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훈x수정] 전교에서 소문난 미친 이란성 쌍둥이 썰 풀어dream 00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4122013/f90a47e8d67b3289039cf574be40dfba.jpg)
만수 고등학교는 산 중턱에 있어. 아주 오래 전에 지어진 건물이라 낡고 음침해 보이지만, 한편으로는 꽤 운치있어 보이기도 해.
본관은 3층의 낮은 건물인데, 그 뒤로 신관과체육관, 분관 등이 ㄷ자 형식으로 세워져 있지.
곳곳에 서 있는 아름드리나무는 아직잎을 제대로 피우기 전이라 그런지 다소 괴기스러워 보이기도 하고.
나무를 보면 그 학교의역사를 알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어머니의 말대로 이 학교는 상당히 전통있어 보여.
수정이만의 언어로 해석하면 구시대적이라는 뜻이겠지만.
" 네 오빠도 다니는 학교야. 알고 있지? "
물론 잘 알고 있지. 세훈이는 이미 학교에 친구들과 우르르 몰려서 아침에 등교한 지 오래.
쌍둥이주제에 오빠는 무슨. 수정이가 투덜거리지만 먼저 앞서 가던 엄마는 ' 오수정, 너. ' 하고 무섭게 말해.
그렇게 나오면 수정이는 잔뜩 쫄아서 ' 아, 오빠라고요. 세훈오빠. ' 꿍얼거릴 수 밖에.
오세훈은 전국에서 입시 명문 학교로 유명한 중학교에서 3년 내내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았어.
중학생때는 모든 선생님들에게 신임을 얻었고 모든 학우들에게 사랑을 받았지.
물론 수정이는 예외. 수정이는 세훈이 함수 그래프를 그릴 때 교실 뒷편에 앉아서 교과서에 낙서를 그렸으니깐.
세훈이는 대한 민국에서 가장 알아주는 명문고에 원서를 쎃고, 수정이는 근처 실업계에 원서를 넣었어.
엄마와 선생님이 고등학교에 대해 상담을 할 때, 세훈이와 수정이는 나란히 앉아서 그걸 들었지.
물론 상담하는 내내 선생님의 말에, 수정이 혼자 속이 뒤틀렸지만 말이야.
' 세훈학생은 그야 말로 완벽합니다, 어머님. '
교복은 몸에 맞춘 듯 딱 맞았어. 수정이나 세훈이나 몸매 하나는 쿨바디.
수정이는 백미러로 머리를 정돈하고 어머니의 뒤를 따라 빠르게 걸어. 실업계에서 노는 망나니 딸을 차마 볼 수 없던 어머니가 직접 손을 쓴 거야.
세훈이와 같은 학교에 억지로 끼워 넣는 걸로.
어머니의 하이힐 소리가 교정을 가로지르는 걸 듣고 수정이는 눈썹만 찌푸려.
어머니는 키가 큰데도 높은 구두를 신거든. 아마 수정이는 어머니의 그림자에 가려 잘 보이지도 않을 거다.
아치형으로 만들어진 중앙 현관에 들어서자 시멘트가 잘 발린 차가운 바닥이 눈에 들어와.
이런 인문계는 정말 오랜만이네. 이 삭막하고 딱딱한 분위기, 들어오자마자 숨이 턱 막히는 불쌍한 수정이.
" 오셨습니까! "
분명 모든 어머니들이 교장에게 이런 환대를 받진 않겠지.
오씨네 며느리인 어머니이기에 가능한 일이야. 오씨가문이 얼마나 대단한 집안이냐면,
재계쪽에서는 알아주는 대한민국에서 내노라하는 집안이야. 그러니 이런 학교도 빽으로 들어가지.
어머니는 '잘 지내셨어요, 교장 선생님.' 이라는 인사를 시작으로 겉보기에도 낯간지러운 예의성 멘트를 연이어 덧붙여.
'더 젊어지신 것 같네요.' 라든가, '풍채가 훨씬 좋아지셨어요.' 같은 말들.
풍채는 무슨.. 교장은 수정이가 한 대만 딱 때려도 그 자리에서 즉사할 것처럼 비실비실해 보이기만 해.
수정이는 어이없다는 듯 피식 웃어.
" 그렇다면 이 아이가 바로... "
이산 가족 상봉하는 줄 알았네. 이 아이가 바로 60년 전에 잃어버린 내 동생? 이라는 말이 나오는 줄 알았어.
분명 뒤의 말은 '이제야 만나다니'또는 '언제 너를 만날까 궁금했단다' 일 것이겠지.
하여튼 북한 사람에 대한 책을 아버지의 서재에서 읽으면서 북한 사람의 삶과 자기 삶이 닮아 있다는 생각을 한 오수정이야.
태어나기전 부터 독재자와 다름 없는 부모님의 밑에서 학교마저 부모님이 원하는 곳으로 가야하는 점이 얼추 비슷할 거야.
" 늘 네가 궁금했었다. "
이럴 줄 알았어.
" 세훈이에 이어 너까지 우리 학교 학생으로 받게 되서 기쁘단다. 너랑 세훈이는 참 닮았구나, 분위기가. "
오씨 남매는 둘 다 어머니를 닮아 날카롭게 생겼어.
어릴 적부터 사교계 파티에 나가면 오해를 살 수 있는 눈이니깐 사람을 함부로 반히 쳐다보지 말라고
어머니에게 신물이 나도록 신신당부 받았으니깐.
특히 수정이는 어린 시절의 어머니를 닮았어. 그래서 어머니는 자신의 옛사진과 수정이를 번갈아 보며 한숨을 자주 쉬셨어.
신께서 얼굴만 주시고 뇌는 가져가 버리셨구나, 중얼거리시면서.
" 일단 교장실로 올라가지요. 도움이 닿는 한 수정이의 학업에 최선을 다 할 겁니다.
오세훈 학생과 오수정 학생의 재학은 저희 학교의 축복일 겁니다. "
세훈이 이 학교에서 어떤 존재인지 대충 직감이 오는 수정이야.
수정이는 씁쓸하게 웃으며 계단을 올랐어.
늘 장남인 세훈, 수재인 세훈, 후계자인 세훈. 늘 세훈은 첫 번째였으니깐.
3층으로 올라가자 수정보다 한참 작아 보이는 조그만 여선생이 죽음을 앞둔 사람처럼 뻣뻣하게 굳은 채 서 있었어.
" 오 수정 학생이야, 이 선생. "
" 예예, 알아요. "
" 네 담임이시다. 지리 담당이시고. 일단 반으로 먼저 들어 가 있거라. 나중에 세훈이와 따로 부르마. "
안 그러셔도 되는데.. 수정이가 입을 열려는 순간 어머니의 팔꿈치가 수정이의 옆구리를 가격했어.
수정이는 찍소리도 못하고 담임이란 여자의 뒤를 따라갔어.
넙적한 창문으로 들어오는 빛에 눈이 부셨지. 손 가리개를 하고 창 밖을 무심코 보았는데,
세훈이 한 눈에 들어왔어. 그는 체육복으로 보이는 남색 트레이닝 복을 입고 농구 중이야.
수정은 자기도 모르게 그 자리에 서서 세훈을 구경했어. 길고 남자다운 팔, 다리가 빠르게 움직이는 모습을.
" 수정 학생. "
" 예? "
" 3반이에요. "
" 알겠어요. "
" 들어와야 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서 불렀어요. 물론 지금은 체육시간이지만 일찍 들어 와도 괜찮잖아요.. "
여선생은 불쌍할 정도로 굳어 있어.
분명 교장이 따로 불러서 한 시간 정도 훈계를 했을 것이지.
대단한 기업의 친손녀가 자네 반의 학생으로 들어가게 될 테니, 특별히 주의를 기울이라고 말이야.
수정은 삐딱하게 서서 다시 창밖으로 시선을 던졌어. 선생은 없는 사람 취급하며.
실업계 다니다 명문고에 끌려온 사람 다루기가 쉽지 않겠지, 속으로 비웃으며.
미안하지만, 오세훈이 있는 이 학교에서 2년 내내 이럴거다.
왜냐면, 오수정은 그렇지 않으면 남이 신경을 안 쓰거든.
세훈이 곁에 있는 수정의 삶은, 곧 '최악' 의미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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