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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냥 전체글ll조회 1000l 3
A는 사진 작가였다.  

그는 블랙진과 라이더 자켓을 즐겨입었으며 왼쪽 약지와 중지에 같은 모양의 반지를 항상 끼고 다녔다.  

매년 10월 22일만 되면 그는 홀연히 어디론가 사라졌다 이튿날 다시 나타나곤했다.  

 

A는 버스를 타고 도시의 외곽으로 나갔다.  

조금 떨어진곳이라 조용하고 인적이 드문 그곳에 조그마한 집이 한채 있었다.  

딱 두명이 살면 좋을만한 크기의 아담한 집이었다.  

A는 익숙하게 팔을 뻗어 대문위의 틀에서 열쇠를 꺼낸뒤 문을 열었다.  

 

"다녀왔어."  

 

대답은 들려오지않았다.  

A는 익숙하게 신발을 벗고 윗층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또 한번 익숙한듯 가져온 가방에서 삼각대와 카메라를 꺼내 조립했다.  

조심스레 자신의 옆에 삼각대를 세워둔 A는 어느새 자신의 앞에 앉아있는 B에게 생긋 미소지었다.  

 

"왔어?"  

"응. 오늘은 어땠어?"  

"그냥 뭐. 이것저것 작업도 하구...가사도 쓰구..."  

 

B는 그렇게 말하며 자신의 앞에 얌전히 놓여져있던 노트에 아무 의미없는 낙서를 끄적였다.  

가사를 썼다는 그의 말은 거짓이 아니였는지 빼곡히 글씨가 쓰여져있었다.  

A는 미소지으며 B의 부드러운 머리를 쓰다듬었다.  

기분이 좋은 듯 A의 손에 머리를 부비던 B는 꼿꼿하게 앉아있던 상체를 의자 등받이에 편하게 뉘였다.  

 

카메라는 그의 모습을 찍고있었다.  

웃는 모습이라던지 컵을 만지작 거리는 모습이라던지.  

창문으로 들어온 햇빛에 눈이 부신듯 눈을 살짝 찡그리던 B는 포트를 들어 자신의 컵에 커피를 채웠다.  

 

"...한빈아."  

 

대답은 없었다.  

A가 손을 들어 마른세수를 했다.  

그제서야 B가 고개를 들어 A를 쳐다보았다.  

 

"왜그래. 뭐가 그렇게 힘들어."  

"너는 지금 이 상황이 아무렇지도 않아?"  

"힘들어 하지마 지원아."  

"..."  

 

커피잔의 입구를 손가락 끝으로 어루만지며 B가 말했다.  

마치 나는 내일도 이곳에 있을께. 라고 말하듯이 평온한 어조였다.  

 

"내가 네 목소리를 들을수 없게된거, 내 손에서 쓰여지는 노래들을 들을수 없는거. 난 괜찮아."  

"..."  

"정말이야."  

"너 귀는 내가 고쳐줄께."  

"..."  

"정말이야. 나랑 같이 가자. 응? 한빈아..."  

"...너는. 그게 문제야."  

"..."  

"그만해 지원아. 이제 우리 정말로 그만해야해."  

"김한빈..."  

 

A가 B를 불렀다.  

아주 서글프게. 애절하게.  

B는 그저 웃었다. 아무말도 없이 그저 미소만 지었다.  

그는 아무말 없이 매만지던 컵의 옆에 있던 투명한 병의 입구를 열었다.  

그 안의 내용물을 커피안에 쏟아부은 B는 천천히, 아주 천천히 스푼으로 그것들을 저었다.  

A또한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B의 얼굴을 바라보고있었다.  

 

B가 마침내 컵을 손에 들고 입가로 가져갔을때, A가 물었다.  

 

"되돌리고 싶지않아?"  

 

B가 눈을 들어 A를 쳐다보았다.  

컵을 입가에서 뗀 그는 물끄러미 A를 바라보다 입을 열었다.  

 

"별로."  

 

A는 다시 입을 다물었다.  

B는 여전히 웃는 얼굴로 컵을 다시 입가에 가져다대고 커피를 망설임없이 들이켰다.  

컵을 내려놓은 그는 웃었다.  

예쁘게 미소지으며 A의 눈과 자신의 눈을 맞췄다.  

 

"웃어, 좀. 더이상 아프지 않아서 좋아 나는."  

"..."  

"살아있는 동안에 네가 해보고싶은거 다 해보면서 살아 지원아."  

"..."  

"아...졸리다."  

 

정말 피곤한듯이 눈을 비비며 B는 끝까지 A의 모습을 눈에 담았다.  

서서히 감기는 눈을 보며 A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곧 완전히 눈을 감고 깊은 잠에 빠지는 B의 모습을 본 A는 한참을 아무말도 없이 앉아있다 자리에서 일어났다.  

B는 그 자리에서 눈을 감고있었다.  

A는 미소지었다.  

 

 

빨간 불이 켜진 카메라가 비춘 곳에는 아무도 없는 의자와 시들어버린 장미 한송이만이 남아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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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254.83
헐 저도 이 뮤비 진짜 인상깊게 봣는데.... 글 잘보고 가요!!
9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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