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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KON/바비아이] 구원자 | 인스티즈

[iKON/바비아이] 구원자 | 인스티즈






구원자 ()










 지원은 양쪽으로 줄을 지어 서 있는 수많은 신하 가운데 자신을 향해 몸을 납작하게 엎드리고 바들바들 떨고 있는 한 사내아이를 무심히 내려보았다. 진정 저 자가 이 나라를 구원해줄 자느냐. 지원의 물음에 아이의 옆에 자리를 지키고 있던 무녀가 조심스레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사옵니다, 전하. 나라를 다시 일으켜줄 구원자라는 신탁을 받았다는 무녀의 덧붙임에 지원은 고개를 주억였다. 공손히 고개를 숙이는 무녀를 보며 지원은 다시 아이를 바라보았다. 하물며 자신조차도 포기한 이 몰락해가는 나라를 일어서게 만드는 열쇠를 지닌 저 자는 기껏 해봐야 18살 정도밖에 되지 않은 소년이었다.



 “그대가 구원자라 하였는가.”



 왕은 소년을 불렀다. 소년은 벌벌 떨리는 목소리로 왕의 부름에 답을 했다. 예, 예……. 볼품없이 떨리는 목소리에 여기저기서 비웃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소년이 들어온 순간부터 내내 참았던 비웃음을 터뜨린 것이다. 소년이 입고 있는 꾀죄죄한 옷 또한 그들의 비웃음에 한몫 거들었다. 닥치거라, 나는 그대들에게 웃으라 명한 적이 없다. 무미건조하나 살벌한 왕의 음성이 그들을 제지했다.


 왕의 무심하기 짝이 없는 눈동자가 소년의 갈색빛이 맴도는 머리로 내려앉았다. 저런 자가 어떻게 망해가는 이 나라를 일으켜 세운단 말인가. 지원의 시선의 소년의 왜소한 체구를 훑었다. 더 생각해 볼 가치도 없었다. 갈수록 흥미를 잃어가는 지원의 표정을 눈치챈 무녀가 황급히 말을 꺼냈다. 나라에 대한 충성심 하난 장담할 수 있는, 아주 총명한 아이 옵니다. 무녀의 말에 지원은 조소를 지었다.



 “그걸 어떻게 장담할 수 있는가?”

 “그… 그건….”

 “네가 대답해 보거라.”



 화살은 소년에게 돌아갔다. 소년의 몸이 움찔거렸다.



 그대의 목숨을 이 나라에 바칠 수 있겠느냐.

 ……. 예.

 “자칫 죽을 수도 있는데도?”

 …소인은, 이 나라를 위해서라면 그 어느 것도 감수할 각오가 되어있습니다. 설령 목에 칼이 들어올지라도.



 떨지 않고 또렷하게 말하는 목소리가 강단졌다. 무녀의 말마따나 나라를 위한 충성심은 뭣하면 나라를 팔아넘길 썩어빠진 생각만 하는 자신보다 뛰어났다. 더불어 소년에 대한 알 수 없는 호기심이 일었다. 마음 깊숙이 자리 잡은 근심을 덜어내 줄 자에 대해. 왠지 놓치면 후회할 것 같다는 기분이 들었다.



 흐음. 듣던 대로 총명한 아이로구나. 내 그대의 충성심을 높이 사 원하는 것 한 가지를 들어주겠다. 혹여 원하는 것이 있으면 말을 해보아라.



 소년은 대답 대신 땅바닥에 코가 닿을 정도로 고개를 숙였다. 왕은 자신을 향해 머리를 조아리는 소년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고개를 들라. 위엄있는 목소리가 소년의 머리 위로 떨어졌다.


 지원은 부들거리며 어찌할 바를 모르는 소년을 지긋이 내려다보았다. 과연 어떻게 생긴 자일지 궁금했다. 눈코입만 제대로 달렸다면 자신의 호기심에 바람을 불어넣어 준 소년을 향해 한 번쯤은 웃어줄 의향이 있었다.



 제가 어찌….

 내 그대보고 고개를 들라 하지 않았느냐.



 한빈은 부들거리는 고개를 반쯤 들어 올렸다. 괜찮다. 들어 올리래도. 우물쭈물 거리며 망설이는 한빈을 다독여주는 왕의 근엄한 목소리가 그를 부드럽게 재촉시켰다. 한빈은 납작하게 엎드렸던 몸을 곧게 일으켰다.


 아이의 얼굴을 마주 본 지원은 잠시 숨을 멈추었다. 선하게 늘어트린 눈꼬리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유 모를 강렬한 이끌림이 있는 외모였다. 슬그머니 입꼬리가 올라가고 속에서 우러나오는 웃음소리가 자동으로 나왔다. 지원은 크게 웃어보였다. 신하들은 왕의 웃음에 당황한 낯빛이 되어 왕의 동태를 살폈다. 그래. 잘했다. 기분 좋은 웃음소리를 자아내던 지원이 돌연 신하들을 무르게 만들었다. 당황한 공신들이 하나같이 자신들의 군주인 왕을 외쳐댔지만, 지원은 제 뜻을 절대 굽히지 아니했다. 굳건하게 나오는 왕의 행동에 공신들은 저마다 못 미더운 표정으로 서로 눈치를 보더니 어쩔 수 없이 한발치 물러나 썰물 빠지듯 순식간에 빠져나갔다.


 왕의 시선이 닿아온다. 한빈은 자신에게로 닿아오는 지원의 눈길이 매우 낯설었다. 항상 지켜만 보던 왕의 눈길을 온전히 받게 된 것에 황공하여 몸 둘 바를 몰랐다.



 “자, 이제 좀 말할 생각이 났느냐.

 어..어찌..

 여러모로 불편해서 무르게 하였다. 혹 싫은 것이냐.

 아, 아니옵니다.



 지원은 옥좌(玉座)에서 내려와 소년에게로 가까이 다가갔다. 지원이 다가올수록 소년은 사시나무 떨듯 벌벌 떨어댔다.



 그대는 내가 두려운 것인가?

 아니 옵니다, 전하.

 헌데, 아니라는 자가 몸은 왜 그리 떠는 것이냐.



 송구하옵니다. 한빈은 사죄를 하며 고개를 숙였다. 무릎 위에 가지런히 올려진 두 손이 주체 없이 떨리는 꼴을 보았다. 감추지 못한 떨림은 지원을 인지하고 있음으로써 더욱 멈출 수가 없었다. 고개를 숙이면 자연스레 청각이 예민해지기 마련이다. 한빈은 귀를 쫑긋 세우며 왕의 움직임에 온 신경을 기울였다. 옷자락이 사락이는 소리가 들렸다. 흘깃 곁눈질을 하니 빨간 왕의 곤룡포 소맷자락이 눈에 들어왔다. 갑작스레 머리 위로 내려앉은 묵직한 무게가 느껴졌다. 그것은 곧 머릿결을 따라 살살 쓰다듬었다. 왕의 손길이었다.


 지원의 손이 소년의 머리에 닿자 놀랍게도 벌벌 떨던 소년이 움직임을 멈췄다. 허허, 참으로 신기한 일이로구나. 지원의 손이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소년의 얼굴선을 따라 내려가 턱을 살며시 그러쥐고 부드럽게 들어 올렸다.


 눈이 마주쳤다. 심연이 가라앉은 깊은 눈동자. 이 나라에 이렇게 가까이서 왕의 눈을 똑바로 마주하는 자가 과연 몇이나 될 것인가. 사고 회로가 정지된 듯이 아무 행동도 취할 수가 없었다. 왕의 시선이 한빈의 얼굴에 머물렀다. 하나하나 뜯어보듯 찬찬히 살펴보는 왕의 진득한 시선에 한빈은 입술을 꾹 깨물었다. 바로 한 뼘 앞에서 마주하는 왕의 용안(龍顔)은 한빈으로 하여금 고개를 수그리게 만들었다. 왕은 다시 한 번 한빈의 얼굴을 들어 올렸다. 숙이지 말거라. 왕의 명까지 더해졌다. 왕의 명령을 불복종할 수도 없는 터라 한빈은 진땀을 빼며 시선을 아래로 내리깔았다.



 그래. 그대의 이름이 궁금하구나.

 …. 한 빈이옵니다. 전하.

 “한 빈이라.

 예. 전하.

 아주 참한 눈을 지녔구나.

 황송, 황송하옵니다.



 지원의 입가에 부드러운 미소가 걸쳐졌다. 한빈은 경의를 무릅쓰고 지원의 얼굴을 넋 놓고 바라보았다. 눈꼬리가 선하게 접히는 웃음에 온 마음이 빼앗겼다. 이는 왕을 처음 봤을 때부터 변함없는 생각이었다. 그저 멀리서 바라보던 때와는 달랐다. 온전히 자신을 향한 미소와 자신에게로 쏟아지는 관심에 금방이라도 쿵쾅거리는 심장 소리가 왕에게까지 들릴까 노심초사했다. 왕은 한빈의 얼굴에서 손을 떼고 쓰고 있던 익선관(翼善冠)을 만지작거렸다. 자신을 바라보는 한빈의 시선에 하하, 웃으며 익선관을 벗어 한빈의 머리 위에 올렸다. 그리고 한빈이 당황할 새도 없이 푹 눌러 씌웠다.



 “역시, 나보다는 네가 더 어울리는구나.”

 “전하, 어찌…!”



 당황한 한빈이 익선관을 벗으려 손을 올리자 지원이 어깨를 누른 손에 힘을 주며 고개를 저었다. 가만히 있거라. 제 한 마디에 눈에 띄게 흠칫하며 이도 저도 못하고 어찌할 줄 모르는 한빈의 모습을 보며 또다시 눈을 둥그렇게 휘었다.



 “어떠한가.”

 “전하….”

 “내 묻지 않느냐. 대답하거라.”



 한빈은 벗으려 손을 두었던 익선관을 만지작거렸다.



 “…무겁습니다.”

 “그래.”



 지원은 어깨 위에 두었던 손을 올려 익선관을 만지작거리는 한빈의 손을 겹쳐 잡았다. 손가락 사이로 부드럽게 얽혀 들어오는 왕의 강인한 손에 화들짝 놀란 한빈이 시선을 들어 올려 왕을 멀거니 응시했다. 지원은 한빈의 눈을 다정히 맞추며 천천히 입을 떼었다.



 “그 느낌을 결코 잊지 말거라. 왕이 짊어진 무게이고, 그것이 곧 그대가 감당해야 할 나라의 무게이다.”



 또한, 앞으로 그대와 내가 구원하게 될 고단함의 일부이기도 하지. 지원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조금은 달콤하게, 위험하게 속삭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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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안녕하세요~ 도로로입니다 :B

훠우~~ 사극물을 이렇게 질러버리다니..... 확인버튼을 누르는 순간 돌이킬 수 없는 엎질러진 물과 다름없군요. (훌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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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아.... 미쳤어요 이 글은 미쳤어! 사극물 좋아하는 제 취향을 한 번 저격하고 바뱌라서 두 번 저격당하고 흐아 어떡해요 T_T 진짜 좋아요 브금마저 좋아..♡ 지원이가 한빈이의 고개를 딱 들게 해서 볼 때 그 때 딱 브금마저 쏴하게 바껴서 뭔가 더 몰입해서 본 거 같아요 ㅠㅠㅠㅠ 그래서 자까님 다음 편은 언제 온다구요? 언제? 언제? 언제!?
9년 전
독자2
아 신알신도 하고 가요 하트..!!!
9년 전
도로로
안녕하세요 독자님~ 허헣ㅎ헣 보잘것없는 이 글을 칭찬해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ㅎㅎ♡ 신알신 감사드려요~ 하트!
9년 전
독자3
제가 더 하트에요...!!!!!!! 좋아라.. 작가님 워더! 루팡! 사랑해요!
9년 전
독자4
아 분위기 좋아요ㅠㅠㅠㅠ 자상한 왕 김지원이라기ㅠㅠㅠㅠ 바들바들 떠는 한비니는 귀엽고ㅠㅠㅠ 잘보구 갑니다!
9년 전
독자5
ㅠㅠㅠㅠ뒷이야기도 더 읽고싶어요...익선관이라니...
순간 한빈이 방정하기때 스냅백 접어쓴게 생각났어요 ㅋㅋㅋ

9년 전
독자6
어이구ㅠㅠㅠㅠㅠ그냥대박이네요ㅠㅠㅠㅠㅠㅠ잘읽고갑니다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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