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백도] 교실에서 대놓고 경수 괴롭히는 백현 조각
이어폰을 귀에 꽂으며 어제 휴대폰에 찍어 놓은 영상을 틀었다. 흔들리면서 찍은 거라 뭐가 뭔지 분간이 안 되었지만, 그냥 살구색의 향연이었다. 참고 보려는데 경수 얼굴이 잘 안 보였다. 다시 찍어야 하나 고민하며 그렇게 화면을 빤히 보는데 소리가 잘 들리지 않아서 볼륨을 최대치로 높였다. 사락사락 교과서 넘어가는 소리와 섞인 야살스런 소리가 꽤 잘 어울렸다. 깊게 삽입할 때마다 목이 쉬어라 소리를 내지르던 경수의 모습이 눈에 선하게 그려져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책상을 손바닥으로 두어 번 내리쳤다. 수업시간인데 주목받을 짓을 했나 싶어 고개를 들자 아니나 다를까 국어와 눈이 마주쳤다. 나가. 작은 입술이 그렇게 움직였다. 딱히 뭐라 대꾸할 말이 없어서 고개를 끄덕이며 영상을 종료시켰고, 이어폰을 빼내어 호주머니에 꾸깃꾸깃하게 구겨 집어넣었다.
의자를 뒤로 빼내어 일어서려는데 끽끽거리며 듣기 싫은 소리가 났다. 조용했던 반에 의자 끄는 소리가 나자 반 아이들이 대놓고 보진 못하고 어설프게 하나, 둘 뒤로 돌아보는데 하나같이 못 생겨서 헛웃음이 터졌다. 씨발 저런 거 몸뚱어리에 달고 살고 싶을까. 미간을 작게 구기곤 일어나다 말고 멀건 목을 드러내고 있는 도경수에게로 상체를 숙여 귓가에 나직이 속삭였다.
“점심시간에 호모새끼들 따라 밥 처먹으러 가지 말고 곧장 양호실로 와.”
앞자리에 앉은 도경수는 몸을 바르르 떨며 자세를 고쳐 앉았고 이내 아무런 반응 없이 그저 고개를 교과서로 떨구었다. 반응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렇게 하겠다는 건지, 싫다는 건지 모호했다. 운동화 앞 코로 도경수 다리만큼이나 연약해 보이는 의자 다리를 있는 힘껏 발로 깠다. 우당탕하는 우스꽝스러운 소리를 내며 도경수는 바닥으로 힘없이 자빠졌다.
“미안. 어제 주번이 좆 빠지게 청소해서 그런가 바닥이 많이 미끄럽네.”
“…괜찮아.”
도경수는 입술을 앙 깨물며 바지를 탈탈 털고는 아무렇지 않은 척 일어서 보였다. 나는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어정쩡하게 서 있는 경수 쪽으로 향해서 발로 내 책상을 밀어 넣었다. 도경수는 제 책상과 내 책상 사이에 끼어버린 꼴이 되었다. 힘주어 밀고 있어서 허벅지가 꽤 아플 텐데도 경수는 소릴 꾹 눌러 참았다. 그러다 작은 양손에 제 얼굴을 파묻었다. 섹스할 때 보다 귀가 더 발갛게 익었다. 나는 발을 고정해둔 채로 참지 못하고 깔깔거리며 웃었다. 제발 먹어주세요 하며 어제 내내 식탁 위에 차게 놓여있던 상한 샌드위치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국어는 얼굴을 붉히며 흡사 제가 책상에 끼어 있는 것처럼 당황해 하더니 들고 있던 책을 교탁에 탁 내려놓으며 소리쳤다.
”변백현! 얼른 다리 치우고 경수에게 사과해!”
“에.”
썅년이 말이 많아. 다리를 바닥으로 내려서 경수가 편하게 서 있을 수 있게 책상을 뒤로 빼내어주었다. 내 배려가 눈물 나게 고마웠는지 도경수의 눈이 토끼처럼 시뻘겠다. 목울대가 절로 울렁였다.
“나 서겠다. 경수야. 그런 표정 짓지 마. ”
“….”
대꾸 없이 눈을 굴리기만 하는 도경수 목을 잡아채서 코앞까지 당겼다. 여자애들이 있어서 그런가 차마 질질 짜진 않았지만, 눈을 한 번만 깜빡이면 볼을 타고 흘러내릴 것 같았다. 남은 한 손을 들어 엄지로 경수의 눈가를 찍어 눈물을 닦아내었다. 그렇게 한참을 도경수와 마주하고 있자 선생은 부러 들으란 듯이 쿵쿵 소리를 내며 다가왔고 내 손목을 잡아채며 우리 둘 사이를 멀리 떨어뜨려놓았다.
“사과하고 있었는데 왜 방해세요.”
“전혀 그렇게 안 보이거든? 됐어. 마치구 나 따라 오기나 해.”
“아. 선생님도 제 사과 받고 싶으시구나.”
잡힌 손목을 돌려 손을 빼내었다. 국어는 있는 힘껏 눈을 찢어 날 흘기더니 이내 경수 쪽으로 시선을 돌리며 등을 쓸어내려 줬다. 엊그제 제 밑에서 손길 타고 싶어 가르랑거리던 년이 도경수를 향해 동정 어린 시선을 비추며 위로해주는 꼴이 퍽 우스워 비죽였다. 국어는 한참을 등을 쓸어내리더니 저 혼자 뒹굴던 의자를 바로 세워 애를 앉혀주었다. 도경수는 인형처럼 고개를 빳빳이 쳐들며 국어 손이 움직이는 대로 의자에 엉덩이를 깔고 앉았다. 국어를 창 밖으로 밀어뜨리고는 당장 영상을 재녹화하러 경수를 끌어내 양호실로 가고 싶었다.
/ 음.. 수위 강한 걸로 쓰고 싶었는데 그러기엔 손 재주가 영 없어서 그냥 조각으로 끝냈어요ㅜ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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