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그 까만 아이한테 끌려간 준면은 역시 흐물흐물한 건물 안에 들어갔다. 멀미가 날 것 같았다. 어떻게 장롱 안에 있는 문으로 이런 세계에 오게 되었는지를 생각하기 보다는 재밌다는 생각이 들었다. 호기심이 강하고 모험심이 강한 준면은 다른 제 4차원 세계에 관심이 많았다. 원래 심령 같은 것도 좋아했지만 귀신들이 집을 계속 더럽히니 짜증이 나서 그랬을 뿐이다. 그러고 보니 까만 아이의 이름을 모르고 있었다.
“이름이 뭐야?”
“김종인.”
여기서도 우리와 비슷한 형식으로 이름을 쓰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그럼 여기는 또 다른 한국? 오호.
“여기는 어디야?”
“우리 집.”
아니, 그걸 물어본 게 아니라 이 세계가 뭐냐고. 그렇게 말하자 종인은 이상한 눈으로 준면을 본다. 그 눈에 준면이 오히려 당황했다.
“그냥 우리 집이니까 우리 집인 거지. 세계는 또 뭐야?”
“아니, 그러니까. 그게… 내가 사는 지구? 같은가?”
“지구는 또 뭔데?”
태양계의 3번째 행성이고 지름은… 아, 이게 아니라. 이상한 행성에 오니까 나까지 이상해지는 거 같아. 응? 종인이 갸우뚱 하더니 목적지에 도착한 듯 문을 열었다.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건 강아지 같은 남자와 흰자가 매우 많은 남자가 보였다. 아마 종인이 부른 사람들인 것 같았다. 강아지 같이 생긴 남자가 준면의 손을 덥석 잡았다.
“반가워요, 전 변백현이라고 해요.”
“네, 저는 김준면이라고 합니다.”
“쟤는 도경수고, 얘는 김종인이에요.”
백현이 준면을 끌고 의자에 앉혔다. 얼떨결에 의자에 앉은 준면은 잠시 휘청거렸으나 이내 중심을 잡고 초롱초롱한 눈으로 자신을 보는 백현을 보았다. 뭔가 부담스러워진 준면은 어색하게 웃었다.
“우리는 퇴마를 해요. 귀신퇴치 아시죠?”
퇴마? 그 소리에 준면의 눈이 커졌다. 뭐, 귀신퇴치를 하신다면 어디를 하시나요. 괜찮으시면 우리 집이라던가. 뭐 우리 집 거실이라던가. 아니면 내 방도 괜찮아요. 허허, 그냥 우리 집에서 퇴마 좀 해주세요.
“준면씨를 만나서 진짜로 다행인 거 같아요.”
“네?”
“막, 뭐라고 해야 하나? 귀신들이 잘 꼬이는 타입이라 해야 하나?”
알고 있어요. 남자 귀신들이 귀접 하려고 달라붙어요. 준면은 울고 싶었다.
“퇴마 하신다고요?”
“네”
“그럼 저희 집 어떻게 안 될까요?”
“네?”
“제발… 살려주세요…”
이번엔 준면이 백현의 손을 잡았다. 백현이 경수에게 괜찮아? 라고 하자 경수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럼 준면씨네 집으로 가요.
문제는 어떻게 돌아가야 하는지를 모른 다는 것이었다. 분명 장롱속의 문으로 여기에 오긴 했다만, 문을 닫는 순간 사라졌다.
“혹시 그 문 아니야?”
경수가 말했다. 무슨 문? 이라고 묻기 전에 경수는 2층으로 올라갔다. 백현 준면 종인이 차례대로 경수를 따라갔다. 2층에는 준면의 집에 있는 창고와 매우 흡사한 문이 있었다. 경수가 창고 문을 열자 장롱이 보였다. 헐. 준면의 눈이 커졌다. 그리고 장롱을 열자 거기에는 똑같은 문이 있었다.
“헐… 완전 똑같아”
경수가 망설임 없이 그 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 준면의 창고와 똑같은 광경이 보였다. 현실성 따윈 없어도 신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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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이건 조각글이에요
연재물이 아닙니다ㅠㅠ
짧아도 이해해 주세요ㅜ 조각글이니까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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