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ng time no see
W. 글쓰는미대생
준회가 진환을 처음 만났던 건 고등학교 1학년 여름방학이었다.
중학교 때부터 노래 부르길 좋아했던 덕에 준회는 고등학교에 입학하자마자 실용음악학원을 다니게 되었다.
원체 누군가에게 먼저 다가가는 법도 없었고 낯을 가리는 성격탓에 학원에서는 인사를 나눌만한 친구조차 없었다.
여름방학이 시작되고 방학임에도 보충수업에 저녁까지 학교에 붙어있어야함에
점심을 먹고 학원으로 떠나는 준회를 보고 친구녀석들은 부러워하곤 했다.
그날도 준회는 점심을 먹고 학교를 나와 학원으로 향했다.
학원에 도착한 준회는 카운터에 있는 보조 선생님께 고개를 까딱 숙이고는 곧장 지정연습실로 향했다.
연습실 문을 벌컥 열자 보이는 것은 피아노 의자에 앉아 악보를 뒤적이던 진환이있다.
준회는 문고리를 잡은 채로 굳어있었고
진환 역시 종이 뭉터기를 뒤적거리다 준회와 눈이 마주쳐 굳어있었다.
이내 진환은 표정을 풀고 입꼬리를 올려 예쁘게 웃으며 말했다.
-설마했는데, 오랜만이다.
둘을 번갈아 보던 윤형은 의자를 빼고 앉으며 말했다.
-뭐야, 아는사이야?
준회는 아직도 굳은 채 눈을 깜빡거렸고 윤형은 얼른 문닫고 와 앉으라며 진환의 건너편 자리를 턱짓했다.
준회는 여전히 진환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문을 닫고 들어와 의자를 빼 엉덩이를 붙였다.
진환은 준회에게서 시선을 거두고는 아무렇지 않게 뒤적거리던 종이 뭉터기로 시선을 돌렸다.
윤형은 얼이 빠져있는 준회의 앞에 손을 휘적거리고는 준회가 저를 쳐다보자 물었다.
-왜이렇게 넋이 나가있어. 아는 사이냐니까?
-어? 어,어.
준회는 얼떨결에 고개를 끄덕였고
윤형은 준회에게 진환의 손에 들린 것과 같은 종이 뭉터기를 쥐어주었다.
-둘다 바쁜 것 같으니까 본론부터 들어갈께.
윤형은 제손에도 들린 종이뭉터기를 넘기며 말했고 진환은 고개를 끄덕거렸다.
준회는 제 앞에 앉아있는 진환의 얼굴만 뚫어져라 쳐다봤고
윤형은 집중하라며 준회의 이름을 불렀고 그제야 정신을 차린 준회는 윤형을 따라 종이 한장을 넘겼다.
윤형은 1시간 동안 준회와 진환에게 프로젝트의 취지와 곡의 바라는 분위기 등 요점을 말했고
진환은 펜을 들고 이것저것 메모를 하며 열심히 듣는 듯하였다.
하지만 준회는 진환을 힐끔대랴 윤형과 진환을 따라 종이를 넘기랴 정신이 없었다.
이야기를 끝마친 윤형은 자신은 다른 프로그램 회의가 있어 가봐야겠다며
둘이 남아 천천히 얘기도 하고 작업에 대한 구상 좀 하다가라며 먼저 자리를 떴다.
윤형이 회의실을 나가고 진환은 제 핸드폰을 들어 시간을 확인했고
준회는 테이블위에 올려진 제 두손을 만지작거리다 고개를 든 진환과 눈이 마주쳤다.
준회와 눈이 마주친 진환은 다시 한번 웃었고 종이 뭉터기를 정리하며 말했다.
-구준회라길래 설마 했는데 너였구나.
-왜 말 안하고 갔어?
준회는 다짜고짜 물었고 진환은 정리하던 손을 멈추고 피식 웃고는 말했다.
-그건 그때 일이니까.
이번에도 늦은 시간에 왔네요!
이번글은 길게 늘이지 않고 최대한 빠르게 전개해서 끝내는게 제목표입니다!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신알신해주시고 읽어주시고 피드백해주시는 예쁜 독자님들 다들 감사합니다!
사랑하는 거 아시죠?
함께해주시는 우리 암호닉분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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