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죄라고 할 수 있는 비만. 남자일 경우 비만이라고 그리 문제 되지 않지만 여자는 다르다.
비만이라고 누군가에게 피해준 적 없지만 언제나 무언가 잘못한 사람처럼 고개를 숙이고 다녀야 하는 게 우리나라의 살찐 여자들이다.
나는 어릴 때부터 먹는 걸 정말 좋아했다.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것을 첫 번째로 꼽으라고 하면 먹는 거라고 할 만큼 나는 먹는 걸 좋아했다.
하지만 내가 사는 나라에서는 먹는 걸 다 먹고 편히 살아갈 수 있는 나라가 아니었다.
길에서 무엇을 먹으면 자신을 쳐다보는 시선이 느껴지고 욕들이 들렸다.
"저런데 먹고 싶을까?'
"진짜 자기관리 안 한다"
오늘 처음 본 사람들에게 듣는 말은 대부분 '자기관리 못한다.' 이 소리였다. 도대체 자기 관리가 무엇일까? 그런 말을 안 듣기 위해 안 해 본 다이어트도 없었다.
하지만 결국은 요요가 오고 폭식을 하고 실패하고 말았다. 그리고 제일 슬픈 것은 비만이라는 이유로 학교폭력을 당하는 것이었다.
길거리는 그냥 최대한 안 돌아다니면 되지만 학교는 아니었다. 어쩔 수 없이 가야 했고 도움의 손길을 구해도 명예 앞에서
모두들 회피하기만 했다. 나를 괴롭히는 아이들은 흔히 학교에서 돈 많고 제멋대로 사는 아이들이 모여서 불리는 일진이라는 아이들이었다.
그 사이에는 조용한 아이들이 있는 반면 시끄럽고 괴롭히는 걸 좋아하는 아이도 있었다.
나는 그 사이에서 오늘도 내일도 치이는 두려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
"야 인사했잖아. 그럼 대답을 해야지 00아~"
"내가 웃고 있으니깐 제일 우습냐?"
"너 좋아서 모르는척하는 거 아니야. 네가 말하면 시궁창 냄새나서 모르는 척하는 거지"
"돼지가 너보다 예쁘겠다"
"학교 좀 나오지 마. 너 볼 때마다 아침에 먹은 게 역류할 거 같으니깐."
"왜 밥 안 먹어? 나는 너 밥 먹을 때 괴롭히는 게 제일 재미있는데~"
"00는 눈치가 없는데 덩치만 커"
"그게 목으로 넘어가?"
"00아 내가 도와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