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루피트
일단 사람들이 흔히 범하는 실수들중 하나는, 과학이 완벽하다고 막연하게 믿는 것이다.
누군가가 '증명'한 세상의 모습과,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보편적인 논리만을 추구하며
제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증명'해 내라고들 한다. 그것이 어떤 미스테리함을 갖고 있는줄도 모르면서.
나는 오랫동안 내 평생을 다 바쳐 사람들에게 보이지 않으나 실제로 존재한다고 믿는 새로운 '세상'을 추구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리고 5월 13일. 장장 삼십년을 연구한 새로운 세상은. 내 눈앞으로 떠올랐다.
*
으으. 어딘가 찌뿌둥하게 느껴지는 몸에 쉽게 눈을 뜨지 못한 너징이야.
지나치게 가벼워진듯한 몸에, 최근까지만 해도 쿡쿡 쑤시던 무릎통증까지 사라진게 어렴풋이 느껴져서
설마 내가 연구를 하다가 죽은건가 싶은 생각도 들었지.
아. 설마. 안돼. 혼자서 속으로 걱정어린 말들을 내뱉으면서도 쉽게 눈을 뜨지 못하고 있는데
어렴풋이 근처에서 목소리가 들려와, 그것도 들어보지 못한 젊은 남자의 목소리가.
" 어휴. 그러니까 타오. 내가 몇번을 말해. 마음대로 이상한거 주우면 곤란하다고. "
" 이번엔 나 아니야. 이렇게 생긴건 나도 처음보는걸. "
이상한거? 이렇게 생긴걸 처음봐? 나름 나이를 먹을대로 먹은 너징(52세)는 새파랗게 젊은것 같은 남자의 목소리에 분노가 치밀어올라.
남의 연구실에 맘대로 쳐들어온걸로도 모잘라서 이상한거 취급을 하다니. 할머니소리는 듣기 싫지만 그렇다고 이상한거 취급은 싫단 말이다!
너징은 버릇없는 것들을 혼내줘야 한다는 생각으로 잘 떠지지 않는 눈을 떠 눈 앞에 있을 남자들을 쳐다봤어.
" ...? "
" 어. 눈떴네. "
근데 생각했던 것보다 진짜 미친듯이 잘생긴거야. 왠지 모르게 구박받고 있는 타오라는 남자도 생에 한번도 본적 없는 잘생긴 외모를 가졌고,
그런 타오를 구박하는 루한이라는 남자도 진짜 미친듯이 잘생겼어. 그런데. 그런데 말이야.
" ...날개..? "
" 뭐. 날개 처음봐? "
자세히 보니 등뒤에 달린 두쌍의 하얀게 흔히 생각하는 날개처럼 생긴거야. 전혀 이상하고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길래 당황해서
손으로 가리키면서 날개냐며 묻자 오히려 태연하게 답하는 남자들의 모습에 당황스러워진 너징이야.
그리고, 제일 이상한건 너징의 목소리도 피부도 갑자기 이십대를 보낼때의 모습처럼 좋아졌다는거야.
그렇게 걸걸한편은 아니었지만 세월의 흔적은 그대로 남아있는 터라 연륜이 묻어나던 목소리와 말투도 갑자기 한순간에 아이처럼 변했어.
얼굴은 보지 못했지만, 손이나 다리만 봐도 예전과는 다르고. 너징은 변해버린 자신의 모습에 당황하며 자신의 몸을 더듬기 시작해.
정말. 정말 어려졌어. 내가. 정말로...!
" 루한. 이거 왜 자기 몸 더듬어? "
"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그러니까 이런거 주워오지 말라니까. 어휴. "
" 진짜 나 아니야, 나도 이런거 처음 본다니까? 봐! 얘는 날개도 없는걸? "
손쉽게 너징을 들어올려(손으로 건들이지도 않았어) 너징의 등을 루한이라는 남자에게 보여준 타오라는 녀석은 어, 진짜네? 하는 루한과 함께
되려 너징을 이상하게 바라보기 시작해. 그리고 너징은 잠시 눈을 감았다가 뜨지.
설마. 설마 이곳이..
" 저기. 혹시 이곳이 라빈스...? "
" 응. 라빈스의 도심, 카솔이야. "
별다른 의심없이 너징에게 지명을 말해준 타오덕에 너징은 점차 자신의 생각에 확신을 가지게 됐어.
드디어 자신이 해온 지난날의 연구가 빛을 발한거야.
자신이 왜 어려졌고, 어떻게 이곳에 오게 되었는지는 머릿속에 들어오지도 않았고,
지난시간 지겹게도 봐온 몇 없는 단서들에 쓰여있던 라빈스. 그 단어만 머릿속에 맴돌아.
" 그럼. 너희들이 이스렐..? "
" 아니, 우리는 리어인데. 딱 보면 몰라? 날개. "
" ..리어를 모른다니. 이거 진짜 이상한데. 크리스한테 보고해야 되는거 아니야? "
두 남자가 당황해서 대화를 하거나 말거나 너징은 눈앞에서 펼쳐지는 모든것이 믿기지 않아.
제 눈앞에 있는 잘생긴 청년들은 둘째고, 주변을 둘러보니 고대서적에 남겨져 있던 라빈스의 모습과 별 다를게 없어.
연분홍빛 하늘에 달과도 같은 것들이 두개가 떠 있고, 심지어 그 달 중 하나는 붉은빛마저 띄고 있었지.
새롭고 신기한 마음에 주변을 두리번거리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루한과 타오는 이 상황이 이상하게만 느껴져.
자신들의 영역 근처에서 날개도 없는 한번도 본적 없는 종족이 대뜸 자신의 몸을 만지더니 웃으면서 주변을 바라보니까 말이야.
루한은 연신 눈빛으로 그러니까 타오, 내가 이상한거 줍지 말라고 했잖아. 라며 화를 내고 있어.
물론, 타오는 억울한듯 미간을 잔뜩 찌푸리고 있었지만.
" 넌, 어느소속 어느 종족이지? "
" 소속이 뭘 의미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종족은 인간이야. "
태연하게 주위를 둘러보며 너징이 말하자 타오와 루한은 눈에띄게 당황하기 시작해. 인간? 인간이라는게 뭐야. 아는거야? 아니 모르는데.
그 모습을 보며 너징은 또다시 감탄하기 시작해. 아, 이곳에는 인간이라는게 없구나. 고개를 끄덕이며 알았다는듯 웃음짓는 너징이야.
그때.
' 라쿠. '
누군가가 소리로 말한것도 아닌데 귓가에 이상한 소리가 들려와. 라쿠? 이건 또 뭐지?
당황해선 고개를 올려 루한과 타오를 바라보는데 얘들 표정이 이상해.
" 젠장맞을.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된건가? 타오, 가자. "
" 그럼 이녀석은 어쩌지? "
" 뭘 어째, 놔둬야지. 알아서 하게. "
" 그래도, 이녀석은.. 날개가 없잖아. 루한, 크리스한테 보고하려면 어짜피 데려가야할거야. 차라리 지금... "
두녀석이 뭔 소리를 하는거지. 너징은 잘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대충 너징과 관련된 이야기라는건 알아.
너징을 데려가느냐 마느냐를 가지고 티격태격 하는것 같은데 가운데에 있는 너징은 뭘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그냥 싱글벙글 거리며 둘을 바라봐.
그러다 타오의 말을 듣고 루한이 잠시 너징을 내려다 보는데 잠시 훑어보다가 짜증난다는듯 한숨을 쉬곤 너징을 들어올리면서 날개를 펼쳐.(물론 또다시 손은 대지 않았어)
당황한 너징이 뭐냐며 소리를 치자, 잠시 귀를 막는체 하던 루한은 '라쿠라는 말 못들었어? 갈데도 없는것 같은데 데려가줄때 조용히 따라와.' 하며 커다란 날개를 훅 움직여.
***
일단 가볍게 적는 판타지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개그지같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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