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진다.
김종인이 어릴 적 심은 벚나무의 꽃이 바닥으로 떨어지는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던 세훈은 바닥에 떨어진 분홍 잎을 짓이기고선 신발도 채 벗지 않은 채 큰어머님이 무릎을 꿇고선 열심히 걸레질을 했을 마룻바닥을 밟고선 그대로 종인의 방으로 향했다. 아마 내 꼴을 보면 크게 혼을 내고 잔소리를 한바가지 붓고선 마지못해 날 끌어 앉아줄 것이다. 그래도 이 문을 열기 위해선 많은 한 숨을 내뱉고 주먹을 쥔 손이 부들부들 떨릴 만큼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그런 나를 아는 종인이는 문 밖에 비친 내 실루엣을 보고 같이 한 숨을 쉬고 있을 것이다. 그래야만 했다. 내 기억 속 김종인은 그런 사람이니까. 겨우 문을 열었을 때엔 사람의 온기가 느껴지지 않는 차가운 방 만이 날 맞이해준다.
김종인이 심은 벚나무는 아직도 피고, 다시 진다.
그리고 멍하니 서서 바닥만 내려다보던 날, 뒤에서 껴안아주던 그 따스한 손길에 펑펑 울었다. 혼자라고 생각했기에 돌아보지 않았다. 그러나 그 뒤에서 나만큼 마음 한 구석이 썩어가고 있던 찬열을 못 본 척하고 내 아픔만 챙기기엔 나를 바라보던 눈길이 너무 따스했다.
“봄은 올 거야”
그래, 겨울을 지나 이제 다시 봄이 찾아오겠지- 눈 덮인 마음에 조금씩 한줄기 빛이 스며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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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글을 쓰고 싶었는데 단편이네요...하....ㅁ7ㅁ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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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나라 3대느는 건드는거 아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