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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 그만 받기를 설정한 글입니다

 

 

 

 

 

 

 

 

 

 

 

11월 3일, 흘러가는 시간에 약간의 균열을 보았다. 그건 너무나도 미세했지만 시간을 되돌아온 나에게는 보이는 약간의 균열이었다. 처음엔 그 균열이 뭔지 몰랐다, 하지만 내가 이렇게 시간을 되돌아온 일에 대한 것을 검색해보다 발견했다. 그 균열은, 내가 시간을 되돌아 가서 생긴 균열이었다. 시간을 되돌아 갔을때 생긴 균열은 처음엔 약간 미세하지만 점점 더 커져 그 시간을 잡아먹게 될…, 인터넷에 적힌 글을 읽어내려가다 입을 다물었다. 말도 안 돼, 이건 다 거짓말이야. 컴퓨터를 끄고 침대로 가 누웠다.

 

 

 

 

 되돌아간 시간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하면 그 균열은 점점 커져 그 시간을 잡아먹게 되고 그렇게 되면 그 시간은 영영 사라지게 된다, 원래 없었던 것 처럼, 모두.

 

 

 

 

윽, 괴로움 가득한 신음을 내뱉고 이불을 머리 끝까지 뒤집어 썼다. 그럴리가 없어, 그럴리가, …없을거야. 머릿속을 둥둥 떠다니는 말을 애써 지워내며 눈을 감았다. 내가 있는 시간은, 잡아먹히지 않아. 그렇게 믿고 싶었다.

 

 

 

 

 *  *  *  *

 

 

 

 

결국 잠을 설쳤다, 자꾸만 감기는 눈꺼풀을 억지로 들어올리며 무겁게 발걸음을 옮겼다. 아, 졸리다. 거의 눈을 감은채로 걸어가다보니 곧 발 밑 무언가에 걸려 휘청거리며 넘어지려는 순간 팔을 잡아 끌어당기는 손에 깜짝 놀라며 발을 제대로 딛고 난 후 고개를 돌려보면 니가 서있었다. 순식간에 잠이 다 달아나고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 다급하게 너의 손에서 팔을 빼내고 몇 발자국 뒤로 물러나 너를 바라보면 뻘쭘하게 서있는 나를 비웃듯 너는 조심해, 로빈. 하고 말하며 먼저 걸음을 옮겼다. 얼굴이 터져버릴것 같아, 괜히 고개를 푹 숙이고 빠른 걸음으로 너를 지나쳐가면 너는 내게 그러다 또 넘어져! 하고 외쳤다. 그게 너무 예전과 다를게 없어서 웃음이 새어나왔다. 그래, 지금 이 시간은 그런 균열에 잡아먹히지 않아. 절대 그럴리 없어. 절대로.

 

 

 

 

"좋아보인다."

 


"………?"

 


"그게 오래 가야될텐데."

 

 

 

 

혼자 기뻐하고 있던 와중에 옆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고개를 돌려보면 녀석이었다. 녀석은 나를 향해 웃으며 이해 할 수 없는 말을 늘어놓고서 저만치 앞서 걸어갔다. 뭐야, 인상을 찌푸리고 걸음을 멈추면 다급하게 내 팔을 붙잡아 오는 손길에 고개를 돌려보면 니가 초조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줄리안?"

 


"저 녀석이 너한테 무슨 말 했어?"

 


"어? 무슨…."

 


"저 녀석이 너한테 무슨 말 했냐고!"

 


"…줄리안."

 

 

 

 

평소답지 않게 소리를 지르는 너의 행동에 놀라 너를 부르자 너는 곧 당황한 얼굴로 얼버무리더니 곧 미안, 하고 한마디만 남긴채 먼저 걸어가버렸다. 잡혔던 팔이 욱신거리고 눈가가 시큰해져왔다. 혹시, 정말, 그렇게 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균열이 되돌아간 시간을 잡아먹고, 그 시간은 영원히 사라진다, …영원히. 멍하니 고개를 숙인채 바닥만 보았다.

 

 

 

 

 *  *  *  *

 

 

 

 

나를 다시 되돌려보낸 그 사람이 원망스러웠다. 혼자서 되돌아온 시간에선 알아야 할 것도, 책임져야 할 것도 많아졌다. 너무 많이 힘들어, 혼자서 해야 하는게 너무 많았다. 책상에 고개를 떨구고 이런저런 생각에 잠겨있으면 조심스럽게 머리를 메만져오는 손이 있었다. 가만히 그 손길을 느끼다 그 손을 잡으면 움찔거리던 손은 곧 내 손을 맞잡아왔다. 엎드린채로 고개를 돌려보면 당황한 얼굴로 있던 니가 나를 향해 슬며시 웃었다.

 

 

아까는 미안, 입모양으로 느릿느릿 말하는 너를 향해 고개를 저어보이고서 괜찮다는듯 웃어보였다. 사실, 괜찮지 않아. 교실 맨 끝에 존재하는 균열이 언제 이 시간을 잡아먹어 버릴까, 그래서 이 시간은, 너랑 나의 시간은 언제쯤 소리소문 없이 사라지게 될까. 많이 두렵다. 두려워, 줄리안. 나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다시금 고개를 돌려 조용히 눈물을 흘렸다. 그런 나를 알아차린건지, 너는 아무런 말없이 조용히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정말이지, 너무 힘들어. 차라리 이대로 시간이 흘러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대로만 있었으면 좋겠다, 계속, 이대로만.

 

 

 

 

 


안녕하세요

크리스마스는 잘 보내셨나요? 글이 진짜 맘같이 안써지네요..(우울)

똥손이라서 그런가봐요(속닥속닥)

댓글들은 하나하나 잘 읽어보고 있어요. 이런 글에 댓글 하나하나가 달리는게 좋아요 너무너무. 읽고 또 읽어요.

비록 답장은 못해주지만, 항상 댓글 잘 읽고있어요. 항상 감사합니다, 독자님들.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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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글을 읽으면서 제가 시간을 거슬러 온 건 아니지만 마지막 '이대로만 있었으면 좋겠다,계속 이대로만' 이라는 말이 너무 공감됐어요 다음글 기다릴게요!!
10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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