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고백 (W.륨) |
형.
“형 혹시.” “어?” “라일락이라는 꽃 알아요?”
그냥. 많이 들어 보긴 했어. 진영이 심드렁하게 대답을 하자 찬식은 해사한 웃음을 지었다. 그것도 잠시 가슴이 불편한지 가슴을 퍽, 퍽 쳐대며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진영이 당황하며 찬식을 업으려고 하자 찬식이 진영을 말리며 여전히 심한 기침을 했다.
“나 괜, 크흐, 괜찮아요.” “진짜 괜찮은 거 맞아? 아프다는 거 거짓말인 줄 알았어. 미안.”
몇 일 전 선우에게서 농담 식으로 들은 말이 사실일 줄 몰랐던 진영은 잔뜩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찬식의 등을 살짝 씩 쳐주며 기침을 유도했다. 찬식은 진영의 손을 떼어내 자신의 손과 겹쳐 잡았다.
“형, 손. 따듯하다.” “…….”
괜히 민망해진 진영은 자신의 손보다 약간 더 작아 보이는 찬식의 손을 잠시 바라보다가 급하게 손을 놓았다.
“아, 무슨 말. 하려고 했어?” “아아, 별 얘기는 아닌데.”
머쓱해진 찬식이 괜스레 뒷머리를 만지작거렸다. 라일락이라는 꽃이요.
“그 꽃은,” “…….” “라일락은…….”
찬식이 뒷말은 잇지 않고 계속 같은 말을 반복하자 진영은 어려운 얘기인가보다 하고 생각을 하고 찬식의 손을 무심코 잡아버렸다.
“나중에.” “…….” “더 편한 사이가 됐을 때. 그때 말해도 돼.”
진영이 찬식의 손을 더욱 꽉 잡고 웃었다. 만약에.
그때 그 말이. 고백이었더라면. 누가 찬식의 자리에 있었든 간에. 눈치채지 못했을까?
그래. 그랬을 거다. 순박했던 소년의 무심한 말을, 그 어떤 누군가가 고백으로 들었을지. 진영의 고백은.
너무나도 순수했다. 조금만 더 용기가 있었더라면.
‘형. 좋아해요.’ ‘응.’ ‘좋아한다구요. 형이 좋아요.’ ‘그래. 나도.’
나도 좋아. 나도 공찬식. 좋아해.
제가 대신, 당신이 하지 못했던,
모든 말,
당신의 두 번째 고백을 그에게 전해줄게요.
라일락의 향기가 바람을 타고 찬식의 순수한 흔적을 따라 날았다.
- ‘라일락, 두 번째 고백 (번외편)’ 마침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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