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처럼 이어집니다
Mystery Fantasy
준면은 한숨을 쉬며 얼마 전에 새로 산 집에 들어갔다. 분명 처음에는 이렇게 싼 집이 싸다는 사실에 정신없이 바로 계약 했던 것 같은데, 며칠 지나다 보니 왜 싼지 알 것만 같았다. 도어락을 누르고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건 누군가 손으로 찍은 것 같은 핏자국. 처음에는 비명을 지르며 날뛰던 것 같은데 이젠 익숙해져 그냥 지나치고 방으로 들어갔다. 아무리 지워도 계속 생기는 핏자국에 이젠 포기했다. 혼자서 자취하는 곳이라 준면이 누군가를 초대하지 않는 이상 무슨 소리가 들릴 리가 없었다. 아이들이 웃으며 떠드는 소리가 소름 돋게 들렸지만 신경 쓰지 않고 옷을 갈아입었다. 화장실에 들어가니 거울에 긴 머리카락이 붙어있었다. 준면은 짜증을 내며 그것을 떼어내었다.
“악귀가 씌었어.”
“네?”
무당이 쯧쯧 거리며 준면을 안쓰럽게 보았다. 결국 준면은 그간의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하고 무당집에 왔다. 무당집 앞에서 빗자루로 청소를 하던 아이는 준면을 보고 기겁하며 도망갔다. 하……. 한숨을 한번 쉰 준면이 무당집 안으로 들어갔다. 사실 왠만하면 참으려 했다. 바보가 아니고서야 아니면 미신을 믿지 않는다면 자신이 귀신과 같이 산다는 걸 믿을 수 없을 것이다. 결국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귀신의 장난에 준면의 인내심이 바닥났다. 귀신보다 더 무섭게 생긴 무당이 준면을 반겼다. 그렇게 준면을 빤히 보던 무당이 처음으로 한 말이 이거다.
“그것도 아주 고약한 악귀가”
“그럼,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무당이 음. 하며 자신의 턱을 잡았다. 고민하는 듯 했다. 그러곤 고개를 저었다. 방법이 없다는 뜻이었다. 준면이 좌절한 표정을 지었다. 앞으로 귀신들에게 계속 시달려야 한다는 고통에 생각만 해도 괴로웠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혹시나 하고 물었다.
“방법이… 없나요?”
“이게 굿을 한다고 떨어질 것들도 아니고, 어쩌다 이런 게 붙었는지.”
준면은 차라리 울고 싶었다. 자신이 그러고 싶어서 그런 것도 아니고, 귀신들이 알아서 붙었는데 어떻게 하냔 말이다. 그렇다고 다시 다른 집을 구할 수는 없었다. 일단 돈이 없었기도 했고, 준면은 아직 학생이었다. 아직 방학이 끝나려면 멀었고 아르바이트도 해야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 살고 있는 집이 위치적으로 가장 좋긴 한데. 이런, 집값이 이상하리만큼 쌀 때부터 알아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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