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https://instiz.net/writing/1055739주소 복사
   
 
로고
인기글
필터링
전체 게시물 알림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혹시 미국에서 여행 중이신가요?
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피터팬의 모든 것 | 인스티즈 

까치발을 만들어 층층이 쌓인 책들 사이에 끼인 주황색 다이어리를 집어들었다. 그러고선 휑한 책상 위에 걸터앉아 첫 장을 넘겼다. 고등학교 때 쓰던거니까... 진짜 오래된 거네. 툭, 사진 한 장이 떨어진다. 손톱을 세워 사진을 집어들고 물끄러미 바라본다. 마구 휘날리는 연분홍색 꽃잎 사이로 피터팬이 보인다. 여전히 사진 속에서도 눈이 부시는 내 피터팬.  

  

  

  

  

"선생님 저 화장실 좀 다녀오겠습니다-"  

"빨리 갔다 와!!"  

"오래 걸릴 것 같습니다 기다리지 않으셔도 돼요 하하"  

  

저거 또 저런다. 하시는 선생님의 말씀에 입꼬리를 들썩거리며 계단을 두두두두 내려간다. 도저히 못 참겠는 걸 어떡합니까. 내 자리 옆에 바로 창문이 있는데, 한창 잎이 휘날리는 시기라 운동장 옆 산책로에는 온통 꽃잎이 뒤덮혀 보기만 나른해지는 풍경이 연출된다. 저건 찍어야 해! 꼴에 숨긴다고 조끼 속에 넣은 카메라를 꺼내어 셔터를 마구 누른다.  

  

"와 진짜 이쁘다-"  

  

뒷걸음질을 하며 여유로이 벚꽃을 감상하는 찰나, 내 등에 뭔가 툭 하고 닿였다.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린 곳에는 노란색 명찰. '김태형' 시야를 가득 메우는 석자에 당황하고서 고개를 들었다.  

  

"아... 미안해."  

  

웃는다. 입꼬리를 잔뜩 들어올려 아랫니까지 훤히 드러내며 맑게 웃는다. 그 미소가 벚꽃의 연분홍색과 어우러져 묘한 분위기를 풍긴다. 피터팬, 내가 그토록 바래오던.  

  

  

넌 나와 많이 달랐다.  

나는 적잖이 소심한 성격에 친구가 많은 편이 아니었다. 반면에 너는 사교성이 좋아 주변에는 사람들이 끊이질 않았다. 그런 너는 그런 나를 잘 챙겨주었고 친구가 되어주었고 내 모든 것이 되었다. 내 모든 것이 되어주진 않았다. 되었을 뿐이지, 되어주진 않았다. 그걸 깨달은 순간 나는 날개를 잃은 팅커벨이 된 기분이었고, 웬디가 될 수 없단 걸, 나는 너의 모든 것이 될 수 없단 걸 알아차렸다.  

먹을 땐 입가에 묻는 부스러기를 꼭 혀로 핥는 버릇, 양치를 하고선 꼭 칫솔의 물기를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세 번 털어내는 버릇. 꼭 우유에 초코가루를 타먹어야 하는 식성, 야채를 골라내고 고기만 쏙쏙 잘도 빼먹는 재주. 너의 모든 것. 그래도 좋았고 여전히 너는 나의 피터팬이었다. 어두운 필름에 비친 모습도 여전히.  

  

  

나의 피터팬. 몇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잊을 수 없는, 내 시야를 가득히 메우는 세 글자, '김태형'.
대표 사진
독자1
분위기ㅠㅠ
11년 전
대표 사진
독자2
헐 분위기좋다ㅠ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대표 사진
독자3
분위기 분홍분홍하다 핑크핑크말고 분홍
11년 전
대표 사진
독자4
이야... 부농부농하다 분위기가
11년 전
대표 사진
독자5
헐..분위기 취저ㅜㅜㅜㅜ
11년 전
대표 사진
독자6
ㅠㅠㅜㅜㅠㅜㅜㅜㅠ아련하기도 한데?ㅜㅜㅠㅠㅠㅠㅠ아유ㅜㅠㅠㅠ분위기에 취한다 ㅊ해ㅠㅠㅠㅠㅠㅠㅠ난 겨울이좋은데 급 봄이 보고싶어졋어ㅠㅠㅠㅜ퓨유요ㅠㅠ
11년 전
대표 사진
독자7
분위기가 너무 예뻐서, 그래서 반할 것 같아.
11년 전
대표 사진
독자8
ㅜㅜㅜㅜㅠㅠㅠㅠㅠ진심 금손 진짜 ㅠ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11년 전
대표 사진
독자9
허류ㅠㅠㅠㅠㅠ짝사라유ㅠㅠㅠㅠㅠ뭔가 이입하게된다. 나도 그랬던적이있지...하..또륵....☆
10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확인 또는 엔터키 연타


이런 글은 어떠세요?

전체 HOT댓글없는글
[배우/주지훈] 시간 낭비 _ #016
12.03 00:21 l 워커홀릭
[김남준] 남친이 잠수 이별을 했다_단편
08.01 05:32 l 김민짱
[전정국] 형사로 나타난 그 녀석_단편 2
06.12 03:22 l 김민짱
[김석진] 전역한 오빠가 옥탑방으로 돌아왔다_단편 4
05.28 00:53 l 김민짱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十一3
01.14 01:10 l 도비
[김선호] 13살이면 뭐 괜찮지 않나? 001
01.09 16:25 l 콩딱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十2
12.29 20:51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九1
12.16 22:46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八2
12.10 22:30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七2
12.05 01:41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六4
11.25 01:33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五2
11.07 12:07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四
11.04 14:50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三
11.03 00:21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二
11.01 11:00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一
10.31 11:18 l 도비
[김재욱] 아저씨! 나 좀 봐요! -024
10.16 16:52 l 유쏘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174
08.01 06:37 l 콩딱
[이동욱] 남은 인생 5년 022
07.30 03:38 l 콩딱
[이동욱] 남은 인생 5년 018
07.26 01:57 l 콩딱
[샤이니] 내 최애가 결혼 상대? 20
07.20 16:03 l 이바라기
[샤이니] 내 최애가 결혼 상대? 192
05.20 13:38 l 이바라기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번외편8
04.30 18:59 l 콩딱
/
11.04 17:54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1.04 17:53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713
03.21 03:16 l 꽁딱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7
03.10 05:15 l 콩딱


12345678910다음
전체 인기글
일상
연예
드영배
11: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