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화승화(花昇化) 내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최근 불규칙적인 텀을 두고 계속해서 도착하는 정체불명의 카드 때문이었다. 첫번째로 발견되었던 날은 말단 조직원들의 숙소 내에서였다. 온통 붉게 물들여진 레드카드가 단도로 벽에 꽃힌채 발견된것이다. 누군가가 던져넣은 것인지 직접 침입해 카드를 꽃아두고 간것인지는 아직도 알 수 없었으나 그 기이한 일로 인해 조직 내부의 분위기가 은밀히 어수선해졌다는 것은 간과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그러나 국내 최대의 범죄조직인 화승화(花昇化) 답게 그 위상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그 카드의 등장은 일염화(日炎華)의 도발이라는 이야기로 슬슬 번져나가며 일염화(日炎華)에 의한 반감정이 있는 많은 조직원들에게 애꿎은 충성심을 불어넣었다.
그러나 일염화(日炎華)의 도발이라는 이야기는 두번째 카드가 등장하면서 자연히 사라지게 되었다. 두번째로 도착한 카드는 붉은 꽃이 그려진 카드로 화승화(花昇化) 내 고위간부의 침상 옆에 꽃혀있었다. 이번엔 단도로 꽃아놓은 것은 아니었으나 고위간부의 사적 공간까지 침범했다는 것에서 굉장한 충격이었다. 게다가 붉은 꽃은 화승화(花昇化) 보스를 상징하는 표식이었다. 굉장한 도발이었다. 그리고 그 것으로 인한 술렁임이 잦아들기도 전에 세번째 카드가 도착했다. 화승화(花昇化) 내에 묘한 긴장감이 맴도는 것은 이 세번째 카드가 도착한때부터였다.
- BURN THE RED FLOWER.
붉은 꽃을 태워라. 똑같이 붉은 꽃이 그려진 카드였으나 이번에는 글귀가 새겨져 있었고, 불에 그을려 있었다. 명백한 도발이었다. 화승화(花昇化)의 보스를 위협하는.
화승화(花昇化)는 전 조직원을 소집했다. 마지막 소집 이후 약 15년만의 소집이었다.
" 풍요회(風寥會)가? "
" 예. "
새빨간 목욕가운을 걸친 찬열이 벨벳소파에 머리를 기댔다. 백현의 미간이 구겨졌다. 풍요회(風寥會)의 비겁한 반칙이었다. 청부살인과 인신매매로 악명을 떨치는 그들이 일염화(日炎華)와 거래를 확정지었던 조직 보스를 사살한 것이다.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정확히 알수없으나 짐작가는 구석은 있었다. 백현은 그 중심에 분명 그가 있을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현재 풍요회(風寥會) 보스의 외동아들. 정확한 이름은 알 수 없으나, 나이는 이제 겨우 스무살이라는 소문만이 돌 뿐이었다. 현재의 보스를 가뿐히 뛰어넘을 정도로 극악무도한 살인기술을 꿰뚫고 있으며 살인에 대한 죄의식도 그닥 없는 것으로 보여 조직내에서는 'Soul Of Death'란 별명을 얻어 앞 글자만 따, 소드라 불린다는 그. 죽음의 영혼. 그런 칭호를 얻을 정도로 그는 극악무도한 인간이었다. 같은 조직이라면 그보다 더 좋은 스나이퍼는 없겠지만 그가 적이라면 상황이 달라진다. 위험한 인물이다. 이유를 불문하고 풍요회(風寥會)의 도발이 일염화(日炎華)를 향했다면 무슨일이든 일어날 것이다. 구체적인 예상은 할 수 없더라도 말이다.
" 긴장하셔야 합니다. "
" 내가? 왜? "
찬열은 눈을 둥그렇게 뜨며 되물었다. 정말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다부진 손가락으로 제 얼굴을 가리키면서 말이다.
" 풍요회(風寥會) 아닙니까. 이유가 정확하지 않더라도 일단은… "
" 필요없어. '
" 보스. "
백현이 눈을 꾹 감았다. 지능적인 작전수행으로 어느새 화승화(花昇化)를 위협할 정도로 몸집이 커져버린 일염화(日炎華)의 보스는 가끔씩 이렇게 유치하게 굴곤했다. 백현은 이럴때마다 부글거리는 속을 진정시키려 애썼다. 질척한 피가 묻은 듯한 찬열의 투박한 손을 바라보며 말이다. 저 투박한 손이 5년전 나에게 저질렀던 것. 백현은 입술을 말아물며 애써 기억을 지워냈다.
" 내가 알아서 해. 오늘은 이만 돌아가. "
" …… "
" 아, 이따 밤에 내 방에 올수있으면 와. "
백현의 몸이 멈칫했다. 그의 목적이야 뻔했다.
" 오늘도 안올거야? "
" … 몸이 안좋습니다. "
" 맨날 몸이 안좋아. "
말없이 문을 닫고 나온 백현이 온 몸을 부르르 떨었다. 손바닥에 느껴지는 문고리의 금속이 새삼 이질적이었다. 찬열은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고 백현을 수치감 속으로 몰아넣었다. 백현은 구렁텅이에 빠진 제 자신이 끔찍했다.
" 오랜만이군요. "
화승화(花昇化)의 두번째 소집이었다. 겨우 두번째였으나 첫 소집 이후 15년만의 소집이었으니 그 동안의 화승화(花昇化)가 얼마나 견고한 위상을 지켜왔는지 알수있는 것이었다. 어떤 시점에서든 화승화(花昇化) 내에서는 보기 힘든 진귀한 모습이었다. 눈을 찌푸려야 겨우 보일만큼 긴 탁자에는 조직원들이 일렬로 앉아 있었다. 화승화(花昇化)의 보스는 그들을 날카롭게 훑었다. 그들은 전 조직원 내에서 F를 뽑기 위해 추려놓은 실력있는 조직원들이었다. 조직에 들어온 기간은 상관없었다. 매 달 치루는 서바이벌에서 우승한 이들을 모아 놓은 것이었기 때문에 기간과 나이 상관없이 최고의 실력을 가진 이들이었다. F를 위한 완벽한 조건을 가진 이들이었다. 여기서, 화승화(花昇化)의 F란 Flower의 철자를 따서 만들어진 것으로, 보스를 대신하여 임무를 수행할 이를 그렇게 불렀다. 조직을 위한 꽃이 되어라. 줄기가 잘려 시들어 버리든지, 봄을 만나 만발하든지. 조직을 위한 붉은 꽃.
" 그럼, 발표를 시작합니다. "
보스의 손에는 붉은 꽃이 그려진 카드가 들려있었다. 모두가 그의 손을 주목했다. BLOOM OR DEATH. 만발 또는 죽음.
조직원들의 눈이 빛났다. 긴장 또는 묘한 희열이 뒤섞인 눈빛이었다.
그리고 그 사이에, 백현이 있었다.
" 무슨 일이십니까. "
" 앉아라. "
오랜만의 호출이었다. 세훈의 앞으로 파일철이 하나 놓였다. 세훈은 양옆으로 고개를 까딱거리며 찬찬히 자료를 살폈다. 베일에 휩쌓였던 화승화(花昇化) 보스의 신상정보가 종이 한가득이었다. 김민석. 27세. 현재 화승화(花昇化)의 보스. 특이한 것은 꽤 어린나이에 범죄기록이 있다는 것이다. 세훈이 파일을 덮었다. 나머지는 도무지 쓸데없는 정보들만 한가득이었다.
" 뭡니까. "
" 김민석. 화승화(花昇化)의 보스를 죽여라. "
딱딱한 대답에 돌아오는 칼같은 대답이었다. 풍요회(風寥會)의 보스는 단 한마디로 분위기를 전환했다. 세훈이 눈을 치켜떴다. 올려떠진 삼백안에 한기가 돌았다. 도무지 이해가 가지않는 임무였다.
" 알겠습니다. "
그러나 의문은 제기하지 않았다. 세훈은 어릴적부터 그래왔고 그래야한다고 교육받았다. 기억조차 나지 않는 아주 먼 옛날부터 말이다.
SOUL OF DEATH.
- 나는 죽음의 영혼. 모든 죽음에 이유는 없다.
"
-
안녕하세요~ 처음 글을 쓰게 됐어용ㅎㅅㅎ
어차피 제가 보기에도 그닥 재밌는 글은 아닌것 같아서...☆★ 많은 분들이 댓글 안달아주셔도....큽.....이해해요......
아, 그리고 여기서 나오는 조직 이름들은 다 제 마음대로 지은겁니다...ㅎㅎㅎㅎㅎㅎㅎ
김민석 : 화승화(花昇化) - 꽃 화, 오를 승, 될 화. -> 꽃에 오르게 되다.
박찬열 : 일염화(日炎華) - 태양 일, 불꽃 염, 빛날 화. -> 태양의 불꽃이 빛나다.
변백현 : 월물회(月物懷) - 달 월, 만물 물, 품을 회. -> 달이 만물을 품다.
도경수 : 화단연(火丹嚥) - 불 화, 붉을 홍, 삼킬 연 -> 불이 붉게 삼키다.
오세훈 : 풍요회(風寥會) - 바람 풍, 고요할 요, 모을 회 -> 바람이 고요히 모이다.
경수가 아직 안나오긴 했지만 그냥 올려요! 어차피 그닥 중요한 스포 포인트는 아니라서ㅋㅋㅋㅋㅋ 그럼 저는 이만 돌아가겠읍니다..☆★
01편은 최대한 빨리 쓰고 싶은 마음이에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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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연 현지 인기 많은 거 보면 동탄 미시룩 어쩌고 해도 예쁜게 최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