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빈리반데 앨빈 얼마 안 나옴 주의. 중간에 엘런 대사 직설주의. 떡은 다음화에서.. *** 피곤하다. 엘런은 눈두덩이를 꾹꾹 문질렀다. 어제 두 번이나 리바이를 반찬으로 해놓고서, 꿈에 리바이가 또 나와 꿈에서나마 질척한 정사를 나눴다. 어찌나 진하게 나눴는지 속옷이 잔뜩 젖어 있었다. 키스마크를 봐서 그런지 평소보다 심한 몽정을 했다. 그럼에도 리바이를 생각하면 또다시 중심이 뜨거워지니, 과연 발기왕성한 10대다. “엘런. 왜 그렇게 멍하게 있어?” “미, 미카사.” 멍하게 있진 않고 다만 생각으로 리바이를 범하고 있던 터라 엘런은 화들짝 놀랐다. 달아오른 하반신을 숨기기 위해 다리를 꼰다. 엘런에게서 별다른 이상한 점을 못 느끼겠는지 미카사는 딱히 의아한 표정은 짓지 않고 있었다. “피곤해?” “어, 조금.” “그러게 밤늦게까지 연습하지 말라고 했잖아. 넌 내가 지킬 수 있어.” 변함없이 자신을 과보호하려고 드는 미카사의 말에, 엘런은 그냥 웃어버렸다. 언제까지 이렇게 애취급을 하려는지. “어이, 애송이.” “아, 병장 님, 단장 님도. 안녕하십니까.” “그래.” 앨빈과 리바이가 다가왔다. 인사를 하고는 있지만 썩 유쾌한 기분은 아니다. 단장이라는 이유만으로 리바이의 옆에 붙어 있는 그가 아니꼬웠다. 저도 모르게 뿌득, 이를 갈고 만다. “어제는 왜 갑자기 나갔나?” “어제… 말입니까?” “그래. 목욕탕에서.” 리바이의 말에, 앨빈의 시선이 엘런에게로 꽂힌다. 맹수의 시선이다, 적을 공격하려는. 괜히 단장이 아닌 듯, 시선만으로도 소름이 돋았다. 지는 기분이 들어 엘런은 제 나름대로 눈에 힘을 줬다. “급한 일이 있어서…….” “씻는 것보다 급한 일이?” 리바이가 미심쩍다는 눈빛을 한다. 엘런이 제대로 씻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자, 리바이는 슬쩍 뒤로 한 발자국 물러났다. 앨빈에게 더 가까이 붙는 형국이 되니, 앨빈은 슬쩍 웃음을 지었고 엘런의 기분은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저 씻었습니다, 병장 님.” “누가 뭐랬나?” 엘런이 분한 듯 앨빈을 바라보며 말했다. 씻었다고 말했는데도 다시 다가오지 않는 리바이도 원망스럽다. 왜, 나는 리바이의 옆에 붙어 서 있을 수 없는가. 가슴이 타들어간다. “리바이.” “왜?” “이따 내 방으로 와라.” 엘런의 심장이 쿵, 떨어졌다. 천천히 고개를 돌려 앨빈을 본다. 그의 눈빛이 뜨겁다. 분명 저것은 욕정이다. 또, 그와 할 셈인 건가? 또? 그렇게, 온몸에 자국을 남기면서? 머리끝까지 열이 뻗쳐오른다. “아, 그렇지. 조금 일찍 가도 되나?” “…왜?” “늦게 자니까 피곤해서.” 타들어가는 엘런의 마음도 모르고, 리바이는 눈치 없는 말을 내뱉는다. 앨빈은 피식 웃으며 “좋다.”따위의 말을 하고 있다. 열이 받는다. 그러나 자신이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두 사람이 엘런과 미카사를 지나쳐 걷기 시작했다. 리바이를 잡고 싶어 손이 움찔거리지만, 일개병사가 병장의 팔을 잡아챌 명분이 없다. 엘런은 주먹을 쥐었다. 속톱이 파고들어 아프지만, 심장의 고통만큼은 아니었다. *** 엘런은 바삐 움직였다. 벌써 해가 지고 있었다. 지금쯤이면, 리바이가 앨빈의 방에 이미 들어갔을지도 몰랐다. 초조함에 이리저리 뛰어다니고는 있지만, 벌써 늦은 건지 아니면 리바이의 몸집이 작아서 못 본 건지 리바이를 찾을 수가 없었다. 어제까지는 몰랐으니 하는 수 없어도 알게 된 이상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 “아.” 찾았다. 엘런은 마침내 자신의, 그러니까 엘런의 방 앞을 지나가는 리바이를 찾아냈다. 얄궂게도, 막 앨빈의 방에 들어가려던 참인 듯 복장이 가벼웠다. 이대로 놓치면, 내일은 또다른 키스마크가 늘어 있겠지. “병장 님!” 엘런은 성큼성큼 걸어 리바이를 따라 잡았다. 저 자신도 큰 키는 아니지만 리바이가 워낙 작은 탓에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리바이는 무심하게 엘런을 돌아본다. 그의 눈에서는 이후의 섹스에 대한 불안감은 없었으나, 그렇다고 기대감이나 설레임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당신은, 왜 그와 섹스를 합니까? 단지 욕구를 채우고 싶었다면 저한테 부탁하시지 그러셨습니까……. “어디 가십니까?” “잠깐 용무가 있어서.” 엘런을 쳐다보는 리바이의 눈빛에선, 엘런에 대한 일말의 감정도 보이지 않았다. 엘런은 제 입술을 잘근잘근 씹었다. 왜 나는, 당신에게 닿지 않는가. “단장 님께… 가는 겁니까?” “그런데. 왜?” 평소보다 집요하게 말을 거는 엘런이 이상한 듯, 리바이의 얼굴에 의아함이 담긴다. 자신이 잡지 않았다면, 지금쯤 이 얼굴은 쾌감에 절어 있었을 테지. 그렇게 생각하니 간신히 진정됐다고 생각하던 감정이 불길처럼 치솟았다. “가지 마십시오.” “너랑 무슨 상관이냐, 애송이.” 리바이의 말에, 엘런은 분노가 머리끝까지 솟는 것을 느꼈다. 앞뒤 재지 않고 그의 팔을 끌어당겨 제 방 안으로 이끈다. 쾅, 문이 닫히고 엘런은 리바이를 벽에 밀쳤다. “무슨 짓이야?” “가지 말라잖습니까?” “왜 가지 말라는 건데? 안 비켜?” 리바이가 다리가 엘런의 옆구리로 향했다. 저걸 맞으면 필시, 숨도 못 쉴 정도로 아프리라. 그렇게 되면 이대로 그를 놓치겠지. 엘런은 리바이의 다리를 막았다. 정확히는 잡아버렸다. 여태껏 자신의 공격을 고스란히 맞아왔던 엘런이라, 리바이는 드물게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놔.” “개가 주인을 물지 않는 건, 무는 방법을 몰라서가 아닙니다, 병장 님.” “놓으라고 했어.” “그렇게 섹스가 하고 싶으면 제가 박아드릴게요. 온몸이 정액에 절어서, 향이 배어들 때까지.” “놔라, 엘런 예거!” “내 걸, 아랫입에 물고선 좋아서 우는 당신이 보고 싶어…….” 엘런이 리바이의 귓가에 속삭인다. 리바이는 평소에는 볼 수 없었던 그 모습에 내심 흠칫 놀라며, 엘런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쳤다. 언제부터, 이 녀석 힘이 이렇게 셌지…? 아무리 밀쳐내도, 벗어날 수가 없었다. 외려 자신을 안고 있는 팔을 더 꽉 조일 뿐인 엘런에, 리바이는 하는 수 없이 무릎으로 명치를 찍어버렸다. “커흑!” “주제 넘었다, 엘렌 예거. 자숙해.” 맥없이 바닥에 쓰러진 엘런에게 나직이 말한 리바이는, 꽤나 서두르며 방을 나갔다. 남겨진 엘런의 눈에서 광기가 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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