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열과 한판 그것도 크게 한 준면은 지쳐서 잠이 들었다. 저 섹스머신 새끼. 귀접을 목표로 하는 귀신이 있을 때는 섹스로 퇴치해야 한다는 준면의 생각이 부서졌다. 그 증거로 지금 준면의 방에서 하하 호호 즐겁게 웃는 아이 귀신이 있다. 설마 저 쪼끄만 귀신이 이때까지 한일의 뜻을 다 알고 있는 건 아니겠지? 이젠 별의 별 생각이 다 드는 준면이었다. 그렇게 한참동안 자고 일어난 준면은 고개를 돌려 방을 확인했다.
“악!”
이건 예전보다 더 심한 상태였다. 눈을 뜨자마자 보이는 머리카락을 던졌다. 역시 박찬열이랑 하는 게 아니었어. 그렇게 준면은 터덜터덜 거실로 나갔다. 설마, 냉장고는 멀쩡하겠지?
“악!”
이젠 음식가지고 장난을 쳐. 준면은 냉장고 안을 차마 보기 힘들다는 듯 고개를 돌렸다. 멀쩡한 곳이 없었다. 그러던 준면의 눈에 띈 것은 창고였다. 갑자기 더러운 창고에서 후광이 비치는 듯 했다. 뭔가에 홀린 듯 준면은 창고에 들어갔다. 창고에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건 큰 장롱이었다. 여기에 장롱도 있네. 그러면서 장롱의 문을 열었다.
“이게… 뭐지?”
여기 와서 한 번도 장롱을 사용한 적이 없었다. 새로 산 장롱이 있었기도 했고, 창고는 잘 안 갔기에 자세히 살펴본 적도 없었다. 그런데 장롱 안에 문이 하나 더 있다. 준면은 의심이 가득한 눈으로 장롱 뒤로 가보았다. 하지만 장롱 뒤에는 문이 있다는 흔적도 없었다. 열면 뭔가 튀어나올 것 같았다. 예를 들자면 귀신의 머리라든지 징그럽고 이상한 벌레라든지. 하지만 호기심이 매우 강한 인간인 준면은 문을 열었다.
“헐…”
문을 열자 다른 세계가 나왔다. 외계? 귀신이랑 같이 동거를 하더니 이젠 이상한 세계로 가는구나. 살면서 겪기 힘든 일을 단기간에 겪는 준면은 힘들었다. 건물도 이상하게 흐물흐물 거렸고, 다니는 사람들도 의상이 이상했다. 뭔가 표현할 수 없는 이상함이었다. 그래도 우리와 비슷하게 생겨 다행이었다. 하늘도 흐물흐물 거려 어지러웠다. 준면은 그 세계에 발을 조심스럽게 내딛었다. 몸이 다 문을 통과하자 준면은 문을 닫았다.
“미쳤어…”
닫자마자 문이 사라졌다. 곧 자신이 어리석다는 것을 깨달은 준면이 조용히 울부짖었다. 다신 돌아갈 수 없나봐. 그런데 그런 준면의 앞에 어떤 아이가 나타났다. 키는 참 큰데 말이야. 갑자기 급 꿀림을 느낀 준면이 좌절 했다. 아이는 까만 피부를 가지고 있었다. 근데 아이라고 하기엔 참 크다. 물론 덩치와 키가. 그 까만 아이는 준면을 신기한 듯이 보았다.
“어?”
“어?”
그 까만 아이가 말하자 준면도 따라 말했다. 그 까만 아이가 눈을 느리게 깜빡거렸다. 생긴 건 정상적으로 생겨선 왜 이렇게 모자라게 말하는 거지. 까만 아이가 검지를 입에 가져다 대더니 준면을 빤히 바라보았다. 아, 그러고 보니 이 세계에서는 내가 외계인이었지.
“백현이형! 경수형! 인간이야!”
아, 지금 도망쳐야 하나? 그런데 그 까만 아이가 준면의 팔을 꽉 잡았다. 이봐, 아이야 난 도망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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