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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심 평범하고 뻔하고 빠른 스토리 전개 주의

※ 스토리 전개가 존나 LTE급이져? 10편에 한꺼번에 담느라 그랬슴돠












W. Jerry




   1. 익숙함 속 간절함

   불만스러운 표정이 보였다. 물론 나를 좋아하는건 바라지도 않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벌써부터 여자친구를 만들 필요는 없잖아, 불만스럽게 입을 내밀어봐도 돌아오는 것은 함박웃음 뿐이었다. 물론 우현이는 내가 자신을 좋아해서 화가 난 거라는 것을 꿈에도 모를것이 뻔했다. 그냥 그저, 자신 먼저 여자를 소개받는 부분이 마음에 들지 않아 화가 난 것이라고 제 멋대로 추측하겠지, 남우현의 성격은 물어보지 않아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었다. 몇년 친구라서 그런게 아니라, 우현이는 자신의 감정을 그대로 드러내는 일을 잘 하니까, 자신은 모르지만 항상 얼굴에 표정을 그대로 드러내는 모습을 보면 좋아해서가 아니라, 그냥 귀여운 멋이 드러났다. 나는 우현이의 그런 부분을 가장 좋아했다. 솔직한 부분. 그에, 잔인한 부분도 조금 있었지만.

   " 왜 굳이 여자를 소개 받아야 하는데? "
   " 왜 그렇게 불만이야? 너 설마 나를...? "

   의심스럽고,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나를 쳐다보던 우현이 손가락으로 하트를 그려보였다. 이렇게 장난을 칠 때면 이제 당황스럽지도 않다.

   " 들킴 킥 "
   " 너 진짜면 아주 죽어, 생매장 시킬거야 "

   의연하게 말하는 모습이 웃겨 그냥 웃었다. 이것부터 전부 다 장난, 우리의 대화는 장난이 대부분이고 진지한 부분은 거의 없다. 그것이 감정을 조금이라도 드러낼 수 있는거라면 좋겠다. 물론 티는 내지 않을테지만, 내 성격상 그런것을 티 내는 것을 좋아하지 않을 뿐더러 남자끼리 좋아한다고 하면 우현이 뿐만 아니라 주위 사람들의 시선부터가 달라질 테니까, 열심히 쌓아온 인간관계를 전부 망치고 싶지 않았다. 겉 이미지로 판단하는 사람들이 속을 들여다 봤을때 실망스러운 사람이라는 것을 알면 등을 돌리는 것은 사회의 원칙이였기 때문에, 마치 겉이 화려한 모습들을 보고 구매한 물품이, 속이 비었다는 것을 알면 금세 찬밥취급 당하는 것 처럼.
   핸드폰에 받아놓은 여자사진을 보며 흐뭇하게 웃는 모습이 꽤나 얄밉다. 대가리 세게 한대 때려주고 싶네 아주. 나는 속으로만, 불만스럽게 생각하다가 벌떡 일어나 맨 앞에 위치한 내 자리로 향했다.

   " 야, 어디가 "
   " 수업 시작하잖아, 멍청아. "

   그리고 곧 종이 치고, 나는 엎드린 후 우현이 꿈을 꾸길 바라면서 잠에 빠져들었다.



   2. 벚꽃 아래서

   봄, 꽃이 핀 완연한 봄이 왔다. 날씨는 점점 후덥지근 해지고 다들 꼭꼭 껴입었던 옷들을 벗어내기 시작했다. 우리반 아이들 역시 마이나 점퍼를 벗어던지고 하얀 와이셔츠를 드러내었다. 아, 게이라고 오해는 하지 않아줬으면 좋겠다. 나는 무작정 남자가 좋은게 아니라 우현이가 좋은거니까. 우현이는 학교를 갈때면, 항상 내 집 앞으로 왔다. 물론 여느 연애소설처럼 자전거를 태워준다거나, 일진 소설 처럼 오토바이를 태워준다거나, 하지는 않지만. 그냥 둘이서 등교하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두도록 하겠다. 멀지는 않아서 천천히 걸어가면 20분 내로 도착할 수 있었다. 사실 조금 더 등교길이 멀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한 적 있었다.
   밖에서 들리는 우현이의 보채는 소리에 나는 허겁지겁 머리를 드라이기로 말리고, 넥타이를 그냥 목에 걸은 채 뛰어나갔다. 뒤에서 엄마의 잘 다녀오라는 소리가 들리지만 그냥 인사는 하지 않았다. 또 덜렁이라고 놀려댈 우현이가 눈에 선했으니까, 그저 신발을 구겨신고 문을 활짝 열었다. 환한 빛과 함께 눈 안에는 우현이가 쏟아내렸다.

   " 왜 이렇게 일찍 왔어! "
   " 너가 늦은거지, 자기가 늦은거 생각 안하고 남 탓하네, 아주 "

   비아냥 거리듯 대답하는 모습에 그저 웃으면서 미안하다는 소리를 건넸다. 우현이 빨리 오기나 해, 하면서 툴툴댔다. 아무래도 늦게 나온것에 약간 화가난 듯한 모양새였다. 하여튼 이상한걸로 잘 삐져.

   " 야, 삐졌어? "
   " 사내새끼가 무슨 이런걸로, 빨리 오기나 해 "

   그럼 넌 기지배냐? 얼굴에 화난거 다 드러나는 구만. 속으로 중얼거리며 나는 우현이의 발걸음의 박자를 맞춰 걸었다. 옆을 쳐다보니 벚꽃들이 완연히 피고, 차들이 쌩쌩 지나다니는 소리가 들렸다. 도시 거리는 다 이런거지, 무엇인지 모를 감성에 젖어 옆을 쳐다보고 있으니, 누군가가 내 넥타이를 잡아끄는 것이 느껴져 고개를 돌렸다.

   " 뭐야 "

   당황감에 툭 내뱉으니 우현이 언제 화가났냐는 듯 세심하게 넥타이를 쭉 올린다. 얼굴이 가까워지고, 나는 티 내는것을 싫어함에도 불구하고 고개를 뒤로 쭉 뺐다. 뭐지, 이 당황스러움.

   " 넥타이 좀 제대로 하고 다녀, 평소엔 안 그러다가, 내가 화난 것 같으니까 제법 일찍나올려고 그랬냐? "
   " 언제부터 신경썼다고, "

   그저 당황스러움에 우현의 손을 밀쳐내고 넥타이를 붙잡았다. 그래도 우현이 다시 넥타이의 아랫단을 붙잡는다.

   " 에이, 내가 해줄게 "
   " 손 안치워? 내가 할거야 "
   " 또 튕긴다. 또. 아주 여자 못지 않아 "

   자꾸 기집애한테 비교해, 툴툴거리며 대답하자 우현이 화났어? 화났쪄요? 하면서 또 애취급을 한다. 사실 기분이 정말 극도로 나쁜건 아니지만, 괜히 투정을 부리며 됐어, 하고 대답했다. 그래도 우현이는 좋다고 웃는다. 눈꼬리가 아래로 축 쳐지면서 이쁘게 지어지는 웃음, 아, 내 이상형은, 웃는게 이쁜 사람이다. 물론 남자면 더 좋다. 그리고 우현이면 더 더 좋다.
   어릴때부터 잘 지내지만은 않았던 사이라서, 이 정체성이 두렵고 이 감정이 무엇인지 무서웠지만, 17살이 지나고, 현재 18살이 되면서 이젠 해탈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봐도 무방했다. 내가 남우현을 좋아하던 말던, 이제 됐다. 어차피 우현이도 여자에 별 관심이 없어보였고, 소개를 해준다고 그렇게 말해도 잘 소개받지도 않았었으니까, 이번 일 빼고. 또 이번일을 생각하니 속에서 화가 부글부글 치밀어 오른다. 아주 주옥되는거야 남우현.

   " 야, 진짜 화났냐? 앞으로 안 그럴게, 응? "
   " …알면 됐고 "
   " 네, 마님 "

   우스꽝스러운 자세를 흉내내며 마치 돌쇠같은 표정을 흉내내는 우현이 웃겨 그저 푸스스, 웃었다. 우현이 화 풀렸다. 하면서 해맑게 웃어보였다. 또 넘어간다 넘어가, 남우현 전매특허 눈웃음.
   어휴, 미치겠다, 미치겠어.



   3. 머물렀다.

   예전같았으면 쉬는시간에 항상 나와 놀았을텐데, 핸드폰만 붙들고 있는 모습이 꽤나 맘에 들지 않는다. 무슨 벌써 애인이라도 된 것 마냥 구는데, 여자아이들은 그런거 정말 싫어하거든? 하고 톡 쏘아붙이고 싶지만, 또 그러면 신경쓴답시고 연락 하고 싶으면서 꾹 참고 아닌 척 할게 눈에 빤히 보여 그저 입을 다물고 있었다. 카톡 알림음은 쉴새없이 울리고, 내 마음에 망치질 소리도 쉴새없이 울린다. 이거 누구한테 말하고 싶은데. 어휴 답답해. 그저 애꿎은 가슴만 팡팡 두드리며 우현이를 쳐다보았다. 내 시선이 느껴졌는지, 카톡을 하다말고 우현이 고개를 들어 나와 눈을 마주쳤다.

   " …………? "
   " …이따 PC방 콜? "

   괜히 할 말이 없어서 가고 싶지도 않던 PC방을 언급했다. 그러자 우현이 환하게 웃으며 두 손가락으로 동그라미를 그려보였다. 괜히 예정에도 없던 PC방에 가게 생겼다. 우현이는 게임을 많이 해서 할게 많겠지만 딱히 게임에는 관심 없고 그저 웹서핑 하는 것을 즐기는 나에게는 아까운데나 다름 없었다. 그래도 여자애한테 답장이 늦어졌다는 것 만으로도 나는 그냥 좋았다. 그러다가 확 화나서 여자애가 우현이 뻥 차버리면 좋겠다. 확 뻥뻥 차여라 남우현.

   수업시간이 금세 휙휙 지나가고, 어느새 종례시간이 다 되었다. 우현이랑 오늘 대화한 양이 어제보다 1/10으로 줄은 것 같았다. 아, 여자가 생기면 친구들이 거지새끼 마냥 짜증나 진다던데 그게 사실이구려, 그게 마냥 내가 남우현을 좋아해서 그런것만은 아닌것도 같다. 그냥 여자에만 온 신경을 쏟는것이 꽤나 불편하다. 사내자식들이라 쿨하게 넘기고 그럴 줄 알았는데 우리는 오래지내기도 했고, 무엇보다 감정이 약간 다르다 보니 서운함은 배가 되었나보다. 한숨을 푹 쉬고 종례가 끝났다는 말과 함께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나마 끝나고 PC방 예약을 해뒀기에 망정이지. 아니면 끝까지 여자애와 카톡하며 지낼 뻔 했다. 아주 누가보면 정말 사귀는 줄 알겠어, 소개받은지 이틀만에.

   " 야, 빨리 와, PC방 간다며 "

   괜히 심술을 부리며 손짓을 했다. 아직도 시선이 핸드폰에 고정되어있다. 저거 눈깔을 아주 파버려?

   " 아, 남우현! "
   " 어, 알았어 갈게, 갈게 "
   " 빨리 와! "

   손짓을 허공에 대고 마구 해대니 그제야 핸드폰 화면을 끄고 주머니에 넣으며 걸음을 내 쪽으로 옮겼다. 근데 무언가 약간 애교스러운 표정으로 다가오는게 예감이 매우 불안하다. 제발, 너 이새끼 내가 생각하는 말 나오면 정말로 머리 쥐어 박을거야. 두고봐. 결의에 찬 표정으로 우현이를 쳐다보자 우현이는 아무말 없이 나를 확 안아버렸다. 손깍지를 낀 채 절대 풀어주지 않겠다는 의지가 다분한 몸짓에 당황해서는 그저 멀뚱히 허공에 시선을 놓았다. 급작스러운 애교가 있다면 분명히 무슨일이 있다는 뜻인데.

   " 성규우- 나 오늘 이 애랑 만나기로 약속 잡혔어어 "
   " ……누구? "
   " 그때 소개받은 그 애 있잖아, 응? 다른데는 학원가서 오늘밖에 시간이 없데, 제발, 한번만 봐줘! "

   두 손을 마주대고 비는듯한 폼에 나는 그저 기분나쁜 티도 내지 못하고 장난스레 얼굴을 찌푸리며 머리를 쥐어박는 시늉을 했다. 우현이 그러자 똑같이 받아주듯 아프다는 시늉을 한다. 정말 미안하다는 표정이 얼굴에 베여있지만 꼭 가고싶다는 표정 역시 같이 담겨있기에 쉽사리 보내주기는 싫었지만 그럴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마음이 약해서 그런건 절대 아니다. 그냥 안타깝게도 타이밍 좋게 내가 이 아이를, 그래.
   어쩔 수 없이 우현이는 가고, 나는 초라하게도 교실 안에 혼자 머물렀다.


   4. 이상한 만남

   집에 돌아와서 애꿎은 집 물건들을 툭툭 건드리며 심술을 피웠다. 가방을 방 안에 던져넣고 가자마자 발가락으로 컴퓨터 전원버튼을 눌렀다. 이럴때는 게이 커뮤니티에서 대화하는게 직빵으로 스트레스가 풀리지. 응? 그나마 취향이 맞는 사람들 하고 대화도 하고 그래야 어느정도 마음이 안심되고 안정되니까. 답답한 교복을 벗어 던지고, 안에있던 하얀 티셔츠가 드러났다. 곧 바지도 벗어제끼고, 의자에 걸려있던 약간은 긴 반바지로 갈아입고서는 의자에 폴짝 뛰어 앉았다. 출출해서 무언가도 먹고 싶었지만 또 곧있으면 저녁시간이기에 그냥 가만히 마우스에 손을 올렸다.
   곧 컴퓨터 화면이 환해지고, 밝아지는 모습에 성규가 익숙하게 아이콘을 클릭했다. 밝은 분위기의 홈페이지가 나오고, 키보드를 두드려 익숙하게 로그인을 한 후, 채팅방을 클릭했다. 직장인 분들도 업무 시간에 채팅을 이어가는지 꽤나 사람들이 많았다. 키보드를 두드려 스트레스를 풀고싶은 마음에 우현이 얘기를 먼저 꺼냈다.

   「아니 형들 글쎄, 오늘 애가 막 나랑 PC방 가기로 해놓고서는」
   「자기 여소 받았다고 좋아서는 데이트 하러가고」

   서러움을 토해내자 채팅방에 있던 사람들이 동질감을 느끼는 듯 호응을 했다. 맞아, 그런 사람들 짜증나. 어? 우리한테는 그런 기회가 얼마나 좋은데, 익숙함의 균열이 깨지면 불안하고 답답하고 여자라는 단어만 나와도 예민해 죽겠는데. 다른 아이들에게 말했으면 그게 뭐 어때서? 그럴수도 있지. 하는 반응이었을테지만, 여기서는 이렇게 단순히 내가 생각했던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것이 기뻤다. 신이나서 타자기를 막 두드려 대는데, 어떤 사람의 1:1 대화 신청이 아래 뜬다. 진지하게 고민상담이라도 해주려고 그러나? 하는 마음에 생각없이 OK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또 다른 채팅방이 옆에 개설되며 둘만이 남았다.

   「………?」
   「저기, 난 여자앤데, 너 얘기를 자주 들어주고 싶어서.」

   여, 여자애? 게이 커뮤니티에 무슨 여자애? 설마 이 애도 여자를 좋아하나? 그러나? 궁금증이 마구 치솟았지만 초면에 그런것을 묻기에도 애매하고, 하는 마음에. 좋은 취지로 1:1 대화를 건 것이니 화를 낼 수도 없었고 내고 싶지도 않았다. 또, 아까마냥 익숙하게 타자기를 두드렸다.

   「아, 그래? 어떻게 들어주고 싶은데?」
   「미안한데 번호 좀 줄수 있니? 내가 사람 심리에는 장난 아니거든」

   무언가 이 아이라면 나랑 우현이를 한층 더 가깝게 해줄 수 있을거 같아 채팅창에 냉큼 번호를 입력했다. 여자아이는 조금 있다가 밤에 문자할게! 라는 말을 남기고 채팅방에서 사라졌다.
   나는 다시 원래의 채팅방으로 돌아와서 마구 썰을 풀어놓는 둥 평범한 행위를 일삼은 채로 시간을 보냈다.



   5. 헐 대박사건

   여전히 그 여자애와의 문자는 이어졌다. 어젯 밤에 시작한 문자는 일어나서도, 학교를 가서도, 점심시간에도 계속 이어졌으며 이렇게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아이가 있었다니, 하며 내심 감탄을 하고 있을 즈음이였다. 앞으로 여자 사람 친구들을 많이 만들어서, 는 아니다. 설마 아웃팅을 당할 수도 있을 노릇이니까. 당최 믿을 사람이 없어. 그나마 익명의 힘을 빌려 가까이 있는 사람이 아닌 모르는 사람과 대화를 하는것이 편했다. 알려질 일도 없고 그 사람도 내가 어디 사는지 모르고 나 역시 그 사람이 정확히 어떤 사람인지 모르니까.

   " 야, 너, 핸드폰에 신경도 안 쓰던 애가, 요즘 들어, 왜 이렇게, 문자를 자주하냐 "
   " 입에 있는거나 다 먹고 말해 "

   쩝쩝 소리를 내며 식판을 긁어 먹는 우현을 한심하게 쳐다보며 답했다. 아무래도 주위에 인간관계가 넓은 편도 아니고, 까칠하고 예민해서 사람 성격을 가리는 탓에 친구도 많이 없는 아이가 요즘 들어서 문자를 자주 하다 보니 이상함을 느낀건 당연한 듯 싶었다. 하긴, 내가 봐도 내가 핸드폰에 자주 신경쓰는게 어색하긴 하다. 이런적이 한번도 없었으니.
   최신 스마트폰으로 바꿔줘도 그냥 카톡게임 몇번 하고, 우현이랑 연락 가끔 하는것이 전부였던 기기에 마치 고민상담 이라는 어플이 들어선 듯 했다. 마음이 편안하고 안정되는 느낌.

   " 여자라도 생긴거 아냐? 이 새끼 수상한데 "
   " 여자같은 소리 하네, 난 너처럼 철없이 여자 많이 안 만나 "
   " 내가 언제 여자를 만났다고! 이번이 처음이지, 안 그래? "

   그건 그렇지만, 대충 얼버무리려는 말에 반박하듯 우현은 말을 길게 이었다. 도대체 무엇을 해명하고 싶은거야, 긴 말을 그저 들어주기만 하다가, 귀찮음에 식판을 들고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자 뒤늦게 식판을 들고 종종 따라오는 우현이 떠올라 그저 웃었다. 내 예상에 알맞게 우현은 5초를 세기도 전에 식판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나 걸음을 따라 걸었다. 그러면서도 말을 끝내지 않는 당신은 진정 수다쟁이.

   식당에서 아래층에 있는 교실에 발걸음을 옮기고, 조금 남은 점심시간이 보여 시계를 쳐다보다가, 괜시리 심심한 마음에 교탁에 놓인 출석부를 뒤적거렸다. 첫장을 피니 아이들의 증명사진이 보인다. 화장을 진하게 하고 찍은 여아이들의 사진, 장난스런 미소를 머금고 있는 남아들의 사진 또한 나를 웃기기에 충분한 자료들이었다. 한 장을 더 넘기고, 전화번호가 잔뜩 적혀있는 페이지가 나왔다. 어떤 전화번호들이 있는지 볼까? 하고서는 천천히 전화번호를 읽어내리는데, 21번에 익숙한 번호가 보였다. 뭐지, 이 불안감.

   「정희연 010-8454-12XX」

   8454… 있던 번호였나? 하고 핸드폰을 꺼내 전화번호부에 번호를 입력하니, 나오는 것은 아찔하게도.
   - 고민상담녀 -









W. Jerry



   6. 열애설


   당장 발을 옮겨 희연한테로 향했다. 맨 뒷자리에 예쁜 외모를 소유하여 남자아이들에게 인기도 많은 아이가 왜! 왜! 그 커뮤니티에 가입한거지? 아, 이해안가. 멘붕의 상태에 이르러 걸음은 더 빨라지고 희연의 자리에 딱 서자마자 책 정리를 하고 있던 희연을 불렀다.


   " 야, 정희연 "
   " 어? "


   책 다섯권을 책상 서랍에 밀어넣고, 고개를 들어 대답을 하는 모습이 예쁘다. 그래, 인정하긴 싫지만, 아무리 내가 게이라지만 정말 예쁘긴 예쁘다. 잠깐 생각하던 도중, 책을 마저 정리하던 희연이 말할거면 빨리 말해, 하며 보챈다. 그렇지만, 너무 공개된 공간에서 '야, 너 내가 게인거 어떻게 알았어!' 이럴 수도 없고. 아니면, 너 왜 게이 커뮤니티에 니가 있어! 하고 반박할 수도 없는 노릇이였다. 그렇다면 분명히 둘 다에게 피해가 갈것이므로 도저히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한참 고민을 이어가다가, 결국 희연의 손목을 부여잡고 벌떡 일으켜 교실 밖으로 나섰다.
   아, 좀 박력있었어.


   " 뭐야, 왜 이러는데 "
   " 너 사실대로 말해, 너 8454 12XX 맞지 "
   " 그게, 왜? "


   너 도대체 내가 게이란걸 어떻게 안 거야? 그제야 꼭 물어보고 싶었던 질문이 입 밖으로 터져나왔다. 직설적인 질문에 희연이 당황한 듯 눈알을 굴리며 눈치를 살폈지만, 말 없이 계속 밀어붙였다. 왜 그랬어? 누구한테 말 했어? 추궁하자 희연이 끝내 고개를 저었다.


   " 아무한테도 안 말했어 "
   " 그럼 왜 그런거야? 내가 게이인게 재밌어? "


   다 알았었던 거지? 하긴, 그 커뮤니티 닉네임이 김성규인데 모를리가 있어? 성규는 답답한 가슴을 팡팡 쳐내리며 마구 쏟아 부었다. 희연이 큰 눈을 굴리며 화를 잠재우기 위해 위로되는 말들을 꺼내었다. 말하는 것들을 보니 정말 계속 문자하던 사람이 맞긴 맞나보네, 어휴.


   " 내가 너 좋아해서 그랬어. "
   " ………뭐? "
   " 내가 너 계속 좋아했는데, 재미로 본 게이 커뮤니티에 너가 있더라고. 그래서 그냥, 어떻게든 너 위로 해주고, 뭐 그러고 싶어서 그런거야, 나쁜 뜻 없어 "
   " 내가 게이인걸 아는데도 나 좋아한다고? "
   " 그걸 어떻게 해, 뭘. 사람 마음이 맘대로 돼? "


   두 손을 어쩔 수 없다는 듯 뻗으며 어깨를 으쓱하는 모습에 얼이 빠져나갈 것 같았다. 정말 골때리는 여인이다. 이거 뭐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거지. 아까의 희연이마냥 두 눈을 굴리다가 결국 내가 꺼낸 말은 단순한 미안하다는 말 뿐이었다. 희연이는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 너 잘못 아니잖아. 하는 말에 울컥했지만, 여자 앞에서 자존심 상하게 울고싶지는 않아 입을 꾹 다문채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게 무슨 상봉 장면도 아니고 감격적인 장면도 아니었지만, 순수하게 감정에 의존하는 아이가 한명 더 있다는게, 좋고, 기쁘고. 그래서. 그냥 그렇게 행동했다.


   좋은 분위기가 이어갈 즈음, 지나가던 아이와 눈이 마주쳤다. 아, 갑자기 둘만 얘기 하는 장면을 마주치면 분명히 이상한 상황으로 오해할게 뻔한데, 당황해서는 무작정 손을 저었지만 그 남자애는 이미 교실로 들어가서 마구 소문을 내고 있었다.


   - 야 김성규랑 정희연이랑 사귀나봐! -


   오 마이갓.


   7. 진심


   " 야, 임마 축하한다. 어떻게 우리반 여신이랑 사귈 생각을 했어? 이 새끼 존나 능력자네 "
   " 아, 안 사귄다니까! "
   " 어쩐지 요즘 문자를 자주 하더라니, 그럴줄 알았다. "


   도통 말이 통하지 않을 위인이다. 마치 내가 애인이 생기길 바랬다는 듯이 말하는것이 더 기분 나쁘다. 그래, 물론 희연이와 사귀는 사이도 아니고 썸타는 사이도 아니고 무슨 사이도 아니지만, 그 일로 인해 사이가 약간 오묘해진것은 사실이었다. 물론 희연이 쪽에서만. 내가 게이인 것을 알더라도 사람의 마음은 어찌 조종하거나 어쩔 수 없기에 그저 자그마한 기대를 거는 듯 싶었다. 그에 반해, 나는 점점 포기라는 동굴로 빠져들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내 정체성을 버리고 가식적으로 살아가고 싶어졌다. 그게 바로 어젯밤에 있던 일이었다. 분명 아니라고 열번이나 말했는데, 굳이 나를 여자친구가 생기길 바랬다는 듯이. 축하한다는 말을 쏟아내던 우현이 원망스러웠다. 그리고 오늘 아침 만났을때도, 이렇게 원망스럽게 능력자라며 장난스레 축하메세지를 보내는게.


   어깨에 올려진 손을 더러 치우고, 반으로 발걸음을 빠르게 옮겼다. 우현이에게 여자를 소개시켜준 아이가 우현이 자리에 앉자마자 달려가서 우현에게 여자애 얘기를 꺼냈다. 어땠어? 즐거웠냐? 진도는? 세세하게 물어보는 것 보니 요즘들어 여자아이와 만남이 잦아진 듯 싶었다. 희망 게이지가 담긴 병은 점점 수명이 다해갔다. 이제 버티기 조금 힘들어졌다.


   " 너, 표정이 왜 그래? "


   언제 온건지 내 자리 앞에서 내 얼굴을 빤히 쳐다보는 희연에 그저 웃었다. 별 거 아닌것 처럼 치부하려고 억지로 입꼬리를 올리며 대답했다.


   " 뭐가 어때서, 내가 "
   " 너 툭, 하고 치면 펑, 하고 울거 같아 "


   그런 거 아냐. 손사래를 쳤다. 그리고 앞에 있는 희연이는 배려하지도 않은 채 그저 엎드렸다. 사실은, 정말로 남자답지 못하게 눈물이 쏟아질 거 같았지만, 그래도 의연하게 대처하고 싶었다. 나약한 모습이 되고 싶지 않았다. 그 아이 앞에서 그냥 그 아이의 모든 것 때문에 휘둘리는 자신이 되고 싶지 않았다. 정작 이렇게나 휘둘리고 있는데도, 현실을 거부하는 사람 마냥 손사래를 마음속에서 쳐댔다. 수업시작을 알리는 종이 울리고, 고개를 들고, 꿋꿋이 피며 수업에 집중하기로 자신과 약속하고는 칠판에 시선을 고정시켰다. 이게 오늘 있는 일의 전부였다. 우현이하고는 대화 한마디 조차 하지 않았다.


   늦은 밤, 부재중 전화 3통이 뜬 전화기를 책상위에 올려놓고 게이 커뮤니티에 접속했다. 지금은 그 어떤 말도 할 수 없었다. 옛날에는 제 집 드나들듯 왔다갔다 거렸던 채팅방은 더 이상 믿을 수 없는 불신의 장소가 되버렸다. 혹시라도 정말 아는 사람이 게이커뮤니티에 장난스레 접속했는데 희연이처럼 같은 상황이 발발하면 곤란해질테니까. 아, 참. 가장 먼저 닉네임도 바꿨다. 게이커뮤니티라고 모두 다 날 못 알아 볼 수 있다는 확신은 없었기 때문에, 그리고 웹서핑을 하며 기사를 몇 개 보다가, 이내 컴퓨터를 껐다. 그리고 핸드폰을 들어 일명 카톡 폭탄이라고 하는 것이 와있어 채팅방을 열었다.


   「야」
   「야, 김성규」


   하는 카톡만 30개가 와있었다. 오늘 한마디도 하지 않고 냉랭한 모습을 보인것이 화근이 된 듯 싶었다. 풀어줘야 겠다. 하는 생각에 손을 움직여 답을 입력했다.


   「왜」
   「너 뭐야, 이제서야 답장하고 오늘 하루종일 말도 없고 어디 아파? 아프면 말이라도 해」
   「ㄴㄴ 안 아파」


   기운없는 답장을 보내고, 자리에서 일어나 침대로 향했다. 걸음이 부실했다. 몸을 날려 누우니 침대의 반동이 강하게 일었다. 이불을 아래에 깔고 배게를 꽉 쥔 채 나머지 한 손으로 핸드폰 잠금을 풀었다. 그리고 카톡 비밀번호를 힘없이 입력하고, 다시 답장을 눈으로 보았다.


   「그럼 왜 그러는데, 뭐 화났냐? 저번에 PC방 안 가줘서?」
   「ㄴㄴ」
   「아 그럼 뭔데」
   「내가 할말 잘 들을 수 있냐?」


   금세 긍정의 답장이 오는 것을 보고 손을 조심스레 놀렸다. 이것이 마지막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허무해졌다. 급작스레 차오르는 눈물을 어거지로 막았다. 지금 입력하는 말 덕에 너를 볼 수 있다는 현실이 마지막이라는게 슬프고 아프고 그랬다. 그냥, 무언가 이상했다. 이렇게 내가 우현이에게 이런 말을 쓸 수도 있구나, 생각도 해보고.


   「희연이가 나 좋아한데」
   「이미 사귀는거 아니였냐?」
   「근데 나는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서, 고민이야」
   「헐ㅋ 누구야 누군데?」


   손가락이 두 번 움직였다.


   「너」


   그리고 침묵, 읽고나서도 답장이 없자 나는 끝이라는 것을 직감하고 채팅창에 길게 문자를 입력했다.


   「답장 없어도 돼, 이제 후련하다. 너라는 친구 잃을까봐 전전긍긍하면서 보냈던 시간들이 허무하지만 이제 마음도 잘 정리하고 너 말대로 희연이랑 잘 사귀어 볼게」
   「고맙다.」


   밤은 어두웠고, 끝끝내 눈물을 참았던 나는 배게에 얼굴을 박고 흐느꼈다.


   8. 억지 화해?

   학교를 같이 등교하는 사람이 바뀌었다. 그 사람의 성도 바뀌었다. 남자가 아닌 여자였다.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미소는 더 이상 없을거 같았고 그저 어색한 미소만이 입 안에 감돌 것 같았다. 손을 잡아도 별 감흥이 없고 그 아이가 애교를 부려줘도 딱히 귀엽다는 느낌이 들지는 않는다. 이게 연애라는 건가?
   분명히, 좋은 마음이 하나도 없는데 나는 연애를 하고 있었다.

   학교에 도착하자마자 아이들의 환호가 흘러나왔다. 우리반 대표 커플 납시오! 하는 장난스런 말투들이 교실 안을 채우고, 우현이와 눈이 마주쳤지만 나는 금방 피했다. 분명히 경멸할듯한 눈초리일게 뻔했고 나를 더 이상 보고 싶어 하지 않을게 뻔했다. 8년간 쌓아온 정은 와르르 무너졌다. 그것의 현실을 파악했던 나는 그저 말 없이 희연이를 보내주고 내 자리에 앉았다. 아이들의 떠드는 소리는 이제 귀에 와 박히지도 않았다. 더 이상 평범한 나날이 이어지지 않는 다는 현실에 그저 일상이 지루해지고, 모든것에 흥미가 사라졌다.


   점심시간, 여전히 나는 희연이와 걷고 있었다. 마치 이것이 당연한 마냥 종이 치자마자 희연이가 다가와서 '밥 먹으러 가자' 하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서 일어나 같이 걸어가게 되었다. 정말, 이것이 마치 매일 있었던 일 마냥 일상처럼 몸에 맞춰져 갔다. 식당에 도달하자마자 아이들의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래, 분명히 희연이는 나한테 과분했다. 예쁘고, 공부도 잘하고, 남자애들에게는 일명 '공주님' 이라고 일컫어지는 희연이는 분명히 나에게 과분했다. 아이들도 그것을 알고 있고, 나도, 친구들도, 심지어는 희연이도 알고 있을게 뻔했다. 자리에 앉자마자 주위의 환호성이 들렸다.


   " 부담스럽지? "
   " 아냐, 괜찮아 "


   미안해 하는 모습에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사실은 매우 부담스러웠지만.


   교실로 돌아와서 수업을 전부 다 끝내고, 종례시간이 다 되어 가방을 집어들었다. 평소 같았으면 익숙하게 우현이를 불렀을테지만, 지금 내 앞에는 희연이가 있었다. 가자! 라고 밝게 웃으며 말하는 얼굴에 싫다는 말을 할 수 조차, 꺼낼 수 조차 없었다. 내 생에, 첫 사랑이 이렇게 감흥없는 연애로 끝날 줄은 몰랐다. 분명히 난 다짐했는데, 희연이를 사랑하자고, 좋아하자고 분명히 다짐했는데 그 다짐은 오늘로써 찬찬히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도저히, 사랑할 수가 없었다. 우현이가 아니고서는


   " 오늘 뭐해? "
   " 그냥, 집에서 공부 좀 하려고 "


   급한거 아니면 나랑 놀자. 밝게 손을 내미는 희연이의 행동에 주저않고, 그러나 감흥없이 희연이의 손 위에 손을 올렸다. 그리고 손을 붙들고 교실을 나서려는 순간, 뒤에서 아주 많이 듣고 싶었던 목소리가 크게 울렸다. 그저 하루, 하루 반 못들은거 뿐인데.


   " 야, 김성규! "


   고개를 돌려 보니 특유의 환한 미소가 눈에 들어왔다. 대답은 하지 못했지만 우현이는 계속 말을 이었다.


   " 여친이랑 데이트 하냐? "
   " ……그래, 한다 "
   " 좋겠네, 짜식. 잘 다녀오고 밤에 롤하게 연락해라! "


   손을 거하게 흔드는 모습에, 그저 웃으며 답했다.


   9. 너를 알수 없음.

   결국 우현이랑은 화해했다. 고백얘기는 일절 꺼내지 않았고 나도 일부러 대답을 들으려 하지 않았다. 그저 게임하거나, 가끔 만나서 놀고, 돈까스를 먹고 싶다는 말에 시내에 나가서 같이 돈까스를 먹거나, 예전 마냥 친한 친구 사이로 돌아왔다. 이것이 용서해 줄 일은 아니지만, 마치 우현이가 나를 용서해주는 듯한 느낌이 들어 괜시리 고마워졌다. 그렇다고 희연이와 헤어진 것은 아니었다. 자주 만나고, 노는것을 반복했으며, 어색함도 점점 사라지고, 물론 좋아하는 감정은 들지 않았지만 친구로서 정말 좋은 사람이라는 것은 알 수 있었다.


   비오는 날, 원래 놀이동산을 가려고 했던 약속을 취소하고, 카페에 들어서 앉았다가 희연이네 어머님이 급하게 희연이를 찾으시는 바람에 희연이는 먼저 쌩하고 가버렸다. 우산도 희연이와 둘이서 한 개를 쓰고 와서, 빌려줘버렸으니 꼼짝없이 비를 맞아야 하는 상황이 왔다. 결국 후드티에 모자를 덮어쓰고,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집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도중, 아파트 단지내에 익숙한 놀이터가 보여서 걸음을 옮겼다. 지금은 비가 잔뜩 내리고 있어서 당장 집에가야 할 상황이었지만, 무엇인가에 이끌리듯 그냥 걸음을 그네쪽으로 옮겼다. 축축히 젖은 그네에 생각없이 엉덩이를 붙였다. 차가운 느낌이 들었지만 그것은 별로 개의치 않았다. 그냥, 예전에 놀던 추억들이 눈 앞에 슬슬 아른거려 주위를 계속 둘러보는 일 밖에 하지 않았다. 그러던 도중, 호랑이도 제 말하면 나타난다더니, 후줄근 차림으로 심부름을 다녀오는지 봉지와 우산을 각각의 손에 들고 저를 쳐다보는 우현이 눈 앞에 보였다.


   " 야, 이 미친놈아, 너 지금 비오는데 뭐하는거야 "


   허겁지겁 놀이터로 뛰어들어와 우산을 씌워주는 모습에 그냥 입가에 미소를 띄었다.


   " 너 엄마 심부름 다녀오냐? 으유, 초딩이네 "
   " 초딩만 엄마 심부름 해? 그게 문제가 아니라, 너 지금 뭐해 여기서, 차였냐? "


   차였냐는 물음에 가운데 손가락을 줄기차게 올리며 꺼져라고 대답했다. 난 너처럼 한심한 새끼 아니거든? 나 연애 고수야. 의기 양양하게 저를 가리키고 말하는 말이 낯뜨거웠지만 이것도 다 장난이니 뭐, 생각하며 말을 이었다. 내 말이 어이가 없었는지 우현은 그저 기가 찬다는 웃음을 지었다.


   " 그럼 왜 비오는데 이러고 있냐, 감수성 터지셨어요? "
   " 님 감수성에 대해 잘 모르면서 나대시네, 감수성하면 또 김성규지 "
  " 새끼 또 깝치네, 감수성 하면 김성규? 당근 남우현이지 "


   내가 세계 재패하는 소울리스트 가수가 될거라는거 너도 알잖냐, 은근히 뻐기는 듯한 말투에 성규가 비웃음을 동반한 웃음을 내뱉어댔다.


   " 지랄, 넌 요즘 왜 데이트 안 하냐? 님이야 말로 차임? "
   " 노노, 내가 찼음 "
   " 올, 꼴에 자존심 좀 세웠냐? 왜 찼어? "


   은근히 차였길 바랬는데 남자 자존심 좀 세우려고 찼나? 괜시리 찼다는 말에 기분이 좋아지는 것도 정말 이젠 답이 없다. 또 엄마의 부름에 집으로 들어간 희연이에게 미안해지는 순간이었다. 비가 거세게 내려 우산에 비가 떨어지는 소리가 잔뜩 들리고, 우현이 입을 열었다.


   " 여자애가 너무 튕기는 맛이 없어 "
   " ……… "
   " 누구처럼 "


   말을 이어야 하는데, 말이 나오지 않았다.


   " 야, 나 너 만나면 꼭 확인하고 싶었던거 있었어 "


   우현은 우산을 내려놓고, 뽀송한 머리 위에 비를 맞았다. 그리고, 곧 그네에 앉아있는 내 얼굴을 부여잡고, 입술을 부딫혔다.
   짭짤한 비 맛이 입 안으로 새겨들어왔다. 그네를 붙들고 있는 두 손은 움직이지 않고 고개만이 활발한 움직임을 더했다. 아, 이제 몰라 나도.


   10. 착각이 아니네 (完)


   아침에 일어났을때는 감기에 걸려있었다. 익숙하게 기침을 하는 모습에 엄마는 그냥 병원가라고 돈을 쥐어주는 일 뿐이 하지 않았다. 나쁜 엄마, 냉정한 엄마. 하고 속으로 원망하고 나서는, 결국 돈을 주머니에 찔러 넣었다. 오늘 학교 끝나고 나서의 데이트는 물 건너 갔다. 병원부터 가야겠네. 가방을 챙기고, 문을 열었을 땐 희연이가 환하게 웃고 있었다.


   " 오늘 왜 이렇게 늦었어, 늦게 일어났어? "
   " 아니, 감기 걸려서, 킁 "


   코를 훌쩍거리며 재채기를 몇 번 하더니 머리가 띵해졌다. 희연이는 걱정하는 듯 손을 내 이마 위에 올렸다. 괜찮아, 하며 손을 내리자 희연이가 그래도, 하면서 다시한번 내 이마에 손을 올렸다. 이러다가 병간호까지 해줄 기세다 정말. 이렇게 헌신적인 여자친구를 두고, 나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거지.


   어제 키스는 아무것도 아니었을 만큼 짧지 않았다. 실수로 우산을 내리려고 했는데 몸이 움직여서 입술이 부딫혔다고 해도 봐주려고 했다. 그냥 넘기려고 했다. 여태까지 착각 잘 해왔으니까 지금도 착각일거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판단하려고 했지만, 입술을 떼고, 슥 닦으며 한숨을 푹 내쉬고, '우산 너가 써' 라는 말만을 남긴 채 가버리면, 도대체 나보고 어쩌라는거지? 손가락으로 입술을 건드렸다.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이게, 이 상황이. 내 감정은 그렇게도 잘 파악했으나 우현이의 감정은 더 파악할 수 없었다. 키스를 하는 것은 물론 남녀상열지사라면 평범한 일이었고, 설령 남남이라고 해도 사귀는 사이라면 그것은 당연히 여겨질 행위였다. 하지만 우현이랑 나는 사귀는 사이도 아니었고, 내가 차인 상황이었고, 우현이는 무엇보다 남자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더 헷갈려, 희연이의 말은 듣는 둥 마는 둥 하며 생각했던 생각들은 쉽사리 정리가 되지 않았다. 결국 한숨을 푹 내쉬고, 벌써 학교에 도달한 몸을 의자에 앉혔다.


   " 오늘 끝나고 뭐해? "
   " 아, 나 병원가려고 "
   " 역시, 아까 내 말 들으려고 하는구나? "


   아까 병원가라는 말 했었구나, 물론 듣지는 못했지만 나는 예의상 고개를 끄덕였다.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웃는 모습이 참 예쁘다. 예쁜데 왜 도통 마음이 생기지가 않을까, 왜. 희연이의 말을 듣고, 종이 치자마자 나는 엎드렸다. 내가 자면 아이들이 잘 처신해 주겠지. 아니면 희연이가 그러던가, 에라 모르겠다. 하는 심정으로 그저 엎드려서 잠을 청했다.


   그리고 몇시가 되었는지 모를 즈음, 잠깐 정신이 번뜩 뜨여서 엎드리기만 하고 주위의 말을 듣고 있는데, 다음시간이 급식시간이라고 하는 얘기를 들어보니 지금은 4교시인듯 했다. 교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고, 선생님이 교탁에 서는 소리가 들렸다. 책을 내려놓고, 아이들을 쭉 둘러보는데, 역시나 내가 걸린 모양이었다.


   " 어이, 거기! 김성규! "


   에이, 모르겠다. 하고 몸을 일으키려는데, 저 멀리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 선생님 오늘 성규 아파요, 엎드리고 있는데요 "
   " 많이 아픈가? "
   " 네, 지금 열도 엄청 높다고 하던데 " 


   니가 뭘 안다고 해명이야, 아침에 같이 가지도 않고 오자마자 엎드려서 아무것도 모르면서. 속으로 꿍얼거렸다. 그래도 이 말 때문에 더 착각은 깊어졌다. 설마, 설마. 하면서도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다시 깊은 잠에 빠졌다.


   학교가 끝나고, 아이들은 무엇을 하는지 금세 다 교실을 빠져나갔다. 야자를 하는 아이들은 보충을 들으려고 3층으로 내려갔으며,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으니 익숙하게 가방을 챙겨들었다. 그러자 앞에 희연이가 보였다. 정말로 당연하게도 이제 이 여자아이가 내 여자친구라는 것이 보편적 사실이 되어가고 있었다. 예쁘게 웃는 모습이 보여 희연이에게 응답하듯 그저 웃음을 지어주었다. 그리고 이럴때마다 나는 점점 더 미안해지기만 했다.


   " 오늘 병원 갈거지? 같이 갈래? "
   " 아냐, 됐어 너 오늘 바쁘잖아 "


   오늘 빤히 컴퓨터 학원 가는 날인거 다 아는데, 너 땡땡이 칠라 그러지? 장난스런 말에 희연이 들켰다며 웃음을 지어보였다. 됐어, 손사래를 치는 모습에 희연이 그럼 나 먼저 갈게! 하고 가방을 고쳐매고서는 교실을 나섰다. 나 역시 가봐야 겠다. 싶어 책상 위에 놓여있던 핸드폰을 집어들고 주머니에 넣은 채,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그 걸음은 얼마 안가 멈췄다.


   " 야, 너 어디가! 병원가냐? "
   " 어, 너 안갔냐? "


   어, 가방 좀 챙기느라. 가방을 힘겹게 매며 우현이 답했다.


   " 같이 갈래?, 나 심심한데 "
   " ……나 물어볼거 있어 "


   또 착각하게 만드는 말에, 난 결국 말을 꺼냈다. 이번 아니면 아예 하지 못할 것 같았다. 이런 애매한 사이보다는 그냥 선을 확 긋는게 차라리 나을거 같았다. 분명한 선을 그으면 그 선에 상처를 잔뜩 받을 나라는 걸 알지만 더 착각하고 싶지 않았다. 그냥, 혼자 기대하는 시간들이 미련해보여 물었다.


   " 나한테 왜 키스했어?, 어제 "
   " ………. "
   " 내가 우스워서? 아니면 진짜 내가 좋아서? "


   손이 바들바들 떨렸다. 태연한 척 얘기하고 있었지만 사실은 심장은 정말 쾅쾅 소리가 나도록 뛰고 있었다. 더 지체하고 싶지 않은 마음에 꺼낸 말들이었지만 그냥 무서웠다. 정말로 아무감정 없이 그냥 해본거였어, 라는 대답이 나올까봐. 기대한 대답이 나오지 않을까봐.


   " ……………. "
   " 빨리 대답해 새꺄, 나 진지하다고 "
   " ……난 남자 안 좋아한다 "


   미친놈, 결국 고개를 떨궜다. 이번에도 내 착각이었다.


   " …그럼 씨발, 왜 키스를 해. 사람 헷갈리게 자꾸 말 걸고, 왜, 왜 그래, 진짜. "
   " …………. "
   " 또 착각했잖아, 씨발아 "


   개같은 새끼, 나 간다. 고개를 팩 돌리려는 순간, 뒤에서 팔목을 붙들어오는 느낌에 다시 우현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제 특유의 강아지 같은 웃음을 지어보인다. 뭐야, 왜 쳐웃어 지금 나 진지한데.


   " …근데, 이제 좋아해 보려고 "


   미친놈아, 벌써 몇번째 욕인지 모르겠다.
   그제야 안심의 웃음이 지어지고, 마음이 편해지는 느낌에, 또 들뜨는 느낌에 자꾸 욕이 새어나왔다.


   " 너 뒤져, 진짜, "
   " 마님, 가시지요. 병원까지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


   가마 태워줘라 새끼야, 아니면 너 사살. 장난스런 말투가 울리고, 우현은 웃음을 지어보였다.
   그 웃음이 좋아서 그냥 따라 웃었다. 이번에는 진심이 담긴 웃음이었다.

   完







※ 으앙 반갑긔ㅜㅜ

※ 그냥 청소년 연애썰 풀려다가 이틀 걸려서 씀!!!

※ 어엉엉엉ㅇ 사랑해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꼭 1년만 지나면 꼬박꼬박 연재하는 사람으로 돌아오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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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인 또는 엔터키 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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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으아유ㅠ 너무좋아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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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rry
감사해여ㅜ_ㅜ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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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성규랑우현이 둘다 이쁘네요 우현이가 좀더 빨리 알았더라면 좋았겠지만어쨌던 해피앤딩ㅋㅋㅋㅋㅋ희연이도 성규만큼 좋아하는 ㅏ람만났으면 좋겠어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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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rry
둘다 이쁘다니! 감사합니다ㅠㅠ 우횬이 눈치가 없어서 마구마구 아프게 했네요ㅠ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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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엉엉 희연이가.너무 불쌍해요ㅠㅠㅠㅠㅜ암튼 재미ㅛ어요 짱짱!!!!!!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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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rry
ㅠㅠㅠㅠㅎr...제가 희연이를!ㅠㅠㅠ 여튼 감사합니다! 그대도 짱짱!!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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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호..호혹시 암호닉ㄷ..될까요?? 된다면 징징 으로 해도될까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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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rry
넹넹! 당근 되요! 감사합니다 징징 그대~!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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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자까니뮤ㅠㅠㅠㅠ 저 O형인데 아셔요??아..아실거야.. 으앙 작가님 무슨일 있으신 거야아....답글도안달아주시구! 뭔지하나도 모르겠잖아 엉엉엉엉어 그래두 오랜만에 작가님 글 읽으니까 좋네여..ㅋㅋㅋㅋ 성규랑 우현이랑은 잘되서 좋은데 희연이 불쌍해ㅠㅠ 그럴거면 왜사겨준거야! 마음도 없으면서 나쁜 성규! 아 음..그리구..구지가 아니라 굳이인데...제가... 오타지적 하면 기분..나쁘실..까...여? 그럼 죄송해여 엉엉어 아는건 꼭 말해줘야해서... 으어 그리구 나두 자까님 반가워요 정말 음어 지금 정신이 없어가지구ㅋㅋㅋㅋㅋ 작가님 온게 좋아섴ㅋㅋㅋㅋㅋㅋ 나완전 작가님 짱짱 조아하니까 막막 다른 독자님들은 다 떨어져나가두 나는 맨날 올때마다 댓글 달꺼구!! 나같은 독자가 있는걸 알아달라구!! 근데 일년이라니...ㅠ 길다..으엉 왜일년이에여? 그래도 기다릴거야! 아 근데 댓글은 보시는거 맞죠?엉엉 이렇게 하고싶은말 많았는데 안보면 나울거야 언제오실지는 모르겠지만 또봐요! 오늘글도 조았으bb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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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rry
으앙 그대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당근 기억하져 O형 그대ㅠㅠㅠㅠㅠㅠㅠㅠ당연하긔ㅠㅠㅠㅠㅠ흑흑흐긓긓그흑...ㅠㅠㅠㅠㅠㅠㅠㅠㅠ정말 무슨일이 있는게 아니라 제가 고3이라 바빠서 그래여ㅠㅠㅠㅠㅠ 맨날 늦게오고 주말에도 공부하고 그러느라!!ㅠㅠㅠㅠ 제송해여 제송제송ㅠㅠㅠ.. 정말 그래도 오랜만에 그대 보니까 넘넘 좋고 그러긔~♥ㅡ♥ 맞아 나쁜 성규! 는 무슨 제가 썼는데...흑흑.. 아녀 오타 지적 감사해요! 하마터면 계속 그대로 있을 뻔 했네요! 그대 덕분에 고칠 수 있어서 감사하고 그러긔! 저도 너무 그대 반가워서 쥬금ㅋㅋㅋㅋㅋㅋㅋ진심 저 너무 힘들었어요ㅋㅋㅋㅋ엉엉 그게 6개월은 더 지속된다니 진짜 어휴 답없긔... 저도 그대 짱짱 좋아하니까!! 그대 믿고 있을게요!!! 정말 감사합니다ㅠㅠ 이런 댓글 너무 좋아! 정말 힘이 되여ㅠ▽ㅠ....♥ 그대 알아달라녀! 그대는 이미 계속 기억하고 있슴돠ㅠ_ㅠ... 이제 제가 20살 되면 일년이 딱 채워질테니까! 20살이면 그나마 조금은 여유롭겠죠? 그때 글을 제대로 다시 쓰려구요ㅎㅎ기다려 주신다니 감사합니다..☆★ 스릉스릉♥ 당근 댓글 다 보죠! 저번거는 바빠서 아무것도 못보고 그냥 지금 봤어요ㅋㅋㅋ그대 저번글에도 와주시고 어휴 저 고마워 쥬금.....♥ 그래요 꼭 또 봐요! 그대 올거 생각하면서 열심히 쓸게여! 감사해여~!!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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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7
아 고3이셨구나 근대도 이틀동안 글써주시다니ㅠㅠ이런 성실한 자까를 보았나!ㅋㅋㅋㅋ저도 사랑합니다 열심히 공부해서 내년에 제대로 봐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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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rry
성실한 자까라니 아님니더ㅠㅠ.. 진짜 내년에 꼭꼭 지대루 봐여!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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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갹 who에요 그대... ㅠㅠㅠㅠㅠㅠ결국 행쇼! 끝은 행쇼네요! 으항ㄹ 좋다 조아☞_☜ 구대가 조만간 뭐 올라올거라고 해서 기대하고 있었어여!ㅠㅠㅠㅠㅠ ㅅ졸린 상태로 읽었더니 헤롱헤롱.. 댓글 달아놓고 내일 또 봐야지! 그대 미리 잘자여~♥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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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rry
who그대!! 반가워요 ㅜ_ㅜ... 끝은 역시 행쇼여야 제맛ㅋㅋㅋㅋ! 그래여 바로 이거였어요! 금요일날 올리려고 했는데 너무 피곤피곤 해서 그냥 자버리고 다음날 올리게 되었담당...끌끌 그대 갠홈 확인하세ㅇㅕ! 제가 한탄을 풀어놓고 왔다능ㅋㅋㅋㅋㅋㅋㅋㅋㅋ여튼 그대 굿모닝?! 아니 에프터눈인가?ㅋㅋㅋ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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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8
이루어 지는 해피엔딩 정말 좋아하는데요 ㅎㅎ 잘보고 갑니다 ㅎㅎ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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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rry
해피엔딩 좋아하시는 작가분 저도 참 좋아하는데요ㅎㅎ 제가 한번 사랑해드리져!! 감사합니다ㅎㅎ!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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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9
장자녀에요ㅠㅠㅠㅠㅠㅠㅠ 작가님ㅠㅠㅠ 글 자주자주보고싶은데ㅠㅠㅠ 그렇게하지못하니까 안타까워요ㅠㅠ 근데 이 글은 엄청달달하고 좋고ㅠㅠㅠㅠㅠ 작가님 짱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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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rry
장자녀 그대ㅠㅠ 저도 그댈 자주자주 보고 싶은데ㅠㅠㅠㅠㅠㅠㅠ엉엉 맨날 주말에도 꼬박꼬박 쓰고 그랬던 사람이 이제 이렇게.......ㅎr......몰라.. 내가 왜이러는지 알수가 없어~....는 무슨 고삼크리ㅜㅜ... 글이 좋다니 다행입니다!!! 저도 그대 너무 좋아여 그대 짱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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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0
꿀꿀이에여 징짜오랜만에들어온인틴데ㅠㅜㅠㅡ그대글잇네영 지금고기먹어서 그대글찾기도힘드러여..뀨그나저나 그류ㅠㅜㅠㅜㅠㅜㅠ달달해ㅠㅜㅜㅠㅡㅜ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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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rry
꿀꿀이 그대! 반가워요! 고기 드시다니 무슨일로!!ㅠㅠㅠ 어휴 안타까워라ㅠㅠ 남일이 아닌거 같아서 더슬프네요ㅠㅠㅠㅠㅠ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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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0
암호닉 남빠 로 신청해도 될까요 ㅠ,ㅠ? 하... 희연이가 불쌍하기도 한데 현성 알콩달콩 뒷얘기도 듣고십고 ... 그대 글 잘쓰시네요 >,^!! 그대 내가 오늘부터 사랑하겟슴. =_=♡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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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rry
넹넹 물론 가능하셔요~! 현성이들 너무 달달해서 확 핥고 싶.....(의미심장한 미소)........ㅋㅋㅋㅋㅋㅋㅋㅋㅋ잘쓴다니?! 으아니 이런 칭찬이?! 감사합니다!!! 저도 그대 오늘부터 사랑하겠슴=_=♥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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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1
으아!! 이게 누구십니까 !!! ㅌㅂ 이고 ..아 놔 전에 하도 비회원인채로 댓글을 달아놔서 원..여하튼 ㅠㅠ 엉엉어엉 이게 얼마만인지 ㅠㅠㅠㅠ 닉을 보고 호들짝 놀라서 일단 클릭하니까 손이 떨려서 스크롤을 내릴 수 없어 !! 읽기가 아까워!! 글 박제가 시급해 !!! 그런데 청춘 알고리즘 왜 비공개..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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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rry
으악 그대!!! 반가워요ㅜ_ㅜ....ㅋㅋㅋㅋㅋㅋㅋ그러게요 정말 얼마만인가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호들짝 놀라셨다니ㅋㅋㅋㅋㅋㅋ진짜 전 빨리 본닉으로 돌아가고 싶네요ㅜㅜ 영어로 쓰니까 어색해!! 여튼 스크롤을 내릴수 없다닠ㅋㅋㅋㅋㅋㅋㅋ그댘ㅋㅋㅋㅋ그렇지 않아요ㅋㅋㅋ청춘 알고리즘은 너무 띄엄띄엄 연재해서 아예 처음부터 다시 쓰고 다시 연재하려구요! 여튼 그대 너무 반가워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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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2
모모!근데요ㅋ희연이 어떻게ㅠㅠㅠㅠ불쌍해ㅠㅠㅠㅠㅜ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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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rry
모모 그대 반가워요! ㅠㅠㅠ불쌍불쌍...ㅠㅠㅠㅠㅠ제...제가 죄인임더....어흑흑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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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3
ㅜ감성 이에요 ㅠㅠ 와나 겁나좋다 진짜 이런달달함은 어떻게반응해야하지 ㅠㅠ 미치겠네 ㅠㅠ진심 너무좋아 ㅠㅠ 으헝 현성이들이행쇼해서 좋긴하지만....희연씨......힘쇼 더좋은 남자 만나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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