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랑 여자 사이에 친구는 없단다
01
김종인. 오세훈. 변백현. 박징어. 박찬열.
대학교란 어떤 곳일까.
고등학교뿐만 아니라 중학교를 다니던 시절부터 나는 꿈꿔왔다.
대!학!교!
고등학교처럼 교복을 입지않아도 되고, 머리도 자유롭게 기를 수 있고, 늦게까지 돌아다닐 자유가 있는
대!학!교!
지옥같던 입시를 거치고 나는 원하던 대학은....(시발) 아니지만, 어찌되었든 대학에 붙긴 붙었다.
엄마 친구 딸인 옆집 미영이가 SKY를 갔다는 둥 엄마의 한숨섞인 푸념이 들렸지만 이미 등록금까지 낸 상황에 이제 뭐 어쩌겠어.
고삼의 할일없는 자유로운 겨울방학에, 나는 열심히 대학생활에 대한 글을 찾아읽으며 대학생활에 대한 꿈을 무럭무럭 키워나갔다.
송중기!!!같은 과선배!
유승호!!!같은 과동기!
브래드피트!!!같은 교수님!
두 살 많은 오빠는 한심스럽다는 듯이 말했다.
"사랑하는 동생아. 니 꼬라지를 보려무나. 니가 그 모양인데 남자애들이라고 뭐 다르겠니?"
괜스레 아름다울 것이 분명한 대학생활에 대한 음해만을 늘어놓는
두 살 많지만 정신연령은 비슷한 박찬열(22.백수같은 대학생)을 무시하고.
나는 여전히 네이버에 검색을 했다.
"대하...ㄱ...교...얼짜..ㅇ...별...ㅍㅛ..."
*****
"야"
나는 지금 매우 놀라고있는 중이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박찬열이 나에게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베란다에 날 가두고선, 문이 고장나서 못열겠다며.
엄마, 아빠가 오실때까지 기다려야겠다며 내복차림으로 베란다에 쪼그려앉은 어린 내게 안쓰러운 표정을 지었던.
인생 22년이 모두 거짓말로 이뤄졌다고해도 과언이 아닌 박찬열이가!!!
나에게.
나에게 진실을 말했던 것이다.
'사랑하는 동생아. 니 꼬라지를 보려무나. 니가 그 모양인데 남자애들이라고 뭐 다르겠니?'
그랬다. 정말 그랬다.
잘생긴 건 바라지도 않아..
제발 은근슬쩍 붙어앉지마....
후배사랑을 외치면서 은근슬쩍 어깨 껴안지마....
그런 부담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지마....!!!
"야"
오리엔테이션이 대학교 오리엔테이션 아니었나요??
술쟁이 오리엔테이션이야??
왜 술만 맥여!!!
집에 가고싶다.
술 못하는데 왜 자꾸 술게임이야...
난 술도 못하는데 게임도 못한다고!
"야"
아... 그만 마시고 싶다..
진짜 토나와...
으앙... 보고싶어...
보고싶어 우리 집 냉장고 냉동실 한 구석에 있는 메로나야...
잘있니...? 따뜻하진 않고..?
우리집 냉장고가 좀 노쇄해서 가끔 기능을 잘 못할 때가 있는데.. 괜찮니..?
혹시 박찬열이 이미 널 집어간건 아니겠지...?
"야!!!!!"
"엄마야!!!!!!"
잘 마시지도 못하는 술을 억지로 마셔선지 붉어진 얼굴로 앉아있는데 갑작스런 소리에 나도 모르게 무릎으로 탁자를 퍽 쳤다.
무릎뼈로 쳤는지 찡한 고통에 인상을 찌푸리며 위를 올려보자 훤칠한 남정네가 한심스럽단 표정으로 나를 내려보곤 묻는다.
"옆에 자리있냐?"
"으어,어?"
"자리 있냐고"
"아니.. 없는데.."
내 옆에 쌓인 짐들을 발로 슥슥 밀어내더니 옆에 털썩 앉는 존잘남.
이내 핸드폰을 꺼내 만지작거린다.
괜한 어색함에 나도 핸드폰을 꺼내서 답장없는 친구와의 카톡을 다시 읽어보는데
아까부터 계속 술먹이던 가르마남이 또 느끼한 눈빛을 쏘아댄다.
"징어는~음식 먹는거 뭐좋아해?"
"아..저는 뭐 다 좋아요…"
"나는 조개구이가 제일 좋더라"
"아 그래요…"
그런가보다..하고 끄덕이고 둘곳없는 시선을 이리저리 방황하고있자니
뭐가 그렇게 웃긴지 옆에 앉은 안경남과 킥킥거리는 가르마남…
"징어 소시지는 안 좋아해?"
"소시지요? 네 뭐 좋아하죠.."
"역시… 너같이 순하게 생긴애들이 알고보면…"
??????
말 끝을 흐리고선 옆자리 안경남과 다시 좋다고 낄낄거리는 가르마남에
조개구이와 소시지의 의미를 이해했다.
이런 미친…
내 굳어지는 표정에 살짝 당황한듯한 가르마남이 이내 내 잔을 채우며 말했다.
"넝담인거 알지~ 넝담~"
넝담은 개뿔이 죽빵 때려도 되냐
당황스러움과 수치심에 한데 뒤섞여 뭐라고 말도 못하고 벙쪄있는데
냉기를 뿜으며 핸드폰만 만지고있던 존잘 차도남이 한마디 한다.
"미치셨어요?"
"뭐?"
"미치셨냐고요"
"이 자식이 선배한테!"
"할말 안할말은 구분하라고 입이 있는거에요. 선배님."
"이 새끼가!"
어이쿠! 아까운 안주!
화가 난 가르마남이 벌떡 일어나며 제육복음이 뒤집혔다.
그리곤 건너편에 앉아있는 존잘남의 멱살을 잡아 억지로 끌어올렸다.
당황해서 선배님 이러지마세요! 하고 가르마남의 팔에 매달렸으나
어디서 나온 힘인지 날 뿌리침과 동시에 바닥에 철푸덕 넘어졌다.
과 사람들의 뜨거운 시선이 아주 자알. 느껴진다. 아주 자알.
하 ㅋ
이게 뭐야 시발..
비싼 등록금 내고 학교 입학했더니만...
자퇴하고싶다.
아직 수업 들어본 적도 없고 친구도 못 사겼는데
자퇴하고싶다.
"옷 늘어난다!!!"
자신의 멱살을 잡고 끌어올리는 가르마남의 손을 재빨리 뿌리치며 존잘남이 외쳤다.
사람들의 황당한 시선따윈 전혀 신경쓰지 않는듯한 존잘남은
이게 얼마짜린데...하고 중얼거리며 옷을 털었다.
"이 싸가지없는 새끼가! 내 눈에 찍히면 니 대학생활 끝이야!"
"선배님이 먼저 미친소리하셨잖아요. 미친소리를 하길래 미치셨냐고 물어본게 싸가지없는거에요?"
존잘남이 말을 마침과 동시에 내 얼굴에, 중학교 시절 과학시간에 맡아보았던.
삼발이 밑에 수줍게 자리잡고있던 알코올 향이 흩뿌려졌다.
"....."
"....."
흥분을 이기지못해 휘두른 가르마남의 손에 쥐어진 소주병은
나와 존잘남에게 알코올을 흩뿌렸고, 상쾌한 알코올 향을 음미할 새도 없이
존잘남은 테이블을 밟고 가르마남에게 돌진했다.
정말.
말그대로.
돌진.
했다.
"이게 얼마짜리 옷인데!!!!!!!"
*****
그런대로 화기애애했던 술자리는 풍비박산이 났다.
달려드는 존잘남, 아니 잘생긴 또라이를 선배들은 겨우겨우 떼어냈고,
가르마남은 또라이의 '예상치 못한 포인트에서의 공격'에 당황했는지 눈만 끔뻑거렸다.
어찌되었든 선배의 잘못이 있긴하다만,
제 3자들이 보기엔 또라이는 옷 때문에 날뛰는 미친 이로 보일 뿐이었다.
자연스럽게 선배에게 대드는 건방지고 싸가지없는 후배새끼가 된 또라이는
시발 한마디를 남기곤 자리를 박차고 나가버렸다.
그리고 지금.
나는 존잘남을 따라나와 담배를 물고있는 잘생긴 또라이 옆에 다소곳히 앉아있다.
솔직히 맘같아선 모른 척하고싶다만,
이미 과 사람들 다 보았는데 이제와서 도망갈 수도 없고,
좀 많이 미친애같긴하다만 궁극적으론 날 도와주려다가 이렇게 일이 난 동기니 나는 약간의 죄책감을 느꼈다.
하지만 죄책감은 죄책감이고,
말없이 피는 또라이의 담배길이가 짧아질수록 내 앞날에 대한 걱정이 늘었다.
가뜩이나 과 특성상 인원도 적은데, 이런식으로 눈에 띄면 나 아싸되는거아닌가?
선배들한테 찍히기까지 했어. 내 인생! 내 대학생활!
조용히 마음으로 울고 있는데 다 핀건지 꽁초를 바닥에 던지고 발로 자근자근 밟은 녀석이
이내 불이 확실히 꺼진 꽁초를 들고 쓰레기통에 버리고 온다.
"야"
"으응..?"
"고맙지?"
ㅋ...
네... 정말 감사해요..
아이구 참으로 감사하다!!!
"으응... 고마워.."
"너 이름이 뭐냐?"
"나 박징어..."
"난 오세훈"
"응..."
어색하게 통성명을 하고 있자니 잘생긴 또라이는 자부심이 가득한 표정으로 말한다.
"내가 또 불의는 못참거든"
"그래..."
"그렇게 고마우면 아이스크림으로 퉁치자"
"지갑을 안들고와서..."
"너 코트주머니 불룩한데 뭐 들어있어?"
"슈퍼 어딨니.."
"쩌어기 내려가면 있더라"
콧노래를 흥얼거리는 잘생긴 또라이와 함께 슈퍼를 향해 걸으며 나는 결심했다.
난 아이스크림을 사주니까 서로 퉁치고 깔끔하게 빚진거 없이 끝난거야!
그러니 내일부턴 이 잘또는 쎄굿바이.
평범하고 즐거운 대학생활을 위해 노력하겠어!
그리고 다음날, 돌아가는 길에 나는 좋은 친구들을 존나 많이 사귀었고
잘생긴 또라이와도 엮이지 않았다.
행복하고 즐거운 대학생활!
은 무슨.
분명 오티를 올때는 함께 앉았던 친구가, 돌아가는 버스를 타기전부터
필사적으로 친한 척하며 매달리는 날 어색하게 대하더니
미안한 표정을 짓곤 다른 친구와 앉아버렸다.
하 ㅋ...
지금 내 마음엔 비가 내려....
존나 장대비!!!
씁쓸한 마음을 애써 감추며 자리에 앉아 괜시리 핸드폰만 만지작거리는데
옆자리에 누가 풀썩 앉았다.
오오! 선량한 이! 하고 옆을 쳐다보자 잘생긴 또라이, 아니 오세훈이 좌석 안전벨트를 매고 있었다.
"친구 없니..."
"친구 있어. 멍청아."
"그럼 그 친구랑 앉는게 어떨까.."
"걔 발목 나가서 오티 안왔어."
"그렇구나..."
눈물을 머금고 이어폰을 귀에 꽂았다.
이그조오빠들.... 저 아무래도 아싸 예약이에요.....
오빠들의 감미로운 목소리로 제 마음을 달래주세요...
역시 전 오빠들 뿐.....
강렬한 오케스트라 음에 흠뻑 도취하고 있는데, 오세훈이 슥 이어폰을 뺏어간다.
"헐 대박. 너 이그조 좋아하냐?!!!"
큰 소리로 말하지마 짜샤....
우리 안그래도 찍혔는데 그렇게 크게 소리지르면
사람들이 다 쳐다보잖아...
대체 얼마나 비호감이 되려고 그래....
그렇게 비호감이 되고싶으면 너 혼자해 제발...
하지만 난 찌질이였기에 속마음을 내보일 수 없었다.
"으응..."
"헐 대박. 나도 이그조 짱 좋아해."
"그,그러니..?"
"난 엑소에서 오센이 제일 좋더라. 춤 졸라 잘춰."
"? 뭐래 춤은 카이지."
"카이도 잘 추는데 오센이 더 잘춰 멍청아."
"너 저번주 음방 봤어? 카이 독무도 있었어."
굉장히 자연스럽게 나는 카이 독무 영상을 보여주었고,
이어폰을 끼고 함께 영상을 다 본 오세훈은 나를 보고 비열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야 근데 우리 좀 통한다? 올ㅋ"
훗날, 나 박징어는 이날 이그조 오빠들에게 정신을 빼앗겨
오세훈에게 방심했던 것을 두고두고 후회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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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 남자랑 여자 사이에 친구는 없단다 01 (feat.첫번째, 잘생긴 또라이)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4122920/f6d6841fb42cd4ba9329d3c350e2adab.jpg)
처음 사귄 친구, 잘생긴 또라이 오세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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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아까 몇시간 전에 올렸는데 너무 짧은거 같아서 좀 더 추가해보았어용
제 실화를 약간 바탕으로 한 조금 극단적이지만 자극적인 캠퍼스 로맨스 물입니다.
아 참고로 여주 징어는 외모지상주의가 아니에요... 저도 마찬가지...
제 대학생활을 토대로 쓰는 거라서 모든 남자 대학생들이 저렇다거나 뭔가 비하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구요
그냥 사람들 중에 좀 이상한 사람들 있잖아요
징어는 그런 사람들이 유독 많은 테이블에 앉은 것 뿐입니다....
오해 없으셨으면해서...
읽어주시면 감사합니다 후후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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