠. "" 그럼.. 이런.. (ㅇ_ㅇ) ? " 차학연이 서툴지만 귀엽게 그림을 그려나갔다. 그림을 그리기 위해 자리를 바꿔 내 옆에 앉은 그에게서단내가 났다. 병원에서 나는 그 향의 주인이 여깄었구나, 생각이 드는 순간 가슴이 미미하게 두근거렸다.차학연은 나라고 주장하는 그림 옆에다가 다른 사람을 그렸다. 누구냐고 물을 필요도 없이, 그 남자라고 판단되는 순간어제 꿈의 기억이 생생하게 되살아났다. " 저.. 기억났어요! "" 아- 다행이다. 손은 제가 썼으니까, 성대는 누구 담당인지 알죠? "" ... 그 남자, 저를 그냥 빤히 보고있었어요. 평소처럼 쫒아오는게 아니라 그냥 보고만 있었어요. "" 그대로 꿈이 끝났나요? "" 그대로 꿈이 끝나면 저야 좋죠. 제가 너무 답답해서 말을 걸었어요. "" 말을 걸었다고요?.. 뭐라 답해줬는데요? "" 말걸면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나서 절 쫒아왔어요.. 결국 평소와 똑같은 꿈이 되버린거죠. 근데 쫒아오면서 울었어요. 눈가가빨개지고 이런건 없었는데, 쫒아오는 동안은 계속 눈물이 흘렀어요.그러다가 제가 잠에서 깼어요.잡히지도 못한 채로요. "" 왠지 허무하면서도 의미가 크네요. "" ...오늘 일어나보니까 비가 오더라고요. 금방 그치긴 했는데.. 꿈 속에서 그 사람이 울던게 계속 맴돌아서.. "" 그 사람의 눈물이 비가 되서 내리는 거 일 수도 있겠죠? 하하. "" 그래서 더 잊혀지질 않아요. 평소같이 소름돋지도 않고요. "" 아무튼 너무 악몽에 대한 스트레스가 심하면, 약이라도 챙겨 드세요. " 차학연의 병원에서 빠져나오고, 두근거림에 의한 심장박동도 다시 일정하게 뛰는 것을 느꼈다. 그 단내를 맡지 못해서 일까.집에 도착해, 피곤하게 나도 모르게 바로 잠을 청했다. 뭔가에 홀린 듯 그냥 빠져들었다. 꿈속에서 그 사람이 나왔다. 넓은 사막이 아닌 병원에서 그가 나를 향해 미소지었다. " 내가 누군지 알고싶어? " 그에 첫 마디에 일정하게 뛰던 심장이, 차학연에게 뛰던 미미함과 다르게, 쿵 쿵 거리며 뛰는 걸 직감했다.그가 나에게 다가왔다. 병원엔 단내도 차학연도 없었다. 그와 오직 나 뿐이였다.무슨 의미인지 알았지만 생각하기 싫어 눈을 꼭 감자, 그가 내 머리칼을 쓸며 말했다.난 그대로 펑펑 울며 도망쳐버렸다. 그는 날 붙잡으려 뛰지않았지만 목소리는 선명했다. " 난 네 내면이야. " 잠에서 깼을 때, 난 병원에서 준 약을 들고 울고 있었다.다시는 잠에 들기 싫은 날이였다. END 더보기심오하죠.. ㅎㅎㅎ이번 편과 노이로제 편의 해석은 조만간 나올겁니다 '^'
W. 150
" 결국 꾸셨네요. 앉아요. "
해가 뜨자, 차학연이 있는 그 병원을 찾았다. 그도 내가 오길 내심 기대했는지 미소를 띄며 준비한 차를 대접했다.
내가 병원을 다시 찾은 것은 어제 밤의 악몽때문인지, 대화할 상대가 필요해서 인지 이유는 중요하지 않았다.
난 '그냥 발이 이끌려서' 라고 표현하고 싶다. 아무런 의미가 없진 않았으니까.
" ... 어제랑은 분위기가 다르네요? "
아무 말없이 바닥만 보며 앉아있는 나를 보던 차학연이 말을 건네 왔다.
어제는 어떤 분위기였는데요 라고 되묻자, 그가 종이와 펜을 들며 곰곰이 생각하듯 말했다.
" 음-, 평생 말 안하던 사람의 성대가 빵 하고 열린 느낌? 하하. "
그게 뭐냐며 내 입꼬리가 올라가자, 차학연이 의자에 풀썩 앉더니 나를 똑바로 보고 말했다.
" 자! 오늘도 성대 한번 열어봐요. 원한다면 손을 써도 좋구요. 이 종이에 꿈을 아주 자세하게 표현해보는거예요. "
" .. 저 그림 못 그리는데. "
" 에이. 잘 그리셨으면 제가 어제 말만 주구장창 안들었었겠죠. 시작합시다. "
난 펜을 들고 어제의 꿈을 되새겼다. 어떻게 설명해야 좋을까, 그린다고 해서 내 생각이 다 전달될까?
한참을 멍하니 있는데, 차학연이 웃으며 말했다.
" 무슨 생각해요? "
" ... 어제 그 꿈이요. 평소하곤 달랐는데, 이걸 어떻게 표현할지를 모르겠어요. "
차학연이 여전히 웃더니, 펜을 잡은 내 손을 겹쳐 잡고 종이 위에 한 사람을 그렸다.
" 이 사람은 ㅇㅇ씨 예요. ㅇㅇ씨는 꿈 속에서 어떤 표정을 하고 있었죠? "
" 아마-, 혼란스럽고 당황한 표정이였겠죠. "
" 그럼.. 이런.. (ㅇ_ㅇ) ? "
차학연이 서툴지만 귀엽게 그림을 그려나갔다. 그림을 그리기 위해 자리를 바꿔 내 옆에 앉은 그에게서
단내가 났다. 병원에서 나는 그 향의 주인이 여깄었구나, 생각이 드는 순간 가슴이 미미하게 두근거렸다.
차학연은 나라고 주장하는 그림 옆에다가 다른 사람을 그렸다. 누구냐고 물을 필요도 없이, 그 남자라고 판단되는 순간
어제 꿈의 기억이 생생하게 되살아났다.
" 저.. 기억났어요! "
" 아- 다행이다. 손은 제가 썼으니까, 성대는 누구 담당인지 알죠? "
" ... 그 남자, 저를 그냥 빤히 보고있었어요. 평소처럼 쫒아오는게 아니라 그냥 보고만 있었어요. "
" 그대로 꿈이 끝났나요? "
" 그대로 꿈이 끝나면 저야 좋죠. 제가 너무 답답해서 말을 걸었어요. "
" 말을 걸었다고요?.. 뭐라 답해줬는데요? "
" 말걸면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나서 절 쫒아왔어요.. 결국 평소와 똑같은 꿈이 되버린거죠. 근데 쫒아오면서 울었어요. 눈가가
빨개지고 이런건 없었는데, 쫒아오는 동안은 계속 눈물이 흘렀어요.그러다가 제가 잠에서 깼어요.잡히지도 못한 채로요. "
" 왠지 허무하면서도 의미가 크네요. "
" ...오늘 일어나보니까 비가 오더라고요. 금방 그치긴 했는데.. 꿈 속에서 그 사람이 울던게 계속 맴돌아서.. "
" 그 사람의 눈물이 비가 되서 내리는 거 일 수도 있겠죠? 하하. "
" 그래서 더 잊혀지질 않아요. 평소같이 소름돋지도 않고요. "
" 아무튼 너무 악몽에 대한 스트레스가 심하면, 약이라도 챙겨 드세요. "
차학연의 병원에서 빠져나오고, 두근거림에 의한 심장박동도 다시 일정하게 뛰는 것을 느꼈다. 그 단내를 맡지 못해서 일까.
집에 도착해, 피곤하게 나도 모르게 바로 잠을 청했다. 뭔가에 홀린 듯 그냥 빠져들었다.
꿈속에서 그 사람이 나왔다. 넓은 사막이 아닌 병원에서 그가 나를 향해 미소지었다.
" 내가 누군지 알고싶어? "
그에 첫 마디에 일정하게 뛰던 심장이, 차학연에게 뛰던 미미함과 다르게, 쿵 쿵 거리며 뛰는 걸 직감했다.
그가 나에게 다가왔다. 병원엔 단내도 차학연도 없었다. 그와 오직 나 뿐이였다.
무슨 의미인지 알았지만 생각하기 싫어 눈을 꼭 감자, 그가 내 머리칼을 쓸며 말했다.
난 그대로 펑펑 울며 도망쳐버렸다. 그는 날 붙잡으려 뛰지않았지만 목소리는 선명했다.
" 난 네 내면이야. "
잠에서 깼을 때, 난 병원에서 준 약을 들고 울고 있었다.
다시는 잠에 들기 싫은 날이였다.
END
심오하죠.. ㅎㅎㅎ
이번 편과 노이로제 편의 해석은 조만간 나올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